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누군가 까치발을 하며 기다렸다는 김혜영의 수필집 [더듬듯이]가, 기차 여행의 동반자처럼 출간되었다(해드림출판사). [더듬듯이]는 독자의 사유를 더욱 성숙하게 할 읽을거리가, 잘 차려진 가을 잔칫상 같은 수필집이다. 이 수필집을 읽고 나면 가을을 지나는 삶의 여정이 더욱 아름답게 채색될 것이라고 입술을 건다.
[더듬듯이]를 더없이 잘 표현한 저자의 ‘더듬듯이 안내서’를 보면 다음과 같다.
1.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독자
잘 가꿔진 정원의 탐스런 꽃들을 보고 감탄하거나 화초처럼 자란 분 읽지 마세요. 이 책의 야생화 얘기는 어차피 알려줘도 모를 테니 답답해 죽을 수 있습니다.
세상에 부족한 것 없이 모두 갖춘 분 읽지 마세요. 시간 아까워 죽을 수 있습니다.
돈은 많은데 불행하다 여기는 분 읽지 마세요. 돈 없이도 만날 행복하게 사는 가족 얘기에 약 올라 죽을 수 있습니다.
자녀를 SKY 보냈거나 보낼 예정인 분은 읽지 마세요. 그 시간에 학원 알아보고 진학 상담하러 가셔야죠. 이 책 읽다보면 속 터져 죽을 수 있습니다. 특히 고액과외 시키시는 학부모님 읽지 마세요. 학원 안다니고 대학 간 딸 얘기에 배 아파 죽을 수 있습니다.
자식하고 갈등 많은 분 특히 싸가지 없는 자식 때문에 골치 아픈 분 절대 읽지 마세요. 열 받아 죽습니다.
아들만 있는 분도 권장하지 않습니다. 부러워 죽는 건 본인 팔자라지만 늦둥이 낳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아들들 인생도 대책 없어집니다.
호화 여객선 타고, 국적기만 타고 해외여행 다니시는 분들 읽지 마세요. 가난한 여행기가 재미없어 죽을 수 있습니다.
이 나라와 사회에 불평불만 없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모두 만족스러운 분도 읽지 마세요. 이 책의 작가는 약간 비틀리고 꼬여 있어서 불편해 죽을 수 있습니다.
후남이처럼, 종말이처럼 차별대우 받고 자란 분 읽지 마세요. 과거가 떠올라 가슴앓이 할 수도 있습니다.
기껏해야 수필집 한 권에서 온 우주를 엿보거나 작가의 철학 따위를 기대하지 마세요.
2. 함께하면 행복할 수 있는 독자
어느 날 갑자기 반갑지 않은 손님처럼 찾아온 갱년기가 당혹스러운 언니들, 자식들이 낯설고 내 편이라 믿었던 남편이 ‘남 편’처럼 어색할 때 같이 위로 받아요.
자식 교육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하는 분들 읽어보세요. 천하태평 자식 교육을 하면서도 가장 행복한 엄마와 아이들로 사는 비결을 훔쳐가도 좋습니다.
어느 햇살 따듯한 봄날 문득 바라본 풀밭에서 아주 작게 피어난 이름 없는 풀꽃이 궁금했거나 우리 생태계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 읽어 보세요. 재미난 생태 이야기와 야생화 이야기가 당신을 자연으로 안내합니다.
사유가 깊지도 않으면서 세상사 별별 이야기를 꼬집고 더듬고 비틀었으니 공감하면 친구요. 공감하지 않으면 그냥 무시해도 좋아요.
훌쩍 떠나고 싶은데 만날 생활에 속아 떠나지 못했던 분 읽고 도전해 보시라고 비결 대 방출합니다.
작가와 가족을 훔쳐보고 엿보다가 감정이입 되어 펑펑 울 수도 있으니 감정조절 절 하시구요.
작가라는 작자들은 도대체 무슨 고민을 하면서 사는지 같이 고민해 볼 ‘꺼리’가 되는지 확인해 보세요. 기웃거려 보시면 운 좋게 그동안 놓치고 살았던 소중한 가치들을 찾을 수도 있겠네요.
천상천하 유아독존 세상에 제가 최고라고 착각하는 철없는 어린 것들아 읽어보렴. 여기 너를 애처로이 보고 있는 네 부모의 고민이 몽땅 들어있단다.
그러므로 이글은 제 이야기지만 바로 당신의 이야기입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몇 달 전 자식들이 모의해 어머니에게 보행보조기구인 ‘실버카’를 사드렸다. 보행조차 자유롭지 못한 부모를 상상하는 건 어느 자식에게나 가슴 시린 일이겠으나 어머니 이미 여든 중반이니 받아들이는 것이 순리라 생각했다.
몇 해 전부터 농사를 줄이기 위해 넓은 밭에 나무를 심는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농사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어머니는 올해도 빈틈을 찾아 이런저런 곡식을 심으셨고 찬바람이 불자 김장으로, 들기름 한 병으로, 서리태 한 봉지 등으로 자식들 집에 배달되었다. 우린 어머니의 농사를 안타까워하고 때론 나무라면서 말려보지만 어쩔 수 없이 자꾸만 닳아지는 어머니의 관절과 연골을 받아먹고 살고 있다.
아버지 기일에 맞춰 들른 고향집 토방 앞에 비닐에 싸인 실버카가 웅크리고 있다. 마치 ‘내, 아직은 저것에 의지하지 않으련다.’라는 어머니의 의지를 보는 듯하다. 올해로 지팡이를 짚으시긴 했어도 아버지로 인해 이미 익숙해진 지팡이보다 저 어색한 물건에는 차마 의지할 수 없다는 자존심일 것이리라.
_‘벽돌 한 장’ 중에서
그늘에서도 본능처럼 다산의 꿈을 키운 고추는 그나마 농사의 재미를 갖게 해 주었다. 일 년 내내 냉동실에 보관하면 된장찌개 양념 정도는 건졌다고 볼 수 있고, 차마 누구에게 나눠줄 수도 없이 가지가지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자란 가지로 인해 즐겁게 웃을 수 있었다.
초라하게 끝장나버린 농부의 꿈이지만 흙속에서 무언가 이루어냈다는 기쁨이 크다. 봄부터 가을까지 끝도 없이 풀과 싸웠지만 그조차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내년에는 가까운 곳에 텃밭을 경작할 생각이다.
농작물은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한다. 지금처럼 일주일에 한 번이 아니라 시시때때로 오가며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시골에 정착하게 되는 날을 꿈꾸어본다. 머지않아 그 날은 반드시 올 것이고 흔히 하는 그림과 같은 전원생활이 아닌 진짜 농부로 살고 싶은 욕망이 있다.
내 땅을 갖고 싶다. 건물을 지어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여 부자가 되자는 것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 토지를 소유하고 싶다. 농토를 마련하여 농사꾼이 되자는 것이다. 왜 그렇게 땅에 집착하는지 농사에 집착하는지 묻는다면 달리 할 말이 없다. 그저 본능이라고 말할 수밖에
내 땅을 갖는 꿈은, 땅 부자가 되고 싶은 나의 꿈은 유한하다. 그 꿈을 꾸는 한 나는 부자다.
_‘땅 부자가 되고 싶다’ 중에서
▣ 작가 소개
저자 : 김혜영
나는 구석진 자리가 편한 사람입니다.
시내 구석진 곳의 커피숍, 그 커피숍의 가장 구석진 자리에 전용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일주일에 서너 번 들러 커피를 홀짝이며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작품의 9할이 이 자리에서 나오니 주인이 문을 닫을까 그것이 제일 겁나는 일입니다.
타인들이 생각하는 나는 씩씩하고 당당한 앞자리가 어울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는 커피숍 구석 자리처럼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곳에 있어야 비로소 편안함을 느낍니다. 실제의 나는 겁도 많고 낯을 많이 가려서 처음엔 친해지기 힘든 소심증도 살짝 있습니다. 이 점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태생적으로 ‘정리정돈불감증’ 인데 ‘정리정돈증후군’ 남자와 사느라 때때로 한 남자를 속 터지게 하면서도 충청도 특유의 느려터짐을 여유라고 박박 우기며 가족들을 20년째 길들이는 중입니다. 그런 이유로 저희 집은 열린 집이지만 방문은 최소한 세 시간 전에 연락 필입니다.
자녀 교육 노하우 이런 것 없이 방목하여 키운 세 딸이 자립심 강한 아이들로 잘 자랐다는 칭찬에 무임승차로 곧잘 묻어가는 철없는 엄마입니다.
‘철학’은 개미 눈곱만큼도 모르면서 첫 책 이름을 『철학 한 잔을... 마시다』라고 정해서 오해를 많이 받았습니다.
▣ 주요 목차
펴내는 글-더듬듯이 안내서_4
Ⅰ
1. 개 불알이 어쨌기에_ 12
2. 반짝이는 과정상_ 15
3. 더듬되 할퀴지 말고_ 20
4. 어서 꽃대를 올리거라_ 24
5. 마흔다섯 살의 단상_ 29
6. 착한 것들의 콤플렉스_ 34
7. 남의 눈에 눈물 빼기_ 39
8. 나에게로_ 44
9. 생신유감 생일유감_ 47
10. 댁의 배꼽은 안녕하신가요?_ 52
11. 딸, 여자가 되다_ 57
12. 검은등뻐꾸기와 함께 울다_ 61
13. 납매처럼 피는 아이_ 65
14. 아버지의 약속_ 69
Ⅱ
15. 사과에도 뼈가 있다_ 74
16. “원딸라”_ 76
17. 통곡하다_ 81
18. 새마을 살아요_ 86
19. 애장품이라 물으시면_ 91
20. 네 이웃을 경계하라?_ 96
21. 사랑에 눈뜨다_ 100
22. 섹시함이 무기?_ 104
23. 울어라 맹꽁이_ 108
24. 단꿈에 빠지다_ 112
25. 그날 아버지 점퍼 속 비밀_ 117
27. 어느 날 문득 담배 한 모금_ 122
28. 22day_ 126
29. 천, 만원 용돈 받아봤어요?_ 132
Ⅲ
30. 단주의 변_ 138
31. 나를 언니라고 이모라고 부르지 말아주세요_ 142
32. 나 김 여사야!_ 146
33. 자격 미달이어도_ 151
34. 뻐꾸기처럼_ 156
35. 나는 팬이다_ 160
36. 술 권하는 사회_ 164
37. 나 홀로 즐김_ 168
38. 자유케하라_ 173
40. 김 기사는 출장 중_ 177
41. 생김새에 대한 반론_ 180
42. 바람피우기 좋은날_ 182
43. 낯선 거리에 서다_ 187
44. 봄을 앓다_ 192
IV
45. 벽돌 한 장_ 198
46. 땅 부자가 되고 싶다_ 202
47. 아주 오래된 기억 속으로_ 206
48. 혹부리부인_ 211
49. 피오나 주부_ 216
50. 다 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_ 220
51. 처제라고 불러줘요_ 224
52. 스님, 친구라고 불러도 될까요?_ 228
53. 이국의 소녀에게_ 232
54. 안양댁 적응기_ 236
55. 그 남자의 수다는 무죄_ 240
56. 수필 낳는 여자_ 245
57. 세포분열 중_ 248
58. 직언_ 250
누군가 까치발을 하며 기다렸다는 김혜영의 수필집 [더듬듯이]가, 기차 여행의 동반자처럼 출간되었다(해드림출판사). [더듬듯이]는 독자의 사유를 더욱 성숙하게 할 읽을거리가, 잘 차려진 가을 잔칫상 같은 수필집이다. 이 수필집을 읽고 나면 가을을 지나는 삶의 여정이 더욱 아름답게 채색될 것이라고 입술을 건다.
[더듬듯이]를 더없이 잘 표현한 저자의 ‘더듬듯이 안내서’를 보면 다음과 같다.
1.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독자
잘 가꿔진 정원의 탐스런 꽃들을 보고 감탄하거나 화초처럼 자란 분 읽지 마세요. 이 책의 야생화 얘기는 어차피 알려줘도 모를 테니 답답해 죽을 수 있습니다.
세상에 부족한 것 없이 모두 갖춘 분 읽지 마세요. 시간 아까워 죽을 수 있습니다.
돈은 많은데 불행하다 여기는 분 읽지 마세요. 돈 없이도 만날 행복하게 사는 가족 얘기에 약 올라 죽을 수 있습니다.
자녀를 SKY 보냈거나 보낼 예정인 분은 읽지 마세요. 그 시간에 학원 알아보고 진학 상담하러 가셔야죠. 이 책 읽다보면 속 터져 죽을 수 있습니다. 특히 고액과외 시키시는 학부모님 읽지 마세요. 학원 안다니고 대학 간 딸 얘기에 배 아파 죽을 수 있습니다.
자식하고 갈등 많은 분 특히 싸가지 없는 자식 때문에 골치 아픈 분 절대 읽지 마세요. 열 받아 죽습니다.
아들만 있는 분도 권장하지 않습니다. 부러워 죽는 건 본인 팔자라지만 늦둥이 낳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아들들 인생도 대책 없어집니다.
호화 여객선 타고, 국적기만 타고 해외여행 다니시는 분들 읽지 마세요. 가난한 여행기가 재미없어 죽을 수 있습니다.
이 나라와 사회에 불평불만 없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모두 만족스러운 분도 읽지 마세요. 이 책의 작가는 약간 비틀리고 꼬여 있어서 불편해 죽을 수 있습니다.
후남이처럼, 종말이처럼 차별대우 받고 자란 분 읽지 마세요. 과거가 떠올라 가슴앓이 할 수도 있습니다.
기껏해야 수필집 한 권에서 온 우주를 엿보거나 작가의 철학 따위를 기대하지 마세요.
2. 함께하면 행복할 수 있는 독자
어느 날 갑자기 반갑지 않은 손님처럼 찾아온 갱년기가 당혹스러운 언니들, 자식들이 낯설고 내 편이라 믿었던 남편이 ‘남 편’처럼 어색할 때 같이 위로 받아요.
자식 교육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하는 분들 읽어보세요. 천하태평 자식 교육을 하면서도 가장 행복한 엄마와 아이들로 사는 비결을 훔쳐가도 좋습니다.
어느 햇살 따듯한 봄날 문득 바라본 풀밭에서 아주 작게 피어난 이름 없는 풀꽃이 궁금했거나 우리 생태계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 읽어 보세요. 재미난 생태 이야기와 야생화 이야기가 당신을 자연으로 안내합니다.
사유가 깊지도 않으면서 세상사 별별 이야기를 꼬집고 더듬고 비틀었으니 공감하면 친구요. 공감하지 않으면 그냥 무시해도 좋아요.
훌쩍 떠나고 싶은데 만날 생활에 속아 떠나지 못했던 분 읽고 도전해 보시라고 비결 대 방출합니다.
작가와 가족을 훔쳐보고 엿보다가 감정이입 되어 펑펑 울 수도 있으니 감정조절 절 하시구요.
작가라는 작자들은 도대체 무슨 고민을 하면서 사는지 같이 고민해 볼 ‘꺼리’가 되는지 확인해 보세요. 기웃거려 보시면 운 좋게 그동안 놓치고 살았던 소중한 가치들을 찾을 수도 있겠네요.
천상천하 유아독존 세상에 제가 최고라고 착각하는 철없는 어린 것들아 읽어보렴. 여기 너를 애처로이 보고 있는 네 부모의 고민이 몽땅 들어있단다.
그러므로 이글은 제 이야기지만 바로 당신의 이야기입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몇 달 전 자식들이 모의해 어머니에게 보행보조기구인 ‘실버카’를 사드렸다. 보행조차 자유롭지 못한 부모를 상상하는 건 어느 자식에게나 가슴 시린 일이겠으나 어머니 이미 여든 중반이니 받아들이는 것이 순리라 생각했다.
몇 해 전부터 농사를 줄이기 위해 넓은 밭에 나무를 심는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농사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어머니는 올해도 빈틈을 찾아 이런저런 곡식을 심으셨고 찬바람이 불자 김장으로, 들기름 한 병으로, 서리태 한 봉지 등으로 자식들 집에 배달되었다. 우린 어머니의 농사를 안타까워하고 때론 나무라면서 말려보지만 어쩔 수 없이 자꾸만 닳아지는 어머니의 관절과 연골을 받아먹고 살고 있다.
아버지 기일에 맞춰 들른 고향집 토방 앞에 비닐에 싸인 실버카가 웅크리고 있다. 마치 ‘내, 아직은 저것에 의지하지 않으련다.’라는 어머니의 의지를 보는 듯하다. 올해로 지팡이를 짚으시긴 했어도 아버지로 인해 이미 익숙해진 지팡이보다 저 어색한 물건에는 차마 의지할 수 없다는 자존심일 것이리라.
_‘벽돌 한 장’ 중에서
그늘에서도 본능처럼 다산의 꿈을 키운 고추는 그나마 농사의 재미를 갖게 해 주었다. 일 년 내내 냉동실에 보관하면 된장찌개 양념 정도는 건졌다고 볼 수 있고, 차마 누구에게 나눠줄 수도 없이 가지가지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자란 가지로 인해 즐겁게 웃을 수 있었다.
초라하게 끝장나버린 농부의 꿈이지만 흙속에서 무언가 이루어냈다는 기쁨이 크다. 봄부터 가을까지 끝도 없이 풀과 싸웠지만 그조차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내년에는 가까운 곳에 텃밭을 경작할 생각이다.
농작물은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한다. 지금처럼 일주일에 한 번이 아니라 시시때때로 오가며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시골에 정착하게 되는 날을 꿈꾸어본다. 머지않아 그 날은 반드시 올 것이고 흔히 하는 그림과 같은 전원생활이 아닌 진짜 농부로 살고 싶은 욕망이 있다.
내 땅을 갖고 싶다. 건물을 지어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여 부자가 되자는 것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 토지를 소유하고 싶다. 농토를 마련하여 농사꾼이 되자는 것이다. 왜 그렇게 땅에 집착하는지 농사에 집착하는지 묻는다면 달리 할 말이 없다. 그저 본능이라고 말할 수밖에
내 땅을 갖는 꿈은, 땅 부자가 되고 싶은 나의 꿈은 유한하다. 그 꿈을 꾸는 한 나는 부자다.
_‘땅 부자가 되고 싶다’ 중에서
▣ 작가 소개
저자 : 김혜영
나는 구석진 자리가 편한 사람입니다.
시내 구석진 곳의 커피숍, 그 커피숍의 가장 구석진 자리에 전용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일주일에 서너 번 들러 커피를 홀짝이며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작품의 9할이 이 자리에서 나오니 주인이 문을 닫을까 그것이 제일 겁나는 일입니다.
타인들이 생각하는 나는 씩씩하고 당당한 앞자리가 어울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는 커피숍 구석 자리처럼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곳에 있어야 비로소 편안함을 느낍니다. 실제의 나는 겁도 많고 낯을 많이 가려서 처음엔 친해지기 힘든 소심증도 살짝 있습니다. 이 점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태생적으로 ‘정리정돈불감증’ 인데 ‘정리정돈증후군’ 남자와 사느라 때때로 한 남자를 속 터지게 하면서도 충청도 특유의 느려터짐을 여유라고 박박 우기며 가족들을 20년째 길들이는 중입니다. 그런 이유로 저희 집은 열린 집이지만 방문은 최소한 세 시간 전에 연락 필입니다.
자녀 교육 노하우 이런 것 없이 방목하여 키운 세 딸이 자립심 강한 아이들로 잘 자랐다는 칭찬에 무임승차로 곧잘 묻어가는 철없는 엄마입니다.
‘철학’은 개미 눈곱만큼도 모르면서 첫 책 이름을 『철학 한 잔을... 마시다』라고 정해서 오해를 많이 받았습니다.
▣ 주요 목차
펴내는 글-더듬듯이 안내서_4
Ⅰ
1. 개 불알이 어쨌기에_ 12
2. 반짝이는 과정상_ 15
3. 더듬되 할퀴지 말고_ 20
4. 어서 꽃대를 올리거라_ 24
5. 마흔다섯 살의 단상_ 29
6. 착한 것들의 콤플렉스_ 34
7. 남의 눈에 눈물 빼기_ 39
8. 나에게로_ 44
9. 생신유감 생일유감_ 47
10. 댁의 배꼽은 안녕하신가요?_ 52
11. 딸, 여자가 되다_ 57
12. 검은등뻐꾸기와 함께 울다_ 61
13. 납매처럼 피는 아이_ 65
14. 아버지의 약속_ 69
Ⅱ
15. 사과에도 뼈가 있다_ 74
16. “원딸라”_ 76
17. 통곡하다_ 81
18. 새마을 살아요_ 86
19. 애장품이라 물으시면_ 91
20. 네 이웃을 경계하라?_ 96
21. 사랑에 눈뜨다_ 100
22. 섹시함이 무기?_ 104
23. 울어라 맹꽁이_ 108
24. 단꿈에 빠지다_ 112
25. 그날 아버지 점퍼 속 비밀_ 117
27. 어느 날 문득 담배 한 모금_ 122
28. 22day_ 126
29. 천, 만원 용돈 받아봤어요?_ 132
Ⅲ
30. 단주의 변_ 138
31. 나를 언니라고 이모라고 부르지 말아주세요_ 142
32. 나 김 여사야!_ 146
33. 자격 미달이어도_ 151
34. 뻐꾸기처럼_ 156
35. 나는 팬이다_ 160
36. 술 권하는 사회_ 164
37. 나 홀로 즐김_ 168
38. 자유케하라_ 173
40. 김 기사는 출장 중_ 177
41. 생김새에 대한 반론_ 180
42. 바람피우기 좋은날_ 182
43. 낯선 거리에 서다_ 187
44. 봄을 앓다_ 192
IV
45. 벽돌 한 장_ 198
46. 땅 부자가 되고 싶다_ 202
47. 아주 오래된 기억 속으로_ 206
48. 혹부리부인_ 211
49. 피오나 주부_ 216
50. 다 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_ 220
51. 처제라고 불러줘요_ 224
52. 스님, 친구라고 불러도 될까요?_ 228
53. 이국의 소녀에게_ 232
54. 안양댁 적응기_ 236
55. 그 남자의 수다는 무죄_ 240
56. 수필 낳는 여자_ 245
57. 세포분열 중_ 248
58. 직언_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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