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제169회 나오키상
제36회 야마모토슈고로상 수상작
좌절을 끝내는 가장 인간다운 방법에 관한 미스터리 군상극
휴머니즘이 진하게 담긴 시대소설로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저자 나가이 사야코가 독특한 복수 목격담을 선보인다. 사건의 전말을 쫓는 미상의 인물에게 들려주는 다양한 사람들의 목격담 끝에 드러난 진실은 무엇일까? 아버지의 죽음에 피로 복수한다는 익숙한 설정을 적재적소에 비틀어 완성한 스타일로, 반전은 물론 감동까지 안겨주는 미스터리 군상극이다. 작가는 이 작품으로 나오키상과 야마모토슈고로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역사상 두 상을 동시에 수상한 세 번째 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8위를 시작으로 각종 미스터리 랭킹에서 출간 후 거듭 순위가 오르는 등(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6위, 미스터리가 읽고 싶어 4위) 평단은 물론 독자들에게도 높은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아버지의 복수 후 2년, 목격자 5인이 진술한 그날의 실체
“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해달라니, 대체 무엇을 알고 싶으신 것입니까? …… 뭐, 나리 같은 분은 저 같은 놈을 만날 일이 좀처럼 없으실 테니, 재미있어하시는 것도 이해는 갑니다. 천민 마을에 사는 요괴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시는 것 아닙니까? 그런 것이 아니라고, 그렇게 올곧은 눈으로 바라보셔도 이야깃거리가 늘어나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와서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므로 재미있게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야말로 재담 같은 인생을 살아왔으니까요.”
_1막 ‘극장 찻집’ 중에서
정월 그믐밤. 에도의 변두리 마을, 고비키초의 극장 뒤편에서 복수가 이뤄졌다. 기쿠노스케라는 이름의 소년이 아버지의 원수를 죽이고 잘린 목을 든 채로 사라진다. 항간에서 ‘고비키초의 복수’라 불리는 이 사건 이후 2년, 한 남자가 사건의 진상을 알고 싶다며 극장으로 찾아온다. 남자는 당시 사건을 목격한 사람들을 차례로 만나 자초지종을 묻는데……. 모든 게 자명해 보이는 이 사건의 실체는 무엇일까? 이들의 진술 끝에 드러난 진실은 우리에게 무슨 말을 건네는가?
“화자의 수다스러움을 멋지게 역이용한 작품”
1인칭 화자들의 발화로만 완성한 독특한 시대소설
“모든 인물의 말투를 바꿔가며 에도의 정경과 극장의 모습, 그리고 사건의 경위 등을 빠짐없이 설명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게다가 이야기의 전개는 속도감 넘치면서도 깊은 맛이 있다.”
_곤노 빈, 야마모토슈고로상 심사평 중에서
이 소설은 다섯 목격자의 진술로만 이루어져 있다. 사건을 파헤치려는 자가 오로지 청자로서만 기능하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저자는 독자를 사건과 더 가까이에 위치하게 함은 물론, 각 인물에 직접적으로 생동감을 부여한다. 소설가 교코쿠 나쓰히코가 나오키상 심사평에서 말했듯 “화자의 수다스러움을 멋지게 역이용한 작품”이다. 아울러 사실과 허구가 절묘하게 뒤섞이는 시대소설의 매력 또한 몰입도를 높인다. 휴머니즘이 진하게 담긴 시대소설로 일본 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저자는, 이번 작품에서도 세밀한 고증으로 독자들을 에도시대 후기 극장가로 이끈다. 살인이 허용되던 무사의 규율, 극장이라는 ‘악처(나쁜 곳)’에 흘러든 다양한 군상 등 당대의 풍정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언제 알아차리든 이 소설의 반전을 사랑하게 될 것”
처연하고도 익살스러운 해학의 문장 속에 담긴 반전과 감동
“무사님의 세상은 단순하지 않겠지요. 하지만 일단 몸을 소중히 돌보십시오. 배불리 드시고 웃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는 원통함이나 괴로움도 있겠지만, 그런 것은 부처님께 맡기는 것도 저희의 처세술이랍니다.”
_2막 ‘연습장’ 중에서
그렇게 우리는 여장 배우, 무술 감독, 각본가 등 극장 사람들의 목격담을 들으며, 미스터리 속으로 점점 빠져든다. 이들이 어떻게 기쿠노스케와 만나게 되었는지, 기쿠노스케는 왜 아버지를 잃게 되었는지, 기쿠노스케가 이들에게 남긴 말은 무엇이었는지. 이와 더불어 사건 너머 목격자들의 삶 깊숙한 곳까지 들여다보게 된다. 법도와 충절을 중시하던 시대가 드리운 그늘과 그럼에도 생을 살아내는 각자의 사연이 처연하고도 익살스러운 해학의 문장 속에 드러난다. 약자에 무감각해진 오늘날이 무섭게 투영되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 순간 독자는 이 소설이 예상과 다른 목적과 방향으로 흐르고 있음을 눈치채게 될 것이다. 이 소설의 진정한 묘미는 바로 그때 시작된다. 아버지의 죽음에 피로 복수한다는 익숙한 설정을 적재적소에 비틀어 완성한, 반전은 물론 감동까지 안겨주는 미스터리 군상극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나가이 사야코
휴머니즘이 진하게 담긴 시대소설을 발표해온 일본의 작가. 2000년에 게이오대학 문학부를 졸업한 후 신문 기자를 거쳐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서 일했다. 그 후 2010년 미스터리 시대소설 《계획적인 정사(情死)》로 제11회 쇼가쿠칸분코 소설상을 수상하면서 소설가로 데뷔했다. 이후 데뷔 10년에 이르러 《장사꾼 늑대》로 제3회 호소야마사미츠상과 제10회 서점이 선택하는 시대소설 대상, 제40회 닛타지로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대중과 평단에게 주목받는 작가로 입지를 공고히 했다. 2022년에는 《여인 눈에 들어오다》로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고, 2023년 《고비키초의 복수》로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또한 같은 책으로 제36회 야마모토슈고로상을 수상하며, 역사상 두 상을 동시에 수상한 세 번째 작가로도 이름을 올렸다.
옮긴이 : 김은모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일본어를 공부하던 중 일본 미스터리의 깊은 바다에 빠져 전문 번역가의 길에 들어섰다.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우타노 쇼고의 ‘밀실살인게임’ 시리즈를 비롯, 고바야시 야스미의 《앨리스 죽이기》, 《클라라 죽이기》, 《도로시 죽이기》, 미야베 미유키의 《비탄의 문》, 이마무라 마사히로의 《시인장의 살인》, 《마안갑의 살인》, 미치오 슈스케의 《투명 카멜레온》, 《달과 게》, 《기담을 파는 가게》, 소네 케이스케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야쿠마루 가쿠의 《우죄》, 이케이도 준의 《변두리 로켓》, 히가시노 게이고의 《사이언스?》, 아시자와 요의 《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 《죄의 여백》 등이 있다.
목 차
제1막 극장 찻집
제2막 연습장
제3막 의상방
제4막 쪽방
제5막 관람석
종막 고향 저택
옮긴이의 말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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