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에서 순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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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신진
출판사항북인, 발행일:2010/12/10
형태사항p.180p. A5판:21cm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91240841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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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신화적 생태의 푸경에서 생명 실천의 순간까지 담은
신진 시인 시선집『풍경에서 순간으로』

1970년대부터 생태적인 자연 시인으로, 사랑과 양심의 시인으로 우리 시단의 일각을 지켜온 신진 시인(동아대 문예창작과 교수)의 시선집 『풍경에서 순간으로』가 출간되었다. 이번 시선집은 1976년 『시문학』으로 천료된 이후 35년간 발간한 6권의 개인시집에서 각 12편씩 가려냈고 마지막 7부는 6번째 시집 발간 이후의 최근작을 실었다. 그 중 제3부만 15편인 까닭은 1980년대 전반 불행한 시대상황 때문에 시를 발표한 잡지가 배포 중지되어 독자들이 미처 읽지 못한 미수록 시 3편을 추가했다.

신진 시인은 시선집의 자서에서 “시 쓰기도 한낱 부질없는 욕심이요, 문명의 사족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내 마음에서 시인이기를 바라는 의욕이 사라진 것도 10년은 넘은 일”이었다고 고백하면서 시 쓰기를 뚝 끊지 못한 이유와 다시 시인으로 살아갈 이유를 밝혔다. 그것은 “이놈의 시! 나는 쓰지 않아도 되는 시를 쓰지 않기로 하면서도 금단현상을 이기지 못하는 환자처럼 몇 편씩 써왔다. (내 시들은) 금세 스러져가는 나의 숨소리 같은 것들”이라며, 비록 “왔다 갔다 했지만 내 시의 자리가 영 없는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인의 자리로 다시 돌아온 것에 시선집의 출간에 의미를 두기도 했다.

강렬한 회화적 이미지에서 현실 풍자와 고발로 나아간 초기시

제1부의 시들은 1974년의 데뷔작 장미원에서 보듯 문명에의 회의와 절대 생명세계를 향한 이념적 동경 그리고 회화적 이미지의 시적 형상화의 진수를 보여준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시 장미원은 강렬한 회화적 이미지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그대”로 호명하고 있는 대상―또는 “애정의 마지막 가시밭에서/ 가슴 찔리다 가슴 찔리다” “비로소 잠이 들” 수 있는 곳, “한평생/ 그렇게 살아도 슬프지 않는 땅”―은 시인의 시세계, 곧 신진 시인에게 시를 창작하는 일이 어떤 것인가를 암시하는 작품이라 할 수도 있다. 이는 ‘목적 있는 풍경’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일련의 연작들에서 신화적 상상력으로 시적인 탐구를 보인다.

절대 자유와 절대의 평등이 동시에 연주되는 절대 생명과 사랑의 세계이다. 제2부의 시들 역시 회화적 이미지들이 강하지만 이를 넘어 시인은 겨울 송충이, 잡새 웃는다, 회색개미 등 구체적 현실에 대한 생태적 비판 의식을 담고 있다. 시 엿장수에서 엿장수의 가위소리에 “잘린 어둠 다시 잘려/ 산업은행 십층과 동방생명 십팔층 새에/ 대추나무 감나무로 서기도 하고/ 시루떡 시루 백떡 망개떡/ 좌판째 지워 뭉개기도” 한다는 것은 시대의 밤을 깨뜨리는 소리인 동시에 새로운 질서를 요구하는 소리로 읽을 수 있다. 엿장수의 가위소리는 “판잣동네”에 거주하는 갖지 못한 자들의 목소리만이 아니라 엿장수라는 갖지 못한 자들을 대변하여 말하는 시인 자신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제3부의 시들은 풍자의 목소리가 강하게 짚인다. 이는 당대의 시대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시 달동 별곡에서 보여주는 “경 엇더하니잇고”라는 표현이 특히 주목된다. 마치 현대판 경기체가라도 되는 양 “부산 완월동 천마산 기슭에 있는 공창”을 희화화한다, 시인의 비판은 이곳을 드나드는 온갖 인간들―즉, “국적 인종 피부색 다 다르고/ 정치체제 사상체제 잇속은 다 달라도” 한결같이 “천마산 홍등곡”을 찾는 “항해사 회계사 기사 감별사”뿐만 아니라 “장군나리 의원나리 사장나리”―을 향한 것이다. 세태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전통의 장르 패러디로 감싼 신진 시인 특유의 풍자시는 오늘날 찾아보기 어려운 소중한 문학적 자산이 아닐 수 없다.

제4부의 시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강」 연작시는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의 시작을 담고 있다. 여기서도 시인의 시대에 대한 비판 의식을 확연하게 읽을 수 있는데, 생태 환경 파괴에 대응하는 시인의 목소리는 풍자에서 고발로 강화된다. 특히 시 강땅파기의 강은 더 이상 맑은 물이 흐르고 흙과 모래가 퇴적되는 곳이 아니라, 폐수가 흐르고 온갖 오물이 쌓이는 곳이다. 그리하여 언제부터인가 온갖 오물과 폐수의 찌꺼기가 이미 사라져 없어진 강에 대한 증거물―즉, 강이 없어진 후에도 강이 있던 곳임을 말해주는 증거물―이 되고 있음을 고발한다. 동시에 경공법, 그리운 넘어지기 등의 시로서 진정한 생태적 삶의 내면을 천착한다.

사람과 사물의 일체적 사랑과 시적 깨달음의 순간, 후기시들

제5부의 시들은 시인이라면 누구나 갈망하는 지향하는 최상의 시적 깨달음의 경지를 지향하고 있다. 그믐밤 길을 잃고, 배우기 등은 내면적 생태의식의 현실적 구현이 이룩하는 심미의 세계를 보여주며, 시 겨울에는 옷을 벗는다에서 “나무는 겨울에/ 옷을 벗는다”는 일상화와 상투화의 늪에서 구출하기 위해 “어린 싹을 덮으라고/ 옷을 벗는다”라는 것과 겨울에 땅이 옷을 벗는 이유를 “흙더러 덮고 견디라고”에서 찾는 시적 진술을 동원함으로써 범속한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시인 특유의 눈길을 확인케 한다.

제6부 시의 특징은 바로 ‘사랑’에 있다 하겠다. 신진 시인은 시인 자신과 대상이 ‘하나’가 되도록 이끄는 것이 사랑이라고 말한다. 시 장닭에는 이 같은 사랑의 아름다움을 어느 시보다 더 생생하게 읽도록 우리를 이끈다

박 선생님 가족이랑 평상에서 삼겹살 구워 먹는데 장닭이 알고 암탉들을 불러 모은다. 귀한 고기이니 지가 먹겠지 하고 여나믄 점 던져주었는데 장닭은 한 조각 예외 없이 암컷들에게 양보한다. 암탉이 먹을 동안 자랑스럽게 갈기를 흔들면서 루우 루우 유성음의 노래마저 보탠다. 암탉들은 낼름낼름 받아먹기만 한다. 장닭은 땅에 부리를 박고 원을 그리며 러시아 민속춤을 덤으로 선사한다. 암탉들을 가두고 장닭만 불러 몇 점 따로 주었더니 이번에는 한 점 한 점 물고 가서 던져주고 달려온다.
저 바보, 저 바보!
아내는 수탉이 바보라서 그런다 한다. 내가 귀한 음식 먹지 않고 저를 줄까 지레 겁을 내는 것이리라.
그래도 뒤통수 털이 다 빠져버린 암탉을 보면 마냥 주고 싶은 것이 해묵은 수컷의 심사가 아닐까 한다. ―장닭 전문

“수탉”이 맛있는 먹이를 “암컷들”에게 양보한다. 그런 모습을 보고 시인의 “아내”는 수탉이 “바보”라서 그렇게 한다 말하지만 시인은 아내가 그렇게 말하는 의도를 곧 간파한다. 그는 자신이 “수탉”을 흉내내서 “귀한 음식 먹지 않고 저를 줄까 지레 겁을 내”고 아내가 그렇게 말하는 것임을 알아차린 것이다. 그럼에도 시인이 마음의 눈으로 본 아내는 “뒤통수 털이 다 빠져버린 암탉”이다. 그러니 어찌 “마냥 주고” 싶어하는 “해묵은 수컷의 심사”가 시인의 마음 안에 일지 않겠는가.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하는 부부의 모습, 나이 들어 이제는 젊음의 열정과 환희를 뒤로했을 법한 부부의 사랑을 이처럼 정겹고 생생하게 그려낸 시를 읽을 수 있는 것은 행복이다.

제7부의 시들은 생명 있는 것이든 생명 없는 것이든, 더할 수 없이 “낮은 자리”에 머물러 있는 작고 소박한 것들에게 시선을 주는 시인의 눈을 엿볼 수 있다. 시 민들레를 “가장 낮은 자리에서 밝게 웃는 꽃”으로 보는 시선으로 들녘의 야생화뿐만 아니라 세상의 작고 평범하지만 아름다운 것들이, 가난하고 비천하지만 여전히 순수하고 소박한 모든 것들이, 길을 잃었지만 사람의 마음을 잃지 않은 모든 것들이 다 시인이 말하는 “민들레”일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배추, 은자, 피아니스트 이희아, 자유의 몸 등에서 열어 보이는 생태적 삶의 경지, 자연과 함께 이루는 생명의 경지는 시인이 도달한 비범의 시공이라 할 것이다.

평론가와 시인들이 말하는 신진 시인

신진은 우리 서정의 드넓은 이웃과, 우리가 숨쉬고 있는 시공을 과감하게 육화하고 순화해서 생명감 뜨거운 새 서정시를 수확시키고 있다. 때문에 그는 우리시단에서 드물게 보는 한 독특의 시인으로서 시세계를 일구며 구축해 나간다. 한그루 정자나무 같은 우람지게 든든한 시목이 그 출렁대는 사랑의 잎그늘로 옛과 오늘을 감싸고 덮어주는 감개다. -정공채/ 시인, 전 한국현대시인협회장

신진은 이 땅의 귀중한 시인이다. 그는 상당히 설득력이 강한 리듬을 갖고 있다. 그의 리듬은 감상적 애조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탄력적인 템포에 힘입어 지나친 센티멘탈리즘에 떨어지지 않는다. 시적 태도 또한 낙관적이고 긍정적이다. 그는 따뜻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배웠고, 사랑에서 연유된 슬픔을 아름답게 채색할 줄 아는 법을 익힌 듯하다. -이윤택/ 시인, 연출가, 영산대CT대학장

그가 드러내는 가장 인상적인 면모는 현실의 구속과 인간의 자유가 어떻게 상호 침투하는가,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인간다운 삶의 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하는 점에 남다른 관심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 아울러 모범답안과 같은 우리의 교과서적 지식에 파격적인 회의의 정신을 계속적으로 부과한다는 점이다. -정효구/ 문학평론가, 충북대 교수

현대적 삶의 여러 이지러진 모습을 비유적으로 드러내면서 역설과 아이러니를 활용하여 주지적 드라마를 펼쳐가고 있는 것이 관심을 환기한다. 오늘날 나날이 인간상실의 시대로 치닫고 있는 현실의 모습에 비춰볼 때 이러한 신진 시인의 서정적이면서도 주지적인 시적 응전은 돋보이는 풍경이 아닐 수 없다. - 김재홍/ 문학평론가, 경희대 교수

신진 시인의 작품에서 보는 바와 같이 환경파괴 행위는, 자연이 가지고 있는 생태적 기능의 죽음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영향과 충격은 인간존재자체의 파괴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환경파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깨닫게 된다. -문덕수/ 시인, 예술원 회원

신진 시인의 인간적 진실에 대한 비판적 성찰은 또한 시의 문체적 특징으로 인해 매우 개성적인 양상으로 나타난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열거과 반복의 문체, 그리고 아이러니와 역설을 동반한 일상적인 문투와 상황의 반전에 이르는 표현 등이 시의 풍자와 비판의 효과를 배가시키고 있다.
-박경수/ 문학평론가, 부산외국어대 교수

자연은 그에게 종교처럼 위대한 것인 동시에 그와 더불어 살아가야할 생활원리이다. 또한 현실을 고치고 미래로 나아가는 사회적 출구이자 한 존재의 삶을 온당하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에너지이다. 그의 시가 자연에 관한 스펙트럼이 넓은 까닭은 그가 경계에서 시적 모색을 거듭하는데 있다. -구모룡/ 문학평론가, 한국해양대 교수

신진은 앞서서 시대의 중심 담론이 생태 자연임을 감지하고서 1970년대 중반부터 생태시를 써왔다. 주지하듯이 생태시는 1990년대 중심 담론으로 부상하였는 바, 신진의 시대를 앞서 읽어내는 예지력은 상찬받을 만하다. -이상옥/ 문학평론가, 창신대 교수

냉철한 지적 장치는 문명비판의 강도 높은 산업사회의 환경문제를 논하며, 열정적이고 투명한 그의 순수는 사랑과 존재의 넉넉함을 이야기하고 있다.....그의 날카로움은 오염에만 닿아 있지 않고 비우고 가벼워지기의 불교 철학적 내용을 가지고 있다. -정영자/ 문학평론가, 전 신라대 교수

신진 시인의 시적 관심은 그의 생태학적 사유가 단순히 자연지향적인 성향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회복 역시 필요하다는 인식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남송우/ 문학평론가, 부경대 교수

그의 시세계는 변화한다기보다는 처음부터 여러 갈래의 다양한 특성을 내재하고 있어서 어느 한 부분이 세월을 지나면서 확장되거나 심화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궁극적인 이상향은 자연 속 강인한 생명력의 세계와 신성이 구현되는 인간 세상에 놓여져 있다. - 최라영/ 문학평론가

근래에 우리 주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는 ‘사랑의 시’ 가운데 이보다 더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시, 그윽하고 깊은 마음을 담고 있는 탁월한 시가 과연 있었던가. 거듭 말하거니와 이 같은 시의 창작을 가능케 한 것은 다름 아닌 시인 자신이 지닌 사랑의 마음이리라. 시장골목의 사람들에게, 헐벗은 겨울나무에게, 맨살을 드러낸 겨울의 흙에게, 아니, 세상의 모든 생명 있는 것들과 생명 없는 것들에게, 시인이 따뜻한 눈길을 던질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마음에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 장경렬/ 문학평론가, 서울대 교수

▣ 작가 소개

저자 : 신진
시집으로 『멀리뛰기』,『강』등 6권이 있다. 논저로는「우리 시의 상징성 연구」등 다수가 있으며 시문학상, 봉생문화상(문학부문)등을 수상했다. 현 동아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 주요 목차

1부- 목적있는 풍경

통금시간의 애인
건방진 가수 이야기
건방진 거지 이야기
유혹
일어나 보니
장미원
겨울
바다A
바다B

자갈치 해변시장
공동묘지

2부-장난감 마을의 연가

잡새 웃는다
회색 개미
겨울 송충이
멧새
엿장수
아내
풍경
너는 빛나고
장난감 마을의 공터에서
남포동 밤길
사랑니를 뽑고
가재잡기

3부-멀리뛰기

볼펜
피아노의 집
그대의 이름
겨울 과수원
이 닦기
엘리베이터
말의 죽음
모기아비가 아기모기에게
빈대떡
바퀴벌레
척후
달동별곡
매스컴 별곡
대학별곡

4부-강

강.헤어지는 사랑
강.물고기회
강.희망소비자가격
강.부동강
강.땅파기
시장골목
음주운전
경공법
즐거운 폭발
그리운 넘어지기
밥 해먹기
바다 물밑을 가며

5부-녹색엽서

그믐달 길을 잃고
얼굴
사람들은 세상을 어둡게 본다
다시 무주구천동을 찾아
황사
백로
산에서 아들에게
사자봉 가는 겨울 길
겨울 산 껍데기
배우기
작은 것 되리

6부-귀가

비닐하우스
어둠 속 불빛
장닭
맨 처음
청제비꽃
장롱 속 외투
은사님의 그것
우리 집 가는 길
가난 1
가난 2
틈 1
틈 2
금단현상

7부-자유의 몸

엉덩이로 이름 쓰기
수탉소리
지상
태풍 매미 지나고
신발가게에서
민들레
노래나 밥이나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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