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전미도서상 번역 부문 수상작
편견을 깨뜨리고 경계를 넘어서며 새로운 연대를 꿈꾸는 언어의 모험가
다와다 요코가 이야기하는 대재난 이후의 세계와 길 잃은 인류의 행방
『헌등사』는 일본어와 독일어로 글을 쓰는 이중 언어 작가, 다와다 요코의 초문화적이고 탈인간중심주의적 문제의식과 고유한 문학 세계가 집약된 작품집이자, 전미도서상(번역 부문)을 수상한 대표작이다. 그동안 낯선 언어와 문화 사이에 가로놓인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모호하고 몽환적인 시공간과 잔혹한 현실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월경(越境)하며 실험적 글쓰기를 꾸준히 실천해 온 다와다는,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목도한 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물질문명의 허상과 자연 파괴의 대갚음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이러한 저자의 고뇌가 구현된 『헌등사』는 인간의 이기적 욕심과 한없는 욕망, 감히 저항할 수 없는 전 지구적 재해가 불러들일 지옥도를 예언적으로 성찰하며 장차 도래할 불가해한 미래를 보여 준다. 그러나 다와다 요코는 단지 ‘디스토피아’를 구현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절망을 희망으로 이끄는, 어둠에 잠식된 비관적 세계에 등불을 밝히고자 미지의 영역으로 도도히 나아가는 ‘헌등사’를 통해 언어와 문화의 차이, 인간과 자연의 불화를 통합해 내는 비전(vision)을 제시한다. 더불어 플롯을 압도하는 “이야기의 추진력”과 “일종의 퍼포먼스”처럼 보이는 독창적인 언어유희는 절정에 이른 작가의 역량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끝이 보이면 차라리 안심이 된다. 어렸을 때는 의학의 최종 목적이 영원한 불사의 신체를 만드는 일이라고 굳게 믿었지만, 죽을 수 없는 고통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본문에서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아버지마저 자취를 감춘 무메이는 너무나 불쌍하지만, 인간의 죽음이든 증발이든 사실 극히 개인적인 문제이므로 경찰에 신고하기가 영 내키지 않았다. 요시로는 미니어처 같은 아기의 손을 잡고 작게 움직여 보았고, 돌연 큰 소리로 울고 싶은 감정이 북받쳐서 “둘이 함께 힘내 보자, 동료여.”라는 말이 자기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지금껏 쓴 적 없던 ‘동료’라는 말이 왜 이 순간에 나왔을까. 솔직히 ‘동지’라고 부르고 싶었지만 이 단어에 달라붙은 귀찮은 기억들 탓에 ‘동료’라고 내뱉었는지도 모른다. -본문에서
“자, 봐 봐. 세계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바다가 있어. 여기가 태평양이야. 이 바다를 끼고 왼쪽으로는 유라시아 대륙과 아프리카 대륙, 오른쪽으로는 아메리카 대륙이 있지. 태평양 바닥에 가라앉은 판이 이따금 크게 어긋나. 그러면 커다란 지진이 일어나고, 해일이 몰려올 때도 있어. 그건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지구란 그런 것이야. 하지만 일본이 이렇게 내쳐진 이유는 지진이나 해일 때문이 아니야. 단지 자연재해 때문이라면 벌써 극복하고도 남았을 테니까. 자연재해 탓은 아니야, 알았지?” -본문에서
표제작 「헌등사」는 대지진과 치명적인 원전 사고가 있은 뒤, 태평양 한가운데를 표류하듯 고립된 일본의 모습을 그린다. 자연은 오염되고, 정부는 민영화되고, 쇄국 정책으로 외국어가 더는 쓰이지 않고, 도쿄를 비롯해 일본 열도 전역이 황폐해져 기본적인 생활조차 어려워진다. 그런데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그날의 사건 이후로 노인들은 죽음을 빼앗긴 채 점점 더 건강해지고, 아이들은 제대로 걷지도 먹지도 못할 뿐 아니라 심지어 스스로 호흡하기마저 곤란할 정도로 차츰 쇠약해져 간다는 것이다. 인간의 욕심으로 들끓던 재앙 이전 시대에 태어난 요시로와 태어날 때부터 죽음을 떠안고 살아가는 그의 증손주 무메이는, 이토록 황량하고 아무것도 소망할 수 없는 디스토피아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하고자 부단히 애쓴다. 「빨리 달려 끝없이」는 별다른 곡절 없이 순탄한 삶을 살아온 아즈마다 이치코가 남편과 사별한 뒤 “태산만 한 고독”을 달래고자 등록한 꽃꽂이 교실에서 만난 다바타 도오코, 이른바 ‘텐짱’이라고 불리는 여성과 함께 경험하는 기묘한 사건을 들려준다. 현실과 초현실, 일상과 비일상을 넘나드는 이 두 여성의 인연은 다와다 요코 특유의 언어유희로 가득 차 있을 뿐 아니라, 재난이라는 극단적 상황에서 싹트는 불가해한 인간관계를 되묻는다. 「불사의 섬」은 대재난 이후, 원전 사고로 인해 모든 생명이 뒤틀리고 파괴돼 버린 일본의 지옥 같은 상황을 몽환적인 필치로 그려 낸 섬뜩한 작품이다. 또 「피안」은 치명적인 원전 사고를 겪고도 무감각하게 다시금 재앙의 불씨를 당기는, 지난 대지진이 가르쳐 준 값비싼 교훈을 가벼이 망각해 가는 일본의 어리석은 현실과, 역사적 반성 없이 주변국과의 연대를 깡그리 무시하는 일본의 정치 상황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이야기다. 그리고 「동물들의 바벨」은 인간이 스스로 불러들인 대재난(대홍수)으로 인해 절멸한 뒤, 지구상에 살아남은 동물들끼리 저마다 각기 다른 입장을 가지고 지난 인류세(오늘날의 우리)를 풍자적으로 비평하는 재치 있는 희곡이다. 이 다섯 작품은 일견 느슨하게 결속된 듯 보이지만, ‘3.11 동일본 대지진’이 불러일으킨 중력에 의해 하나의 거대한 천체를 이룬다. 우리는 이들 작품을 자유롭게 부유하며 지금 필요한 깨달음과 더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되리라.
작가 소개
지은이 : 다와다 요코
1960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교에서 러시아문학을 공부했고,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홀로 독일로 넘어갔던 경험을 계기로 1982년 독일로 이주했다. 이후 함부르크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했고, 일본어로 써놓았던 시를 독일어로 번역해 《네가 있는 곳에만 아무것도 없다》를 출간하며 데뷔했다. 1991년 《발뒤꿈치를 잃고서》로 군조 신인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일본에서도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일본어와 독일어로 글을 쓰는 이중 언어 작가로서 언어의 놀이성과 혼종성을 사유하는 탈경계적이며 신화적인 작품 세계로 독일에서 괴테 문학상?클라이스트상을, 일본에서 아쿠타가와상?다니자키 준이치로상?요미우리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대표작으로 《목욕탕》 《개 신랑 들이기》 《헌등사》 《글자를 옮기는 사람》 등이 한국에 소개되었고, 그 밖에도 《백 년의 산책》 《백학량시》 등의 작품이 있다. 《태양제도》는 《지구에 아로새겨진》 《별에 어른거리는》을 잇는 ‘Hiruko 여행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사라진 나라를 찾아 발트해로 떠난 언어 여행자들의 배 모험을 그린다.
옮긴이 : 유라주
1980년 출생. 번역가. 단국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히토쓰바시 대학원 언어사회연구과에서 ‘통치성으로 본 한국 시민사회의 형성과 전개’란 논문으로 박사 학위(학술)를 취득했다. 대학교 연구원과 관공서 행정원을 거쳤다. 옮긴 책으로 다와다 요코의 『개 신랑 들이기』, 『글자를 옮기는 사람』, 『여행하는 말들』, 그 외에 『에고이스트』, 『할머니들의 야간중학교』가 있다.
목 차
헌등사
빨리 달려 끝없이
불사의 섬
피안
동물들의 바벨
작품 해설
작가 연보
역자 소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
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
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
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