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쓴 사랑

고객평점
저자황시백
출판사항낮은산, 발행일:2015/07/30
형태사항p.251 국판:22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55250440 [소득공제]
판매가격 12,000원   10,800원  (인터넷할인가:10%)
포인트 540점
배송비결제주문시 결제
  • 주문수량 

총 금액 : 0원

책 소개

▣ 출판사서평

세상을 지독히 사랑한 한 영혼이 써 내려 간 아름다운 불화, 그 내면의 기록
아름다운 불화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가 보인다.

하루 종일 동네 어른 대여섯 분과 이앙기 뒤를 따라다니며 잘못 꽂힌 모를 세우고 빈자리 때우는 일을 하는데, 슬슬 눈치 살피며 적당히 왔다 갔다 하던 나는 어른들이 모에 쏟는 정성을 보면서 놀라고 부끄러웠다. 남의 논인데도 아무리 구석진 빈자리라도 찾아내 모를 꽂는다. 기계가 잘못 꽂은 모는 하나하나 손을 본다. 내가 학교에서 선생 노릇 할 때 저 정성으로 아이들을 돌봤던가. 선생도 농사꾼도 제대로 못 되는 놈!

오만을 피우든 겸손을 떨든 ‘이긴 사람’의 얼굴에서는 이미 끝장난 인간성이 보입니다. 내가 두려웠던 것은 오히려 그런 얼굴로 교단에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황시백은 교사였다. 아이들은 그가 평생 기대어 살고 싶어 했던 존재였고, 그는 아이들에게서 희망을 보고자 했다. 아이들은 아이들다움으로 그에게 어떤 희망의 싹을 내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의 부조리를 어느덧 자기 몸에 끌어 들인 아이들에게서 그는 더 큰 절망을 보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동네 어른들이 잘못 꽂힌 모를 하나하나 다시 손보는, 빈자리를 찾아내 빠진 데 없이 모를 꽂는 그 손길에서 ‘내가 학교에서 선생 노릇할 때 저 정성으로 아이들을 돌봤던가.’라며 선생도 농사꾼도 제대로 못 되는 스스로를 되돌아본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그 자리에는 어떤 ‘오만’도 ‘겸손’도 없이, 누구 탓도 없이 오롯이 그 자신이 있을 뿐이다.

산 끝자락에 내려와 서성이던 고라니 한 마리가 사람 기척에 냅다 등성이 쪽으로 치닫는다.
고라니 몸에 시누대 댓잎 스치는 소리, 발굽에 가랑잎 밟히는 소리가 산을 흔들어 깨운다.
나는 오늘 이 새벽에 고라니한테 애걸하고 싶은 심정이다. 제발 그렇게 달아나지 마. 너한테 내가 무섭다는 게 너무나 끔찍하다. 어린 짐승한테, 어린 아이한테, 어린 목숨한테 내가 무섭다면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게 나아!

황시백은 강원도 양양 사잇골이라는 마을에 깃들어 살았다. 그가 그토록 원했던 괭이로 곡식 일궈 먹는 산자락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곳에서도 그저 행복할 수만은 없었음을 고백한다.
이 글이 쓰여진 때는 2003년 3월이었고, 이때는 미국이 이라크 바그다드에 미사일을 퍼부으며 침략한 바로 직후였다. 소식을 접한 그는 어디에서도 편한 숨을 쉴 수 없어 새벽에 집 뒷산 샛길을 걷고 있었고 때마침 산 끝자락에 내려와 있던 고라니를 만났던 것이다.
그런데 인기척에 놀란 고라니가 냅다 도망을 친다. 그 모습을 보며 황시백은 고라니한테 애걸한다. 제발 그렇게 달아나지 말라고, 어린 짐승한테 어린 목숨한테 자신이 무섭다면 자기는 이 세상에 없는 게 낫다며 절규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무엇인가를 애타고 찾고 있는 것이다. 끝끝내 놓지 말아야 할 작은 무엇, 절망만이 아닌 다른 무엇, 아주 조그맣고 약하고 눈물겨운 무언가를 찾아야만 한다고 스스로를 다잡는 것이다.


논농사 두 해째/지난해에는 그런 줄 몰랐는데/어쩌자고 이리 허전한지./도랑에 손 담그고 물을 만지면서 보낸다./잘 가라. 애 많이 썼다./물바구미가 뿌리 갉아 엉성하게 선 벼들/
벼들 세워 두고 물은 간다.//애썼지만 잘 안 되던 사랑/잊어버리려고 서둘러 가는지./바다가 멀지 않으니/곧 바다에 닿아 그 많은 물에 섞이면/여기 잘 안 되던 사랑보다야 덜 힘들라나./물은 어서어서 간다./잘 가라. 그래도 애 많이 썼다./나는……./나는 그냥 여기 있을게.

황시백은 세상 무엇보다 농부이기를 바랐다. 이 글은 추수를 위해 논물을 빼면서 쓴 시다. 논을 빠져나가는 물을 보며 잘 가라고, 물바구미가 뿌리 갉아 엉성하게 서 있는 벼일망정 그 벼들 키우느라 애 많이 썼다고 인사를 한다. 그러면서 “나는……”이라며 멈칫거린다. 그러고는 독백이듯 “나는 그냥 여기 있을게.”라고 읊조린다.
“나는 그냥 여기 있을게.”라는 그의 말이 환청을 불러온다. 왠지 “감당해 볼게. 그래, 나머지는 여기서 내가 감당해 볼게.”라고 그가 입 밖으로 소리 내 하지 않은 말이 들려오기 때문이다. 존재는 이렇게 자기 삶에, 스스로 발 딛고 선 그곳에 깃드는 것이다.

세상을 사랑했고, 끝끝내 불화할 수밖에 없었던 한 영혼이 또 다른 이에게는 어떤 것이었을까. 또 다른 영혼은 그를 이렇게 기억한다.

부끄럼 많고, 자신을 괴로워했고, 끝까지 가서 닿으려 했던 나의 형, 나의 선생님. 그는 여러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났다. 서툴게 손만 주뼛 내밀었다가 저쪽으로 사라지는 거지 노인의 모습으로 나타났고, 술이란 건 뼈가 빠지게 마셔야 한다는 노인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토라졌다가 금방 사이좋게 지내는 아이들의 모습에서도 그가 보였고, 아무것도 아닌 일에 화를 냈다가 후회하는 나한테도 그가 있었다. 시험지를 인쇄하고 경리장부 정리하는 게 잘하는 선생인 줄 알았던 나는 생각을 바꾸었다. 세상에 안 길들여지기 위한 길을 찾아보려 했다. 나의 자랑이 그의 자랑이 되기를 바랐다.

▣ 작가 소개

저자 : 황시백
세상과 싸웠던 사람. 그러나 그에게 싸움은 이기는 일이 아니었다. 언제나 지는 길을 택하였으며, 지는 것으로 결코 무너뜨릴 수 없는 진정을 지켜 낸 사람. 그이의 싸움은 가난과 밥상, 아이들에서 시작하였고,밭고랑에 돌을 고르는 것으로 그 싸움의 맨 마지막 자리를 지켰다. 초라하고 헐벗은 것들 앞에서는 한없이 몸을 낮춰, 지독히도 세상을 사랑하였기에 끝끝내 세상과 불화할 수밖에 없었던 한 영혼.
1951년 마산에서 태어나 2008년 사잇골에서 생을 마칠 때까지 그이는 교사였고, 농사꾼이었고, 목수였다. 그토록 그 자신이 찾아 헤매이던 눈물겨운삶이 거기에 있었다.

▣ 주요 목차

선생도 농사꾼도 제대로 못 되는 놈!
화천에 다녀와서/우리 시대의 선생님/홍경전 선생이 디딘, 노동으로 꽃피는 땅/농사짓는 이야기 1/농사짓는 이야기 2/두려운 건 오히려 ‘이긴 사람’ 모습/반찬/새로 옮긴 학교에서/성자의 모둠일기/고등학생 글쓰기 지도

사잇골에서
사잇골에서/다시 쓴 글/책 읽고 일하는 이야기/길택이에게/고욤 잔치/한티재 하늘로 똥 누고 가는 새/봄날 하루/밥상/희망/콩 터는 날/추운 날

태백에서
태백에서 1/태백에서 2/태백에서 3/빈 마을에서/첫눈/장터/길택이 무덤

다시 사잇골에서
비/책을 읽고/콩대/메밀꽃/다시 사잇골에서/바그다드/벗에게/배추흰나비/책상 만들기/밥 1/밥 2/밥 3

품어라, 뭐든 다른 것
어진내 식구들/낮술, 태풍/다시, 눈/철쭉/싸리꽃/샘골/겨울 샘골/밭 갈기/봇물/길 끝에/봇도랑/진달래꽃/목수학교/오늘/논/농막일기/희망/네 웃음

달걀
리어카/목수학교/길/길택,/밥/달걀

그가 있어서 참 좋았다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반품 배송비 부담자
단순변심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상품의 불량 또는 오배송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환불안내
진행 상태 결제완료 상품준비중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어떤 상태 주문 내역 확인 전 상품 발송 준비 중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환불 즉시환불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환불시점
결제수단 환불시점 환불방법
신용카드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신용카드 승인취소
계좌이체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계좌입금
휴대폰 결제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포인트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환불 포인트 적립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환불불가
상품군 취소/반품 불가사유
의류/잡화/수입명품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계절상품/식품/화장품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가전/설치상품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자동차용품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CD/DVD/GAME/BOOK등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내비게이션, OS시리얼이 적힌 PMP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