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책!
유명 시인 작가와 더불어 내가 직접 만드는 책!
“이 책은 매달 유명 문인들의 영롱한 글 한 편과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사진에 이어서 독자 스스로 직접 글을 써보고 메모도 할 수 있는 다이어리 북이다. 일 년 내내 곁에 두고 읽고, 쓰고, 느낄 수 있는 정겨운 책 말이다.”
짧은 글 긴 여운……
나는 이 첨단 문명의 세상에 낄 수 없는 낙오자로서 살아간다. 나는 이런 삶의 스타일이 남들보다 고매하거나 순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불편할 뿐이다. 밥벌이에도 막대한 지장이 있다. 그러나 내 몸과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아온 결과가 이러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여생의 시간을, 낙오된 자의 편안함 속에서, 그 편안함과 더불어 더욱 낙오되면서 살 수밖에 없다. - 김훈
마흔 즈음, 엄마도 나처럼 아팠다. 우리는 엄마를 일기예보라고 불렀다. 날씨도 화창한데 엄마가 우산을 쥐어주면 귀찮아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들고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 날이면 마지막 수업 시간이거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어김없이 비가 내렸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엄마는 방에 불을 때고 누워 있었다. 부스스하게 엉킨 파마머리와 퉁퉁 부은 얼굴. 엄마가 누워 있는 방에서는 엄마의 숨결과 머리 냄새, 세탁비누 냄새에 섞여 땀 냄새가 났다. 그때쯤이면 여자는 조금씩 아프기 시작할 나이인 것이다. - 하성란
10대 때 나의 꿈은 여행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출가해 법구하는 사문이 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20대에서 30대 후반까지 나는 사막과 설국V을 거쳐 많은 곳을 여행했다. 또 긴 시간을 절에 머물며 은둔과 명상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내가 소설가가 된 것은 아마도 여행자와 승려 사이의 타협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다. - 윤대녕
문학소년 시절에 친구들이 보낸 편지도 거기에 들어 있을 것이다. 글 쓰는 재미에 맛을 들이기 시작한 우리에게 고등학교 3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는 일은 또 다른 문학 행위의 하나였고 중요한 연애 사업의 방법이었다. 편지를 통해 우리는 자연스럽게 문장 연습을 한 듯하다. 누군가의 멋진 문장은 감탄과 함께 자주 질투의 대상이 되었다. - 안도현
처마 끝에 풍경소리가 뎅그렁 거린다. 곶감이 잘 말라가고 있다. 작년에 미처 보내드리지 못한 분이 누가 있을까. 누군가를 위하여 나눌 일이 있다는 것, 나누어줄 누군가가 아직 내 곁에 남아 있다는 것,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 - 박남준
사람 사는 세상은 누군가가 나를 해친다고 해서 쉽게 물 수도 없고, 사정을 안 볼 수도 없다. 그 세상살이의 깊은 속을 들여다보려면 온 평생이 다 걸리겠다. 그렇더라도 한 마디 할 수 있는 것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네 탓이라고 말하면서도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들, 내 탓이라고 말하면서도 절대로 그렇게 생각 안하는 사람들에게는 단호히 말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분명히 그것은 그들 탓이라고 말이다. - 김인숙
▣ 주요 목차
1월 詩처럼 / 전경린
행복한 척하며 번쩍이고 웃어 대기보다는 시詩처럼 신선하고 아름답게 살면 좋겠어……
2월 나의 春榜입춘방 / 김훈
책을 읽기는 어렵지 않지만 책과 책 사이를 건너가기는 어렵고, 나 자신과 책 사이를 건너가기는 더욱 어렵다.
3월 나는 돌도끼를 쥔 신석기 사내들에게서 친밀감을 느낀다 / 김훈
나는 여생의 시간을, 낙오된 자의 편안함 속에서, 그 편안함과 더불어 더욱 낙오되면서 살 수밖에 없다.
4월 봄밤, 옛집으로 가는 골목을 헤매다 / 하성란
봄밤이다. 밤나들이가 나가고 싶은 봄밤이다.
5월 첫사랑 / 하성란
이 단 한 줄의 문장은 순수의 시절을 현장 검증하는 문장이다.
6월 자전거는 나의 몸이다 / 김훈
길은 산에 달려들지 않고, 산에 부딪치지 않는다. 길은 산을 달래면서 간다.
7월 나의 버킷 리스트 / 윤대녕
개화가 시작되면 제주도로 내려가 그리웠던 사람을 만나 한 끼의 식사와 술을 나눠 마시고 헤어지련다.
8월 몽골에서 얻은 소중한 것, 가진 것이 너무 많아 초라해지는 저녁 / 백가흠
초원에는 오직, 초원만이 존재합니다. 모든 생명들이 초원인 셈이지요.
9월 편지 한 장 안 쓴 가을 / 안도현
그 낡은 편지 자루 속에는 풋사랑이라고 이름을 붙일 법한 애틋한 감정의 물살이 찰랑거리고 있을 것 같다.
10월 빨강 구두 / 하성란
나는 그 구두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 내 스무 살.
11월 곶감 선물 / 박남준
깨끗이 말리기는 했으나 땀내 나는 제 손길이 꼼지락꼼지락 간을 더하여 심심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12월 개미 생각 / 김인숙
그 세상살이의 깊은 속을 들여다보려면 온 평생이 다 걸리겠다.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책!
유명 시인 작가와 더불어 내가 직접 만드는 책!
“이 책은 매달 유명 문인들의 영롱한 글 한 편과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사진에 이어서 독자 스스로 직접 글을 써보고 메모도 할 수 있는 다이어리 북이다. 일 년 내내 곁에 두고 읽고, 쓰고, 느낄 수 있는 정겨운 책 말이다.”
짧은 글 긴 여운……
나는 이 첨단 문명의 세상에 낄 수 없는 낙오자로서 살아간다. 나는 이런 삶의 스타일이 남들보다 고매하거나 순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불편할 뿐이다. 밥벌이에도 막대한 지장이 있다. 그러나 내 몸과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아온 결과가 이러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여생의 시간을, 낙오된 자의 편안함 속에서, 그 편안함과 더불어 더욱 낙오되면서 살 수밖에 없다. - 김훈
마흔 즈음, 엄마도 나처럼 아팠다. 우리는 엄마를 일기예보라고 불렀다. 날씨도 화창한데 엄마가 우산을 쥐어주면 귀찮아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들고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 날이면 마지막 수업 시간이거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어김없이 비가 내렸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엄마는 방에 불을 때고 누워 있었다. 부스스하게 엉킨 파마머리와 퉁퉁 부은 얼굴. 엄마가 누워 있는 방에서는 엄마의 숨결과 머리 냄새, 세탁비누 냄새에 섞여 땀 냄새가 났다. 그때쯤이면 여자는 조금씩 아프기 시작할 나이인 것이다. - 하성란
10대 때 나의 꿈은 여행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출가해 법구하는 사문이 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20대에서 30대 후반까지 나는 사막과 설국V을 거쳐 많은 곳을 여행했다. 또 긴 시간을 절에 머물며 은둔과 명상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내가 소설가가 된 것은 아마도 여행자와 승려 사이의 타협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다. - 윤대녕
문학소년 시절에 친구들이 보낸 편지도 거기에 들어 있을 것이다. 글 쓰는 재미에 맛을 들이기 시작한 우리에게 고등학교 3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는 일은 또 다른 문학 행위의 하나였고 중요한 연애 사업의 방법이었다. 편지를 통해 우리는 자연스럽게 문장 연습을 한 듯하다. 누군가의 멋진 문장은 감탄과 함께 자주 질투의 대상이 되었다. - 안도현
처마 끝에 풍경소리가 뎅그렁 거린다. 곶감이 잘 말라가고 있다. 작년에 미처 보내드리지 못한 분이 누가 있을까. 누군가를 위하여 나눌 일이 있다는 것, 나누어줄 누군가가 아직 내 곁에 남아 있다는 것,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 - 박남준
사람 사는 세상은 누군가가 나를 해친다고 해서 쉽게 물 수도 없고, 사정을 안 볼 수도 없다. 그 세상살이의 깊은 속을 들여다보려면 온 평생이 다 걸리겠다. 그렇더라도 한 마디 할 수 있는 것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네 탓이라고 말하면서도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들, 내 탓이라고 말하면서도 절대로 그렇게 생각 안하는 사람들에게는 단호히 말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분명히 그것은 그들 탓이라고 말이다. - 김인숙
▣ 주요 목차
1월 詩처럼 / 전경린
행복한 척하며 번쩍이고 웃어 대기보다는 시詩처럼 신선하고 아름답게 살면 좋겠어……
2월 나의 春榜입춘방 / 김훈
책을 읽기는 어렵지 않지만 책과 책 사이를 건너가기는 어렵고, 나 자신과 책 사이를 건너가기는 더욱 어렵다.
3월 나는 돌도끼를 쥔 신석기 사내들에게서 친밀감을 느낀다 / 김훈
나는 여생의 시간을, 낙오된 자의 편안함 속에서, 그 편안함과 더불어 더욱 낙오되면서 살 수밖에 없다.
4월 봄밤, 옛집으로 가는 골목을 헤매다 / 하성란
봄밤이다. 밤나들이가 나가고 싶은 봄밤이다.
5월 첫사랑 / 하성란
이 단 한 줄의 문장은 순수의 시절을 현장 검증하는 문장이다.
6월 자전거는 나의 몸이다 / 김훈
길은 산에 달려들지 않고, 산에 부딪치지 않는다. 길은 산을 달래면서 간다.
7월 나의 버킷 리스트 / 윤대녕
개화가 시작되면 제주도로 내려가 그리웠던 사람을 만나 한 끼의 식사와 술을 나눠 마시고 헤어지련다.
8월 몽골에서 얻은 소중한 것, 가진 것이 너무 많아 초라해지는 저녁 / 백가흠
초원에는 오직, 초원만이 존재합니다. 모든 생명들이 초원인 셈이지요.
9월 편지 한 장 안 쓴 가을 / 안도현
그 낡은 편지 자루 속에는 풋사랑이라고 이름을 붙일 법한 애틋한 감정의 물살이 찰랑거리고 있을 것 같다.
10월 빨강 구두 / 하성란
나는 그 구두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 내 스무 살.
11월 곶감 선물 / 박남준
깨끗이 말리기는 했으나 땀내 나는 제 손길이 꼼지락꼼지락 간을 더하여 심심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12월 개미 생각 / 김인숙
그 세상살이의 깊은 속을 들여다보려면 온 평생이 다 걸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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