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엔 산꽃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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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신경주
출판사항어문학사, 발행일:2011/07/20
형태사항p.177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61841184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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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양만리, 이백, 정지상, 왕안석, 노동, 허난설헌 등 시대와 저자를 구분하지 않고 중국과 한국의 고전 시가 중 64편의 명시를 뽑아 한시의 고결한 멋과 깊이 있는 아름다움을 전하였다. 저자인 신경주는 “어설픈 저자보다는 즐거운 독자가 낫다고 여겨온 오랜 생각이 흔들렸다. 잘 만들어진 한시 번역서들을 반갑게 읽으면서도 ‘구두를 신고 발바닥을 긁는’ 듯한 어떤 아쉬움을 떨쳐버릴 수 없어서였다. 예쁘지 못한 손톱으로 가려운 맨발바닥을 나름대로 후련하게 긁어 보았다. 그 시원함이 한해 여름쯤은 나의 더위를 감당해 주리라 믿는다.”라고 말하며 시집 출간에 대한 기쁨을 드러냈다.
저자는 화려한 수사법이나 복잡한 시상을 떠올리며 구태여 시가 가진 고유의 함의에 다른 색깔을 입히기보다는 소박하고 꾸밈없는 감성으로 옛 시인들과 교감하여 시에 내재된 순수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 주력하였다.
이백, 정지상, 왕건, 항우, 이규보, 박제가 등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생동감 넘치는 고인들의 언어를 그대로 담아내어 한시의 정갈한 멋과 고유한 운율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시의 각 편마다 감상을 덧붙여 시의 내용을 더욱 깊고 세밀하게 음미할 수 있도록 하였다.


浮浮我笠等虛舟 떠다니는 내 삿갓 물결 위의 빈 배 같은데
부부아립등허주
一着平安四十秋한 번 쓰니 그 아래서 사십 년이 평안했네.
일착평안사십추
牧竪行裝隨野犢소 치는 아이 차림으로 들 송아지 따라가고
목수행장수야독
漁翁本色伴江鷗어옹의 행색으로 강 갈매기 벗하네.
閒來脫掛看花樹한가하면 목에 걸고 꽃가지 구경하고
한래탈괘간화수
興到携登?月樓흥이 일면 벗어 들고 달 읊는 누각에 오른다.
흥도휴등영월루
俗子衣冠皆外飾속인(俗人)들 의관은 모두 다 겉치레니
속자의관개외식
滿天風雨獨無愁비바람 몰아칠 때면 나홀로 근심 없어라.
만천풍우독무수

삿갓과 함께 한 허허로운 방랑생활이 속기(俗氣)를 벗은 시정(詩情)에 실린다. 길 위를 떠가는 내 삿갓은 물결따라 흘러가는 빈 배를 닮았다. 얼굴도 이름도 없어진 내가 삿갓이 되어 발길 닿는 대로 세상을 둥둥 떠다닌다. 이 삿갓을 쓰고 떠돈 지 어느덧 사십 년, 그 아래서 치욕과 울분을 삭이고 거친 세상의 비바람을 피하니 그 작은 그늘이 평안한 나의 집이다. 부귀영화나 입신양명이야 어차피 내 몫이 아닌 것을, 헛된 세상에 아부(阿附)해 백 년 못 되는 인생을 구차히 살 까닭도 없다. 바람이 되어 먼지 가득한 세상을 휩쓸고, 물이 되어 유유히 흐를 뿐이다. 어느 땐 목동인 양 들판의 송아지 따라 들길을 가고, 어느 땐 어옹인 양 강가에서 갈매기를 벗하기도 한다. 마음이 한가하면 삿갓 젖혀 목에 건 채 꽃가지를 구경하고, 흥이 나면 벗어 들고 누각에 올라 달을 읊는다. 좋을 때도 삿갓은 정다운 벗이지만, 길 가다 풍우(風雨)를 만날 때면 더욱 미더운 동행이 된다. 세상 사람들 점잖은 의관이야 보기엔 좋아도 비바람 만나면 낭패(狼狽)를 보지만, 나는 삿갓을 쓰고 있으니 비바람 몰아쳐도 아무 걱정이 없다. 삿갓 쓰고 바람처럼 자유롭게 사는 내가 겉치레와 온갖 잡사(雜事)에 매여 사는 속인(俗人)들보다 낫지 않은가?
-본문의 20~24쪽에서-

책에 삽입된 여러 개의 도판 자료들은 한시의 세계에 더욱 깊이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저자의 시 감상을 읽으며 그림의 여백을 만끽하는 즐거움은 시 속의 인물들과 배경이 눈앞에 아른거리면서 배가 된다.
비교적 잘 알려진 중국과 한국의 옛 문인들의 시를 소개하여 고루하고 따분한 느낌을 없애고 친숙함을 느끼게 하였다. 오늘의 현대인들은 이러한 한시의 아름다움에 곧 매료될 것이다.

▣ 작가 소개

편저자 : 신경주
1954년 경남 울주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영남대학교 대학원에서 한문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옮긴 책으로는 한시문집 『석암집』이 있다.

▣ 주요 목차

책머리에

《水中山花影》물속엔 산꽃 그림자 _양만리
《山中與幽人對酌》산중의 대작 _이백
《夏意》여름날의 정취 _소순흠
《送人》님을 보내다 _정지상
《詠笠》삿갓 _김병연
《采蓮子》연밥 따는 소녀 _황보송
《江畔獨步尋花》꽃 찾아 강가를 헤매다 _두보
《牧童》소치는 아이 _정인홍
《客至》손님이 찾아오다 _두보
《游鍾山》종산에서 노닐다 _왕안석
《西村》술 사 들고 갈숲으로 _곽상정
《雨過山村》비 지나간 산촌 _왕건
《田家行》보릿고개 _이달
《無題》우여, 너를 어찌할꼬! _항우
《白鷺》백로 _노동
《韆詞》그네뛰기 _허난설헌
《婦人挽》아내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 _이계
《狎鷗亭》압구정에 갈매기 날아오지 않고 _이수광
《晨興卽事》새벽에 일어나 지은 시 _이색
《山中》산속의 쪽빛 하늘 _왕유
《禾熟》벼 익는 들판 _공평중
《春日訪山寺》봄날 산사를 찾다 _이규보
《引》공후에 실은 노래 _여옥
《爲人賦嶺花》고개 위에 핀 꽃 _박제가
《梅花塢坐月》달빛 쏟아지는 매화 언덕 _옹조
《中作》사막 길 _잠삼
《田家良婦》현모양처 _신혁식
《桃源圖》무릉도원을 그리다 _심주
《柳枝詞》버들가지 _설장수
《題溫處士山居》온처사의 산거에서 _전기
《春夜喜雨》봄밤에 내리는 단비 _두보
《還自廣陵》광릉에서 돌아오는 길에 _진관
《暮歸》밤길 _권필
《寧越懷古》영월에서의 회고 _박영선
《歸田園居》전원에 돌아와 살다 _도연명
《王昭君》왕소군 _이백
《春遊》봄놀이 _왕령
《豆江》두만강 송어 잡이 _홍양호
《村婦》시집살이 _이양연
《秋思》고향 집으로 부치는 편지 _장적
《江頭》자라를 낚으려고 _오순
《漏屋》비 새는 집 _이건초
《奇息影庵禪老》식영암 노선사에게 _이암
《折花行》모란꽃 꺾어들고 _이규보
《題友人江亭》벗의 강가 정자 _성몽정
《庚子正月五日曉過大皐渡》새벽 나루 _양만리
《傷春》봄앓이 _신종호
《梁州客館別情人》이별 _정포
《送靈澈上人》영철 스님을 보내며 _유장경
《絶句》아이야 촛불 켜지 마라 _최충
《夫子於山陽買田數頃勤力稼穡妾作農謳數篇》농부의 아내가 부르는 노래 _삼의당 김씨
《禮城江阻風》예성강에 바람 불어 _이곡
《路上有見》길에서 보고 _강세황
《棄官歸鄕》귀향 _신숙
《竹》대나무 _진여의
《逢雪宿芙蓉山主人》눈보라 치는 밤 _유장경
《甚》노년의 게으름 _이첨
《百年心》백 년의 마음 _김부용당 운초
《京師得家書》금릉에서 집 편지를 받고 _원개
《送舊宮人入道》불문(佛門)에 들어가는 옛 궁인을 보내며 _홍서봉
《寒江獨釣圖》겨울 강의 낚시꾼 _당숙
《溪亭偶吟》솔바람 소리 시끄러워 _허장
《春晩》봄이 저물다 _진화
《述志》한가한 삶 _길재

역자 후기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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