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열 명의 프랑스 작가들에게 의미 깊은 장소들,
그곳에서 다시 읽는 숨 막히도록 아름다운 문장들!
나는 왜 여기 프랑스에 있는가 하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지난 시간들을 거슬러 되새기며 나선 길이었는데, 새롭고 낯선 길을 따라가는, 그리고 난 그저 ‘그 여정 가운데 존재함’만을 알게 한 ‘원더랜드’로의 여행이었다. 프루스트는, 현실은 기억 속에서만 형태를 갖는 것이라고 했다. 그 말대로라면 자기 자신이 겪고 있는 현실의 형태를 알고 싶어서 기억을 되살리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매 순간의 현실들이 기억의 형태로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토끼 굴 밖으로 나오는 순간 난 모든 걸 하얗게 잊게 될지도 모른다. 망각이 기억보다 행복에 가까울 수도 있다. ―「프롤로그」 중에서
여행을 함께 시작하는 작가는 자크 프레베르이다. 파리 뤽상부르 공원, 그곳은 어린 자크가 뛰어놀던 곳이다. 그는 15세까지 학교 교육을 받은 것이 전부였지만 마르셀 뒤아멜, 이브 탕기 등을 만나면서 그들만의 아지트를 꾸려 글과 영화 작업 등을 했다. 몽파르나스, 시테 베롱, 시테 섬의 새 시장까지 프레베르의 장소들에서 읽어보는 「아침 식사」, 「나의 사랑 너를 위해」 등 그의 시는 일상의 언어로 꾸밈없이 직조해내어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어린 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는 어쩌면 비행사 생텍쥐페리로 인해 완성되었을 것이다. 어린 생텍쥐페리가 살았던 리옹에서부터 그가 마지막 비행을 떠난 코르시카 섬의 바스티아 공항에 이르는 저자의 여정은, 생텍쥐페리가 만났던 하늘의 구름바다와 땅의 사막에 이르는 길이다. 『야간비행』의 아름다운 구절들과 「코르시카에 바치는 시」는 그가 하늘에서 보고 느꼈던 풍경과 감정들을 어렴풋이나마 짐작게 한다.
알베르 카뮈는 그가 사랑했던 루르마랭에서 삶의 마지막 순간을 향해 떠났다. 그렇기에 루르마랭에서는 카뮈의 삶을 끝에서 처음으로 짚어보게 된다. 아담한 루르마랭 카뮈의 집, 그가 건너편 뤼베롱 산을 바라보며 서서 『최초의 인간』을 썼다던 테라스의 모습은 소박하기 그지없다. 미완성 유작인 『최초의 인간』 마지막 두 문장, 마지막 문장이지만 마지막 문장이 아닌 문장이 전하는 여운은 형용하기 어렵다. 파리 북서쪽 메당에는 에밀 졸라의 집이 있다. 『목로주점』의 성공으로 사들인 곳이다. 이 집, 특히 서재는 그의 엄청난 작업량을 말해준다. 또 파리 곳곳에는 졸라의 소설 배경이 된 거리들이 있다. 『살림』의 옥타브가 살았던 아파트, 『나나』가 비너스 역으로 남자들을 사로잡던 몽마르트르 길 7번지 바리에테 극장. 아마 그들은 거듭 환생하며 그 거리를 지킬 것이다.
르 클레지오는 끊임없이 “세상의 그 어디도 다른 곳보다 더 가치 있는 곳은 없다.”고 말해왔다. 그렇기에 그의 장소들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어쩌면 작가의 의도에 어긋나는 일일지도 모른다. 다만 그의 작품 속에서 그가 거쳐온 장소들은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다. 『황금 물고기』의 라일라, 『우연』의 나시마. 떠나기로 결심하는 두 인물의 시선은 저자의 여행과 묘하게 겹쳐진다. 시, 소설, 희곡,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품을 남긴 장 콕토. 그는, “사람들은 책을 읽으면서 자기 자신을 읽고 싶어 한다.”고 했다. 이 말은 책을 읽는 모든 이를 뜨끔하게 할 것이다. 망통은 콕토의 도시라 할 만하다. 망통 시청, 장 콕토 미술관 등 그의 작업과 삶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 많다.
프랑시스 잠은, 사랑의 실패로 인한 슬픔과 고통을 통과하면서 내면의 기도를 담은 시를 남겼다. 그의 무덤을 찾은 저자는 「마지막 소원을 위한 기도」를 인용한다. “오, 하느님, 언젠가 한 시인이 마을로 찾아와 나에 대해 캐묻거든/사람들이 모른다고 답해주면 좋겠습니다./하지만 (아, 하느님, 저의 청을 마다하지 말아주십시오)/한 여인이 자신이 좋아하는 꽃을 바치려고/내 무덤이 어디냐고 묻거든/제 아들 중 하나가 일어나 아무것도 묻지 않고/울면서 내가 묻힌 곳까지 여인을 데려다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파리에서 기차로 한 시간 거리의 아미앵은 쥘 베른이 18년간 살면서 집필을 했던 곳이다. 쥘 베른의 아미앵 집은 유럽에서 대중에게 개방된 작가의 집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라고 한다. 그의 집에는 쥘 베른의 요트 생 미셸 3호의 공간, 작업실뿐 아니라 그가 ‘경이로운 여행’ 시리즈를 집필하도록 힘을 불어넣어주었던 피에르 쥘 에첼의 사무실도 복원되어 있다.
국내에서 개봉되어 인기를 끌었던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 거슬러 올라가보면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는라는 인물은 에드몽 로스탕에 의해 희곡으로 쓰인 실제 인물이다. 파리 곳곳에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의 배경이 된 장소들이 있기에 극과 현실 사이를 교묘하게 오가는 재미가 있다. 유일한 여성 작가, 그리고 마지막 작가는 마르그리트 뒤라스이다. 뒤라스는 트루빌의 바닷가 아파트에서 살았고, 썼다. 『롤 V. 스타인의 황홀』, 『부영사』, 『연인』……. 그녀의 작품들은 대부분 그녀 자신이었다. ‘열정의 장소’라 불렀던 그녀의 장소들은 그래서 더더욱 작가와 밀착된 듯이 느껴진다. 뒤라스는 말했다. “행복은, 말하자면, 내가 있는 곳에서 잠깐 죽는 거, 없어지는 거야.”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여행지뿐 아니라 프랑스의 도서관에서도 오랜 시간을 보냈다. 작가들의 작품은 물론이고 조그만 기사, 다큐멘터리 등 보고 읽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찾아내어 작가들에 대한 의미 있는 기록을 다시 엮어냈다. 그러한 과정에서 저자는 개인적인 경험과 사유의 단상들을 교차시켜, 문학이 우리 삶에 주는 울림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단순한 기행문이 아니다. 이것은 문학을 통해 삶을 견뎌온 한 사람의 ‘사랑의 기록’이다.
▣ 작가 소개
저 : 길혜연
성균관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파리 10대학 불문과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프랑스 문화원 미디어도서관/정보센터 책임 사서, KBS 월드 라디오 프랑스 어 방송 작가 겸 진행자로 일했다. 지은 책으로는 『프랑스 문화 예술, 악의 꽃에서 샤넬 No.5까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단순한 열정』, 『아파트 공화국』, 『나눔』, 『조에는 아무도 못말려』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프롤로그
나의 사랑 너를 위해 / 자크 프레베르
거기에 사막이 있다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그 어떤 것도 선택하지 않을 자유 / 알베르 카뮈
있는 그대로의 진실 / 에밀 졸라
떠나는 길, 돌아오는 길 / J. M. G. 르 클레지오
나는 언제나 진실을 말하는 허구다 / 장 콕토
하늘의 빈터 / 프랑시스 잠
모험에 대한 경이로운 상상 / 쥘 베른
모든 것이었고 아무것도 아니었던 ‘시라노’ / 에드몽 로스탕
열정의 장소 / 마르그리트 뒤라스
열 명의 프랑스 작가들에게 의미 깊은 장소들,
그곳에서 다시 읽는 숨 막히도록 아름다운 문장들!
나는 왜 여기 프랑스에 있는가 하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지난 시간들을 거슬러 되새기며 나선 길이었는데, 새롭고 낯선 길을 따라가는, 그리고 난 그저 ‘그 여정 가운데 존재함’만을 알게 한 ‘원더랜드’로의 여행이었다. 프루스트는, 현실은 기억 속에서만 형태를 갖는 것이라고 했다. 그 말대로라면 자기 자신이 겪고 있는 현실의 형태를 알고 싶어서 기억을 되살리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매 순간의 현실들이 기억의 형태로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토끼 굴 밖으로 나오는 순간 난 모든 걸 하얗게 잊게 될지도 모른다. 망각이 기억보다 행복에 가까울 수도 있다. ―「프롤로그」 중에서
여행을 함께 시작하는 작가는 자크 프레베르이다. 파리 뤽상부르 공원, 그곳은 어린 자크가 뛰어놀던 곳이다. 그는 15세까지 학교 교육을 받은 것이 전부였지만 마르셀 뒤아멜, 이브 탕기 등을 만나면서 그들만의 아지트를 꾸려 글과 영화 작업 등을 했다. 몽파르나스, 시테 베롱, 시테 섬의 새 시장까지 프레베르의 장소들에서 읽어보는 「아침 식사」, 「나의 사랑 너를 위해」 등 그의 시는 일상의 언어로 꾸밈없이 직조해내어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어린 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는 어쩌면 비행사 생텍쥐페리로 인해 완성되었을 것이다. 어린 생텍쥐페리가 살았던 리옹에서부터 그가 마지막 비행을 떠난 코르시카 섬의 바스티아 공항에 이르는 저자의 여정은, 생텍쥐페리가 만났던 하늘의 구름바다와 땅의 사막에 이르는 길이다. 『야간비행』의 아름다운 구절들과 「코르시카에 바치는 시」는 그가 하늘에서 보고 느꼈던 풍경과 감정들을 어렴풋이나마 짐작게 한다.
알베르 카뮈는 그가 사랑했던 루르마랭에서 삶의 마지막 순간을 향해 떠났다. 그렇기에 루르마랭에서는 카뮈의 삶을 끝에서 처음으로 짚어보게 된다. 아담한 루르마랭 카뮈의 집, 그가 건너편 뤼베롱 산을 바라보며 서서 『최초의 인간』을 썼다던 테라스의 모습은 소박하기 그지없다. 미완성 유작인 『최초의 인간』 마지막 두 문장, 마지막 문장이지만 마지막 문장이 아닌 문장이 전하는 여운은 형용하기 어렵다. 파리 북서쪽 메당에는 에밀 졸라의 집이 있다. 『목로주점』의 성공으로 사들인 곳이다. 이 집, 특히 서재는 그의 엄청난 작업량을 말해준다. 또 파리 곳곳에는 졸라의 소설 배경이 된 거리들이 있다. 『살림』의 옥타브가 살았던 아파트, 『나나』가 비너스 역으로 남자들을 사로잡던 몽마르트르 길 7번지 바리에테 극장. 아마 그들은 거듭 환생하며 그 거리를 지킬 것이다.
르 클레지오는 끊임없이 “세상의 그 어디도 다른 곳보다 더 가치 있는 곳은 없다.”고 말해왔다. 그렇기에 그의 장소들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어쩌면 작가의 의도에 어긋나는 일일지도 모른다. 다만 그의 작품 속에서 그가 거쳐온 장소들은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다. 『황금 물고기』의 라일라, 『우연』의 나시마. 떠나기로 결심하는 두 인물의 시선은 저자의 여행과 묘하게 겹쳐진다. 시, 소설, 희곡,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품을 남긴 장 콕토. 그는, “사람들은 책을 읽으면서 자기 자신을 읽고 싶어 한다.”고 했다. 이 말은 책을 읽는 모든 이를 뜨끔하게 할 것이다. 망통은 콕토의 도시라 할 만하다. 망통 시청, 장 콕토 미술관 등 그의 작업과 삶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 많다.
프랑시스 잠은, 사랑의 실패로 인한 슬픔과 고통을 통과하면서 내면의 기도를 담은 시를 남겼다. 그의 무덤을 찾은 저자는 「마지막 소원을 위한 기도」를 인용한다. “오, 하느님, 언젠가 한 시인이 마을로 찾아와 나에 대해 캐묻거든/사람들이 모른다고 답해주면 좋겠습니다./하지만 (아, 하느님, 저의 청을 마다하지 말아주십시오)/한 여인이 자신이 좋아하는 꽃을 바치려고/내 무덤이 어디냐고 묻거든/제 아들 중 하나가 일어나 아무것도 묻지 않고/울면서 내가 묻힌 곳까지 여인을 데려다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파리에서 기차로 한 시간 거리의 아미앵은 쥘 베른이 18년간 살면서 집필을 했던 곳이다. 쥘 베른의 아미앵 집은 유럽에서 대중에게 개방된 작가의 집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라고 한다. 그의 집에는 쥘 베른의 요트 생 미셸 3호의 공간, 작업실뿐 아니라 그가 ‘경이로운 여행’ 시리즈를 집필하도록 힘을 불어넣어주었던 피에르 쥘 에첼의 사무실도 복원되어 있다.
국내에서 개봉되어 인기를 끌었던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 거슬러 올라가보면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는라는 인물은 에드몽 로스탕에 의해 희곡으로 쓰인 실제 인물이다. 파리 곳곳에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의 배경이 된 장소들이 있기에 극과 현실 사이를 교묘하게 오가는 재미가 있다. 유일한 여성 작가, 그리고 마지막 작가는 마르그리트 뒤라스이다. 뒤라스는 트루빌의 바닷가 아파트에서 살았고, 썼다. 『롤 V. 스타인의 황홀』, 『부영사』, 『연인』……. 그녀의 작품들은 대부분 그녀 자신이었다. ‘열정의 장소’라 불렀던 그녀의 장소들은 그래서 더더욱 작가와 밀착된 듯이 느껴진다. 뒤라스는 말했다. “행복은, 말하자면, 내가 있는 곳에서 잠깐 죽는 거, 없어지는 거야.”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여행지뿐 아니라 프랑스의 도서관에서도 오랜 시간을 보냈다. 작가들의 작품은 물론이고 조그만 기사, 다큐멘터리 등 보고 읽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찾아내어 작가들에 대한 의미 있는 기록을 다시 엮어냈다. 그러한 과정에서 저자는 개인적인 경험과 사유의 단상들을 교차시켜, 문학이 우리 삶에 주는 울림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단순한 기행문이 아니다. 이것은 문학을 통해 삶을 견뎌온 한 사람의 ‘사랑의 기록’이다.
▣ 작가 소개
저 : 길혜연
성균관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파리 10대학 불문과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프랑스 문화원 미디어도서관/정보센터 책임 사서, KBS 월드 라디오 프랑스 어 방송 작가 겸 진행자로 일했다. 지은 책으로는 『프랑스 문화 예술, 악의 꽃에서 샤넬 No.5까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단순한 열정』, 『아파트 공화국』, 『나눔』, 『조에는 아무도 못말려』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프롤로그
나의 사랑 너를 위해 / 자크 프레베르
거기에 사막이 있다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그 어떤 것도 선택하지 않을 자유 / 알베르 카뮈
있는 그대로의 진실 / 에밀 졸라
떠나는 길, 돌아오는 길 / J. M. G. 르 클레지오
나는 언제나 진실을 말하는 허구다 / 장 콕토
하늘의 빈터 / 프랑시스 잠
모험에 대한 경이로운 상상 / 쥘 베른
모든 것이었고 아무것도 아니었던 ‘시라노’ / 에드몽 로스탕
열정의 장소 / 마르그리트 뒤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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