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사람들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욕망한다. 욕망은 곧 결핍이다. 분열된 주체 그 틈으로 대상 a가 떨어져 나간다. 부분대상은 우리가 가지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가슴 도처에 구멍이 뻥뻥 뚫려 있다고 여긴다. 그 구멍을 메우기 위해 꿈은 상징계로 이동하게 된다. 이윤 시인의 꿈의 배꼽에는 무엇이 있다. 그 배꼽에는 무의식적 소원이 연결되어 있는데, 무의식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언어 표현 속에 있다. 금지된 사람이란 사랑해선 안 되는 사물(La chose)로서의 큰 타자(Autre)를 말한다.
그는 낯익은 듯 내 곁을 떠돌다 가곤 했다
눈물 자국이 자꾸 재채기를 일으킨다
건조한 내 몸을 향해 들이치는 비바람
수천수만 개의 혀가 나를 핥는다
자동차들이 일렬로 주차한 곳을 지나자
오목하게 패인 그리움이 서 있다
절박하게 따라오던 가을비가 멈춰 선다
-「가을비 1」중에서
“오목하게 패인 그리움”에서 선과 금과 틈을 아우르는 오목한 구덩이에 물이 찰방이는 대신에 시인은 그리움이 서 있다고 한다. 그리움은 형체가 없지만 “달그락 달그락 소리 내고”(「미란과의 대화」), “강물 소리로 웅얼웅얼/꺼멓게 속을 태우는”(「봄날의 오독(澳獨)」) 거라고 한다. 화자의 그리움은 막연한 것으로 어떤 대상이 구체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상상의 대상이다. 그리움의 대상마저 오목하게 패여 있다는 말에서도 틈과 구멍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틈이나 구멍은 말과 육체 사이의 욕망의 공간이다. 그 공간은 비어 있다.
새는 지절대다 모과꽃 속에 숨었다
당신은 내 속에 들어갔다
산다는 것은 결국 누군가에게 말려들어 가는 것
-「무심코」전문
「무심코」는 간결하지만 시인이 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산다는 것은 일방적으로 누군가에 말려들어 간다기보다 서로에게 말려들어 가는 것 아니겠는가. 누구에게나 삶이란 선 위에서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갈등의 연속이지만 특히 이윤 시인에겐‘선과 금’이 많은 억압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시력을 잃고 마음을 잃고 무엇보다 자신을 잃은 채”(「먼 부처에게」) 살아온 시인이 그런 것을 뛰어넘어 뒤늦게 시를 쓰면서 마음을 다잡아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는 낯익은 듯 내 곁을 떠돌다 가곤 했다
눈물 자국이 자꾸 재채기를 일으킨다
건조한 내 몸을 향해 들이치는 비바람
수천수만 개의 혀가 나를 핥는다
자동차들이 일렬로 주차한 곳을 지나자
오목하게 패인 그리움이 서 있다
절박하게 따라오던 가을비가 멈춰 선다
-「가을비 1」중에서
“오목하게 패인 그리움”에서 선과 금과 틈을 아우르는 오목한 구덩이에 물이 찰방이는 대신에 시인은 그리움이 서 있다고 한다. 그리움은 형체가 없지만 “달그락 달그락 소리 내고”(「미란과의 대화」), “강물 소리로 웅얼웅얼/꺼멓게 속을 태우는”(「봄날의 오독(澳獨)」) 거라고 한다. 화자의 그리움은 막연한 것으로 어떤 대상이 구체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상상의 대상이다. 그리움의 대상마저 오목하게 패여 있다는 말에서도 틈과 구멍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틈이나 구멍은 말과 육체 사이의 욕망의 공간이다. 그 공간은 비어 있다.
새는 지절대다 모과꽃 속에 숨었다
당신은 내 속에 들어갔다
산다는 것은 결국 누군가에게 말려들어 가는 것
-「무심코」전문
「무심코」는 간결하지만 시인이 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산다는 것은 일방적으로 누군가에 말려들어 간다기보다 서로에게 말려들어 가는 것 아니겠는가. 누구에게나 삶이란 선 위에서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갈등의 연속이지만 특히 이윤 시인에겐‘선과 금’이 많은 억압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시력을 잃고 마음을 잃고 무엇보다 자신을 잃은 채”(「먼 부처에게」) 살아온 시인이 그런 것을 뛰어넘어 뒤늦게 시를 쓰면서 마음을 다잡아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작가 소개
저 : 이윤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2011년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김해문인협회, 밀양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가야문화예술진흥회 편집장을 맡고 있다. 2017년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창작지원금을 수혜했다.
목 차
시인의 말
제1부
가을 창문 13
비망록 14
내성 15
병마개 16
문 너머 나팔꽃 18
봄 편지 19
페르시안 블루 입술 20
흰 새 22
청춘 병동 24
빈집 25
내 이름은 황티센 26
검은콩 요정 28
무진이 30
양조장 근처 32
이분법 34
옛집 36
제2부
기다림에 들다 39
우포늪에서 40
장맛비 41
외등(外燈) 42
껌 44
목백일홍 45
우화 46
오월을 스쳐가는 먼 詩에게 48
가을비 49
솔의 상처 50
그늘을 가꾸는 남자 52
코끼리 두루마리 휴지를 말다 53
파문 1 54
파문 2 55
자귀꽃 56
달의 무늬 58
제3부
영남루에서 61
송정리를 지나며 62
백중날 64
마타리꽃 66
물 이야기 68
너의 눈동자에 눈부처로 복사된 나 70
한 마리 새 72
금잔화 73
부도 직전 74
정전(停電) 76
봄날의 오독(澳獨) 77
먼 부처에게 78
버드나무 80
피아노 81
비어 있는 여자 82
강가에서 84
제4부
사람 속으로 87
명다리 88
위양리 가는 길 90
회화나무 250 91
억새풀 연서 92
미란(靡??)과의 대화 94
집 무덤 96
사과를 먹으며 97
삼계로51번길 98
시장통 속옷 가게 100
끈처럼 102
그곳은 금지! 104
개나리 안부 106
무심코 108
해설 | 틈새에서 스며 나오는 말들 109
박지영(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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