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왜 문재인 ‘스토리’인가?
어쩌다 문득 살아온 날을 돌이켜보면, 수많은 발자국이 내가 서 있는 ‘지금-여기’까지 이어져 있는 걸 알게 된다. 언제 어디에서 그 발자국이 시작되었는지는 기억할 수 없지만, 그 발자국은 묵묵히 우리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앞만 보고 걷느라 뒤를 따르는 발자국에게 따뜻한 눈길 준 적도 드물다. 더러는 비에 씻기고 무성한 풀숲에 가려 사라져버린 발자국에겐 아쉬움도 남는다.
그 발자국들을 ‘인연’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내가 만난 사람들에 대한 기억과, 나를 만난 사람들이 기억하는 나의 모습이 그 발자국에 인연이라는 자취로 남아 있다. 그 인연에는 우리들 삶의 체취가 배어 있다. 누군가에게 나는 향기로운 사람이었는지, 나는 누군가를 어떠한 향기로 기억하고 있는지.
이 책은 ‘문재인의 기억’과 ‘문재인에 대한 기억’을 통해 문재인이라는 ‘사람’을 구체적이고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피난민 시절의 가난을 함께 견뎌온 부모님, 수채화 같았던 고등학교 때의 몇몇 장면, 독재정권에 맞섰던 혈기왕성한 대학생 문재인, 좌충우돌하며 건장한 대한민국 군인으로 거듭나던 특전사 시절, 부산에서 인권 변호사로 맹활약하던 무렵, 청와대에 있으면서 겪어야 했던 사연…….
다양한 빛깔과 목소리를 지닌 56가지의 추억담 속에는 공통으로 발견되는 대목들이 있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문재인은 매일 감나무에게 말을 거는 사람이다. 힘든 친구를 보면 들쳐 업기부터 하는 사람이다. 말을 잘하려고 애쓰기보다, 입 대신 귀를 활짝 여는 사람이다. 도통 화내는 법이 없는 사람이다. 누군가를 이유 없이 험담한 적이 없는 사람이다. 힘들다 싶을 때면 어디선가 불쑥불쑥 그를 돕는 누군가를 참 많이 가진 사람이다. 좋은 인연은 반드시 더 좋은 인연으로 돌아오는 법이란 걸 믿는 사람이다. 보통의 다정함으로 만만한 사람인가 싶다가도, 그 결이 한결같아 슬그머니 뒤따르게 만드는 사람이다. 함께 길을 가다 서점이 보이면 슬그머니 끌고 들어가 책을 사주는 사람이다. 시골 장에서 마늘 두 접을 사서 슬쩍 한 접을 건네주기도 하는 사람이다. 무엇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서를 지금도 지갑 속에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다…….
사람을 보면, 사람을 알 수 있다
사귀는 벗을 보면 그 사람의 인간미를 짐작할 수 있다. 그 사람의 시선을 보면 그가 가려는 방향을 알 수 있다. 문재인이 만난 사람과 문재인이 바라보는 세계는 그의 인품과 지향점을 판단하는 척도가 된다. 변호사로서, 그리고 정치인으로서, 문재인이 만나고 바라본 것들은 문재인이 꿈꾸는 세상이자 문재인이 만들고 싶은 세상의 모습이다.
『문재인 스토리』에는 문재인이 만났던 사람이 여럿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문재인을 참 많이 눈물짓게 한 사람들이 있다. 2016년 6월, 지진 피해가 심한 네팔을 방문했을 때였다. 트래킹 가이드 벅터 람 씨는 문재인 일행과 함께 네팔의 3대 트래킹 코스인 랑탕 코스를 지나고 있었다.
“지진이 일어나기 전 이곳에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지진으로 인한 눈사태와 산사태로 마을 전체가 묻혀 버려서 지금은 벌판이 되었습니다. 땅속에는 주민 175명, 외국인 여행자, 군인 등 모두 250여 명이 아직도 묻혀 있습니다.”
벅터 람 씨의 말이 끝나자 문재인은 눈물을 흘렸다. 한때 마을이 있었지만 이제는 허허벌판이 되어버린 곳을 바라보며 문재인은 펑펑 울었다.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땅에 나무를 심는 동안에도 문재인의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한국인들은 참 좋겠어요」중에서
그날, 문재인은 그곳에서 사람들을 보았다. 지진으로 땅속에 묻힌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들이 만든 세상과 그들이 꿈꾸었던 세상이 모두 무너진 것을 보았다. 그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으로 문재인은 펑펑 울었던 것이다.
문재인의 눈물을 본 트래킹 가이드 벅터 람 씨는 자신의 SNS에 이런 글을 남겼다.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된다면, 많은 사람이 행복해지겠죠?”
벅터 람 씨의 기대처럼,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보살피는 이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 나라 국민들은 분명 행복해질 것이다. 사람들 아픔을 함께 아파하는 사람, 사람들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공감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이끌어가는 사회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아닐까?
양산 통도사 뒤, 해발 1,000m가 넘는 산에서 혼자 처녀치마를 본 문재인은 사람들을 데리고 또 산에 올랐다. 혼자 보기엔 너무 아름다운 풍경이라는 이유였다.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고 알려주기 위해서 그 험한 산을 다시 오르는 수고마저 묵묵히 감내하는 문재인. 그와 동행한 사람들은 산행에서 꽃만 보는 게 아니었다. 귀한 꽃을 보여주기 위해 또다시 험한 산길을 오르는 사람꽃 문재인도 보게 되는 것이다.
---「감나무를 사랑하는 그」중에서
꽃 한 송이를 보여주기 위해 해발 1,000m가 넘는 산을 다시 오르는 것. 자신이 받은 감동을 다른 사람과 나누기 위해 기꺼이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는 것. 진정으로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면 행하기 어려운 일이다. 자신이 가진 모든 걸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하는 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런 모습을 통해 우리는 문재인이 혼자만 고고해지는 게 아니라, 모든 이가 함께 행복해지는 세상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우리가 만드는 ‘대한민국 스토리’
『문재인 스토리』는 문재인‘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문재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문재인이 꿈꾸는 세상에서 더불어 살아갈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문재인은 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 하고, 그 사람들로부터는 힘을 얻고 싶어 한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은 정치인을 넘어 시인에 가깝다. 시인은 사람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아름다운 세계를 보여주는 존재이므로.
처음 문재인을 주목하게 된 건 오래 전 작은 기사 때문이다. 그 기사는 문재인과 어느 시인의 만남을 소개하고 있었다. 그 기사에 의하면, 문재인은 그 시인의 신춘문예 당선 시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신춘문예 당선작을 일부러 찾아보고 그랬지요.” 하며 문재인이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고 했다. 단박에 그가 마음에 들었다. 신춘문예 당선작을 찾아 읽는 정치인이라니!
---「여는 말」중에서
시를 찾아 읽고 그 시를 기억하는 정치인. 문재인에게 정치는 시와 같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격려를, 실의에 빠진 사람에게는 희망을, 꿈이 있는 사람에게는 그 꿈에 대한 믿음을 주는 시인 말이다. 시인이 한 편의 시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처럼, 문재인 또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능력이 있다. 말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표현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지만, 자신의 진심을 온몸으로 보여줌으로써 선사하는 감동 말이다.
『문재인 스토리』는 문재인 개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원칙을 지키고 정의를 추구하며 민주주의가 물결치는 나라를 이루고자 하는 이들이 주인공인 이야기이다. 수많은 익명의 시민과, 그 시민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문재인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대한민국 스토리’인 것이다.
▣ 작가 소개
공편 : 함민복
자본과 욕망의 시대에 저만치 동떨어져 살아가는 전업 시인. 개인의 소외와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특유의 감성적 문체로 써내려간 시로 호평받은 그는, 인간미와 진솔함이 살아 있는 에세이로도 널리 사랑 받고 있다.
1962년 충북 중원군 노은면에서 태어났다.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북 월성 원자력발전소에서 4년간 근무하다 서울예전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2학년 때인 1988년 『세계의 문학』에 「성선설」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1990년 첫 시집 『우울氏의 一日』을 펴냈다. 그의 시집 『우울氏의 一日』에서는 의사소통 부재의 현실에서 「잡념」 의 밀폐된 공간 속에 은거하고 있는 현대인의 소외된 삶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1993년 발표한 『자본주의의 약속』에서는 자본주의의 물결 속에 소외되어 가는 개인의 모습을 통해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이야기 하면서도 서정성을 잃지 않고 있다.
서울 달동네와 친구 방을 전전하며 떠돌다 96년, 우연히 놀러 왔던 마니산이 너무 좋아 보증금 없이 월세 10 만원 짜리 폐가를 빌려 둥지를 틀었다는 그는 "방 두 개에 거실도 있고 텃밭도 있으니 나는 중산층"이라고 말한다. 그는 없는 게 많다. 돈도 없고, 집도 없고, 아내도 없고, 자식도 없다. 그런데도 그에게서 느껴지는 여유와 편안함이 있다. 한 기자가"가난에 대해 열등감을 느낀 적은 없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부스스한 머리칼에 구부정한 어깨를 가진 그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가난하다는 게 결국은 부족하다는 거고, 부족하다는 건 뭔가 원한다는 건데, 난 사실 원하는 게 별로 없어요. 혼자 사니까 별 필요한 것도 없고. 이 집도 언제 비워줘야 할지 모르지만 빈집이 수두룩한데 뭐. 자본주의적 삶이란 돈만큼 확장된다는 것을 처절하게 체험했지만 굳이, 확장 안 시켜도 된다고 생각해요. 늘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해요."(동아일보 허문명 기자 기사 인용)
2005년 10년 만에 네번째 시집 『말랑말랑한 힘』을 출간하여 제24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이 시집은 그의 강화도 생활의 온전한 시적 보고서인 셈이다. 함민복 시인은 이제 강화도 동막리 사람들과 한통속이다. 강화도 사람이 되어 지내는 동안 함민복의 시는 욕망으로 가득한 도시에서 이리저리 부딪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강화도 개펄의 힘을 전해준다. 하지만 정작 시인은 지금도 조용히 마음의 길을 닦고 있다.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는 포털 사이트 Daum에 5개월간 연재한 글에다 틈틈이 지면에 발표했던 글들을 묶었다. 과거를 추억하나 그에 얽매이지 않고, 안빈낙도하는 듯하나 세상을 향한 따뜻한 마음과 날선 눈초리를 잃지 않는 글들은 온라인에서 깊은 사랑을 받았다. 그 밖에 시집으로 『우울 씨의 일일』『자본주의의 약속』『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말랑말랑한 힘』, 동시집 『바닷물, 에고 짜다』가 있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김수영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애지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을 수상하였다.
『미안한 마음』은 산골짝 출신인 함민복 시인이 10여 년 세월 강화도 갯바람을 맞으며 강화 사람들과 함께 부대껴 살며 보고 느낀 바를 표제처럼 정말 ‘미안한 마음’으로 담은 이야기다. 장가를 갔으면 싶은 노모의 모정을 읽을 수 있는 글, 때론 한 잔 술을 거절하고 파스 한 장 척 붙이고 ‘이제 안 아프다’ 위안하며 쓴 글 묶음이다. 그러하기에 함민복 시인의 문학적 모태가 되고 있는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공편 : 김민정
1976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대학원을 수료했다. 1999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가 있다. 2007년 박인환문학상을 수상했다. 대학교 4학년 때부터 월간지 만드는 일에 뛰어들어 몇 군데 잡지사의 에디터를 거쳤고, 2004년부터 마흔을 목전에 둔 지금까지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산토끼를 닮은 고양이 무구와 둘이 산다.
▣ 주요 목차
여는 말 ? 가만히 있지 않겠다
1부 나는 너를 사랑한다
문 선배, 내 차는 어쩌라고!
교관을 물 먹인 훈련병
에어컨도 안 켜는 남자
시궁창에서 건진 국수가닥
그녀의 안개꽃 한 다발
서울내기와 부산토박이
감나무를 사랑하는 그
유기견 지순이의 러브 스토리
친구야, 같이 가자
막걸리보다 진한 우정
차렷 자세가 어색한 이등병
그가 수업에 빠진 이유
김 판사의 좌절과 재기
내게 가장 소중한 사진
2부 함께 가요, 행복의 나라로
구멍 난 양말
무궁화 꽃에 얽힌 사연
따뜻한 원칙주의자
북한산 개방 뒷얘기
콩나물국밥과 노무현 대통령
불이 되고 호랑이가 되리라
김대중 대통령과의 마지막 식사
유민 아빠와 함께 한 열흘
그 사람이 과연 올까?
한국인들은 참 좋겠어요
두 사람의 메모 습관
팥빙수 같이 먹읍시다
우공이산(愚公移山)
비서실장이 아니라 대통령 감
3부 어느 봄날의 선물
교실을 한 바퀴 돈 답안지
흥남사람, 문용형
어머니와 암표장사
자유를 좇는 아웃사이더
역사학자가 되고 싶었던 법대생
비에 젖은 구국선언문
속옷 한 벌의 추억
훈련소에서 만난 동창
삶은 경이롭다
두륜산 버들치
어머니가 나서야 합니다
그때 그 시절 그 사람들
진정한 신사의 품격
우리 변호사는 영감님?
4부 아름다운 인연, 아름다운 사람
13년 만의 만남
꿈꾸는 농사꾼
특전사 장교와 금서(禁書)
어떤 송별회
소의 눈을 닮은 사람
바보와 일꾼
신부님과 미스 강
딸의 결혼
형과 아우
바둑과 오목
미니아파트와 영화 「변호인」
나는 잠수 탈 거요
디모테오의 기도
세상을 바꾸는 일
엮은이의 말 ? 반갑다, 문재인!
왜 문재인 ‘스토리’인가?
어쩌다 문득 살아온 날을 돌이켜보면, 수많은 발자국이 내가 서 있는 ‘지금-여기’까지 이어져 있는 걸 알게 된다. 언제 어디에서 그 발자국이 시작되었는지는 기억할 수 없지만, 그 발자국은 묵묵히 우리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앞만 보고 걷느라 뒤를 따르는 발자국에게 따뜻한 눈길 준 적도 드물다. 더러는 비에 씻기고 무성한 풀숲에 가려 사라져버린 발자국에겐 아쉬움도 남는다.
그 발자국들을 ‘인연’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내가 만난 사람들에 대한 기억과, 나를 만난 사람들이 기억하는 나의 모습이 그 발자국에 인연이라는 자취로 남아 있다. 그 인연에는 우리들 삶의 체취가 배어 있다. 누군가에게 나는 향기로운 사람이었는지, 나는 누군가를 어떠한 향기로 기억하고 있는지.
이 책은 ‘문재인의 기억’과 ‘문재인에 대한 기억’을 통해 문재인이라는 ‘사람’을 구체적이고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피난민 시절의 가난을 함께 견뎌온 부모님, 수채화 같았던 고등학교 때의 몇몇 장면, 독재정권에 맞섰던 혈기왕성한 대학생 문재인, 좌충우돌하며 건장한 대한민국 군인으로 거듭나던 특전사 시절, 부산에서 인권 변호사로 맹활약하던 무렵, 청와대에 있으면서 겪어야 했던 사연…….
다양한 빛깔과 목소리를 지닌 56가지의 추억담 속에는 공통으로 발견되는 대목들이 있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문재인은 매일 감나무에게 말을 거는 사람이다. 힘든 친구를 보면 들쳐 업기부터 하는 사람이다. 말을 잘하려고 애쓰기보다, 입 대신 귀를 활짝 여는 사람이다. 도통 화내는 법이 없는 사람이다. 누군가를 이유 없이 험담한 적이 없는 사람이다. 힘들다 싶을 때면 어디선가 불쑥불쑥 그를 돕는 누군가를 참 많이 가진 사람이다. 좋은 인연은 반드시 더 좋은 인연으로 돌아오는 법이란 걸 믿는 사람이다. 보통의 다정함으로 만만한 사람인가 싶다가도, 그 결이 한결같아 슬그머니 뒤따르게 만드는 사람이다. 함께 길을 가다 서점이 보이면 슬그머니 끌고 들어가 책을 사주는 사람이다. 시골 장에서 마늘 두 접을 사서 슬쩍 한 접을 건네주기도 하는 사람이다. 무엇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서를 지금도 지갑 속에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다…….
사람을 보면, 사람을 알 수 있다
사귀는 벗을 보면 그 사람의 인간미를 짐작할 수 있다. 그 사람의 시선을 보면 그가 가려는 방향을 알 수 있다. 문재인이 만난 사람과 문재인이 바라보는 세계는 그의 인품과 지향점을 판단하는 척도가 된다. 변호사로서, 그리고 정치인으로서, 문재인이 만나고 바라본 것들은 문재인이 꿈꾸는 세상이자 문재인이 만들고 싶은 세상의 모습이다.
『문재인 스토리』에는 문재인이 만났던 사람이 여럿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문재인을 참 많이 눈물짓게 한 사람들이 있다. 2016년 6월, 지진 피해가 심한 네팔을 방문했을 때였다. 트래킹 가이드 벅터 람 씨는 문재인 일행과 함께 네팔의 3대 트래킹 코스인 랑탕 코스를 지나고 있었다.
“지진이 일어나기 전 이곳에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지진으로 인한 눈사태와 산사태로 마을 전체가 묻혀 버려서 지금은 벌판이 되었습니다. 땅속에는 주민 175명, 외국인 여행자, 군인 등 모두 250여 명이 아직도 묻혀 있습니다.”
벅터 람 씨의 말이 끝나자 문재인은 눈물을 흘렸다. 한때 마을이 있었지만 이제는 허허벌판이 되어버린 곳을 바라보며 문재인은 펑펑 울었다.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땅에 나무를 심는 동안에도 문재인의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한국인들은 참 좋겠어요」중에서
그날, 문재인은 그곳에서 사람들을 보았다. 지진으로 땅속에 묻힌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들이 만든 세상과 그들이 꿈꾸었던 세상이 모두 무너진 것을 보았다. 그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으로 문재인은 펑펑 울었던 것이다.
문재인의 눈물을 본 트래킹 가이드 벅터 람 씨는 자신의 SNS에 이런 글을 남겼다.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된다면, 많은 사람이 행복해지겠죠?”
벅터 람 씨의 기대처럼,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보살피는 이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 나라 국민들은 분명 행복해질 것이다. 사람들 아픔을 함께 아파하는 사람, 사람들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공감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이끌어가는 사회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아닐까?
양산 통도사 뒤, 해발 1,000m가 넘는 산에서 혼자 처녀치마를 본 문재인은 사람들을 데리고 또 산에 올랐다. 혼자 보기엔 너무 아름다운 풍경이라는 이유였다.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고 알려주기 위해서 그 험한 산을 다시 오르는 수고마저 묵묵히 감내하는 문재인. 그와 동행한 사람들은 산행에서 꽃만 보는 게 아니었다. 귀한 꽃을 보여주기 위해 또다시 험한 산길을 오르는 사람꽃 문재인도 보게 되는 것이다.
---「감나무를 사랑하는 그」중에서
꽃 한 송이를 보여주기 위해 해발 1,000m가 넘는 산을 다시 오르는 것. 자신이 받은 감동을 다른 사람과 나누기 위해 기꺼이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는 것. 진정으로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면 행하기 어려운 일이다. 자신이 가진 모든 걸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하는 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런 모습을 통해 우리는 문재인이 혼자만 고고해지는 게 아니라, 모든 이가 함께 행복해지는 세상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우리가 만드는 ‘대한민국 스토리’
『문재인 스토리』는 문재인‘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문재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문재인이 꿈꾸는 세상에서 더불어 살아갈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문재인은 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 하고, 그 사람들로부터는 힘을 얻고 싶어 한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은 정치인을 넘어 시인에 가깝다. 시인은 사람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아름다운 세계를 보여주는 존재이므로.
처음 문재인을 주목하게 된 건 오래 전 작은 기사 때문이다. 그 기사는 문재인과 어느 시인의 만남을 소개하고 있었다. 그 기사에 의하면, 문재인은 그 시인의 신춘문예 당선 시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신춘문예 당선작을 일부러 찾아보고 그랬지요.” 하며 문재인이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고 했다. 단박에 그가 마음에 들었다. 신춘문예 당선작을 찾아 읽는 정치인이라니!
---「여는 말」중에서
시를 찾아 읽고 그 시를 기억하는 정치인. 문재인에게 정치는 시와 같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격려를, 실의에 빠진 사람에게는 희망을, 꿈이 있는 사람에게는 그 꿈에 대한 믿음을 주는 시인 말이다. 시인이 한 편의 시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처럼, 문재인 또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능력이 있다. 말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표현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지만, 자신의 진심을 온몸으로 보여줌으로써 선사하는 감동 말이다.
『문재인 스토리』는 문재인 개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원칙을 지키고 정의를 추구하며 민주주의가 물결치는 나라를 이루고자 하는 이들이 주인공인 이야기이다. 수많은 익명의 시민과, 그 시민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문재인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대한민국 스토리’인 것이다.
▣ 작가 소개
공편 : 함민복
자본과 욕망의 시대에 저만치 동떨어져 살아가는 전업 시인. 개인의 소외와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특유의 감성적 문체로 써내려간 시로 호평받은 그는, 인간미와 진솔함이 살아 있는 에세이로도 널리 사랑 받고 있다.
1962년 충북 중원군 노은면에서 태어났다.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북 월성 원자력발전소에서 4년간 근무하다 서울예전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2학년 때인 1988년 『세계의 문학』에 「성선설」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1990년 첫 시집 『우울氏의 一日』을 펴냈다. 그의 시집 『우울氏의 一日』에서는 의사소통 부재의 현실에서 「잡념」 의 밀폐된 공간 속에 은거하고 있는 현대인의 소외된 삶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1993년 발표한 『자본주의의 약속』에서는 자본주의의 물결 속에 소외되어 가는 개인의 모습을 통해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이야기 하면서도 서정성을 잃지 않고 있다.
서울 달동네와 친구 방을 전전하며 떠돌다 96년, 우연히 놀러 왔던 마니산이 너무 좋아 보증금 없이 월세 10 만원 짜리 폐가를 빌려 둥지를 틀었다는 그는 "방 두 개에 거실도 있고 텃밭도 있으니 나는 중산층"이라고 말한다. 그는 없는 게 많다. 돈도 없고, 집도 없고, 아내도 없고, 자식도 없다. 그런데도 그에게서 느껴지는 여유와 편안함이 있다. 한 기자가"가난에 대해 열등감을 느낀 적은 없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부스스한 머리칼에 구부정한 어깨를 가진 그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가난하다는 게 결국은 부족하다는 거고, 부족하다는 건 뭔가 원한다는 건데, 난 사실 원하는 게 별로 없어요. 혼자 사니까 별 필요한 것도 없고. 이 집도 언제 비워줘야 할지 모르지만 빈집이 수두룩한데 뭐. 자본주의적 삶이란 돈만큼 확장된다는 것을 처절하게 체험했지만 굳이, 확장 안 시켜도 된다고 생각해요. 늘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해요."(동아일보 허문명 기자 기사 인용)
2005년 10년 만에 네번째 시집 『말랑말랑한 힘』을 출간하여 제24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이 시집은 그의 강화도 생활의 온전한 시적 보고서인 셈이다. 함민복 시인은 이제 강화도 동막리 사람들과 한통속이다. 강화도 사람이 되어 지내는 동안 함민복의 시는 욕망으로 가득한 도시에서 이리저리 부딪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강화도 개펄의 힘을 전해준다. 하지만 정작 시인은 지금도 조용히 마음의 길을 닦고 있다.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는 포털 사이트 Daum에 5개월간 연재한 글에다 틈틈이 지면에 발표했던 글들을 묶었다. 과거를 추억하나 그에 얽매이지 않고, 안빈낙도하는 듯하나 세상을 향한 따뜻한 마음과 날선 눈초리를 잃지 않는 글들은 온라인에서 깊은 사랑을 받았다. 그 밖에 시집으로 『우울 씨의 일일』『자본주의의 약속』『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말랑말랑한 힘』, 동시집 『바닷물, 에고 짜다』가 있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김수영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애지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을 수상하였다.
『미안한 마음』은 산골짝 출신인 함민복 시인이 10여 년 세월 강화도 갯바람을 맞으며 강화 사람들과 함께 부대껴 살며 보고 느낀 바를 표제처럼 정말 ‘미안한 마음’으로 담은 이야기다. 장가를 갔으면 싶은 노모의 모정을 읽을 수 있는 글, 때론 한 잔 술을 거절하고 파스 한 장 척 붙이고 ‘이제 안 아프다’ 위안하며 쓴 글 묶음이다. 그러하기에 함민복 시인의 문학적 모태가 되고 있는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공편 : 김민정
1976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대학원을 수료했다. 1999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가 있다. 2007년 박인환문학상을 수상했다. 대학교 4학년 때부터 월간지 만드는 일에 뛰어들어 몇 군데 잡지사의 에디터를 거쳤고, 2004년부터 마흔을 목전에 둔 지금까지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산토끼를 닮은 고양이 무구와 둘이 산다.
▣ 주요 목차
여는 말 ? 가만히 있지 않겠다
1부 나는 너를 사랑한다
문 선배, 내 차는 어쩌라고!
교관을 물 먹인 훈련병
에어컨도 안 켜는 남자
시궁창에서 건진 국수가닥
그녀의 안개꽃 한 다발
서울내기와 부산토박이
감나무를 사랑하는 그
유기견 지순이의 러브 스토리
친구야, 같이 가자
막걸리보다 진한 우정
차렷 자세가 어색한 이등병
그가 수업에 빠진 이유
김 판사의 좌절과 재기
내게 가장 소중한 사진
2부 함께 가요, 행복의 나라로
구멍 난 양말
무궁화 꽃에 얽힌 사연
따뜻한 원칙주의자
북한산 개방 뒷얘기
콩나물국밥과 노무현 대통령
불이 되고 호랑이가 되리라
김대중 대통령과의 마지막 식사
유민 아빠와 함께 한 열흘
그 사람이 과연 올까?
한국인들은 참 좋겠어요
두 사람의 메모 습관
팥빙수 같이 먹읍시다
우공이산(愚公移山)
비서실장이 아니라 대통령 감
3부 어느 봄날의 선물
교실을 한 바퀴 돈 답안지
흥남사람, 문용형
어머니와 암표장사
자유를 좇는 아웃사이더
역사학자가 되고 싶었던 법대생
비에 젖은 구국선언문
속옷 한 벌의 추억
훈련소에서 만난 동창
삶은 경이롭다
두륜산 버들치
어머니가 나서야 합니다
그때 그 시절 그 사람들
진정한 신사의 품격
우리 변호사는 영감님?
4부 아름다운 인연, 아름다운 사람
13년 만의 만남
꿈꾸는 농사꾼
특전사 장교와 금서(禁書)
어떤 송별회
소의 눈을 닮은 사람
바보와 일꾼
신부님과 미스 강
딸의 결혼
형과 아우
바둑과 오목
미니아파트와 영화 「변호인」
나는 잠수 탈 거요
디모테오의 기도
세상을 바꾸는 일
엮은이의 말 ? 반갑다,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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