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위한 문학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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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이병주
출판사항바이북스, 발행일:2012/04/10
형태사항p.134 46판:19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92467667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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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시대가 이병주를 로마로 보냈다
《잃어버린 시간을 위한 문학 기행》의 첫 번째 작품인 〈호사스런 폐허의 매력〉은 1971년에 로마에 가게 된 내력과, 로마 문명을 바라보는 관점이 자유로운 필치로 서술되어 있다. 그가 로마에 가게 된 데는 불법적이고 초헌법적인 3선개헌을 감행하려는 박정희 정권이 겁 없이 글을 쓰는 반체제 지식인을 선거 기간 동안에 외국에 추방하는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배경으로 한다. 이 덕분에 그는 불가능해 보였던 해외여행을 할 수 있었다.

로마의 폐허를 감상한 이병주의 감회는 남달랐다. 지적 성찰은 폐허에 대한 아름다움과 역설의 현란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글 행간에는 자조적 성찰이 배어 있기도 하다. 한국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경주와 부여의 폐허가 떠오른 것이다. 경주와 부여의 폐허가 로마의 폐허에는 못 미쳐도 우리에게는 충분하다는 것이 그의 감회였다. 생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근대교육, 즉 황민화 교육이 결국 유럽화였고, 그러고 나서야 동양에의 회귀를 생각하게 됐다는 데에 한탄한다.

동양 신사와 백인 여성의 문학적 교류
두 번째 작품 〈문학의 절실성〉은 이방인들과의 만남을 그리고 있다. 로마에서 갓 스물의 대학 1년생인 마크를 만나고, 그의 어머니인 켈리를 소개받는다. 켈리는 여배우 에버 가드너를 닮은 요염한 풍정의 중년 여인이다. 문학을 애호하는 교양 있는 미국의 여인과 한국의 중년 작가가 만나 자연스럽게 문학에 관한 얘깃거리를 주고받는 장면은 자연스러우면서도 보기 드문 풍경이다. 이병주는 여인이 구사하는 언어 수준이 매우 소피스티케이트하고 치밀했다고 표현한다. 두 사람이 괴테, 셰익스피어, 안톤 체호프의 문학작품을 두고 벌인 토론은 무척 인상적이다.

또 하나의 ‘로마의 휴일’
세 번째 연작 〈로마의 휴일〉은 마치 영화처럼, 그가 백인 여성으로서 유부녀이기도 한 켈리와 제3국인 이탈리아 로마에서 만나 벌인 불륜 행각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인생에서 자신이 여성을 의식하게 되었던 때를 떠올리다 초등학생 시절 때 여고생을 짝사랑했던 첫사랑을 회상하기에 이른다. 물론 이병주의 불륜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일 만한 얘깃거리이지만 문학이라는 틀 안에서 수용할 법한 내용이다.

마지막 작품 〈어쩌다 그렇게 된 걸까요〉는 결말에 해당한다. 정치범으로서 왜 그가 감옥에 갔는지에 대해 타이프 용지 100장 정도의 분량을 써 보낸다. 그가 신문사 주필로 재직하고 있을 때 5?16 군사혁명이 일어났는데 그 세력이 과거 논설을 들추어내어 그를 불온한 용공주의자로 지목해 투옥했다. 그는 이 사건을 계기로 “나라의 성원 대다수가 민주적 인격과 능력을 갖추었을 때 비로소 민주주의는 가능하다”라는 소신을 갖게 된다. 그의 정치에 대한 관념은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잡문에서 이병주 따를 자 아무도 없다!
본 에세이에서 엿볼 수 있듯, 이병주의 삶은 매우 극적이었고 그의 사상도 다양했다. 친일은 아니지만 일본 문화에 우호적이었고, 좌파 논객은 아니지만 약간의 무정부주의자적 면모도 보여주었으며, 정치에서는 본질적으로 리버럴했다 해도 만년에는 좀 우경화의 성향을 보였다. 그럼에도 그는 정치권력과 늘 맞섰다고 말할 수 있다. 그는 살아오면서 일제, 좌익, 박정희 등의 정치권력과 만났으나 결정적으로 순응하지도 투쟁하지도 않았다. 그의 이런 삶과 정신이 하루 1,000여 매를 써내는 초인적 다작으로 연결되었고, 그 결과물 중 하나가 바로 《잃어버린 시간을 위한 문학 기행》이다.
혹자는 대체 이 글의 장르가 무엇인지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논픽션 산문적 글쓰임에도 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다소 부정적 관점에서 보자면 잡문의 일종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언컨대, 작가 중 잡문에서 이병주를 따를 자 아무도 없다. 이것이 문단의 평이다. 그의 잡식성 글쓰기는 경지에 도달한 느낌을 주고 있으며, 그의 산문을 읽다 보면 한 시대가 개인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깨달을 수 있다.

▣ 작가 소개

저 : 이병주

李炳注, 호: 나림
현대사의 이면을 파헤쳐온 ''한국의 발자크'' 소설가 이병주는 1921년 경남 하동에서 출생하였다. 일본 메이지대학 문예과와 와세다대학 불문과에서 수학했으며, 진주농과대학과 해인대학 교수를 역임하고 부산 『국제신보』 주필 겸 편집국장을 지냈다. 마흔네 살 늦깎이로 작가의 길에 들어선 그는 1992년 타계하기까지 27년 동안 한 달 평균 1만여 매를 써내는 초인적인 집필활동으로 80여 권의 방대한 작품을 남겼다.

진실을 추구하는 기개와 용기를 지닌 사관史官이자 언관言官이고자 했던 언론인으로서의 오랜 경험은 그의 문학정신의 튼튼한 자양분을 이루며 한 시대의 ''기록자로서의 소설가'', ''증언자로서의 소설가''라는 탁월한 평가를 받게 했다. 또한 일제 강점기로부터 해방공간, 남북의 이데올로기 대립, 6·25동란, 정부수립 등 파란만장한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은 작가의 개인적 체험은, 한 지식인으로서 누구보다 우리 역사와 민족의 비극에 고뇌하게 했고 이를 문학작품으로 승화시킨 동력이 되었다. 1965년 「소설·알렉산드리아」를 『세대』에 발표하며 등단한 이후 이어진 「관부연락선」「지리산」「산하」「소설 남로당」「그해 오월」 등의 대하장편들은 그러한 작가의 문학적 지향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탄탄한 이야기 전개와 구성으로 소설문학 본연의 서사성을 이상적으로 구현하고, 역사에 대한 희망,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시선으로 깊은 감동을 자아내는 그의 문학은 역사의식 부재와 문학의 위기를 말하는 오늘날 더욱 빛을 발한다.

그는 문단을 문학 저널리즘이라고 봤을 때 저널리즘을 타기 전 습작 시대가 없었다고 말한다. 습작일 수밖에 없는 작품마저도 모조리 발표해 버린 것이다. 이는 그가 처음 소설을 쓰게 된 경위부터 살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1955년 우연히 부산에 놀러갔다가 부산일보의 편집국장과 논설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누군가에 의해 "이 교수가 한번 써보라"는 권유에 취중의 호기로 대답한 것이 <부산일보>에 연재한 첫 소설 『내일 없는 그 날』을 쓰게 된 동기였던 것이다. 그는 애초에 소설을 쓰려는 마음이 없었다고 하지만 그가 작가가 되기 전까지의 시기를 더듬어 볼 때 그가 소설가가 된 것은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제국주의가 나라를 통치하던 시절로부터 해방공간을 거쳐, 남과 북의 이데올로기 및 체제 대립과 6.25동란 그리고 남한에서의 단독정부 수립 등, 온갖 파란만장한 역사의 굴곡을 지나오면서 한 사람의 지식인이 이렇다 할 상처 없이 살아남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이를 잘 설명하고 있다.

그는 또한 다산한 작가로도 대표할 만하다. 1965년 중편 『알렉산드리아』를 「세대」에 발표함으로써 등단한 후 1966년 『매화나무의 인과』를 「신동아」에 발표했다. 1968년에는 『미술사』를 「현대문학」에 발표하였으며, 『관부연락선』을 「월간중앙」에 연재하였다. 1969년에는 『쥘 부채』를 「세대」에, 『배신의』 「부산일보」에 발표하였다. 1970년에 『망향』을 <새농민>에 연재하였으며, 1971년에는 『패자의 관』을 발표하고, 『화원의 사상』과 『언제나 그 은하를』을 연재하였다. 1972년에는 단편 『변명』과 중편 『예낭 풍물지』, 『목격자』 발표하였으며, 장편 『지리산』을 「세대」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1973년 수필집 『백지의 유혹』이 간행되었으며, 1974년에 중편 『겨울밤』 『낙엽』을 발표하였다. 1976년 중편 『여사록』, 『망명의 늪』, 단편 『철학적 살인』을 발표하였다. 1978년 『계절은 끝났다』 『추풍사』를 발표함과 더불어 『바람과 구름과 비』를 「조선일보」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1979년『황백의 문』, 1980년 『세우지 않은 비명』, 『8월의 사상』을 발표하였다. 1981년에는 『피려다 만 꽃』, 『허망의 정열』 『서울 버마재비』, 『당신의 성좌』를 발표하였다. 1983년 『그 테러리스트를 위한 만사』, 『소설 이용구』, 『우아한 집념』, 『박사상회』를 발표하였다. 1984년 장편 『비창』을 간행하였고, 1986년 『그들의 향연』, 『무덤』, 『어느 낙일』을 발표하였다. 1987년 『소설 일본제국』, 『운명의 덫』, 『니르바나의 꽃』, 『남과여―에로스 문화사』를 간행하였다. 1989년 『소설 허균』, 『포은 정몽주』, 『유성의 부』, 『내일 없는 그날』을 간행하였고, 1990년 장편 『그를 버린 여인』을 간행하였다. 이렇듯 끊이지 않는 작품 활동을 해 오는 동안 1977년 중편 『낙엽』, 『망명의 늪』으로 한국문학작가상과 한국창작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1984년엔 장편 『비창』으로 한국펜문학상을 수상하였다. 2008년에는 그의 출생지인 경남 하동군에 ''이병주 문학관''이 개관하였다.

편 : 김종회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88년 『문학사상』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문단에 나온 이래 활발한 비평 활동을 해 왔으며 『문학사상』, 『문학수첩』, 『21세기문학』, 『한국문학평론』 등 여러 문예지의 편집위원을 맡아 왔다.
김환태평론문학상, 한국문학평론가협회상, 시와시학상, 경희문학상 등의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평론집으로 『위기의 시대와 문학』(세계사, 1996), 『문학과 전환기의 시대정신』(민음사, 1997), 『문학의 숲과 나무』(민음사, 2002), 『문화 통합의 시대와 문학』(문학수첩, 2004), 『문학과 예술혼』(문학의숲, 2007) 등이 있고 그 외 다수의 저서가 있다.
사단법인 일천만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 사무총장, 통일문화연구원 원장 등을 맡고 있는 경력과 관련하여 북한문학과 해외 동포문학에 대한 학문적 관심이 많으며 그 결과로 『북한문학의 이해』 1?4권 및 『한민족 문화권의 문학』 1?2권을 엮은 바 있다.

편 : 김윤식

金允植
문학사와 문학 이론 연구, 작가론·작품론을 위시한 실제 비평, 예술론·에세이 등 문학 예술의 광범위한 영역에서 거대한 학문적·문학적 성과를 이룩하면서 문학사가이자 문학평론가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936년 경남 진영 출생으로 2001년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에서 정년퇴직하여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자 명지대학교 석좌교수로 있다.

저자의 주요 저서로는 『한국근대문예비평과 연구』, 『이광수와 그의 시대』, 『한일근대문학의 관련양상신론』, 『일제말기 한국작가의 일본어 글쓰기론』, 『김윤식 선집(전7권)』, 『작가론의 새 영역』, 『문학사의 새 영역』, 『현장에서 읽은 우리 소설』, 『박경리와 토지』, 『우리시대의 소설가들』『기하학을 위해 죽은 이상의 글쓰기론』 등이 있으며, 예술 기행서로는 『낯선 신을 찾아서』, 『지상의 빵과 천상의 빵』, 『설렘과 황홀의 순간』, 『천지 가는 길』, 『샹그리라를 찾아서』, 『내가 읽고 만나 파리』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1. 호사스런 폐허의 매력 2. 문학의 절실성
3. 로마의 휴일 4. 어쩌다 그렇게 된 걸까요

작품 해설_송희복
작가 연보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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