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금년으로 등단 26년차를 맞은 김윤환(52)시인의 세 번째 시집 『이름의 풍장』이 도서출판 애지에서 출간되었다. 그동안 시를 통해 삶에 근원적인 질문과 회복을 향한 구원의식을 서정적으로 그려내는 작품을 써 본 김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하여 문학평론가 유성호 교수(한양대)는 "개신교 사제(司祭)이기도 한 김윤환 시인은 자신의 존재론적 기원에 대한 늡늡한 기억과 높고 깊은 신성에 대한 열망이 교차하는 진정성 있는 사유의 기록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시인은 자신의 선연한 기억 속에 머물러 있는 강렬한 빛으로 생의 심연을 쏘며 살아간다. 그러나 시인은 단순한 기억에만 멈추지 않고 삶 가운데 존재하는 보편적 가치에 대해 적극적으로 마음을 열고 있다. 그래서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경험을 자산으로 하면서도 거기 옹색하게 매몰되지 않고 기억의 현재적 구성력과 생의 보편적 형식에 두루 민감한 시작(詩作)을 선보이고 있다"고 비평하고 있다.
시인이자 평론가인 박몽구씨는 김윤환 시세계에 대하여 "김윤환 시의 특색은 도그마를 배제한 가운데 메시지를 부단하게 내면화한 데 있다. 그는 이번 시집에서 사랑만이 사람을 한데 묶는 힘을 지니고 있음을 말하고 싶어한다. 사람을 젊게 하는 에로스에서 낮은 데 있는 이들에게 건네는 아가페에 이르기까지 사랑의 스펙트럼을 넓게 펼쳐 보인다. 관념이 육화된 목소리를 가다듬어 온 흔적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참다운 기독교 시의 진수에 한 발 다가섰음을 말해준다"고 평가 한 바 있다.
또한 도종환시인은 2012년 그의 향토사화집 『시흥 그 염생습지로』에 대한 평가에서 "1989년에 문단에 나온 김윤환 시인은 20여 년 동안 소외되거나 익숙해서 놓쳐버린 것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작품 활동을 해 온 중견시인이다. 시인의 시적 영감과 삶이 괴리되지 않고 일치를 이룰 때 시인의 눈이 아픈 곳을 향하되 그 대상을 공감과 희망으로 승화시켜 나갈 때 시가 독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이 시들은 보여주고 있다. 시인은 자신의 고장 시흥을 때로는 모성의 자궁으로 때로는 향기로운 영토로 노래하며 사람과 사람 자연과 사람의 경계를 넘어 문학적 영토를 확장해가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윤환 시인은 이번 시집 표제시 「이름의 풍장(風葬)」에서 이름에 집착하는 세상을 이렇게 노래한다
"이름은 원래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본명의 어깨에 견장처럼 올라 앉아/ 평산을 넘어 악산을 넘어/ 구름에 손닿을 듯 산을 오르던 예명이 있었다// 험산계곡의 바쁜 물줄기 천둥을 따라/ 아래로 치닫는 밤에 하구(河口) 어디쯤에서/ 마침내 호명(呼名)에 귀 막고/ 하얀 포말로 흩어진 이름이 있었다// 예명은 상등을 켜고/ 본명의 장례식을 호상처럼 치르고 있었고/ 문상객은 저마다의 이름에/ 검은 리본을 달고 있었다// 바람이 불고 있었음으로/ 향으로 남은/ 예명도 본명을 따라/ 마침내 하늘로 떠났으리라// 이름은 이제 위패를 장식하는/ 작은 표식으로만 남았다// 이름은 원래/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마치 풍장의 과정처럼 이름은 바람에 날려 사라진다. 원래 사람의 것이 아니었던 이름은 본명/예명의 긴장 가운데 있어서 호명에 귀 막고 하얀 포말로 흩어져갈 뿐이다. 허구의 상징이기도 한 예명이 실재의 상징인 본명의 장례식을 치를 때 문상객들은 저마다의 이름에 검은 리본을 달고 마침내 예명도 본명도 모두 떠나가 버린다. 이제 이름은 "위패를 장식하는 작은 표식으로"만 남아 "원래 사람의 것"이 아니었던 자신의 운명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처럼 시인은 바람에 날려 시신이 모두 사람의 것이 아니었던 것으로 되돌아가는 풍장의 과정처럼 우리가 살아가면서 허식처럼 두른 예명이나 맨얼굴인 본명도 모두 사람의 것이 아니었던 것으로 돌아간다는 우화(寓話)를 제시함으로써 우리의 기원이 어떤 신성한 것으로부터 연원한 것임을 에둘러 알려준다.
김윤환 시의 특징 중 하나는 새로운 문장의 발견보다 풍경의 되새김에 있다. 인간으로서 가족으로서 역사의 한 주축으로서 기억해야할 이미지를 공감의 노래로 풀어내는데 있다.
"시흥 관곡지의 가을밤에// 달빛이 못의 뿌리가 되는 것을 보았다// 어둠으로 깔린 수면위로 초롱을 밝히고// 죽어도 죽지 않는 심지를 보았다// 햇살이 꽃등을 찌를수록// 암연(?然)으로 숨구멍을 내는// 꺼질 듯 꺼지지 않는// 빛의 뿌리를 보았다// 꽃이 어둠을 켜켜이// 껴안은 것을 보았다
- 「하중동 연가(蓮歌)」
인생의 쓸쓸함이 오히려 꽃을 피우고 등불을 켜고 있다고 노래하는 친근한 시풍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김윤환 시인은 89년 노동시로 실천문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후 단국대에서 문학을 협성대에서 신학을 함께 공부한 노동운동가 출신 시인이었다. 늦게 목회자의 길에 들어선 그는 지금은 시흥은강교회에서 올망졸망 공부방 아이들을 돌보며 글쓰기와 목회를 하고 지역복지와 문화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 작가 소개
저자 : 김윤환
저자 김윤환 시인은 1963년 안동에서 태어났다. 1989년 ≪실천문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협성대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문학박사)했다. 그동안 시집 『그릇에 대한 기억』 『까띠뿌난에서 만난 예수』 사화집 『창에 걸린 예수이야기』 『시흥 그 염생습지로』가 있고 논저로 『한국현대시의 종교적 상상력 연구』로 범정학술상을 수상했고 『박목월시에 나타난 모성하나님』 등 이 있다.
▣ 주요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소금꽃이 피는 자리/ 허수아비의 묘비/ 적멸시인寂滅詩人/ 구겨진 집/ 이름의 풍장風葬/ 눈물의 카푸치노/ 신발로 돌아온 사랑/ 벚꽃/ 내 몸에 검객/ 마르지 않는 흑백 사진처럼/ 습자지習字紙/ 묵호항에서/ 틈/ 달에게/ 시화호 수문/ 하중동 연가蓮歌
제2부
쌍둥이 우화寓話/ 말복기행末伏紀行/ 팽목항彭木港/ 내 입에 줄/ 난독증難讀症/ 효자정각/ 성산 일출봉/ 떠나지 않는 손님/ 마늘/ 연필을 깎다가/ 녹내장綠內障/ 방전放電시대/ 전립선 시인/ 5월/ 詩
제3부
가족력/ 한 몸/ 눈물 처방/ 숟가락/ 유산遺産/ 가로수/ 교통카드/ 동백꽃 엄마/ 아들의 집/ 엄마의 기차/ 변명/ 비문증飛蚊症/ 모내기밥/ 끈/ 호조벌 소금바람/ 월영교月影橋에서/ 미아迷兒의 시간/ 관곡지官谷池
제4부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 계단에 묻은 비둘기 똥에게/ 알맹이에 대하여/ 애꾸눈 목사/ 은행 한 알을 줍다/ 손을 씻다가/ 머리핀/ 꽃의 눈/ 방생의 성자/ 풍금의자/ 눈꺼풀/ 녹향병원 앞 은강교회/ 국화의 삼일/ 방산동 구옥/ 이산離山/ 도깨비풀/ 反예수
금년으로 등단 26년차를 맞은 김윤환(52)시인의 세 번째 시집 『이름의 풍장』이 도서출판 애지에서 출간되었다. 그동안 시를 통해 삶에 근원적인 질문과 회복을 향한 구원의식을 서정적으로 그려내는 작품을 써 본 김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하여 문학평론가 유성호 교수(한양대)는 "개신교 사제(司祭)이기도 한 김윤환 시인은 자신의 존재론적 기원에 대한 늡늡한 기억과 높고 깊은 신성에 대한 열망이 교차하는 진정성 있는 사유의 기록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시인은 자신의 선연한 기억 속에 머물러 있는 강렬한 빛으로 생의 심연을 쏘며 살아간다. 그러나 시인은 단순한 기억에만 멈추지 않고 삶 가운데 존재하는 보편적 가치에 대해 적극적으로 마음을 열고 있다. 그래서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경험을 자산으로 하면서도 거기 옹색하게 매몰되지 않고 기억의 현재적 구성력과 생의 보편적 형식에 두루 민감한 시작(詩作)을 선보이고 있다"고 비평하고 있다.
시인이자 평론가인 박몽구씨는 김윤환 시세계에 대하여 "김윤환 시의 특색은 도그마를 배제한 가운데 메시지를 부단하게 내면화한 데 있다. 그는 이번 시집에서 사랑만이 사람을 한데 묶는 힘을 지니고 있음을 말하고 싶어한다. 사람을 젊게 하는 에로스에서 낮은 데 있는 이들에게 건네는 아가페에 이르기까지 사랑의 스펙트럼을 넓게 펼쳐 보인다. 관념이 육화된 목소리를 가다듬어 온 흔적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참다운 기독교 시의 진수에 한 발 다가섰음을 말해준다"고 평가 한 바 있다.
또한 도종환시인은 2012년 그의 향토사화집 『시흥 그 염생습지로』에 대한 평가에서 "1989년에 문단에 나온 김윤환 시인은 20여 년 동안 소외되거나 익숙해서 놓쳐버린 것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작품 활동을 해 온 중견시인이다. 시인의 시적 영감과 삶이 괴리되지 않고 일치를 이룰 때 시인의 눈이 아픈 곳을 향하되 그 대상을 공감과 희망으로 승화시켜 나갈 때 시가 독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이 시들은 보여주고 있다. 시인은 자신의 고장 시흥을 때로는 모성의 자궁으로 때로는 향기로운 영토로 노래하며 사람과 사람 자연과 사람의 경계를 넘어 문학적 영토를 확장해가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윤환 시인은 이번 시집 표제시 「이름의 풍장(風葬)」에서 이름에 집착하는 세상을 이렇게 노래한다
"이름은 원래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본명의 어깨에 견장처럼 올라 앉아/ 평산을 넘어 악산을 넘어/ 구름에 손닿을 듯 산을 오르던 예명이 있었다// 험산계곡의 바쁜 물줄기 천둥을 따라/ 아래로 치닫는 밤에 하구(河口) 어디쯤에서/ 마침내 호명(呼名)에 귀 막고/ 하얀 포말로 흩어진 이름이 있었다// 예명은 상등을 켜고/ 본명의 장례식을 호상처럼 치르고 있었고/ 문상객은 저마다의 이름에/ 검은 리본을 달고 있었다// 바람이 불고 있었음으로/ 향으로 남은/ 예명도 본명을 따라/ 마침내 하늘로 떠났으리라// 이름은 이제 위패를 장식하는/ 작은 표식으로만 남았다// 이름은 원래/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마치 풍장의 과정처럼 이름은 바람에 날려 사라진다. 원래 사람의 것이 아니었던 이름은 본명/예명의 긴장 가운데 있어서 호명에 귀 막고 하얀 포말로 흩어져갈 뿐이다. 허구의 상징이기도 한 예명이 실재의 상징인 본명의 장례식을 치를 때 문상객들은 저마다의 이름에 검은 리본을 달고 마침내 예명도 본명도 모두 떠나가 버린다. 이제 이름은 "위패를 장식하는 작은 표식으로"만 남아 "원래 사람의 것"이 아니었던 자신의 운명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처럼 시인은 바람에 날려 시신이 모두 사람의 것이 아니었던 것으로 되돌아가는 풍장의 과정처럼 우리가 살아가면서 허식처럼 두른 예명이나 맨얼굴인 본명도 모두 사람의 것이 아니었던 것으로 돌아간다는 우화(寓話)를 제시함으로써 우리의 기원이 어떤 신성한 것으로부터 연원한 것임을 에둘러 알려준다.
김윤환 시의 특징 중 하나는 새로운 문장의 발견보다 풍경의 되새김에 있다. 인간으로서 가족으로서 역사의 한 주축으로서 기억해야할 이미지를 공감의 노래로 풀어내는데 있다.
"시흥 관곡지의 가을밤에// 달빛이 못의 뿌리가 되는 것을 보았다// 어둠으로 깔린 수면위로 초롱을 밝히고// 죽어도 죽지 않는 심지를 보았다// 햇살이 꽃등을 찌를수록// 암연(?然)으로 숨구멍을 내는// 꺼질 듯 꺼지지 않는// 빛의 뿌리를 보았다// 꽃이 어둠을 켜켜이// 껴안은 것을 보았다
- 「하중동 연가(蓮歌)」
인생의 쓸쓸함이 오히려 꽃을 피우고 등불을 켜고 있다고 노래하는 친근한 시풍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김윤환 시인은 89년 노동시로 실천문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후 단국대에서 문학을 협성대에서 신학을 함께 공부한 노동운동가 출신 시인이었다. 늦게 목회자의 길에 들어선 그는 지금은 시흥은강교회에서 올망졸망 공부방 아이들을 돌보며 글쓰기와 목회를 하고 지역복지와 문화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 작가 소개
저자 : 김윤환
저자 김윤환 시인은 1963년 안동에서 태어났다. 1989년 ≪실천문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협성대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문학박사)했다. 그동안 시집 『그릇에 대한 기억』 『까띠뿌난에서 만난 예수』 사화집 『창에 걸린 예수이야기』 『시흥 그 염생습지로』가 있고 논저로 『한국현대시의 종교적 상상력 연구』로 범정학술상을 수상했고 『박목월시에 나타난 모성하나님』 등 이 있다.
▣ 주요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소금꽃이 피는 자리/ 허수아비의 묘비/ 적멸시인寂滅詩人/ 구겨진 집/ 이름의 풍장風葬/ 눈물의 카푸치노/ 신발로 돌아온 사랑/ 벚꽃/ 내 몸에 검객/ 마르지 않는 흑백 사진처럼/ 습자지習字紙/ 묵호항에서/ 틈/ 달에게/ 시화호 수문/ 하중동 연가蓮歌
제2부
쌍둥이 우화寓話/ 말복기행末伏紀行/ 팽목항彭木港/ 내 입에 줄/ 난독증難讀症/ 효자정각/ 성산 일출봉/ 떠나지 않는 손님/ 마늘/ 연필을 깎다가/ 녹내장綠內障/ 방전放電시대/ 전립선 시인/ 5월/ 詩
제3부
가족력/ 한 몸/ 눈물 처방/ 숟가락/ 유산遺産/ 가로수/ 교통카드/ 동백꽃 엄마/ 아들의 집/ 엄마의 기차/ 변명/ 비문증飛蚊症/ 모내기밥/ 끈/ 호조벌 소금바람/ 월영교月影橋에서/ 미아迷兒의 시간/ 관곡지官谷池
제4부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 계단에 묻은 비둘기 똥에게/ 알맹이에 대하여/ 애꾸눈 목사/ 은행 한 알을 줍다/ 손을 씻다가/ 머리핀/ 꽃의 눈/ 방생의 성자/ 풍금의자/ 눈꺼풀/ 녹향병원 앞 은강교회/ 국화의 삼일/ 방산동 구옥/ 이산離山/ 도깨비풀/ 反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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