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저 들판은 초록인데, 나는 붉은 눈으로 운다”
지극히 평온한 얼굴 뒤로 낯을 감춘 날 선 시선
사소한 것들을 향한 따뜻한 울림의 여전함
낭만적 정서를 예리한 현실감각으로 포착한 안도현 신작 시집!
올해로 등단 28년을 맞은 시인 안도현의 열번째 시집이 출간되었다. 전작 『간절하게 참 철없이』 이후 4년 만에 만나는 시집이라 반가움이 크다. 총 63편의 시를 엮은 이번 시집은 안도현 시인의 시세계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줄 뿐 아니라, 작금의 사회를 향한 시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안도현 시인의 시집을 기다린 많은 독자들의 기대에 값한다. 따로 부를 나누지는 않았다. 다만 “어선과 여객선을 골고루 슬어놓은 북항”(「북항」)처럼 시집은 63편의 시를 그 자리에 가만 띄워둔다. 시집을 여는 「시인의 말」에서 “~ 잘 되지 않았다” “~ 여의치 않았다” “~ 형편없다”는 말로 자신을 낮추었지만, 그의 겸손함이 오히려 역설적으로 이번 시집에서 시인이 일궈낸 것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한다. 독자들은 이번 시집을 통해 시인의 붉은 눈을, 그 눈에서 솟구치는 울음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것 말고 무엇이 더 중요하다는 말인가”
시가 들어가는 자리에 제사처럼 씌인 글은 「그 집 뒤뜰의 사과나무」의 1연을 그대로 실은 것이다. “적게 먹고 적게 싸는 딱정벌레의 사생활에 대하여/불꽃 향기 나는 오래된 무덤의 입구인 별들에 대하여/푸르게 얼어 있는 강물의 짱짱한 하초(下焦)에 대하여/가창오리들이 떨어뜨린 그림자에 잠시 숨어들었던 기억에 대하여”는 이번 시집의 정서를 그대로 아우르고 있다. 사소한 것을을 향한 따뜻한 울림은 안도현 시인의 시가 가진 큰 힘이다. 그리고 이번 시집에서도 그것은 여전히 독자들의 마음을 흔든다.
서시인 「일기」는 시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여 이 시집에서 시인이 주목하고 있는 것들, 독자가 귀 기울여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소소한 일상을 나열하고 마지막에 “그렇다고 해도 이것 말고 무엇이 더 중요하다는 말인가”라고 끝맺는 이 시는 안도현 시인의 시적 태도를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 시는 문인들이 뽑은 2011년 최고의 시에 선정되기도 했다. “안도현의 시에는 은일자적 태도 속에서 삶의 적막을 제 집으로 삼고 다스리는 태도가 긍정적으로 나타나 있다. 이 삶의 태도는 곧 시적 태도와 구별되지 않는다”는 심사평에서도 드러나듯이 “불빛 죽이고 두어 가지 찬에다 밥을 먹”는, 어찌 보면 보잘것없는 생활을 하는 시인은, 제자리를 지키며 세상과의 경계를 분명히 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의 중요함을 시인은 알고 있다. 그의 시가 주는 울림의 진폭은 바로 그 경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소소한 일상과 “무엇이 더 중요하단 말인가”의 앞에 붙은 “그렇다고 해도”가 뭔가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든다. 그것의 속뜻은 앞에 비워진 한 행. 이번 시집의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황현산의 말을 빌리면 “짧거나 긴 성찰의 시간”이다. 그 비워진 한 행에 담긴 의미를 찾아나서는 것은 이 시집을 읽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나는 어두워서 노래하지 못했네”
그렇다면 시인은 무슨 성찰을 하는 것일까. 하찮을 수도 있는 일들이 사실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여기는 시인은, 그러나 “어두워서 노래하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어두운 것들은 반성도 없이 어두운 것이어서” 시인은 노래하지 않고, 한 줄의 침묵 속에서 혼자 성찰했을 것이다. 그 성찰의 간절함 때문에 “혀 자르고 입술 봉하고 멀리 돌아”(「그 집 뒤뜰의 사과나무」)와 지금 여기, “북항”에 이른 것은 아닐는지.
이 어둠을 밝힐 것은 어린 시절부터 간직했던 그의 내면의 「붉은 눈」일 것이다. “부엌”과 “아궁이”처럼 소소한 일상으로부터 번지는 시인의 상상력은 말을 타고 달리는 불꽃과 말이 우는 소리로 익어가는 밥을 떠올렸고, “어두워지는 부엌의 이글거리는 눈”을 만들어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자신의 붉은 눈을 태우지 않”는 시절. “세상이 슬퍼도 분노하지 않”는 시인의 성찰이 여기에 있다.
“한 마리 짐승이 되어 크렁크렁 울자”
다시, 시인의 말로 돌아가보자. 시인이 “~ 잘 되지 않았”고, “~ 여의치 않았”으며, “~ 형편없다”고 한 것은 “붉은 눈으로” 울고 있기 때문이다. “어두워진 부엌의 이글거리는 눈”. “세상이 슬퍼도 분노하지 않”던 시인은 분노를 넘은 슬픔에 가득 차 운다. 어쩌면 이번 시집은 ‘노래’보다 ‘울음’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들판은 여전히 푸르지만, 날이 선 시인의 시선은 어둠을 먼저 보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소소한 일상의 흐름 말고 더 중요한 것을 없기에, 시인은 “붉은 눈”으로 가장 중요한 것을 수행하는 시를 지으며 우는 것이다. 그러나 그 울음이 터져 목청 돋워 큰소리로 울려 퍼지는 때가 기어이 오고야 말았다. 현 정부에 들어서 시인이 쓴 몇 편의 시에서 작금의 상황과 그 속에서 울고 있는 시인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지금은 햇빛의 아랫도리 짱짱해지고/백두대간의 능선이 꿈틀거리는 때,/우리 울진 금강송 숲에서/한 마리 짐승이 되어 크렁크렁 울자”(「울진 금강송을 노래함」)는 외침이 시인의 붉은 눈과 겹쳐지는 순간, 어둠 속에서 반짝, 빛나는 작지만 맹렬한 불꽃의 일렁임을 확인할 수 있다.
지극히 평온한 외관 아래 그 공격성을 숨기지 않고 있는 이번 시집은 한 편 한 편의 시가 저마다 시론으로 읽히기도 하거니와 더욱 깊어져서, 우리가 알고 있던 것 너머의 시인 “안도현”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안도현의 새 시집에서 은유는 적중하기에 실패한 표적으로 자주 제시되나 시는 실패하지 않는다. 그들 실패담이 세련된 문체와 적절하고 울림 많은 리듬으로 쾌적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하나하나가 현실의 어둠 속에서 작은 빛을 하나씩, 미소한 가능성을 하나씩 확인해나가는 길의 이정표이기 때문이다. 시는 영원한 빛과 날마다 만나는 어둠으로 이루어진다.
_황현산(문학평론가)
지극히 평온한 얼굴 뒤로 낯을 감춘 날 선 시선
사소한 것들을 향한 따뜻한 울림의 여전함
낭만적 정서를 예리한 현실감각으로 포착한 안도현 신작 시집!
올해로 등단 28년을 맞은 시인 안도현의 열번째 시집이 출간되었다. 전작 『간절하게 참 철없이』 이후 4년 만에 만나는 시집이라 반가움이 크다. 총 63편의 시를 엮은 이번 시집은 안도현 시인의 시세계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줄 뿐 아니라, 작금의 사회를 향한 시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안도현 시인의 시집을 기다린 많은 독자들의 기대에 값한다. 따로 부를 나누지는 않았다. 다만 “어선과 여객선을 골고루 슬어놓은 북항”(「북항」)처럼 시집은 63편의 시를 그 자리에 가만 띄워둔다. 시집을 여는 「시인의 말」에서 “~ 잘 되지 않았다” “~ 여의치 않았다” “~ 형편없다”는 말로 자신을 낮추었지만, 그의 겸손함이 오히려 역설적으로 이번 시집에서 시인이 일궈낸 것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한다. 독자들은 이번 시집을 통해 시인의 붉은 눈을, 그 눈에서 솟구치는 울음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것 말고 무엇이 더 중요하다는 말인가”
시가 들어가는 자리에 제사처럼 씌인 글은 「그 집 뒤뜰의 사과나무」의 1연을 그대로 실은 것이다. “적게 먹고 적게 싸는 딱정벌레의 사생활에 대하여/불꽃 향기 나는 오래된 무덤의 입구인 별들에 대하여/푸르게 얼어 있는 강물의 짱짱한 하초(下焦)에 대하여/가창오리들이 떨어뜨린 그림자에 잠시 숨어들었던 기억에 대하여”는 이번 시집의 정서를 그대로 아우르고 있다. 사소한 것을을 향한 따뜻한 울림은 안도현 시인의 시가 가진 큰 힘이다. 그리고 이번 시집에서도 그것은 여전히 독자들의 마음을 흔든다.
서시인 「일기」는 시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여 이 시집에서 시인이 주목하고 있는 것들, 독자가 귀 기울여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소소한 일상을 나열하고 마지막에 “그렇다고 해도 이것 말고 무엇이 더 중요하다는 말인가”라고 끝맺는 이 시는 안도현 시인의 시적 태도를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 시는 문인들이 뽑은 2011년 최고의 시에 선정되기도 했다. “안도현의 시에는 은일자적 태도 속에서 삶의 적막을 제 집으로 삼고 다스리는 태도가 긍정적으로 나타나 있다. 이 삶의 태도는 곧 시적 태도와 구별되지 않는다”는 심사평에서도 드러나듯이 “불빛 죽이고 두어 가지 찬에다 밥을 먹”는, 어찌 보면 보잘것없는 생활을 하는 시인은, 제자리를 지키며 세상과의 경계를 분명히 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의 중요함을 시인은 알고 있다. 그의 시가 주는 울림의 진폭은 바로 그 경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소소한 일상과 “무엇이 더 중요하단 말인가”의 앞에 붙은 “그렇다고 해도”가 뭔가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든다. 그것의 속뜻은 앞에 비워진 한 행. 이번 시집의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황현산의 말을 빌리면 “짧거나 긴 성찰의 시간”이다. 그 비워진 한 행에 담긴 의미를 찾아나서는 것은 이 시집을 읽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나는 어두워서 노래하지 못했네”
그렇다면 시인은 무슨 성찰을 하는 것일까. 하찮을 수도 있는 일들이 사실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여기는 시인은, 그러나 “어두워서 노래하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어두운 것들은 반성도 없이 어두운 것이어서” 시인은 노래하지 않고, 한 줄의 침묵 속에서 혼자 성찰했을 것이다. 그 성찰의 간절함 때문에 “혀 자르고 입술 봉하고 멀리 돌아”(「그 집 뒤뜰의 사과나무」)와 지금 여기, “북항”에 이른 것은 아닐는지.
이 어둠을 밝힐 것은 어린 시절부터 간직했던 그의 내면의 「붉은 눈」일 것이다. “부엌”과 “아궁이”처럼 소소한 일상으로부터 번지는 시인의 상상력은 말을 타고 달리는 불꽃과 말이 우는 소리로 익어가는 밥을 떠올렸고, “어두워지는 부엌의 이글거리는 눈”을 만들어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자신의 붉은 눈을 태우지 않”는 시절. “세상이 슬퍼도 분노하지 않”는 시인의 성찰이 여기에 있다.
“한 마리 짐승이 되어 크렁크렁 울자”
다시, 시인의 말로 돌아가보자. 시인이 “~ 잘 되지 않았”고, “~ 여의치 않았”으며, “~ 형편없다”고 한 것은 “붉은 눈으로” 울고 있기 때문이다. “어두워진 부엌의 이글거리는 눈”. “세상이 슬퍼도 분노하지 않”던 시인은 분노를 넘은 슬픔에 가득 차 운다. 어쩌면 이번 시집은 ‘노래’보다 ‘울음’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들판은 여전히 푸르지만, 날이 선 시인의 시선은 어둠을 먼저 보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소소한 일상의 흐름 말고 더 중요한 것을 없기에, 시인은 “붉은 눈”으로 가장 중요한 것을 수행하는 시를 지으며 우는 것이다. 그러나 그 울음이 터져 목청 돋워 큰소리로 울려 퍼지는 때가 기어이 오고야 말았다. 현 정부에 들어서 시인이 쓴 몇 편의 시에서 작금의 상황과 그 속에서 울고 있는 시인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지금은 햇빛의 아랫도리 짱짱해지고/백두대간의 능선이 꿈틀거리는 때,/우리 울진 금강송 숲에서/한 마리 짐승이 되어 크렁크렁 울자”(「울진 금강송을 노래함」)는 외침이 시인의 붉은 눈과 겹쳐지는 순간, 어둠 속에서 반짝, 빛나는 작지만 맹렬한 불꽃의 일렁임을 확인할 수 있다.
지극히 평온한 외관 아래 그 공격성을 숨기지 않고 있는 이번 시집은 한 편 한 편의 시가 저마다 시론으로 읽히기도 하거니와 더욱 깊어져서, 우리가 알고 있던 것 너머의 시인 “안도현”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안도현의 새 시집에서 은유는 적중하기에 실패한 표적으로 자주 제시되나 시는 실패하지 않는다. 그들 실패담이 세련된 문체와 적절하고 울림 많은 리듬으로 쾌적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하나하나가 현실의 어둠 속에서 작은 빛을 하나씩, 미소한 가능성을 하나씩 확인해나가는 길의 이정표이기 때문이다. 시는 영원한 빛과 날마다 만나는 어둠으로 이루어진다.
_황현산(문학평론가)
작가 소개
안도현
196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났으며, 원광대 국문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낙동강>이,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서울로 가는 전봉준>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같은해 전북 이리중학교에 국어교사로 부임하였으며, 이듬해 첫 번째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을 출간하였다.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된 지 5년만에 복직되었으며, 1996년 시와 시학 젊은 시인상을 수상하였고, 1997년 전업작가가 되었다. 2004년 이후에는 우석대학교 문예창작과 전임강사로 재직중이다.
안도현 시인은 맑은 시심을 바탕으로 낭만적 정서를 뛰어난 현실감으로 포착해온 시인이다. 그의 시는 보편성을 지닌 쉬운 시어로 본원성을 환기하는 맑은 서정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첫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에서 90년대 초반까지 곤궁한 삶의 현장의 비애를 담아냈던 시인은 90년대 후반 이후부터는 직접적인 현실 묘사에 한발 거리를 두면서 자연과 소박한 삶의 영역을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한다. 시인 권혁웅은 안도현의 시에서 삶과 사랑이 같은 자리에 있음을 밝히면서 “성근 것, 비어 있는 것, 그늘을 드리운 것, 나란히 선 것 들이 모두 사랑의 아이콘”이며 이것들은 “넓은 것, 휑하니 뚫린 것, 쭉쭉 뻗어 있는 것들 사이에 끼어들어 숨구멍을 만들어놓는다”고 평했다. 황동규 시인은 “안도현은 불화 속에서도 화해의 틈새를 찾아낸다”고 말하면서 “적막에 간절한 모습을 주고 산불이 쓸고 간 폐허의 나무와 나무 사이의 간격에서 숲의 원구조를 찾는 것”이 바로 화해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1981년「낙동강」으로 등단한 후, 가혹한 시대의 현실과 민중적 정서를 그린 초기시부터 낭만적 정서와 유려한 시의 질감을 보여준 안도현 시인은『그리운 여우』이후, 소담스러운 언어 미학과 삶의 소박한 풍경들에 대한 섬세한 시선을 선보여 왔다. 언제나 작은 것에 대한 각별한 통찰력을 지니고 있던 안도현은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라는 시집에서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 대한 섬세한 발견의 기쁨과 그것을 통한 삶의 깨달음을 시인 특유의 생뚱맞고도 능청스러운 입담을 통하여 질박하게 그려내고 있다. 시인이란 본질적으로 낭만주의자의 운명을 지닌 존재임을 은연중에 역설하면서, 낡은 배를 산으로 데려가기 위해 20년 간 끙끙대며 시를 써왔고, 배를 뭍에 올리자 배도 바다도 모두 환해졌으며, 배를 밀고 국도와 보리밭으로 갈 때 그를 비웃는 사람들에게 "귓구멍이 뻥 뚫리도록 뱃고동을 울려주"겠다는 말을 통해 자신의 시가 퇴행이나 도피와는 다른, 무한한 꿈의 과정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연어』는 시인 안도현의 섬세한 시적 감수성이 산문에서도 아름답게 피어나는 작품이다. 연어의 모천회귀라는 존재 방식에 따른 성장의 고통과 아프고 간절한 사랑을 시인은 깊은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은빛연어'' 한 마리가 동료들과 함께 머나먼 모천 으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누나연어를 여의고 ''눈맑은연어''와 사랑에 빠지고 폭포를 거슬러오르며 성장해가는 내용의 <연어>는 숨지기 직전 산란과 수정을 마치는 연어의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운명이 시적이고 따뜻한 문체 속에 들어있다.
또다른 저서로는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모닥불』『그대에게 가고 싶다』『외롭고 높고 쓸쓸한』『그리운 여우』『바닷가 우체국』『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관계』『사진첩』『짜장면』『증기기관차 미카』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외로울 때는 외로워하자』『사람』이 있다. 2002년 『만복이는 풀잎이다』를 시작으로 그림동화책을 쓰기 시작하였으며,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 뿐만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도 내놓고 있다.
최근 집필한 『가슴으로도 쓰고, 손 끝으로도 써라』는 ‘좋은 시는 어떻게 태어나는지’, ‘좋은 시는 어떻게 쓰는지’를 고민하게 하는 시작법 책인 동시에 오랜 세월 시마詩魔와 동숙해온 시인 자신의 시적 사유의 고갱이들이 담겨 있다. ‘좋은 시를 어떻게 쓸 수 있는지’에 대한 비법이 수능시험 답안지처럼 나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가 무엇인지''를 말하기 보다는 ''시적인 것''을 탐색하는데 주력한다는 자신의 이야기, 상투적인 것을 피하라는 충고, 한 편의 시가 탄생하는 순간에 관한 이야기 등을 통해 좋은 시가 어떻게 탄생하는지에 관해 이야기 한다.
196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났으며, 원광대 국문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낙동강>이,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서울로 가는 전봉준>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같은해 전북 이리중학교에 국어교사로 부임하였으며, 이듬해 첫 번째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을 출간하였다.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된 지 5년만에 복직되었으며, 1996년 시와 시학 젊은 시인상을 수상하였고, 1997년 전업작가가 되었다. 2004년 이후에는 우석대학교 문예창작과 전임강사로 재직중이다.
안도현 시인은 맑은 시심을 바탕으로 낭만적 정서를 뛰어난 현실감으로 포착해온 시인이다. 그의 시는 보편성을 지닌 쉬운 시어로 본원성을 환기하는 맑은 서정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첫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에서 90년대 초반까지 곤궁한 삶의 현장의 비애를 담아냈던 시인은 90년대 후반 이후부터는 직접적인 현실 묘사에 한발 거리를 두면서 자연과 소박한 삶의 영역을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한다. 시인 권혁웅은 안도현의 시에서 삶과 사랑이 같은 자리에 있음을 밝히면서 “성근 것, 비어 있는 것, 그늘을 드리운 것, 나란히 선 것 들이 모두 사랑의 아이콘”이며 이것들은 “넓은 것, 휑하니 뚫린 것, 쭉쭉 뻗어 있는 것들 사이에 끼어들어 숨구멍을 만들어놓는다”고 평했다. 황동규 시인은 “안도현은 불화 속에서도 화해의 틈새를 찾아낸다”고 말하면서 “적막에 간절한 모습을 주고 산불이 쓸고 간 폐허의 나무와 나무 사이의 간격에서 숲의 원구조를 찾는 것”이 바로 화해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1981년「낙동강」으로 등단한 후, 가혹한 시대의 현실과 민중적 정서를 그린 초기시부터 낭만적 정서와 유려한 시의 질감을 보여준 안도현 시인은『그리운 여우』이후, 소담스러운 언어 미학과 삶의 소박한 풍경들에 대한 섬세한 시선을 선보여 왔다. 언제나 작은 것에 대한 각별한 통찰력을 지니고 있던 안도현은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라는 시집에서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 대한 섬세한 발견의 기쁨과 그것을 통한 삶의 깨달음을 시인 특유의 생뚱맞고도 능청스러운 입담을 통하여 질박하게 그려내고 있다. 시인이란 본질적으로 낭만주의자의 운명을 지닌 존재임을 은연중에 역설하면서, 낡은 배를 산으로 데려가기 위해 20년 간 끙끙대며 시를 써왔고, 배를 뭍에 올리자 배도 바다도 모두 환해졌으며, 배를 밀고 국도와 보리밭으로 갈 때 그를 비웃는 사람들에게 "귓구멍이 뻥 뚫리도록 뱃고동을 울려주"겠다는 말을 통해 자신의 시가 퇴행이나 도피와는 다른, 무한한 꿈의 과정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연어』는 시인 안도현의 섬세한 시적 감수성이 산문에서도 아름답게 피어나는 작품이다. 연어의 모천회귀라는 존재 방식에 따른 성장의 고통과 아프고 간절한 사랑을 시인은 깊은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은빛연어'' 한 마리가 동료들과 함께 머나먼 모천 으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누나연어를 여의고 ''눈맑은연어''와 사랑에 빠지고 폭포를 거슬러오르며 성장해가는 내용의 <연어>는 숨지기 직전 산란과 수정을 마치는 연어의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운명이 시적이고 따뜻한 문체 속에 들어있다.
또다른 저서로는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모닥불』『그대에게 가고 싶다』『외롭고 높고 쓸쓸한』『그리운 여우』『바닷가 우체국』『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관계』『사진첩』『짜장면』『증기기관차 미카』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외로울 때는 외로워하자』『사람』이 있다. 2002년 『만복이는 풀잎이다』를 시작으로 그림동화책을 쓰기 시작하였으며,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 뿐만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도 내놓고 있다.
최근 집필한 『가슴으로도 쓰고, 손 끝으로도 써라』는 ‘좋은 시는 어떻게 태어나는지’, ‘좋은 시는 어떻게 쓰는지’를 고민하게 하는 시작법 책인 동시에 오랜 세월 시마詩魔와 동숙해온 시인 자신의 시적 사유의 고갱이들이 담겨 있다. ‘좋은 시를 어떻게 쓸 수 있는지’에 대한 비법이 수능시험 답안지처럼 나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가 무엇인지''를 말하기 보다는 ''시적인 것''을 탐색하는데 주력한다는 자신의 이야기, 상투적인 것을 피하라는 충고, 한 편의 시가 탄생하는 순간에 관한 이야기 등을 통해 좋은 시가 어떻게 탄생하는지에 관해 이야기 한다.
목 차
시인의 말
일기
북항
그 집 뒤뜰의 사과나무
국화꽃 그늘과 쥐수염붓
입추
표절
설국(雪國)
매화꽃 목둘레
적멸
직소폭포
파종의 힘
명궁(名弓)
일월의 서한(書翰)
술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재테크
박쥐 똥을 쓸며
저녁밥
붉은 눈
동무
말뚝
원추리여관
등
배꽃
연꽃 구경
두더지
탁란
몽유도원도
고양이
노점(露店)
축구공
연륜
나비의 관정(管井) 공사 기술에 대한 보고서
찔레꽃
폭
익산고도리석불입상(益山古都里石佛立像)
가마우지
벚꽃
배꼽
송찬호 형네 풀밭에서
문경 옛길
덕진 연못의 오리 배를 훔칠 수 있다면
영산홍
극진한 꽃밭
사다리와 숟가락
멸치가 마르는 시간
시집
펭귄
비켜준다는 것
포도밭
노숙(露宿)
초승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가을밤의 풀벌레 소리
능소화
『靑莊館全書』를 읽다가
만두의 왕
아득하기만 한 당신
예천(醴泉)
울진 금강송을 노래함
파꽃
백석학교(白石學校)
보리밭의 출항
강
다시 쓰는 창간사
해설| 은유의 울타리
| 황현산 (문학평론가)
일기
북항
그 집 뒤뜰의 사과나무
국화꽃 그늘과 쥐수염붓
입추
표절
설국(雪國)
매화꽃 목둘레
적멸
직소폭포
파종의 힘
명궁(名弓)
일월의 서한(書翰)
술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재테크
박쥐 똥을 쓸며
저녁밥
붉은 눈
동무
말뚝
원추리여관
등
배꽃
연꽃 구경
두더지
탁란
몽유도원도
고양이
노점(露店)
축구공
연륜
나비의 관정(管井) 공사 기술에 대한 보고서
찔레꽃
폭
익산고도리석불입상(益山古都里石佛立像)
가마우지
벚꽃
배꼽
송찬호 형네 풀밭에서
문경 옛길
덕진 연못의 오리 배를 훔칠 수 있다면
영산홍
극진한 꽃밭
사다리와 숟가락
멸치가 마르는 시간
시집
펭귄
비켜준다는 것
포도밭
노숙(露宿)
초승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가을밤의 풀벌레 소리
능소화
『靑莊館全書』를 읽다가
만두의 왕
아득하기만 한 당신
예천(醴泉)
울진 금강송을 노래함
파꽃
백석학교(白石學校)
보리밭의 출항
강
다시 쓰는 창간사
해설| 은유의 울타리
| 황현산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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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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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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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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