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스승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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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한기홍
출판사항리더스하우스, 발행일:2014/12/21
형태사항p.331 국판:23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91760424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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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13인의 거장에게 ‘진정한 제자의길’을 묻다
- 전승과 극복의 변증법, 문명 진화를 함께 추동하는 사제(師弟)의 삶과 사랑

참된 스승이 부재하는 시대라 개탄하지만 실상 부재하는 존재는 ‘진정한 제자’다.
이 책은 한국 문화의 최전선에 서서 창조적 위업을 통해 한 시대를 풍미한 거장들의 이야기다. 인물 전문기자로서 뛰어난 취재력과 유려한 문체로 확고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한 저자가 2년여의 기간 동안 준비하고 취재, 인터뷰하여 13인 거장들의 육성을 담아냈다. 그들의 경이로운 정진과 성장을 촉발하고 도운 계기와 인물, 바로 ‘거장의 스승’ 대한 탐구다.
“참된 스승이 부재하는 시대라 개탄하지만 실상 부재하는 존재는 ‘진정한 제자’다. 제자 없는 시대에 참된 스승이 존재할 리 없는 것이다. 거장의 삶, 거장의 스승을 통해 제자의 길을 배워보자는 것이 이 책을 기획한 취지다. 치열하게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좋은 스승은 홀연히 나타난다. 그 스승은 제자를 통해 자신의 예술을 구원하고 삶을 완성한다. 그 순정한 과정을 한창 배우는 우리시대 청소년, 또 그들의 부모와 함께 나누고 싶었다. 바로 이 대목에서 아이들의 생애 최초의 스승으로서의 부모를 생각하게 된다.” 저자가 말하는 이 책의 기획 취지다.

정경화, 조수미, 강수진, 장한나, 몽우 조셉 킴, 고은, 김윤식, 조훈현, 승효상, 이현세, 임권택, 리처드 용재 오닐, 조정래 등 우리나라 문화계의 거장들과 오랜 기간 교호하며 취재하고, 그 치열한 삶의 굴곡과 창작세계를 천착하고 직접 인터뷰한 결과물이다. 문학과 철학, 음악과 미술에서 영화, 만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20여년의 기자 생활 동안 쌓아온 필자의 인문학적 깊이와 근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작품이다.

그들은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대부분 그들보다 훨씬 크고 위대한 스승의 가르침을 받아야 했고, 스승과의 투쟁을 통해 스승을 뛰어넘었다. 스승이면서 동지였고, 동지이면서 적이었다. 스승과 제자, 동지와 적은 계승의 탁마 과정을 통해 다시 친구가 되었다. 이 드라마틱한 순환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성악가 조수미는 많은 스승에게 음악적 테크닉을 전수받았지만 마에스트로 카라얀이 없었다면 자신의 진정한 재능조차 발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카라얀은 조수미에게 ‘1백 년 만에 한번 나올 최고의 탤런트’란 상찬을 내렸거니와, 만일 천재를 알아보는 카라얀의 눈과 귀가 없었다면 조수미의 오늘은 결코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이다.
천재는 스승에게 배우면서, 스승을 뛰어넘으려 분투하는 자이다. 건축가 승효상에게 스승 김수근은 얼마나 뛰어넘기 힘든 거목이었던가? 스승과의 토론에서 “판판이 깨졌다”는 승효상의 처절한 고백을 통해 계승과 진화의 고통을 생생하게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승효상은 스승 김수근을 뛰어넘기 위해 평생을 바쳤고, 그와 다른 건축세계를 구축하겠다는 일념이 오늘의 그를 형성했다고 믿는다.
시인 고은은 절대 은사와 절대 제자라는 수직적 도제행위를 거부했다. 그는 “오히려 사막과 바다, 대지가 나의 스승”이란 말로 스승관을 우주론적으로 확장하며 자신은 “무사승(無師僧:스승이 없는 승려)의 미덕에 기울어진다.”고 고백했다. 그는 효봉스님의 잊을 수 없는 가르침을 생생하게 증언하면서도, 결국 천지만물이 자신의 문학적 스승이었음을 밝힌다.
스승은 제자의 숙성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천재 프로기사 조훈현에게는 일본 바둑계의 거목 세고에 겐사쿠가 큰 스승이었다. 세고에는 조훈현의 더딘 성장을 염려했던 가족들에게 이런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바둑은 예(藝)이면서 도(道)입니다. 기량은 언제 연마해도 늦지 않습니다. 큰 바둑을 담기 위해서는 먼저 큰 그릇을 만들어야 합니다.”
13인의 거장에게 스승은 모방과 계승의 대상이자 극복의 대상이었다. 영화감독 임권택은 정창화 감독에게 영화의 테크닉을 전수받았지만 정작 그가 배운 영화의 정신과 소재의 대부분은 영화 현장과 한국의 근현대사를 통해 습득한 것이다. 온통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스승을 구했지만, 결국 임권택 자신이 스스로의 스승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일본 근대 문학사상을 형성했던 문학 이론가를 전범으로 삼았던 문학평론가 김윤식, 미샤 마이스키를 스승으로 삼아 지휘자의 길로 자신을 확장하고 있는 첼리스트 장한나, 아버지를 최초의 스승으로 맞아 거의 독학으로 미술의 기예를 연마한 불우한 천재 몽우 조셉 킴도 강렬한 계승의 스토리로 우리를 감동케 한다. 만화가 이현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프리마 발레리나 강수진은 거의 수도승과 같은 자세로 자신의 길을 걸었다. 스승을 감화시킨 분발심을 보여주는 거장들인데, 그 분발심을 촉발한 자는 과연 누구였던가?

부모는 아이의 최초 스승으로서 우뚝 선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천재성을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은 그의 어머니 고 이원숙 여사였다. 정씨 3남매(경화, 명화, 명훈)는 음악을 시작한 후 손이 아파서 더 이상 연습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고된 훈련을 거듭해야 했다. 특히 어머니가 부여한 ‘천재’의 타이틀을 현실 속에서 완성하기 위한 정경화의 노력은 피눈물 나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천부의 재능을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정경화의 소명이라고 보았다.
“어머니는 여러 형제 중 저를 꼭 집어 ‘천재’라고 불렀습니다. 어릴 적 무대 위에서 제가 보였던 엄청난 집중력과 패션(열정)을 파악하신 거예요. 그런데 저는 어머니의 그런 기대가 정말 부담스러웠습니다. 나는 천재인데, 천재가 이 정도밖에 안되나 하는 이상한 자책이 거의 죄책감 수준으로 저를 괴롭혔던 겁니다. 연습, 연습, 또 연습이었죠. 왜냐하면 저는 천재였으니까, 천재가 되어야 했으니까요.”
천재 화가 몽우 조셉 킴 역시 최초의 스승은 사진과 전각 전문가이자 음악인이었던 아버지다. 그는 아버지에게서 초상화 그리는 법, 사진을 연상케 하는 극사실화의 기법을 익혔다. 아버지는 예술 정신의 발원지였고, 기술 전수의 스승이기도 했다. 몽우가 회상한 아버지의 모습은 극사실주의 화가의 모습으로도 회상된다.
“사진관을 운영하셨는데 흑백사진에 유화로 덧그려 칼라사진을 만드는 데 비상한 재주를 보이셨지요. 기미와 잡티를 다 없애고 어두운 얼굴을 밝게 만들었습니다. 예식장에서 사진 찍을 때 눈 감은 사람의 눈을 그려줬고, 증명사진을 확대해달라면 아예 유화로 그림을 그려줬어요. 이렇게 새로 그린 유화를 모두 사진으로 착각했습니다. 그만큼 아버지의 그림은 사진처럼 정밀했지요.”

부모는 아이의 최초 스승으로서 우뚝 선다. 존재하는 것 자체로 스승의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거나(고은), 천재성을 발견하고 그 발현을 독촉하는 엄격한 스승의 모습(정경화)으로 나타난다.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는데, 전문성과 테크닉을 전수하는 과외교사로서의 역할(몽우 조셉 킴)이 그것이다. 부모는 성정과 존재방식과 재능과 직감으로, 즉 다양한 실존의 방식과 능력을 통해 아이들의 스승이 되어주는 것이다. 13인의 거장 모두 알게 모르게, 직간접적으로 부모의 영향과 그들로부터 온 자양분을 흡수했다. 아이들의 최초 스승으로서 부모의 역할을 이제 부모들이 자각해야 하는 이유다.

제자는 비약의 순간에 도달하기 직전까지 피나는 노력을 경주한다. 그 노력의 범속성에 충격을 가해 재능과 의욕을 들끓게 하는 자가 바로 스승이다. 스승은 제자와 함께 비약을 도모하면서 자신의 삶을 완성한다. 이것이 스승과 제자가 소통하고 계승하며, 자신들의 한계를 극복하는 인류사의 변증법적 과정이다. 그 전승과 극복의 순환과 문명진화를 함께 추동하는 사제의 삶과 사랑의 드라마가 이제 펼쳐진다.
저자가 풀어낸 13인 거장들의 피나는 정진과 도전의 위대한 여정이 진정 우리를 감동케 한다.

▣ 작가 소개

저자 : 한기홍
1961년 서울 태생으로 고려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중앙일보에 입사했다. 월간중앙 기자와 정치·사회팀 차장을 거쳐 2013년 현재 선임기자로 일한다. 정치·사회·문화 각 분야의 인물 인터뷰 기사를 주로 쓴다.

▣ 주요 목차

책을 내면서 _ 13인의 거장에게 ‘진정한 제자의 길’을 묻다

1.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갈라미언·시게티·프레빈이 깊고 광활한 예술세계 인도하다

2. 소프라노 조수미
“카라얀의 호흡과 손길이 내 노래 빚어냈다”

3. 프리마 발레리나 강수진
자신도 몰랐던 비범한 재능 일깨운 3인의 위대한 스승

4. 지휘자·첼리스트 장한나
“카라얀의 베토벤 해석, 시노폴리의 인문정신에 경탄”

5. 화가 몽우 조셉 킴
“이중섭과 시인 백석에게 약동하는 삶의 행복, 예술적 영감 얻었다”

6. 시인 고은
“나의 진정한 스승은 사막·우주·미래 그리고 진리다“

7. 문학비평가 김윤식
루카치에게 소설의 영혼을, 에토 준에게 치열한 글쓰기를 배우다

8. 만화가 이현세
“상상력 충만했던 시대의 스승에게 만화문법과 감성을 배웠다”

9. 프로기사 조훈현
“스승 세고에의 고독한 죽음에 통한의 눈물 흘렸다”

10. 영화감독 임권택
“정창화 감독에게 영화를, 조선과 한국 민중에게 예술혼 배웠다”

11. 건축가 승효상
“스승 김수근에게 처절하게 도전, 판판이 깨지면서 성장했다”

12.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고통은 도전이며 스승, 나의 참 모습을 보게 해주는 거울”

13. 소설가 조정래
“스승에게 가장 감동할 때조차 그에게 굴하지 않는 작가정신 지켜야”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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