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아마존 110주 연속 베스트셀러!
눈물 나게 웃나가 가슴 한구석이 찡해진다
“에펠 탑과 상젤리제가 고작인 우리의 파리를 확장시키는 저자의 버터향 가득한 사람 얘기들. 시종일관 파리지앵들의 이해불가능한 심통에 대처하는 이 천재 아메리칸 파티시에가 정말 사랑스럽다.” -박찬일, 라꼼마 셰프, 『어쨌든, 잇태리』 저자
“이방인 리보비츠가 파리의 모든 것을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고, 남김없이 썼다.” -피츠버그 트리뷴
∵ 리보비츠의 파리 생활 엿보기
1. 파리, 알고 보면 이런 도시예요
에펠 탑과 샹젤리제, 루브르 박물관과 개선문, 이런 멋진 것만 보려고 파리에 왔다면 단단히 각오하고 숙지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 첫째가 물-화장실-노상방뇨의 절묘한 커넥션이다. 파리에서는 카페든 레스토랑이든, 심지어 개인 가정에서도 물 한 잔 얻어 마시기가 결코 쉽지 않다. 파리 시 당국이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수돗물’을 달라고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든 물을 주어야 한다는 법을 만들었음에도, 일단 ‘수돗물’을 달라고 하면 목이 타들어가 죽기 직전까지 웨이터가 물을 가져다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생수’를 달라고 하려도 그 종류가 엄청나게 많아서 불어가 짧은 사람이라면 물 고르기 자체가 스트레스다. 또 파리지앵들의 음용수는 ‘물’이 아니라 ‘와인’이기 때문에 저녁식사에 초대받아 가더라도 물병은 찾아보기 어렵다. ‘작은 잔이 아름답다’고 믿으며, 잔은 절대로 절반 이상 채우지 않는 것이 테이블매너다 보니, 가까스로 물 한 잔을 받아 들어도 저녁 내내 시달린 갈증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물을 많이 마시는 미국인 데이비드로서는 언제나 곤경에 처할 수밖에 없다. 많이 마신 만큼 자주 배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물을 잘 안 마시는 파리 사람들은 화장실에 자주 갈 필요가 없고, 그래서 파리엔 공중화장실이 별로 없다. 거리에 간간이 이동식 화장실이 있긴 하지만, 대개 사용중지, 라고 쓰여 있다. 게다가 파리 시는 카페가 물을 주라는 법만 만들었을 뿐 화장실을 쓰도록 하라는 법은 안 만들었기 때문에, 파리의 카페에선 돈을 내고 음료수를 마시지 않은 손님은 화장실을 쓸 수 없다. 이리하여 파리에선 노상방뇨가 일상화될 수밖에 없다. 역사적인 건물들의 모퉁이마다 반원형의 철제 보호대가 설치되어 있고, 시에서 개발한 기발한 노상방뇨 방지턱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파리에서 노상방뇨는 생활의 일부다. 그러니 파리에 갈 요량이라면 물을 적게 마시든가 노상방뇨를 두려워하지 않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물」68p.)
2. 파리에선 아무도 줄서지 않아요
파리지앵들이 잘하는 것들 중 최고는 단연 ‘새치기’와 ‘떼밀기’다. 누구나 새치기를 하기 때문에 ‘레스키야주’라는 전용 어휘까지 있다. 그들은 자신이 마땅히 있어야 할 곳인 다른 사람의 앞자리로 가기 위해 필사적이다. 특히 슈퍼마켓에서 줄을 서 있을 때 앞사람과 5센티 이상 공간을 남겨놓으면 반드시 누군가가 그 틈새로 파고든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들 앞사람 몸에 자신의 생식기를 바싹 붙이고 서서 마구 떼민다. 이런 곳에서 십 년 가까이 살다 보니 데이비드도 남들 신경 쓰지 않고 새치기 하는 기술을 습득했고, 책에 그 비법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그는 말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게 ‘애티튜드’의 문제라는 사실이다. 찰나라도 남들 앞자리가 당신 자리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일랑 하지 마라.” (「줄은 남들 서라고 있는 것」96p.) 한편, 떼밀기를 잘하는 파리지앵들을 위해 데이비드가 만든 프랑스어 신조어도 있다. 바로 부스퀼레르, 떼미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파리에선 길에서 똑바로 걷다 보면 반드시 누군가와 부딪힌다. 그래서 파리에서 길을 걷는다는 건, 나를 들이받으려고 마주 오는 사람들을 피해 다니는 것과 다름없다. 왜 파리에선 이렇게 사람들과 부딪히게 될까? 그 이유에 대해 데이비드는 심도 깊은 분석 끝에 3가지 가설을 내놓는다. 1. 파리에는 직선도로가 거의 없기 때문에 파리지앵들은 똑바로 걷는 훈련이 안 되어 있다. 2. 파리 사람들이 ‘우리는 라틴 문화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파리지앵들은 새치기, 잔돈 떼먹기, 노상방뇨 등 그들의 나쁜 습관을 변명할 때 늘 이 말을 써먹는다. 3. 파리지앵들은 너무 바빠서 자기들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 어쨌든 저자의 결론은 이거다. 파리에 가면 파리 법을 따르라. 즉, 파리지앵들을 탓하며 투덜거릴 시간에 파리지앵들의 관습과 문화를 익혀 실천하는 것이 최선이다. (「부스퀼레르, 나를 떼미는 사람들」 159p.)
3. 불어를 몰라서 홀딱 벗었어요
데이비드가 프랑스어 때문에 실수한 사례는 정말 각양각색으로 웃긴다. ‘비에르주(블랙)’를 ‘베르주(페니스)’로 발음했다가 파티에서 망신살 뻗친 얘기, 초콜릿 숍에서 연수생으로 일하면서 수많은 초콜릿의 이름과 그것의 맛, 그리고 가격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해 고민한 얘기,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토끼고기 말고기 등등 고기의 종류에 따라 그것을 파는 상점의 명칭이 다 제각각이라 괴로웠던 얘기, 식료품점에 가서 ‘그로제유(붉은 커런트)’ 달라는 말을 ‘그로스(똥)’ 달라고 해서 주위의 경악을 산 얘기.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압권은 이것이다. 어느 날, 데이비드는 오랫동안 서서 일하는 직업 때문에 무릎이 안 좋아져서 의사의 조언에 따라 ‘체형보정용 양말’을 맞추러 전문 상점에 갔다. 중년 부인이 종이타월 두 장을 건네주며 “탈의실에 들어가 팬티까지 다 벗으세요”라고 했다. 여자들도 센 강변에서 웃통을 훌훌 벗고 일광욕을 할 만큼 알몸 드러내는 일을 개의치 않는 파리지앵들을 숱하게 보아온 그는 시키는 대로 남김없이 다 벗었다. 그리고 부인이 건네준 종이타월 두 장으로 대충 앞부분을 가린 뒤 “준비 다 됐어요”라고 했다. 부인은 커튼을 젖히고 외과의사처럼 고무장갑 낀 두 손을 내밀며 탈의실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그녀 생의 마지막 숨이 아닌가 싶을 만큼 크게 헉, 하고 숨을 토했다. 그녀가 한 말은 “팬티만 빼고 다 벗으세요”였던 것이다. 그리고 데이비드는 아직까지도 그녀가 건네준 종이타월 두 장의 용도가 무엇이었는지 알아내지 못했다. (「한 가지를 말하는 너무 많은 방법」 188p.)
4. 비교체험 극과 극: 프랑스와 미국의 의료제도
미국인들에게는 “프랑스에서는 의사와 약속 잡기를 기다리다 죽는다”라는 선입견이 있다. 그래서 파리에 사는 미국인들은 데이비드에게 병이 나면 미국인 병원으로 가라고 충고했다. 빵을 열심히 구운 어느 날, 데이비드는 심장마비 증세를 느꼈고, 즉시 인터넷으로 미국인 병원의 위치를 검색했다. 병원 사이트엔 ‘무료주차’라는 안내도 있었다. 수표책을 챙겨 들고 친구의 차를 얻어 타고 퇴근길 러시아워를 뚫고 도착한 미국인 병원 주차장은 무료가 아니라 수표책을 꼭 가져오라던 안내원의 말이 일리가 있을 만큼 비쌌다! 상담실로 들어온 의사는 과연 미국인이었고 둘은 유쾌한 농담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동행한 프랑스인 친구는 병원 검사실 벽에 떡하고 붙어 있는 ‘가격표’에 몹시 놀랐다. 검사 결과는 다행히 이상이 없었지만 데이비드는 엄청난 검사비용을 지불했다.
이후 다리를 수술해야 할 일이 생겼고, 미국인 데이비드는 세계보건기구가 ‘세계최고’로 인정한 프랑스 의료제도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경험해보니 프랑스 의료제도는 과연 훌륭했다. 의사와의 약속은 길어야 1~2주 안에 잡을 수 있고, 아픈 사람에게 ‘몸 상태’보다 먼저 ‘보험 상태’부터 묻지도 않는다. 프랑스의 의사들은 자신이 환자를 위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바에 근거해 자유롭게 결정을 내리며, ‘SOS 의료 서비스’에 전화하면 밤낮 없이 1시간 이내에 달려와 처지해주며, 비용이 10유로를 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이처럼 훌륭한 의료제도에도 단점은 있었으니, 구강 이외의 기관으로 투여하는 약을 자주 처방하기 때문에 감기약을 사도 ‘좌약’이 나온다는 점과 DIY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 매우 많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수술을 받으러 병원에 갈 때 환자가 준비해야 하는 물품으로는 ‘붕대, 반창고, 진통제, 소독약, 거즈’ 등등이 있다. 그리고 수술이 끝난 뒤에 환자는 피하주사기와 주사기 사용안내서를 받게 된다. 즉, 주사 놓기도 셀프인 것이다! 하지만 데이비드는 자신의 치과의사가 10분의 의료상담 후 세 시간은 너끈히 오베르뉴 치즈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프랑스 의료제도의 편에 서기로 했다.(「내 몸에 주사 놓기」 138p.)
5. 죽어도 좋아, 프랑스 치즈와 초콜릿
데이비드의 관찰에 따르면 파리지앵들은 새치기 선수고, 잔돈은 무조건 떼먹고, 점원들은 물건 파는 걸 엄청 귀찮아한다. 인도 곳곳엔 걸레가 똬리를 틀고 있고, 개똥 천지고, 하루에 두 번씩 시위가 벌어진다. 그래도 파리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도시다. 세계 최고의 치즈와 초콜릿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전직 페이스트리 셰프이자 현직 요리 연구가인 데이비드가 프랑스 사람들조차 혀를 내두르는 이기적인 파리지앵에 시달리고 이해난망의 프랑스식 모순들에 좌충우돌하면서도 파리에 적응하려 고군분투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파리의 치즈 숍들은 저마다 특색이 있으며, 주인장들은 ‘상품’이 아니라 ‘치즈’를 파는 ‘전문가’들이다. 그들이 시식용 치즈 샘플을 주지 않는 이유는 불친절해서가 아니라, ‘어떤 음식이고 어떤 상황인가’에 따라 딱 알맞은 치즈를 추천해주는 것이 그들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들을 믿으면 결코 실패할 일이 없다. (「치즈가 좋아」 232p.)
데이비드가 파리에 적응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단순하다. 현장에서 부?치기. 그는 새벽 어시장에서 생선 다루는 노동을 자원해서 하고, 무뚝뚝한 파리 아줌마가 운영하는 동네 소시지 가게에 일주일에 2번씩 5년 동안 줄기차게 드나들며 꼬박꼬박 인사를 건네고, 프랑스 최고의 명장 쇼콜라티에인 파트리크 로제의 초콜릿 숍에서 판매원으로 일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G. 드투, ‘다 가졌다’라는 뜻의 제과제빵재료 전문점 이야기는 인상적이다. 데이비드는 파리의 앙증맞은 방 두 칸짜리 아파트에서 시도 때도 없이 빵을 굽고 아이스크림을 만든다. 그러느라 그의 집은 침실은 물론 욕실까지 전체가 다 주방으로 변했다. 그런데도 필요한 재료를 구비해놓는 일이 쉽지 않다. 일단 그걸 어디서 파는지 알아내는 일부터가 난제니까. 그가 발품을 팔고 노천시장을 돌아다니고 상인들과 친분을 쌓으면서 알아낸 곳이 바로 에밀 졸라가 ‘파리의 복부’라고 묘사한, 천 년 가까이 프랑스 먹거리의 중심지였던 레 알 지구에 있는 G. 드투였다.
이 가게를 알게 된 뒤로 그는 부지런하고 유쾌한 사장 토마 씨 덕분에 고생하지 않고 각종 초콜릿은 물론, 온갖 훌륭하고 먹음직스럽고 아름답고 황홀한 재료들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더구나 그 손님이 초콜릿과 아이스크림에 관한 책을 쓴 사람이라면 식도락의 도시 파리에선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축구선수 대접을 받는다. 어느 날 토마 씨는 그를 직원전용 구역으로 초대한다. 안목 좋은 셰프와 제빵사들을 위해 따로 챙겨둔 특별 재료들을 보관하는 창고를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한 층 더 아래 지하실로 내려가자 장엄한 돌 아치와 터널들이 나온다. 파리가 오늘날보다 30피드 정도 낮은 곳에 있었던 무렵 만들어진 성채의 벽이었다. 이 작은 식료품 가게는 정말로 엄청난 역사 위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데이비드는 생각한다. 이곳에서 남은 생을 프랑스 초콜릿과 사탕을 음미하며 소일하다 죽는다면 묘비명엔 이렇게 쓰리라고. “그는 모든 걸 다 가졌다.” 시종일관 파리와 파리지앵에 대한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듯하지만, 알고 보면 그가 파리의 모든 것을 얼마나 깊이 사랑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모든 걸 다 가진다는 것」 308p. )
6. 데이비드가 엄선한 47가지 상황별 맞춤 레시피
책에 소개된 레시피는 모두 데이비드가 오랜 시간 테스팅을 하여 개선한 것들이다. 천연재료와 산지재료를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한국 독자들로선 재료 구하기 자체가 쉽진 않다. 하지만 그의 레시피는 복잡한 조리도구나 장비 없이도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앨리스 워터스의 레스토랑 셰 파니스에서 실제로 쓰는 디저트 레퍼토리를 데이비드가 프랑스 현지 사정에 맞춰 개선한 것들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편안하고 소박하지만 진짜로 맛있는 디저트 레시피를 찾는 사람이라면 도전해볼 만하다.
▣ 작가 소개
저자 : 데이비드 리보비츠 David Lebovitz
「나의 라이프 스토리」
제1막: 캘리포니아에서 파티시에로 잘나갔어요
나는 16살 때부터 레스토랑 주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뉴욕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있는 레스토랑 셰 파니스에서 앨리스 워터스, 린지 셰어와 함께 13년간 빵과 디저트를 만들었다. 앨리스 워터스는 세계 10대 요리사 중 한 명이자 미국 슬로푸드 운동의 창시자로, 현지에서 생산된 신선하고 건강한 재료로 만든 음식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로컬푸드 혁명’을 이끈 장본인이다. 린지 셰어는 앨리스 워터스와 함께 1973년에 오픈한 레스토랑 셰 파니스의 공동 소유주이자 종신 페이스트리 셰프로, 나의 우상이자 멘토다. 셰 파니스에서 일하는 동안 나는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이 선정하는 베이 에어리어 톱5 페이스트리 셰프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러나 십 년 넘게 전문 주방에서 일하는 사이 나는 육체적으로 한계를 느꼈다. 그리고 그즈음 사랑하던 사람을 갑작스러운 사고로 잃었다. 나는 깊은 상실감에 빠졌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졌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파티시에의 꿈을 처음 꾸게 되었던 대학시절 파리 배낭여행이 떠올랐다. 1999년,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처분하고 셰 파니스를 떠나 파리로 갔다. 제2막: 책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 되었어요 지금까지 나는 5권의 요리책을 썼다. 내 디저트 레시피를 담은 3권의 책과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재료인 초콜릿 가이드북, 그리고 홈메이드 아이스크림에 관한 책들로,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레시피를 만들 때 나는 기본에 충실하려 애쓰고, 신선한 과일, 최상의 초콜릿, 진짜 바닐라, 질 좋은 버터 등등 정직한 재료들만을 사용한다. 나는 보통 사람들이 실제로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레시피를 개발하고 그것을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 좋다. 물론 나 역시 벨기에와 프랑스의 세계적인 제과제빵학교에서 공부했지만, 도전해볼 엄두도 나지 않는 고난도의 작품보다는 그냥 자주자주 만들어 먹으며 즐거워할 수 있는 레시피를 더 사랑한다. 아무리 오래 파리에 살았어도 역시 나는 쿨한 미국인인 것이다. 『까칠한 도시, 황홀한 디저트(원제: The Sweet Life in Paris)』는 파리로 옮겨온 뒤로 내게 일어났던 많은 일들, 기쁘고 슬프고 외롭고 힘들고 행복했던 경험들에 관한 기록이다. 또는 날씨 좋고 아름다운 캘리포니아, 좋은 동료들, 오랜 시간 우정을 쌓아온 친구들, 전문 장비를 갖춘 내 집 부엌을 놔두고 머나먼 이국땅에 와서 사서 고생하는 이야기다. 파리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때로 이 도시는 나의 영혼에 생채기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뼛속까지 빵쟁이인 나에게 파리는 정녕 사랑할 수밖에 없는 도시다. 제3막: 인터넷에서 파워블로거로 엄청 떴어요 요리책 쓰는 것과 더불어 내가 열심히 하는 일은 블로그 활동이다. 처음 블로그를 개설했을 때만 해도 나는 그저 내 레시피들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수단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블로그를 만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로 전 세계 방방곡곡의 사람들이 내 블로그에 찾아와 내 글을 읽어주고, 내 이야기와 레시피에 덧글을 남겨주었다. 나처럼 음식을 사랑하고 여행을 좋아하며 요리하기를 즐기는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을 사귄다는 것은 언제나 즐겁고 흥분되는 일이다. 앞으로도 나는 현대문명의 이 눈부신 도구들을 적극 활용해 나의 이야기들, 레시피와 사진들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 주요 목차
프롤로그
나는 파리지앵
나의 작은 부엌
파리에 갈 때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말
파리지앵처럼 식사하기
파리지앵처럼 옷 입기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물
내 성공의 열쇠
그들이 말하는 것 vs 그 말이 뜻하는 것
줄은 남들 서라고 있는 것
핫초콜릿에 목숨을 걸고
물 못 만난 생선
프랑스인들의 걸레 애착
내 몸에 주사 놓기
프랑스식 모순과 나
부스퀼뢰르, 나를 떼미는 사람들
만지지 마세요
잔
한 가지를 말하는 너무 많은 방법
함께 잠자리에서 일어난 남자에게만 카페오레를 부탁하라
어서 오세요, 프랑프리입니다!
치즈가 좋아
파업 홍역
방문객들
모든 걸 다 가진다는 것
피부 그을리기
왜 아니겠어!
초콜릿 숍 분투기
가슴이 보여
그리고
내가 파리에서 즐겨 찾는 곳
레시피 찾아보기
아마존 110주 연속 베스트셀러!
눈물 나게 웃나가 가슴 한구석이 찡해진다
“에펠 탑과 상젤리제가 고작인 우리의 파리를 확장시키는 저자의 버터향 가득한 사람 얘기들. 시종일관 파리지앵들의 이해불가능한 심통에 대처하는 이 천재 아메리칸 파티시에가 정말 사랑스럽다.” -박찬일, 라꼼마 셰프, 『어쨌든, 잇태리』 저자
“이방인 리보비츠가 파리의 모든 것을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고, 남김없이 썼다.” -피츠버그 트리뷴
∵ 리보비츠의 파리 생활 엿보기
1. 파리, 알고 보면 이런 도시예요
에펠 탑과 샹젤리제, 루브르 박물관과 개선문, 이런 멋진 것만 보려고 파리에 왔다면 단단히 각오하고 숙지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 첫째가 물-화장실-노상방뇨의 절묘한 커넥션이다. 파리에서는 카페든 레스토랑이든, 심지어 개인 가정에서도 물 한 잔 얻어 마시기가 결코 쉽지 않다. 파리 시 당국이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수돗물’을 달라고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든 물을 주어야 한다는 법을 만들었음에도, 일단 ‘수돗물’을 달라고 하면 목이 타들어가 죽기 직전까지 웨이터가 물을 가져다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생수’를 달라고 하려도 그 종류가 엄청나게 많아서 불어가 짧은 사람이라면 물 고르기 자체가 스트레스다. 또 파리지앵들의 음용수는 ‘물’이 아니라 ‘와인’이기 때문에 저녁식사에 초대받아 가더라도 물병은 찾아보기 어렵다. ‘작은 잔이 아름답다’고 믿으며, 잔은 절대로 절반 이상 채우지 않는 것이 테이블매너다 보니, 가까스로 물 한 잔을 받아 들어도 저녁 내내 시달린 갈증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물을 많이 마시는 미국인 데이비드로서는 언제나 곤경에 처할 수밖에 없다. 많이 마신 만큼 자주 배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물을 잘 안 마시는 파리 사람들은 화장실에 자주 갈 필요가 없고, 그래서 파리엔 공중화장실이 별로 없다. 거리에 간간이 이동식 화장실이 있긴 하지만, 대개 사용중지, 라고 쓰여 있다. 게다가 파리 시는 카페가 물을 주라는 법만 만들었을 뿐 화장실을 쓰도록 하라는 법은 안 만들었기 때문에, 파리의 카페에선 돈을 내고 음료수를 마시지 않은 손님은 화장실을 쓸 수 없다. 이리하여 파리에선 노상방뇨가 일상화될 수밖에 없다. 역사적인 건물들의 모퉁이마다 반원형의 철제 보호대가 설치되어 있고, 시에서 개발한 기발한 노상방뇨 방지턱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파리에서 노상방뇨는 생활의 일부다. 그러니 파리에 갈 요량이라면 물을 적게 마시든가 노상방뇨를 두려워하지 않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물」68p.)
2. 파리에선 아무도 줄서지 않아요
파리지앵들이 잘하는 것들 중 최고는 단연 ‘새치기’와 ‘떼밀기’다. 누구나 새치기를 하기 때문에 ‘레스키야주’라는 전용 어휘까지 있다. 그들은 자신이 마땅히 있어야 할 곳인 다른 사람의 앞자리로 가기 위해 필사적이다. 특히 슈퍼마켓에서 줄을 서 있을 때 앞사람과 5센티 이상 공간을 남겨놓으면 반드시 누군가가 그 틈새로 파고든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들 앞사람 몸에 자신의 생식기를 바싹 붙이고 서서 마구 떼민다. 이런 곳에서 십 년 가까이 살다 보니 데이비드도 남들 신경 쓰지 않고 새치기 하는 기술을 습득했고, 책에 그 비법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그는 말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게 ‘애티튜드’의 문제라는 사실이다. 찰나라도 남들 앞자리가 당신 자리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일랑 하지 마라.” (「줄은 남들 서라고 있는 것」96p.) 한편, 떼밀기를 잘하는 파리지앵들을 위해 데이비드가 만든 프랑스어 신조어도 있다. 바로 부스퀼레르, 떼미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파리에선 길에서 똑바로 걷다 보면 반드시 누군가와 부딪힌다. 그래서 파리에서 길을 걷는다는 건, 나를 들이받으려고 마주 오는 사람들을 피해 다니는 것과 다름없다. 왜 파리에선 이렇게 사람들과 부딪히게 될까? 그 이유에 대해 데이비드는 심도 깊은 분석 끝에 3가지 가설을 내놓는다. 1. 파리에는 직선도로가 거의 없기 때문에 파리지앵들은 똑바로 걷는 훈련이 안 되어 있다. 2. 파리 사람들이 ‘우리는 라틴 문화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파리지앵들은 새치기, 잔돈 떼먹기, 노상방뇨 등 그들의 나쁜 습관을 변명할 때 늘 이 말을 써먹는다. 3. 파리지앵들은 너무 바빠서 자기들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 어쨌든 저자의 결론은 이거다. 파리에 가면 파리 법을 따르라. 즉, 파리지앵들을 탓하며 투덜거릴 시간에 파리지앵들의 관습과 문화를 익혀 실천하는 것이 최선이다. (「부스퀼레르, 나를 떼미는 사람들」 159p.)
3. 불어를 몰라서 홀딱 벗었어요
데이비드가 프랑스어 때문에 실수한 사례는 정말 각양각색으로 웃긴다. ‘비에르주(블랙)’를 ‘베르주(페니스)’로 발음했다가 파티에서 망신살 뻗친 얘기, 초콜릿 숍에서 연수생으로 일하면서 수많은 초콜릿의 이름과 그것의 맛, 그리고 가격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해 고민한 얘기,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토끼고기 말고기 등등 고기의 종류에 따라 그것을 파는 상점의 명칭이 다 제각각이라 괴로웠던 얘기, 식료품점에 가서 ‘그로제유(붉은 커런트)’ 달라는 말을 ‘그로스(똥)’ 달라고 해서 주위의 경악을 산 얘기.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압권은 이것이다. 어느 날, 데이비드는 오랫동안 서서 일하는 직업 때문에 무릎이 안 좋아져서 의사의 조언에 따라 ‘체형보정용 양말’을 맞추러 전문 상점에 갔다. 중년 부인이 종이타월 두 장을 건네주며 “탈의실에 들어가 팬티까지 다 벗으세요”라고 했다. 여자들도 센 강변에서 웃통을 훌훌 벗고 일광욕을 할 만큼 알몸 드러내는 일을 개의치 않는 파리지앵들을 숱하게 보아온 그는 시키는 대로 남김없이 다 벗었다. 그리고 부인이 건네준 종이타월 두 장으로 대충 앞부분을 가린 뒤 “준비 다 됐어요”라고 했다. 부인은 커튼을 젖히고 외과의사처럼 고무장갑 낀 두 손을 내밀며 탈의실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그녀 생의 마지막 숨이 아닌가 싶을 만큼 크게 헉, 하고 숨을 토했다. 그녀가 한 말은 “팬티만 빼고 다 벗으세요”였던 것이다. 그리고 데이비드는 아직까지도 그녀가 건네준 종이타월 두 장의 용도가 무엇이었는지 알아내지 못했다. (「한 가지를 말하는 너무 많은 방법」 188p.)
4. 비교체험 극과 극: 프랑스와 미국의 의료제도
미국인들에게는 “프랑스에서는 의사와 약속 잡기를 기다리다 죽는다”라는 선입견이 있다. 그래서 파리에 사는 미국인들은 데이비드에게 병이 나면 미국인 병원으로 가라고 충고했다. 빵을 열심히 구운 어느 날, 데이비드는 심장마비 증세를 느꼈고, 즉시 인터넷으로 미국인 병원의 위치를 검색했다. 병원 사이트엔 ‘무료주차’라는 안내도 있었다. 수표책을 챙겨 들고 친구의 차를 얻어 타고 퇴근길 러시아워를 뚫고 도착한 미국인 병원 주차장은 무료가 아니라 수표책을 꼭 가져오라던 안내원의 말이 일리가 있을 만큼 비쌌다! 상담실로 들어온 의사는 과연 미국인이었고 둘은 유쾌한 농담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동행한 프랑스인 친구는 병원 검사실 벽에 떡하고 붙어 있는 ‘가격표’에 몹시 놀랐다. 검사 결과는 다행히 이상이 없었지만 데이비드는 엄청난 검사비용을 지불했다.
이후 다리를 수술해야 할 일이 생겼고, 미국인 데이비드는 세계보건기구가 ‘세계최고’로 인정한 프랑스 의료제도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경험해보니 프랑스 의료제도는 과연 훌륭했다. 의사와의 약속은 길어야 1~2주 안에 잡을 수 있고, 아픈 사람에게 ‘몸 상태’보다 먼저 ‘보험 상태’부터 묻지도 않는다. 프랑스의 의사들은 자신이 환자를 위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바에 근거해 자유롭게 결정을 내리며, ‘SOS 의료 서비스’에 전화하면 밤낮 없이 1시간 이내에 달려와 처지해주며, 비용이 10유로를 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이처럼 훌륭한 의료제도에도 단점은 있었으니, 구강 이외의 기관으로 투여하는 약을 자주 처방하기 때문에 감기약을 사도 ‘좌약’이 나온다는 점과 DIY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 매우 많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수술을 받으러 병원에 갈 때 환자가 준비해야 하는 물품으로는 ‘붕대, 반창고, 진통제, 소독약, 거즈’ 등등이 있다. 그리고 수술이 끝난 뒤에 환자는 피하주사기와 주사기 사용안내서를 받게 된다. 즉, 주사 놓기도 셀프인 것이다! 하지만 데이비드는 자신의 치과의사가 10분의 의료상담 후 세 시간은 너끈히 오베르뉴 치즈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프랑스 의료제도의 편에 서기로 했다.(「내 몸에 주사 놓기」 138p.)
5. 죽어도 좋아, 프랑스 치즈와 초콜릿
데이비드의 관찰에 따르면 파리지앵들은 새치기 선수고, 잔돈은 무조건 떼먹고, 점원들은 물건 파는 걸 엄청 귀찮아한다. 인도 곳곳엔 걸레가 똬리를 틀고 있고, 개똥 천지고, 하루에 두 번씩 시위가 벌어진다. 그래도 파리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도시다. 세계 최고의 치즈와 초콜릿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전직 페이스트리 셰프이자 현직 요리 연구가인 데이비드가 프랑스 사람들조차 혀를 내두르는 이기적인 파리지앵에 시달리고 이해난망의 프랑스식 모순들에 좌충우돌하면서도 파리에 적응하려 고군분투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파리의 치즈 숍들은 저마다 특색이 있으며, 주인장들은 ‘상품’이 아니라 ‘치즈’를 파는 ‘전문가’들이다. 그들이 시식용 치즈 샘플을 주지 않는 이유는 불친절해서가 아니라, ‘어떤 음식이고 어떤 상황인가’에 따라 딱 알맞은 치즈를 추천해주는 것이 그들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들을 믿으면 결코 실패할 일이 없다. (「치즈가 좋아」 232p.)
데이비드가 파리에 적응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단순하다. 현장에서 부?치기. 그는 새벽 어시장에서 생선 다루는 노동을 자원해서 하고, 무뚝뚝한 파리 아줌마가 운영하는 동네 소시지 가게에 일주일에 2번씩 5년 동안 줄기차게 드나들며 꼬박꼬박 인사를 건네고, 프랑스 최고의 명장 쇼콜라티에인 파트리크 로제의 초콜릿 숍에서 판매원으로 일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G. 드투, ‘다 가졌다’라는 뜻의 제과제빵재료 전문점 이야기는 인상적이다. 데이비드는 파리의 앙증맞은 방 두 칸짜리 아파트에서 시도 때도 없이 빵을 굽고 아이스크림을 만든다. 그러느라 그의 집은 침실은 물론 욕실까지 전체가 다 주방으로 변했다. 그런데도 필요한 재료를 구비해놓는 일이 쉽지 않다. 일단 그걸 어디서 파는지 알아내는 일부터가 난제니까. 그가 발품을 팔고 노천시장을 돌아다니고 상인들과 친분을 쌓으면서 알아낸 곳이 바로 에밀 졸라가 ‘파리의 복부’라고 묘사한, 천 년 가까이 프랑스 먹거리의 중심지였던 레 알 지구에 있는 G. 드투였다.
이 가게를 알게 된 뒤로 그는 부지런하고 유쾌한 사장 토마 씨 덕분에 고생하지 않고 각종 초콜릿은 물론, 온갖 훌륭하고 먹음직스럽고 아름답고 황홀한 재료들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더구나 그 손님이 초콜릿과 아이스크림에 관한 책을 쓴 사람이라면 식도락의 도시 파리에선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축구선수 대접을 받는다. 어느 날 토마 씨는 그를 직원전용 구역으로 초대한다. 안목 좋은 셰프와 제빵사들을 위해 따로 챙겨둔 특별 재료들을 보관하는 창고를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한 층 더 아래 지하실로 내려가자 장엄한 돌 아치와 터널들이 나온다. 파리가 오늘날보다 30피드 정도 낮은 곳에 있었던 무렵 만들어진 성채의 벽이었다. 이 작은 식료품 가게는 정말로 엄청난 역사 위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데이비드는 생각한다. 이곳에서 남은 생을 프랑스 초콜릿과 사탕을 음미하며 소일하다 죽는다면 묘비명엔 이렇게 쓰리라고. “그는 모든 걸 다 가졌다.” 시종일관 파리와 파리지앵에 대한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듯하지만, 알고 보면 그가 파리의 모든 것을 얼마나 깊이 사랑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모든 걸 다 가진다는 것」 308p. )
6. 데이비드가 엄선한 47가지 상황별 맞춤 레시피
책에 소개된 레시피는 모두 데이비드가 오랜 시간 테스팅을 하여 개선한 것들이다. 천연재료와 산지재료를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한국 독자들로선 재료 구하기 자체가 쉽진 않다. 하지만 그의 레시피는 복잡한 조리도구나 장비 없이도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앨리스 워터스의 레스토랑 셰 파니스에서 실제로 쓰는 디저트 레퍼토리를 데이비드가 프랑스 현지 사정에 맞춰 개선한 것들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편안하고 소박하지만 진짜로 맛있는 디저트 레시피를 찾는 사람이라면 도전해볼 만하다.
▣ 작가 소개
저자 : 데이비드 리보비츠 David Lebovitz
「나의 라이프 스토리」
제1막: 캘리포니아에서 파티시에로 잘나갔어요
나는 16살 때부터 레스토랑 주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뉴욕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있는 레스토랑 셰 파니스에서 앨리스 워터스, 린지 셰어와 함께 13년간 빵과 디저트를 만들었다. 앨리스 워터스는 세계 10대 요리사 중 한 명이자 미국 슬로푸드 운동의 창시자로, 현지에서 생산된 신선하고 건강한 재료로 만든 음식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로컬푸드 혁명’을 이끈 장본인이다. 린지 셰어는 앨리스 워터스와 함께 1973년에 오픈한 레스토랑 셰 파니스의 공동 소유주이자 종신 페이스트리 셰프로, 나의 우상이자 멘토다. 셰 파니스에서 일하는 동안 나는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이 선정하는 베이 에어리어 톱5 페이스트리 셰프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러나 십 년 넘게 전문 주방에서 일하는 사이 나는 육체적으로 한계를 느꼈다. 그리고 그즈음 사랑하던 사람을 갑작스러운 사고로 잃었다. 나는 깊은 상실감에 빠졌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졌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파티시에의 꿈을 처음 꾸게 되었던 대학시절 파리 배낭여행이 떠올랐다. 1999년,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처분하고 셰 파니스를 떠나 파리로 갔다. 제2막: 책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 되었어요 지금까지 나는 5권의 요리책을 썼다. 내 디저트 레시피를 담은 3권의 책과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재료인 초콜릿 가이드북, 그리고 홈메이드 아이스크림에 관한 책들로,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레시피를 만들 때 나는 기본에 충실하려 애쓰고, 신선한 과일, 최상의 초콜릿, 진짜 바닐라, 질 좋은 버터 등등 정직한 재료들만을 사용한다. 나는 보통 사람들이 실제로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레시피를 개발하고 그것을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 좋다. 물론 나 역시 벨기에와 프랑스의 세계적인 제과제빵학교에서 공부했지만, 도전해볼 엄두도 나지 않는 고난도의 작품보다는 그냥 자주자주 만들어 먹으며 즐거워할 수 있는 레시피를 더 사랑한다. 아무리 오래 파리에 살았어도 역시 나는 쿨한 미국인인 것이다. 『까칠한 도시, 황홀한 디저트(원제: The Sweet Life in Paris)』는 파리로 옮겨온 뒤로 내게 일어났던 많은 일들, 기쁘고 슬프고 외롭고 힘들고 행복했던 경험들에 관한 기록이다. 또는 날씨 좋고 아름다운 캘리포니아, 좋은 동료들, 오랜 시간 우정을 쌓아온 친구들, 전문 장비를 갖춘 내 집 부엌을 놔두고 머나먼 이국땅에 와서 사서 고생하는 이야기다. 파리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때로 이 도시는 나의 영혼에 생채기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뼛속까지 빵쟁이인 나에게 파리는 정녕 사랑할 수밖에 없는 도시다. 제3막: 인터넷에서 파워블로거로 엄청 떴어요 요리책 쓰는 것과 더불어 내가 열심히 하는 일은 블로그 활동이다. 처음 블로그를 개설했을 때만 해도 나는 그저 내 레시피들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수단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블로그를 만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로 전 세계 방방곡곡의 사람들이 내 블로그에 찾아와 내 글을 읽어주고, 내 이야기와 레시피에 덧글을 남겨주었다. 나처럼 음식을 사랑하고 여행을 좋아하며 요리하기를 즐기는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을 사귄다는 것은 언제나 즐겁고 흥분되는 일이다. 앞으로도 나는 현대문명의 이 눈부신 도구들을 적극 활용해 나의 이야기들, 레시피와 사진들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 주요 목차
프롤로그
나는 파리지앵
나의 작은 부엌
파리에 갈 때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말
파리지앵처럼 식사하기
파리지앵처럼 옷 입기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물
내 성공의 열쇠
그들이 말하는 것 vs 그 말이 뜻하는 것
줄은 남들 서라고 있는 것
핫초콜릿에 목숨을 걸고
물 못 만난 생선
프랑스인들의 걸레 애착
내 몸에 주사 놓기
프랑스식 모순과 나
부스퀼뢰르, 나를 떼미는 사람들
만지지 마세요
잔
한 가지를 말하는 너무 많은 방법
함께 잠자리에서 일어난 남자에게만 카페오레를 부탁하라
어서 오세요, 프랑프리입니다!
치즈가 좋아
파업 홍역
방문객들
모든 걸 다 가진다는 것
피부 그을리기
왜 아니겠어!
초콜릿 숍 분투기
가슴이 보여
그리고
내가 파리에서 즐겨 찾는 곳
레시피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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