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온 세상

고객평점
저자김승길
출판사항청어, 발행일:2015/03/20
형태사항p.144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85482958 [소득공제]
판매가격 9,000원   8,100원  (인터넷할인가:10%)
포인트 405점
배송비결제주문시 결제
  • 주문수량 

총 금액 : 0원

책 소개

▣ 출판사서평

에디슨, 스티브 잡스가 말한다

만물 인터넷 시대 잃은 물건 추적하고
살아있는 생명체 추적하며

에디슨, 스티브 잡스가 말한다

인간과 인간 사이 비밀 아닌 비밀을
훤히 알 수 있는 세상이라고


본문 - ‘시인의 말’

뇌 속에서 오랫동안 꿈틀거리던 씨앗들
소중하게 긁어모아 시로 작명하여 탄생시켰습니다.
서툰 생각들 설익은 씨앗들
혼자만 소중하다고 심었지만 보는 이들
너그러움으로 받아 들여 채찍과 편달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설익은 씨앗들 탄생하게 도와주신 청어출판사 이영철 대표님과
아울러 수고하신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본문 - ‘해설’

[사회, 인간의 위기에 대한 질타의 언어]
- 손희락(시인.문학평론가)

시적 체험과 상상력이 결합된 김승길의 시는 ‘사회, 인간의 위기’에 대하여, 예술로 승화시킨 특이성을 지니고 있다.
사건, 사물에 대한 의미의 함축보다는 진술 형태의 문장으로 짜였다. 독자들과 소통하는 ‘메시지’를 중시한 까닭에 병든 의식의 치유를 목적으로 풍자와 분노가 직설적으로 표출된다. 1980년대 이후, 문단에 영향력을 끼쳤던 ‘해체시’처럼 시의 운율이나 형식은 무시한다. 행간에서 군더더기를 허용한 화자의 시는 느슨하게 풀어진 면도 있지만, 예민한 주제를 다룬 부분에서의 반복적 수사는 시인의 의중이나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장점도 있다.
왜곡된 ‘세상’과 병든 ‘인간’의 양심을 향하여 외치고 있는 목소리는 일단 날카롭다.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하고, 황금만능주의에 젖은 삶의 형태를 조소, 조롱하기도 하면서, 시대적 위기 상황을 환기시킨다. 쓰디쓴 약물 같은 껄끄러운 ‘질타’를 내뱉을 때, 은밀한 ‘속삭임’보다 ‘외침’을 선택한 것은 ‘존재성 회복’이 시급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고로 김승길의 시는 총체적 삶의 진술이며 자아 깨달음의 공유를 목표로 의미를 부여한다.


*표제시 들여다보기

김승길의 시를 통독하면서 먼저 『미래에서 온 세상』이란 표제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표제시는 1편에서 4편까지 연작시로 구성되었다.


에디슨, 스티브 잡스가 말한다

만물 인터넷 시대 잃은 물건 추적하고
살아 있는 생명체 추적하며

에디슨, 스티브 잡스가 말한다

인간과 인간 사이 비밀 아닌 비밀을
훤히 알 수 있는 세상이라고

―「미래에서 온 세상 2」 부분


우직스럽게 믿어 왔던 창조신도 늙어 수명을 다해
나 몰라라 내팽개쳐 버려
우주 모두가 죽음에 달하고
믿었던 과학의 민낯도
믿어 왔던 절대 신도
자취를 감춰버리고

온통 앞뒤 분간할 수 없는 암흑세상
생명이 살 수 없는 무용지물인 지구덩어리

― 「미래에서 온 세상 3」 부분


위에서 인용한 작품을 들여다보면, 시인이 목도한 ‘현실 세상’에 대한 관조나 자의식이 포착되는데 충격적이다.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를 생명이 살 수 없는 무용지물의 땅이 되었다’고 단정한다. 지구에 엄습한 위기의 근원은 복제 인간의 탄생도 가능한, 신의 영역을 침범한 바벨탑 현상이다. 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하고, 스마트폰이 인간을 통제하는 모순을 직관하면서 이미 사망한 ‘에디슨’과 ‘스티브 잡스’를 저승에서 호출하여 시의 행간에 안치시킨다.
『미래에서 온 세상』이란 표제의 배후에는 깊은 의미가 숨어 있다. 21세기 인간들은 겉으로는 행복하다. 쾌락의 비명을 지르며 광란의 춤을 춘다. 이런 지구에 생명이 살 수 없다는 비관적 인식은 병든 사회에 대한 관점이며 ‘절망적 풍자’이다. 황금과 쾌락이 삶의 목표가 되어버린 종말적 현상을 꼬집고, 비꼬며,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범부(凡夫)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견자(見者)이다. 견자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서, 타인에게 알려주는 존재이다. 김승길의 시는 혼탁함을 정화시키는 비판적 언어로 온갖 사회병리학적 징후들을 폭로하면서 대중 속으로 침투한다.
인간의 삶, 보편적 과정은 거의 동일하다. 과거에서 출발하여 현재에 이르고, 미래를 지향한다. 고로 시집의 표제에서부터 ‘내출혈의 언어’ 같은 통렬한 풍자가 감지된다. 병든 세상을 향하여, 삐딱하게, 날카롭게, 거꾸로 뒤집어가면서, 자신이 감당해야할 ‘시대적 사명’을 표출한다.
고백체, 혹은 대화체로 외치는 이번 시집의 가치는 시인의 관(觀)에서 그 여부가 결정된다고 할 것이다. 현실을 응시한 예리한 독기(毒氣)가 내장되어 있을 때, 표출되는 메시지는 충격적 울림으로 독자들의 가슴을 파고들기 때문이다.


*한정된 시간, 혼돈에서 빛을 추적하는 몸부림

황혼길을 걷고 있는 시인은 어느 날,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예감한다. 한줌 남은 시간에 쫓겨 뜀박질 하고 있는 발걸음이 다급하다. 신(神)이 ‘허락한 시간’을 이미 허비해버렸기 때문에, 하루 24시간에 대하여 애착을 갖는다.
하루라는 시간 속에는 ‘빛’과 ‘어둠’이 교차한다. 과거를 회상하여 반성하고, 현재를 직관하여 자신과 싸우고, 미래를 예감하여 사후(死後)를 대비해야 한다.
이 세상에 왔다가 떠나가기까지 자아의 본질을 추적하고, 삶을 반듯하게 건설하는 데 주력하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화자의 진리적 깨달음은 중년 이후의 상황임을 유추해 볼 수 있고, 자신과 타인을 향해 진지한 탐색을 유도하는 ‘다급한 목소리’로 접근한다.


배가 항해하다가 멈추고
배가 정박해 있다가 다시 출발하고

배가 멈추고 있었던 건지
배가 가고 있었던 건지

그 배는 알 수가 없지

잠자며 멈춘 건지
계속 가고 있었던 건지

이른 아침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 『잠만 잔 뇌』 전문


이 시는 인생을 ‘배’로 비유했다. 배가 가는지, 안 가는지, 위치 파악도 못하고, 항로 점검도 아니 하고, 깊은 잠에 빠져있는 현대인의 실상을 그렸다.
긴 잠에서 깨어나려는 ‘처절한 몸부림’이 요구된다는 의미 깊은 메시지가 내포되었다.
이 시의 모티프는 화자 자신이다. 배가 가는 건지, 아니 가는 건지, 깊은 잠에 빠졌던 과거 에 대한 ‘후회의 독백’이다. 자아 체험이 함축된 이 시의 결미에서 ‘이른 아침엔/도무지 때를 알 수가 없다’ 마무리 한다.
헛된 것에 취했던 ‘욕망의 잠’은 ‘이른 아침’에 툴툴 털고 깨어남을 허용하지 않는다. 자아를 성찰하고, 세상을 보는 밝은 눈은 그리 쉽게 뜰 수가 없다. 싱싱한 젊음이 유지되는 때가 ‘이른 아침’이라면, 중천의 태양이 사라지고 황혼의 어둠이 덮는 ‘노년’에 가서야 때와 시기, 인생 항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는 메시지이다.
이 시의 결론에서 함축되었지만, ‘잠에서 깨어난 후’, ‘눈을 뜬 후’에 시인의 몸부림은 처절하였을 것 같다.


똑똑하고
영리한
커피 자판기

액수만큼 값어치
딱 맞게 빼내주지

싼 것 비싼 것
셈해보고
차려내 놓고

실수도
거짓말도
하지 않는
정확한 커피 자판기
간혹 병나면 실수하지

고장 나지 않아도
실수하고
거짓말도 예사로 하는
자판기만도 못한 인간들

― 「인생 자판기」 전문


이 시는 자판기와 인간을 대조시킨다. ‘침묵하는 기계’와 ‘수다스러운 인간’을 대조시켜 놓았지만, 침묵의 기계는 ‘사람’으로 의인화 되어 있다. 시의 제목을 「인생 자판기」라고 붙였기 때문이다.
이 시에서의 질타는 타인을 향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을 책망한다. 허송세월하다가 깊은 잠에서 깨어나 보니, 비로소 자아에 대한 실상이 희미하게나마 보였기 때문이다.
말 못하는 기계보다 진실하지 못했던 삶, 그리고 정확하지 못했던, 자아 앞에서 스스로 실망하였음을 고백한다.
김승길의 시적 톤이 직설적이어서 때론 날카롭지만, 그 날카로움은 자기 자신을 향하고 있다. 자기 자신을 향하면서 독자들을 끌어안기 때문에 시는 공존의 언어, 상생의 언어로 형상화 된다.
언어절제가 돋보이는 시어나 매끄러운 운율이 흐르지 않아도 ‘공감’을 이끌어내는 매력은 진술의 ‘진실성’과 ‘솔직함’ 때문인 것 같다.
자아 존재의 확인과 성찰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다가서는 특징 때문에, 시적 흡인력이 유지된다.


*반성과 소원의 시학


할머니가
당산 나무 아래서
온갖 정성 다 바쳐
두 손 모아 싹싹 비는 걸
보았었다

엄마가
교회에서 절에서
온갖 정성 다 바쳐
두 손 모아 싹싹 비는 걸
보았었다

아빠가
사장님께
온갖 정성 다 바쳐
두 손 모아 싹싹 비는 걸
보았었다

나는
술 취한 어느 날
아내에게 온갖 정성 다 바쳐
두 손 모아 싹싹 빌었었다

아무래도
내 유전자는
속일 수 없는 모양이지

― 「반성과 소원」 전문


5연 22행으로 짜인 이 시의 특징은 두 가지이다. ①‘온갖 정성’ 다 바쳐 마음중심을 모으는 것과 ②‘두 손 모아 싹싹 빈다’는 행위의 반복이다. 각 연에서 동일한 단어가 중복 사용되어 시를 음미하는 독자들에게 그 ‘행위 장면’을 각인시킨 것은 의도적이다.
시의 제목을 그냥 ‘반성’이라고 붙이지 않고, ‘소원’을 결합하여 덧붙인 것은, 과거의 회상이나 현재의 인식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적 기원으로 연결시켜, 자아 내면의 갈등을 표출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4연에서 술에 취하여 두 손 모아 빌고 있는 화자의 소원은 무엇일까? 시의 본문에서는 ‘아내’ 앞에서 빌고 있지만, 그 아내는 실존적 인물인 동시에 갈등·고뇌의 벽으로 상징되는 또 다른 자아(自我)일 수도 있다.
각 연에서 등장하는 ‘할머니’, ‘어머니’, ‘아버지’는 삶에서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 진리를 깨닫기 위해, 빌고, 빌다가 허무로 시들어간 존재들의 이미지로 설정되어 있다.
이미지 속의 인물들은 이 세상에 왔다가 후회로 간 모든 인간들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과거 삶의 반성과 간절한 소원을 결합하여 후회 없는 미래를 건설하고픈 ‘몸부림’이 포착된다.


남을 위해 집한 채 지었지

하루에도 10만 가지 생각 조각들 미생물처럼 뇌 속을 차지하고
이랬다
저랬다
저랬다
그랬다
잡생각에 휘둘러 세 들어 살고 있는 나의 뇌

남을 위해 집 한 채 지었지

내가 지은 집에 설 곳도 살 곳도 잃고
한평생 세 들어 살고 있지

남을 위해 집 한 채 지었지

― 「잃어버린 나」 부분


이 시에서 시인의 소원은 ‘부끄러움에서 탈피하는 것’임을 확인하게 된다.
자아 총체적 삶을 통하여 견고한 집을 짓는 건축자로 살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음을 의식한다. 자신을 잃어버렸고, 허비한 시간들은 남을 위해서 집을 짓는 어리석음의 공간의 머물렀음을 반성하면서 자아복원을 시도한다.
‘남을 위해 집한 채 지었지’ 허탈한 언어로 반복하고 있는 것은, 이 순간까지도 삶에 대한 반성과 갈등에 시달리고 있음을 유추하기에 충분하다.
죽음이 다가오기 전에, 자기를 바로 세워, 실패에서 성공으로 전환하고 싶은 욕망에 불타오른다. 어디에서 잃어버렸는지, 알 수 없는 자아를 찾아서 방향을 전환하려는 비명의 몸짓이 애처롭다. 화자의 시는 잃어버린 버린 삶, 자아 정체성에 대한 회복의 목소리이다.
인생길에서 잃어버린 삶, 자신을 잃어버린 건축은, 아무리 가진 것이 많아도 ‘헛되고 헛된 것’임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시인의 날카롭고, 예리한 메시지는 자신의 등짝부터 후려친다. 그리고 벌거벗은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선다. ‘나는 부끄럽다’, ‘나는 실패했다’ 자인하는 순수를 체감한 독자들이라면 생면부지의 시인과 시의 이면에서 교감이 가능할 것 같다.


*직설적 언어, 꾸짖음의 미학

자아 반성, 자아 소원성이 결합된 김승길의 시는 은어, 비어, 속어를 거침없이 구사하는 ‘꾸짖음의 미학’으로 승화한다. 인간의 탐욕을 무장해제 시키려는 ‘꾸짖음’은 풍자적 언술 전략이지만, 영혼을 사랑하여 흘리는 뜨거운 눈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웃집엔 개가 살고 있다
짖지도 않는다
조용히 먹고 싸면서만 산다

태어나서 남을 괴롭힌 적도 없이 살아가는 이웃집 개

착하게
선하게
모범적으로
살아온 걸까

세상에 태어나
남에게 피해도
돕는 일도
한 번 안 해 보고

자기에게만 충실했던 삶이
제일 잘 산 걸까


오늘도
이웃집 개를 눈여겨보며
나를 살아간다

― 「잘 산다는 것」 전문


이 시에서 등장한 ‘이웃집 개’는 암시적 상징물이다. 이웃집 개를 의인화시켜 ‘사람’으로 변환시켜 놓았다. 그 외에 취택한 단어는 평이하다. 자신만의 이익과 배부름을 추구하면서 개처럼 먹고 싸고 하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 위엄 있게 묻고 있다. 섬세하고 촘촘한 언어 그물은 아니지만 한 사람도 빠져나갈 수는 없을 것 같다.
자신만을 위하여 먹고 살고, 이기주의적 울타리를 높이 쌓은 상태에서 집 지키는 개처럼, 물질적 부를 사수하려 컹컹 짖어대는 것이 탐욕과 위선으로 위장한 ‘인간의 실상’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을 폭로하거나 비트는 풍자시는 단순한 야유와는 구분된다. 내면의 꾸짖음 속에는 인간을 사랑하는 휴머니즘이 뜨겁게 끓고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결미에서 ‘이웃집 개’를 눈여겨보며 ‘나는 살아간다’고 마무리 짓는다. ‘눈여겨본다’는 말은 ‘삼가 조심’한다는 뜻이다. 사람이면서 개같이 살고 있는, 희망이 부재한 사회의 모순을 폭로하면서 꾸짖는 충혈된 눈빛이 돋보인다.


사진으로 보면
조화나 실화가
똑같아 보이고

그림으로 보면
조화나 실화가
똑같아 보이지

조화나 실화가
똑같은 건 아니고

종종 조화를 보고
실화처럼 홀리고

실화를 보고
조화라고 하찮게 대하기도 하고
조화인지
실화인지

찬찬히 살펴가며
살아갈 일 아니겠는가

― 「대인관계」 전문


이 시는 현대인들의 ‘대인관계’에 대하여 꾸짖고 있다. 비정상적으로 형성된 사회와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풍자이다. 그래서 4연에서는 ‘홀린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자아탐욕에 ‘홀려서’ 어긋나는 인간관계에 대한 책임은 자신에게 있음을 깨우친다.
‘실화’와 ‘조화’가 멀리서 보면 엇비슷해 보여도 가까이 다가가서 찬찬히 살피면 구분할 수 있듯이, 삼가조심 하여, 신중한 대인관계를 설정해야 한다는 교훈을 던져 준다.
이 시의 탄생은 직접 체험이 모티브가 된 것 같다. 과거 실패를 경험 삼아서 자신과 독자들을 깨우치며 꾸짖는다.
두 작품 모두 외형적으로 보면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면서도 개인적으로 마무리 되고, 개인적이면서 사회문제로 이슈화 되는 공통점이 있다.


가짜는 더 진짜 같고
진짜는 가짜에게 못 이겨
비실비실하는 세상

진짜 가짜 한 몸으로
유유상종하며 낄낄대는 세상

어느 걸 믿어야 하나
차라리 둘 다
믿지 말까, 믿을까

― 「안개 낀 사람」 부분


이 시 역시, 혼탁한 세상과 인간을 풍자하고 있다. 진짜는 진짜대로 가짜는 가짜대로 악취를 풍기는 세상으로 표현하였으니 함축된 의미는 무엇이겠는가? 몽땅 ‘썩었다’이다. 진짜, 가짜 실체 구분이 안 되는 ‘안개’ 속에 있다는 말은 인간성 상실이 극에 달했다는 뜻이다. 김승길의 시 세계는 ‘꾸짖음의 미학’을 중심축으로 회전한다. ‘꾸짖음의 메시지’ 뒤에는 죽음이 다가오기 전, ‘자아 정체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과제를 던져준다.


*마무리


시계
달력
세월
다 잡아먹고도
배부르지 않아 동족도 잡아먹고

마지막엔 자신을 잡아먹고
생을 마치는 동물이 지구상에 산다는데

― 「늘 배고픈 동물」 부분


이 시를 음미하면서 자타(自他)대한 ‘직설적 꾸짖음’이 김승길 시학의 무의식적인 특징임을 확인하게 된다. 시는 희랍어로 ‘인간의 영혼에서 끌어내어 온 것(psychagoria)’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시의 언어는 진리적이며, 진리로 이끄는 과정이며, 현실을 초월한 궁극적인 문제를 다루며, 영혼을 복되게 하는 지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화자의 시는 한정된 시간 속에서의 정체성 확립이나, 삶의 방식에 대한 철학이나 의식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며, 영원한 세계를 지향하다 보니, 행간에서 자신을 노출해 버린 아쉬움은 있다. 그러나 기교로 포장된 언어가 아니기에 담백한 직관이 돋보이고, 풍자적 메시지의 효용성은 매우 크다.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답게 살고, 사람답게 죽음을 맞이하자는 시인의 질타는, 죽음을 망각하고 사는 현대인들의 의식에 비수를 꽂는다. 한 줌 재로 변할 수밖에 없는 유한한 물질을 산처럼 쌓아놓고도 ‘늘 배고픈 동물’들을 ‘진리적 사람’으로 변화시키기 위하여, 형이상학적 시 짓기를 하고 있다.
개혁된 사회와 참 인간으로의 변신, 그것은 ‘꿈’이며 ‘불가능’에 가깝다. 꿈이 이상적이면 이상적일수록 실현될 수 없음을 인식하면서도 유토피아적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려 몸부림친다. 시인의 몸부림, 애절한 목소리에 다가서고 싶거나 체감하고 싶은 독자들의 일독을 권한다.

▣ 작가 소개

김승길
여수 출생, 비원문화장터 인성개발원 원장
원광보건대학 물리치료과, 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BUDDHIST AND PALI UNIVERSITY OF SRI LANKA
(스리랑카 빠알리 불교대학 사회철학과), 성공회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성균관대 사회복지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졸업
《시와창작》 시 신인상 수상
《한국수필》 「생일」(초회 추천) 「어머니의 기도」(완료 추천) 수록
경향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92년 「호드기」)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92년 「해부」)
현재, 운명 상담·작명·기업체 인맥관리·처세술 등 출강 중

*연극
<진짜거지 가짜부자> 작, 연출 (92년, 하나방 소극장 공연)
<저 앙상한 가지에도 봄은 오는가> 작, 연출 (92년, 고양시 문예회관 공연)
<해부> 작 (92년, 샘터 파랑새극장 공연)
<여자를 왜 여자라 하는가> 작, 제작(92년, 비원문화장터 개관기념 공연)
<수탉이 알을 낳는 세상> 작, 연출(93년, 성공회대학교 강단 공연)

*저서
장편소설 『인생』(전2권), 『밤이 어두워질수록 별은 빛난다』
전문서 『3분 관상칼럼』, 『신세대 관상법』
자기계발 『김승길의 인생 뒤집기』
에세이 『왜?』, 『인간 아닌 인간으로 사는 법』, 『그럴지라도』,
『마음 다이어트』

▣ 주요 목차

시인의 말

1부. 어머니가 남긴 사진

어머니가 남긴 사진
유권자의 서글픈 눈망울
초미생물 인생살이
잘 산다는 것
옛날 어머니의 초상
명절 후 높은 이혼율
집중 훈련
창덕궁 문지기
노파와 어린이
실체 잃은 그림자
이기적인 동물
늘 배고픈 동물
저축할 수 없는 시간
소멸하는 시간
서민들 숨소리
그리움
삭막한 토양의 뿌리들
속사람
우주 시계
과거를 파는 노파
끝없는 욕구

2부. 좁쌀생각

갇혀있는 늙은 개
좁쌀생각
생의 미련
미래에서 온 세상 1
대인관계
영전 앞 잡담들
안갯속 사람
자갈가족
눈 뜨고 살기
4년마다 짓는 제비
고달픈 숙명
사람값 천차만별한
요란한 뒷북소리
숨 가쁜 을
잃어버린 나
미래에서 온 세상 2
저승 문턱
만능심부름센터
정답 찾기
고장 난 인생
어물어물 하루
살아온 그림자

3부. 탄생 때 입은 헌옷

따뜻한 온정
탄생 때 입은 헌옷
관성의 노예
가젤인생
어느 실업자의 망중한
인생재수
갑과 을
마지막 길
미래에서 온 세상 3
뇌 속
밝은 눈으로 세상보기
반성과 소원
침묵언어
고장 난 거울
가을정원
미래에서 온 세상 4
창궐하는 인질폭파범
아라비아 국적 지닌 31명
비밀 창고의 세포
창조하는 시간
낮과 밤

4부. 각박한 삶의 현장

식탐부리는 세월
각박한 삶의 현장
해 질 녘 재래시장
새벽 골목길
항소 상고
사랑씨앗
세월 측정기
진보적 사고
반복되는 생사
귀로 먹는 음식
부끄러운 흔적
벽에 걸린 액자
편협한 마음
우주가 담긴 티끌 하나
잃어버린 번호표
배고픈 욕망
불평등 사회구조
뒷걸음질 익숙한 타성
생각씨앗 갈무리
습관적인 삶
세상은 뒤죽박죽
잠만 잔 뇌
도망가는 시간

해설 | 사회, 인간의 위기에 대한 질타의 언어_손희락(시인.문학평론가)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반품 배송비 부담자
단순변심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상품의 불량 또는 오배송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환불안내
진행 상태 결제완료 상품준비중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어떤 상태 주문 내역 확인 전 상품 발송 준비 중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환불 즉시환불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환불시점
결제수단 환불시점 환불방법
신용카드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신용카드 승인취소
계좌이체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계좌입금
휴대폰 결제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포인트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환불 포인트 적립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환불불가
상품군 취소/반품 불가사유
의류/잡화/수입명품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계절상품/식품/화장품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가전/설치상품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자동차용품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CD/DVD/GAME/BOOK등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내비게이션, OS시리얼이 적힌 PMP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