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혼자 걷는 걸음에 마음이 가라앉는 날처럼
울고 싶은 날 이불 속에 파묻혀 마음이 편안해지는 순간처럼
사소하고 소소하지만 찬란한 위로의 순간!
#가만히 들어 주기
"서로의 목소리를 듣지 않아도 마음이 전해지는 순간들이 있다. 꼭 잡은 두 손, 어깨의 미세한 떨림, 눈빛과 공기만으로 느껴지는 진심."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눈물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순간들이 삶에는 존재한다. 그럴 때 떠오르는 누군가가 있다면 당신은 이미 절반의 위로를 얻은 셈이다. ‘눈물 앞에서 듣고 싶은 말’을 해 줄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눈물을 그칠 수 있다. 소리 없이 곁을 지켜 주는 것, 가만히 들어 주고, 두 손을 꼭 잡아 주는 것, 말이 필요 없는 위로의 언어가 이미 당신 곁에 있다. 마음을 타고 전해지는 이런 진심은 우리에게 필요한 위로가 거창하지 않음을 새삼 느끼게 한다.
#지그시 바라봐 주기
"살다 보면 지금보다 더 나쁜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다. 파란 하늘을 붉게 물들인 노을만 봐도 알 수 있다.”
위로의 말조차 건네기 힘든 때가 있다. 짐작할 수 없는 깊이의 시련과 상처 앞에서 사람들은 말을 아끼게 된다. 어느 드라마의 대사처럼 ‘시련은 셀프’이기에 주변에서는 그저 고통의 시간이 다 지나가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그러다 겨우 입 밖으로 한 마디 꺼낸다면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이 아닐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통과 시련도 결국은 시간을 따라 흐르고, 깊게 파인 상처에도 새살이 차오르고, 누군가 떠난 자리에는 새로운 인연이 다가온다는 말을 그렇게 함축적으로나마 전하는 것이다. 그 시간을 너무 아프게 보내지 말라는 위로가 담긴 말이다. 지금은 끝이 보이지 않는 시련의 터널을 묵묵히 걸어 나가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살며시 손잡아 주기
“5분이면 충분해요. 기다란 커피 봉지를 손으로 툭 잘라 컵에 털어 넣고 신중하게 물 높이를 맞춰요. 그런 다음 한 손에 가만히 쥐고 있던 봉지를 컵에 넣고 휘휘 저어 휴지통에 버린 뒤, 다른 손으로는 방금 탄 커피를 홀짝홀짝 마시기만 하면 돼요.”
우리는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피로 섞인 하루, 고달픈 나날들은 반복되는데 그럴 때마다 당신 곁에서 변함없이 위로가 되어 주는 대상이 있다면 어떨까. 그것은 ‘한밤중에 먹는 라면’이 될 수 있고, ‘갓 나온 따뜻한 빵’, ‘핫초코’, ‘아이스크림’ 등 취향과 기호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사소하고 소소한 위로는 우리가 매일 보고도 그냥 지나치는 것들에서 발견했기에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면 언제든 손에 넣을 수 있다.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위로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안도감을 준다.
마음이 한없이 가라앉는 날, 나만을 위로할 무언가가 지금 당신 곁에는 있는가.
#따뜻하게 안아 주기
“아픔은 같은 종류의 아픔을 만나 공감을 나누고 나면 희미해진다. 이토록 세상에 아픈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서로를 더 이해하고 안아 주어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혼자 걷는 걸음에 마음이 초라해지는 회색빛의 어느 날, 주위를 둘러보면 나만 빼고 다들 잘 사는 것 같다. 하지만 사실은 다르다. 겉보기에는 걱정 없이 사는 것처럼 보여도 사는 것은 다 거기서 거기다. ‘다들 머리 아프게 살아가고 있지만 티 내지 않을 뿐’이다.
어른이 된 우리는 이제 ‘고단한 감정 하나 더 얹지 않아도 각자의 삶이 얼마나 피곤한지’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홀로 서는 법을 연습했고, 스스로를 위안하는 방법도 터득했다. 그럼에도 어느 순간에는 혼자임을 견딜 수 없어 누군가를 찾고 부르기도 할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우리는 그렇게 위로받고, 위안하면서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살 것이다. 힘든 마음에 이불 한 자락 덮어 주는 마음으로, ‘나의 쉼이 당신에게도 쉼이 되기를’ 바라면서.
작가 소개
저 : 윤정은
촉감, 벚꽃 흩날리는 봄날, 오후 다섯 시, 제주 바다, 오후에 글 쓰며 마시는 커피, 비 오는 날 창문 안쪽에 서 있기, 바람 좋은 날 산책하기, 예쁜 옷 고르기, 서점이나 미술관에서 멍하니 시간 보내기를 좋아한다. 마음에 부는 바람을 따라 여행을 다닌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의 경계가 분명해 가끔 오해받지만 마음 가는 이에겐 한없이 다정하다. 젊음의 시간을 지나 아흔쯤 되어도 곱게 단장한 뒤 천천히 커피를 내리고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는 것, 작업이 끝나면 깔깔 웃으며 잔을 부딪칠 지인들이 곁에 있는 것. 그것이 꿈이다.
- 『같이 걸을까』, 『일탈, 제주 자유』 외 다수
- 2012, 삶의 향기 동서문학상 소설 부문 수상
그림 : 윤의진
색을 차곡차곡 쌓아서 부드럽게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다정한 온도의 그림과 책을 꾸준히 만들고 싶습니다. 창작 그림책 『고양이 수목원』, 『만두씨』, 『그리움에 관하여』를 만들었습니다.
목 차
prologue 눈물 앞에서 듣고 싶은 말
가만히 들어 주기
사치스러운 글귀 / 첫눈 / 라디오 / 할머니의 유머 1 / 할머니의 유머 2 / 나답다는 말로부터 자유로워지기 / 새벽 토스트 트럭 / 서점 공기 / 불필요한 짐 버리기 / 핫초코 / 아프면 아프다고 소리 내기 / 오랜 친구 / 숲으로 가자 / 말없이 안아 주기 / 오락실 / Flowers we are / 인연 / 영화관 / 아날로그의 정서 / 이불 정리 / 힘든 오늘 / 받아들이는 연습
지그시 바라봐 주기
틈 / 노을 / 하품 / 슬픔의 유통 기한 / 여름 바다 / 달 / 자장면 한 그릇/ 나무의 이유 / 오늘의 춤 / 새드 엔딩 / 지는 꽃 / 따뜻한 말 한마디 / 메모 / 작년, 오늘의 나에게 / 빗소리 / 마른 빨래 냄새 / 한밤중에 먹는 라면 / 멍 때리는 시간 / 첫차 / 향초 / 새벽 신호등의 일
살며시 손잡아 주기
비닐우산 / 우연한 봄 / 생의 한가운데 / 할머니는 말했다 / 포장마차 / 오이냉국 / 수영장 / 겨울 바다 / 끼니를 걱정해 주는 문자 / 일기 / 봉지 커피 / 거울 / 웃음 길 / 공감해 주는 마음 / 오래된 영화 / 떡볶이 / 웃음 / 아이스크림 / 무작정 걷기 / 손깍지
따뜻하게 안아 주기
갓 나온 따뜻한 빵 / 내장 파괴 버거 / 등 / 늦은 밤, 버스 창문에 쓴 네 이름 / 봄 바다 / 예쁜 말 / 감기를 옮고 싶은 마음 / 톡톡하고 포근한 카디건 / 발자국 / 파도 / 한낮의 단잠/ 잠든 아기의 숨 / 숟가락에 얹어 준 반찬 / 연애 / 마음의 허기 / 밤 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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