책 소개
백성은 사람이다. 『백성』은 백성 그대로의 백성 이야기인 동시에 백성에게 힘의 상징인 흰 매를 바치는 제단이다. 오랜 세월 동안 이 작품을 쓰기 위해 불면의 밤을 보낸 김동민 작가의 대하소설 『백성』 (전21권)이 출간되었다. 2백 자 원고지 32,000장 분량의 대하소설은 이제까지 출간된 대하소설 중에서 단연 가장 긴 작품이다. 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비롯한 많은 작품이 있지만, 그중에서 원고지 분량으로 가장 긴 대하소설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탈고하던 날 이렇게 말했다. ‘나의 바람은 꿈을 꾸지 않는 잠이었다. 눈만 감았다 하면 작품 속 수백 명의 인물들이 나를 괴롭혔고, 작품 속 무수한 시간과 공간은 예측 불가한 못된 조화를 부렸으며, 작품 속 사건들은 영원한 미제未濟의 가면假面을 둘러쓰려고 안달 나 하였다.’
이처럼 『백성』은 한 권을 2백 자 원고지 1,000장 길이로 엮으면 전 32권이 되고, 800장 길이로 엮으면 전 40권이 되는 방대한 대하소설이다. 작가는 첫 권인 제1부 1권과 마지막 권인 제5부 21권은 강산이 두 번을 변하고도 남을 세월이 지나서야 『백성』이라는 이름을 달고 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또한, 작가는 『백성』 1부 4권이 완성될 무렵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2006년부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지방지 〈경남일보〉에 대하소설 『백성』 (원제, 돌아오는 꽃)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여러 해에 걸쳐 연재하는 동안, 1909년 이 신문 창간 당시 주필이었던 장지연의「시일야방성대곡」을 듣는 기분으로 집필에 열중했다. 그것이 애오라지 한 길을 갈 수밖에 없게 만든 족쇄가 되고 말았다고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운동권 노래라고 할 수 있는 언가諺歌 〈이 걸이 저 걸이 갓 걸이〉와 임술년 진주농민항쟁의 발발과 실패에 대한 재조명은 너무나 때늦은 감이 있다. 특정 계층의 이익을 추구하는 민란民亂으로 치부하지 않고 정당한 운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할 것들이 현재 우리 주변에는 너무 많다. 팩트fact에로의 ‘발전 가능한’ 픽션fiction이 내 소설의 중추적인 글감이자 핵核이다. 『백성』은 그것을 관통하고 있는 작품이다. 모든 문제는 백성으로부터 나오지만 모든 답도 백성에게서 나온다. 이처럼, 소설로 쓸 만한 가치와 의미가 가멸찬 게, 왜 ‘백성’이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 될 것이다. 하여, 떠도는 만백성의 메아리를 한데 모아 ‘꽝!’ 하고 한 방 세게 후려치고 싶었고, 그 형상화의 결정체가 이 소설 『백성』이다.
- 「작가의 말」중에서
『백성』은 조선 철종 때부터 일제의 식민지 시대를 거쳐 해방되기 전까지, 조선인과 일본인, 중국인, 미국인, 호주인, 프랑스인 등 4백여 명이 등장, 경상도를 중심으로 서울과 부산, 일본, 만주, 상하이, 러시아, 미국 등지를 무대로, 조정과 외세의 부당한 억누름에 항거하는 한국인들의 새로운 모럴을 형상화한 대하소설이다. 임술년 진주농민항쟁의 주역이자 백성 모두가 함께 부를 수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운동권 노래인 언가諺歌 〈이 걸이 저 걸이 갓 걸이〉를 만든 사람은 진주 출신 유계춘(柳繼春 1816∼1862)이며 『백성』에서는 유춘계로 불리고 있다. 『백성』은 진주농민항쟁의 발발 원인과 당시의 시대상이 밀도 있게 응축된 것은 물론 지배계층의 수탈과 착취에 맞선 진주 농민들의 삶의 애환과 아픔, 그리고 저항정신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대하소설 『백성』은 삼정三政의 문란이 극심한 시기로서 곳곳에는 민란이 일어나고, 철종이 왕위를 이으면서 세도정치가 판치는 어수선한 때, 진주를 중심으로 두 가문의 끝없는 사투를 시대적 배경과 함께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문무를 두루 갖춘 무관 김호한과 윤 씨 사이에서 태어난 무남독녀 비화를 중심인물로 천석꾼인 비화 조부 김생강의 소작인이었던 임배봉과 재취 운산녀는, 죽은 생강에게 원한을 품고 비화 집안을 향한 복수의 칼을 갈며 사악한 음모를 꾸민다. 강용삼과 동실댁 여식인 옥진은 비화와 친자매처럼 지내던 중 대사지 숲속에서 배봉의 자식들인 점박이 형제 억호와 만호에게 몹쓸 짓을 당한 옥진은 두 살 위인 비화에게 그 일을 고백하고, 그들은 둘만의 영원한 비밀로 하자고 맹세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동민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고 5백 리 남강이 흐르는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진주 봉래초교, 진주 중·고교, 경상국립대 문학박사 취득. 『월간문학』전경련 소설 현상공모에 중편소설 당선으로 소설가와 문학평론가의 길을 걸어왔으며, 제1회〈김동리논문상〉을 수상하고, 2005년을 대표하는 문제소설 작가로 선정되었다.
〈독서신문〉과 월간 문예지 3곳에 장편소설을 연재할 때 고 이문구 선생에게 대작을 쓸 수 있는 소설 연재의 명수라는 말을 듣고, 2006년부터 방대한 자료 수집과 작품 구상을 끝내고 집필 중이던 대하소설 『백성』 (원제: 돌아오는 꽃)을 〈경남일보〉에 연재하기 시작하여, 착상부터 탈고까지 20여 년의 대장정에 걸쳐 총 5부작 (전 21권)에 달하는 필생의 역작을 완성하게 되었다.
장편소설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 『해 저물녘 티티새 1·2』, 『가지를 꺾는 나무들』, 『무슨 말로 노래하라 하십니까』, 『사랑의 모자이크』, 『박연-피리소리』, 『비차 1·2』 가 있으며, 소설집 『사막의 천둥』, 『빨간 이발관』, 『아마존강의 초가집』, 『양, 강둑에 서다』가 있다. 평전으로 『꼼쟁이 할매』, 평론집 『한국 문학사의 탐색』, 『창조적 문학비평』 등이 있다.
《TV조선 박종인의 땅의 역사》와 《KNN 행복한 책읽기》에 방영된 『비차 1·2』 를 영화와 뮤지컬로 만들기 위해 제작자와 협의 중이며, 비차발전위원회 상임대표로 비차(비거)를 홍보, 계승, 발전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목 차
제4부 | 사람 탈 짐승 탈
별을 말하는 사람들 …… 7
샤미센 연주 소리 …… 19
위험한 상봉 …… 34
기다림은 형벌이어라 …… 59
슬픈 살인자 …… 83
어느 접주接主의 전쟁담 …… 103
함성이 남은 자리 …… 123
의병은 반드시 일어난다 …… 148
록주, 그 이름 …… 169
관찰사 집무실에서 …… 201
어디로 가야 하나 …… 231
옥리의 도움 …… 255
밀담 …… 281
사라진 시신 …… 310
나루터집에서 왔습니다 …… 332
남편의 아들들 …… 361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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