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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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오규원
출판사항문학과지성사, 발행일:2022/12/26
형태사항p.81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32018362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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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책 소개

제발 내 시 속에 와서 머리를 들이밀고 무엇인가를 찾지 마라. 내가 의도적으로 숨겨놓은 것은 없다. 이우환 식으로 말해,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읽으라. 어떤 느낌을 주거나 사유케 하는 게 있다면 그곳의 존재가 참이기 때문이다. 존재의 현상이 참이기 때문이다. 내 시는 두두시도 물물전진(모든 존재 하나하나가 도이고, 사물 하나하나가 모두 진리다)의 세계다. 모든 존재가 참이 아니라면 그대도 나도 참이 아니다.
통상적으로 모든 시는 의미를 채운다. 의미는 가득 채울수록 좋다. 날이미지시는 의미를 비운다. 비울 수 있을 때까지 비운다.
그러나 걱정 마라. 언어의 밑바닥은 무의미가 아니라 존재이다. 내가 찾는 의미는 그곳에 있다. 그러니까 바닥까지 다 비운다고 생각하지 마라. 나는 존재를 통해서 말한다.

원천적으로 주관의 개입 없는 시 쓰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주관의 개입 없는 시란 존재하지도 않는다. 모든 시에서의 주관은 어디에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느냐가 문제일 뿐이다. 날이미지시에도 주관이 개입한다. 그러나 그 주관은 현상에 충실한 현상의 의식으로 존재한다. 그러므로 날이미지시의 주관은 현상화된 주관이며 날이미지시는 주관까지도 현상화하는 시다.

날이미지시를 읽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선 존재의 편에 서라. 그리고 시 속의 현상을 몽상하라. 날이미지의 시 세계는 돈오의 세계가 아니다.

오해하지 마라. 나는 환유로 시를 쓰고 있지 않다. 환유로 시를 쓰고 있지 않고 환유를 축으로 하는 언어 즉 환유적 언어 체계로 쓰고 있다. 환유를 중심으로 하는 언어의 변두리에는 다른 것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끝없이 투명해지고자 하는 어떤 욕망으로 여기까지 왔다. 여기가 어디인지를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내 안에 있는 나 아닌 것을 비우고자 하는 욕망과 연결되어 있음은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두두시도 물물전진을 곁에 두고 있으랴.


▣ 작가 소개

오규원

1941년 경남 밀양 삼랑진에서 출생, 부산사범학교를 거쳐 동아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65년 <현대문학>에 「겨울 나그네」가 초회 추천되고, 1968년 「몇 개의 현상」이 추천 완료되어 등단하였다.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대문학상, 연암문학상, 이산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하였다. 2007년 2월에 작고했다. 시집으로 「분명한 사건(1971)」「순례(1973)」「왕자가 아닌 한 아이에게(1978)」「사랑의 감옥(1991)」「새와 나무와 새똥 그리고 돌멩이(2005)」「오규원 시 전집(전 2권, 2002)」등이 있으며, 시선집 「한 잎의 여자(1998)」 시론집 「현실과 극기(1976)」등과 시 창작이론서 「현대시 작법(1990)」을 상자했다.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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