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고객평점
저자프란츠 카프카
출판사항은행나무, 발행일:2015/09/04
형태사항p.187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6609157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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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제 글쓰기의 주제는 아버지십니다.”
카프카 작품 세계를 여는 열쇠,
그 종결되지 않은 소송으로서의 편지

1883년 프라하에서 태어나 1924년 만 41세가 조금 못 되는 나이로 삶을 마친 프란츠 카프카는 국내에서도 많은 독자들의 꾸준한 관심과 전문 연구자들의 치열한 탐구의 대상이었고, 상당수 글 쓰는 이들에게는 투철한 작가 정신의 귀감으로서 공감의 대상이 되어왔다. 우리는 그의 사진과 작품을 통해, 그리고 그와 그의 작품에 대한, 작품의 분량을 압도하리만큼 많은 연구와 비평을 통해 그를 대한다. 그러나 수수께끼처럼 독자를 사로잡으면서도 암호화되어 있는 듯한 그의 텍스트를 이해하기란 종종 일반 독자들뿐만 아니라 전문 연구자들에게조차 만만한 일이 아니다. 현대인의 존재 상실과 회의, 그리고 불안을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알려진 그의 작품들은 독자에 따라서는 읽고 있다는 것 자체에 대한 회의, 읽고 있음으로 인한 불안과 상실감을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수많은 연구 성과들은 그를 이해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카프카와의 소박하고 순수한 만남을 저해하기도 한다. 심지어 카프카가 비평가들의 대대적인 능욕과 박해에 희생되었다는 지적까지 있음을 고려한다면, 카프카 문학의 정신을 감지하고 그 묘미를 맛보는 것은 지난한 일로 여겨지기도 한다. 카프카의 대표작들이 널리 알려져 있고, 그의 작품이 진실한 문학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변함없이 강한 흡인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첫 작품을 읽고 나서 또는 그 도중에 발길을 돌리는 독자들이 있는 까닭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는 바로 그러한 독자들에게 반드시 권해야만 할 글이며, 아직 카프카를 읽지 않은 독자들에게도 마음 놓고 필독을 권할 수 있는 글이다. 이 편지는 고유한 용도를 갖는 사적인 서한인 동시에 자전적 에세이로서 그 자체 훌륭한 문학성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작품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주제와 동기들을 숱하게 담고 있다. 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한 진술은 그의 작품세계에서 본질적인 역할을 하는 요소들, 즉 교육, 사업, 유대주의, 작가의 실존, 직업, 성과 결혼 등의 문제를 차례로 짚어가며 체계적으로 배열되어 있다. 이 편지의 이처럼 독특한 지위는 카프카 사후에 전집을 펴낸 막스 브로트의 갈등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다. 1950년대 초에 카프카의 전집을 출판하면서 브로트는 이 편지를 사적인 서한으로 평가했음에도 문학작품으로 분류했던 것이다. 더욱이 카프카의 문학작품들이 자전적 성찰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가장 중요한 자전적 진술로 평가되는 이 편지가 그의 문학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의미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 편지는 치밀한 구성과 논리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이고 흥미로우며, 다행히도 그리 까다롭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함께 탄식하게 할 만큼 감동적인 동시에 무척 소중한 통찰을 선사한다. 그럼으로써 이 편지는 카프카가 골치 아픈 작가라는 적지 않은 독자들의 관념을 불식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며, 불가해한 암시와 상징의 고독한 예언자적 이미지를 지녀온 카프카로부터 친숙한 동료나 형제의 모습을 발견하게 한다.

덧붙이자면, 이 한 통의 편지는 카프카의 미로 속 특정 지점들을 찾아 돌아다니며 탐색하다가 그 구조를 되새기며 복귀할 수 있게 해주는 실타래와 같다. 한번 훑어보고 나서 생각만 거듭하거나, 처음에 특히 인상적이었던 구절만 걸러 종합하다 보면, 왜곡된 허상들이 뒤엉킨 또 다른 출구 없는 미로에 갇히기 쉽다. 읽고 또 읽으면 읽을 때마다 더 깊고 새롭고 흥미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리고 카프카는 그렇게 거듭 읽고 되풀이해서 생각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 글, 압축되고 정연하고 예리하고 함축적인 글을 쓸 줄 알았던 결코 많지 않은 작가들 중 한 사람이었다. 카뮈의 말처럼 우리는 그의 글에서 “인간 사유의 한계점까지 옮겨지게” 되고, 지드처럼 “정밀한 정확성”에 찬탄하게 된다. 수십 년 애증으로 얽히고 굴곡진 부자 관계를 포함해서 한 인간과 다른 한 인간의 관계에 대한 글로서, 이 편지만큼 ‘극한에 가깝게 정밀한’ 탐색을 또 찾을 수 있을까. 카프카의 비유와 만날 수 있는 것은 진지한 책 읽기 속의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다섯 단의 계단과 한 단의 계단에 대한 비유, 금융 사기죄를 범한 은행원에 대한 비유, 걱정 많고 선견지명 없는 상인에 대한 비유, 그 밖에도 교수형의 언도와 집행에 대한 비유나 어린아이의 능력을 가진 어른에 대한 비유는 본래 아버지를 위한 것이었겠지만 이제 독자를 위한 배려로 남아 있다. 그 배려를 누리는 것도, 그리고 거기에 담긴 카프카의 참된 모습과 편지의 진실을 오롯이 깨우치는 것도 이제는 오직 독자들의 몫이 되었다.

―정초일 ‘역자후기’ 중에서


추천사
“잔인할 만큼 창의적이다.”_[뉴욕타임스]
“역겨울 것이고, 경악할 것이고, 겁에 질릴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한 단어까지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_[워싱턴포스트]
“미국 고딕 문학의 걸작 탄생”_[엘르]
“작가는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하이오 제지 공장에서 32년간 일하고 50대에 데뷔한 폴록의 이야기에 주목해야 한다. 사건보다 그 사건을 잔인한 동시에 아름답게 묘사한 그의 문체가 더 놀랍다.” _[USA투데이]

▣ 작가 소개

저 : 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
유대계 독일 작가. 현대 사회 속 인간의 존재와 소외, 허무를 다룬 소설가이다. 그는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상황 설정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끊임없이 추구한 실존주의 소설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무력한 인물들과 그들에게 닥치는 기이한 사건들을 통해 20세기 세상 속의 불안과 소외를 폭넓게 암시하는 매혹적인 상징주의를 이룩했다는 평을 받는다.

프란츠 카프카는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프라하의 독일어를 쓰는 중간계급의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자수성가한 상인으로 기골이 크고 독선적이었던 아버지와 관계가 좋지 못했다. 현실적이고 빈틈없는 아버지의 눈에는 아들의 모습이 몽상가에 불과했으며, 어린 카프카의 눈에 아버지는 지독한 일벌레에 가족은 안중에도 없이 사업의 성공에만 몰입하는 사람으로 보였다. 신분상승을 위해 어머니조차 아버지의 사업을 도와야 했기 때문에 그는 줄곧 남의 손에 의해 키워졌고, 그의 나이 두 살 때, 그리고 네 살 때 동생인 게오르크와 하인리히가 태어났지만 곧 죽고 마는 일을 목격하게 된다. 이후 그의 나이 여섯 살 때인 1889년 여동생 엘리가, 또 1년 뒤에는 발리가, 그리고 그 2년 뒤에는 오틀라가 태어나지만, 이 세 자매 역시 제2차 세계 대전의 광기에 희생당하고 만다. 아버지와의 불화와 동생들의 잇단 죽음을 목격하면서 그는 불안정한 유년기를 보낸다.

그의 아버지는 카프카에게 상인의 기질이 보이지 않자 독일계 인문 중고등학교에 입학시킨다. 이곳에서 카프카는 ''루돌프 일로비, 시오니스트 후고 베르크만, 에발트 펠릭스 프리브람, 오스카 폴락 등 평생을 두고 교유하는 몇 명의 중요한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1901년 프라하의 카를 페르디난트 대학에 진학한 카프카는 주로 문학과 예술사 강의에 흥미를 보였으나, 아버지의 바람대로 법학을 전공으로 선택한다. 하지만 법관이나 변호사가 될 생각은 추호도 없었으므로, 1906년 법학 박사 학위를 받고 법원에서 1년간의 수습 기간을 마친 뒤 일반 보험 회사에 입사한다. 1908년 보헤미아 왕국 노동자 상해 보험 회사로 자리를 옮긴 후로는 죽기 2년 전인 1922년까지 그곳에서 법률고문으로 근무하는 한편, 오후 2시에 퇴근하여 밤늦도록 글을 썼다.

이 무렵 유럽의 노동 환경은 무척 열악했다. 카프카는 공무 출장과 노동자들과의 접촉 등 이곳에서의 업무를 통해 관료기구의 무자비성, 노동자들에 대한 가혹한 대우와 이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직접 체험하고 자본주의 사회의 내면을 속속들이 꿰뚫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카프카가 자신의 작품에서 개인의 소외와 무력감에 대해 보여주는 깊은 통찰은 여기에서 나온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1919년 각혈을 했으나 의사의 진찰을 거부하다 증세가 악화되어 결국 요양소와 여동생들의 집을 전전한다. 하지만 이 시기에 그는 죽을 때까지 함께한 도라 디만트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비로소 일찍이 맛보지 못한 삶의 애착과 행복을 경험한다. 도라는 그의 곁을 밤낮으로 지키며 간호했지만 1924년, 병약하고 내향적이었던 그는 자신에게 부과되는 출세,결혼 등의 중압감에 쫓기며 글을 쓰다가 폐결핵에 영양부족까지 겹쳐 41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하기에 이른다.

카프카는 평생 불행하게 지냈다. 프라하의 상층부를 장악하고 있던 독일인에게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같은 유대인들로부터는 시온주의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배척받았다. 생전에 카프카는 출판업자들의 요청으로 마지못해 발표하기 전까지는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내놓기를 꺼렸으며, 발표된 작품들도 대중의 몰이해 속에 거의 팔리지도 않았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 친구에게 보낸 유서에서 자신의 모든 글을 불태워줄 것을 부탁했을 만큼 쓰는 것 외의 다른 것을 바라지 않았지만, 세계의 불확실성과 인간의 불안한 내면을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그려낸 그의 작품은 타계후 전 세계에 알려졌다.

1912년에 『실종자』(후에 『아메리카』로 개제), 『변신』을 쓰기 시작했고, 1914년에는 『유형지에서』와 『심판』 집필에 들어갔다. 1916년에는 단편집 『시골 의사』를 탈고했다. 1917년에 폐결핵이 발병하여 여러 곳으로 정양을 다니게 되고, 1922년에 『성』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결국 폐결핵으로 1924년에 빈 교외의 키어링 요양원에서 사망했다. 『변신』 외에 대표작으로 『심판』 『성城』 『실종자』 『유형지에서』 『시골의사』 『시골에서의 결혼 준비』 등 다수가 있다.

역자 : 정초일
한국외국어대학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브레히트의 연극 이론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독일 자르란트 대학에서 수학했다. 옮긴 책에 《보물 추적자》 《쿠오 바디스, 역사는 어디로 가는가》 《야릇하고 오묘한 그리스 신화 이야기》 《행복의 철학》 등이 있다.

역자 : 최필원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에서 통계학을 전공하고, 현재 번역가와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장르문학 브랜드인 ‘모중석 스릴러 클럽’과 ‘버티고’를 기획했다. 옮긴 책으로는 제프리 디버의 《옥토버리스트》, 《소녀의 무덤》, 토머스 H. 쿡의 《채텀 스쿨 어페어》, 모 헤이더의 《난징의 악마》, 《버드맨》, 할런 코벤의 《숲》, 《단 한 번의 시선》, 존 그리샴의 《브로커》, 《최후의 배심원》,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액스》, 로버트 러들럼의 《본 아이덴티티》, 로버트 크레이스의 《워치맨》, 척 팔라닉의 《파이트 클럽》, 《질식》, 데니스 루헤인의 《미스틱 리버》 등이 있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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