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책 소개
김기택 시에서 풍경은 눈에 그냥 보이지 않는다. 몸이 거기 찔리거나 눌려야, 보인다. 시인은 언제나 보는자였지만, 그냥 잘 보는 자는 아니었다. 먼저 풍경에 부딪치고 찔려야, 풍경은 보인다. 그러므로 견자 이전에 피견자로서의 시인이 있다. 피견의 두려움이 견자의 평정에 이르는 과정은 경이롭다.
생명과 기계들은 폭력의 소용돌이에서 빙빙 돌면서, 그 폭력에 붙어먹거나 붙어먹힌다. 김기택의 아주 조용한 언어는 시적 고행으로 얻어진 힘으로 이 악다구니를 기록한다. 그런데 폭력의 접촉면에서도 희생자들은 소외된다고 징징거리지 않는다. 폭력 한가운데서 기면서, 거기 짓이겨지면서도, 몸은 그걸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우뚱거리는 몸 안으로 환한 빛과 음악이 기적같이 흘러들어올 때도 있다.
말들은 세상을 묘사하지 않고 세상의 의미를 상징하지도 않는다. 풍경 하나 안에서 머물며, 그 안을 최대한 확장할 뿐이다. 꽉 막힌 듯했던 풍경이 펑펑 열리면서, 독보적인 명징이 얻어진다. 격렬한 폭력과 상처는 선명하게 아로새겨지고, 시끄러운 아우성들은 말도 못하게 고요한 마음을 얻는다 -김진석(문학평론가)
김기택 시에서 풍경은 눈에 그냥 보이지 않는다. 몸이 거기 찔리거나 눌려야, 보인다. 시인은 언제나 보는자였지만, 그냥 잘 보는 자는 아니었다. 먼저 풍경에 부딪치고 찔려야, 풍경은 보인다. 그러므로 견자 이전에 피견자로서의 시인이 있다. 피견의 두려움이 견자의 평정에 이르는 과정은 경이롭다.
생명과 기계들은 폭력의 소용돌이에서 빙빙 돌면서, 그 폭력에 붙어먹거나 붙어먹힌다. 김기택의 아주 조용한 언어는 시적 고행으로 얻어진 힘으로 이 악다구니를 기록한다. 그런데 폭력의 접촉면에서도 희생자들은 소외된다고 징징거리지 않는다. 폭력 한가운데서 기면서, 거기 짓이겨지면서도, 몸은 그걸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우뚱거리는 몸 안으로 환한 빛과 음악이 기적같이 흘러들어올 때도 있다.
말들은 세상을 묘사하지 않고 세상의 의미를 상징하지도 않는다. 풍경 하나 안에서 머물며, 그 안을 최대한 확장할 뿐이다. 꽉 막힌 듯했던 풍경이 펑펑 열리면서, 독보적인 명징이 얻어진다. 격렬한 폭력과 상처는 선명하게 아로새겨지고, 시끄러운 아우성들은 말도 못하게 고요한 마음을 얻는다 -김진석(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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