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손대

고객평점
저자한영희
출판사항지혜, 발행일:2017/11/28
형태사항p.119 국판:23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57282579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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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푸른 견장 다이아몬드의 스텝은 험난했다/ 싸락눈 흩뿌리는 저녁/ 지상 500미터 상공에서/
꽃잎처럼 날아 지상에 던져졌다/ 반도 협곡의 모서리를/ 남에서 북으로 천리 대장정이다/ 구름도 못 오를 고지를/ 천명과 맞서 싸우는 사나이// 얼음을 깨고 혹한기 수중침투/ 전투화에 링을 채운다/ 우레에 맞선 피뢰침이어야 하고/ 육탄 앞에 과녁으로 맞서/ 천리를 뚫고 앞으로 직진이다/ 얼굴을 베어갈 듯 칼바람이/ 바람이 위안을 하며 지나갔다/ 얼음 살 너덜거리는 발바닥/근육의 통증은 오히려 위로다// 조국을 위한 불멸의 꽃이라 했다/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 택한다고 했다/ 북방 흉노족 정벌의 결기로/ 마지막 병들의 대열을 점검하고/ 지옥의 순도를 맛보았다// 직각 식사를 하고/ 직각으로 걸음을 걷고/ 레드 루비의 반지/ 각주처럼 심장에 붉게 새겼다// 천리행군 후 귀환하는 새벽이다/ 등불을 켜고/

기도문을 세운다/ 언 몸을 녹이느라/ 불똥이 뻥뻥 튀었을 전투복/ 너덜너덜한 물집의 발가락, 무릎/ 자반고등어가 되었을 전투화/ 온몸의 통점들/ 그 충혼의 울혈을 위로할/말을 더듬거리며 ----「전투화 지공至公」 전문

한영희 시인은 현모양처의 초상이며, 그녀의 조국에 대한 사랑은 잔 다르크와도 같다고 할 수가 있다. 「전투화 지공至公」, 「진돗개 하나」, 「GOP의 푸른 옷소매」, 「영웅외전英雄外傳」, 「야간순찰」, 「기러기 마일리지」 등의 시편에서 보듯이, 직업장교의 아내로서의 그녀는 대한민국을 위해 태어난 수호천사라고 할 수가 있다. 정의의 길은 ‘전투화 지공至公’이라는 상무정신에 있고, 불의의 길은 무사안일과 나약함에 있다. “북방 흉노족 정벌”의 상무정신은 “남에서 북으로의 대장정”은 물론, “얼음을 깨고 혹한기 수중침투”도 마다하지 않는 데 있으며, 이 상무정신에 의하여 조국애가 꽃 피어나고 있는 것이다.
조국의 명령이라면 백마고지의 전투도 좋고, 조국의 명령이라면 알프스를 넘어가는 것도 좋다.

사방연속무늬로 완전 무장/ 이중삼중 거미줄 스크럼을 짜고/ 피아간 일촉즉발/ 총부리에 맞서서/ 피비린내를 나누려/ 초침의 바람을 밟고 있으리라// 드디어/ 공비와 접전 중 산화한 영령들이/ 연이어 검은 상장에 여미어져 나갔다/ 뒷산 도토리 알눈처럼 부풀어갔다/ 어쩌자고 귀또리는/ 저 붉은 뿔을 들이대는가/ 창밖 누군가 수런거린다/ 낙엽이 신발을 끌며 지나간다 ----진돗개 하나 부분

우리 남편도 조국이 부르면 언제고/ 그 고지로 향해야 하는 것입니다/ 군인의 아내 12년/ 남편이 서있어야 하는 자리/ 삼엄함을 새삼 깨닫습니다/ 설중령님, 이중령님/ 이제 의식을 찾고 일어나셔야지요/ 잠의 열쇠를 버리고 우뚝 서셔야지요/ 세상 밖으로 나오셔야지요/ 그리하여 op의 마지막 증인으로/ 초개같이 목숨을 던지셨던/ 그 살신성인 군인정신/ 두 다리를 잃는 순간까지도 부하를 구하셨던/ 지휘관 예우를 받으셔야지요/ 이제 그만 산소마스크를 내려놓으세요 ----영웅외전英雄外傳 부분

내 목숨이 반나절 남았다면/ 당신은 게서 한나절만 더 계셔요// 사랑한다는 말 서두르지 말아요/ 그립다 고백도 아껴두어요// 어느날 문득/ 내 길들을 거두어 떠날 때/ 그대 옷깃을 보여 주세요// 그대 뒷모습에/ 스미어 떨리는 바람이 되리니/ 그 목덜미네 파고드는/ 찬바람이 되리니
---「님의 손대」전문

“손대”는 “에게”의 고어로 기녀 홍랑의 옛시조에서 차용하고 있다. 이 시에는 사랑과 믿음 혹은 이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이 담겨있다. 단순히 “당신”을 사모하고 헤어지는 서술이 아니라 간절함과 이심전심의 염화미소에 초점을 맞춰 영원에 도달하기 위한 마음가짐으로 해석하고 싶다. 바라는 바 없이 “서두르지 말”고 “아껴두”면서 “그대 뒷모습에/ 스미어 떨리는 바람이 되”겠다고 했으니 참으로 고전적인 존경과 애모라 하겠다.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서 휴머니즘이 무너지고 가치관의 충돌과 붕괴로 이어지는 시대에 이 고풍스런 내레이션은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곁에서 보듬고 헤아려 주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내 목숨이 반나절 남았다면” 이라는 가정법을 통해 별리의 순간을 상기하고 있다. 어쩌면 상대적으로 행복은 곁에 있는데 사람들이 먼 데를 보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 나의 마음이 불행하다고 느끼지 않을 때가 행복한 순간이다. 삶의 주인은 바로 나이므로 행복도, 불행도 내가 선택하고 내가 받아들이는 만큼 달라진다(박수빈 해설 중에서).

작가 소개

저 : 한영희

한영희 시인은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고, 청주여고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부터 내륙문학동인으로 활동하고, 제1회 화랑문예전 시부문 최우수상, 제2회 군인가족생활수기 대상을 받았고, 2017년 계간시전문지 [애지]로 등단했다.
한영희 씨는 유교적인 전통과 한학에 깊은 조예를 가졌고, 요즈음 보기 드문 고전적인 미덕을 지녔다. 언어도 섬세하고 우아하며 따뜻한 정감으로 사랑을 노래한다. 한영희 시인의 첫 시집 『님의 손대』는 직업장교인 남편에 대한 사랑 노래이며, 알렉산더, 줄리어스 시이저, 한니발, 나폴레옹, 즉, 천하의 영웅들을 탄생시킨 어머니의 노래와도 같다. 여성은 약하지만, 영웅의 어머니는 이처럼 고귀하고 위대한 것이다.  

 

목 차

차례
시인의 말 5

1부

GOP의 푸른 옷소매 12
전투화 지공至公 14
눈병 비방秘方 16
중부전선 1996년 여름 17
진돗개 하나 20
야간 순찰夜間巡察 22
향호리 24
영웅외전英雄外傳 26
명월리 28
그 남자의 카리스마 29
대설주의보가 해제되었다 31
주문진 유정무정 34
기러기 마일리지 35
지혈地血 37

2부

아해, 사리 40
연모戀慕 42
감모여재感募如在 44
물방울의 노래 46
잘 가라 유혈목이 48
봄행 50
분화구의 증인 52
응아페 짜웅 사원의 고양이 54
왕겨 꽃다리 56
당나귀 귀는 하안거 중 - 고 최진실을 추모하며 58
당신을 주유 중 60
타탄체크 스커트 그녀 62
이와라디 강가에서 64
봄잠을 세다 66

3부

소나무, 잣나무 70
숨 72
천일야화 73
메아리 75
어느 서사 한 줄 76
사립문 안에 물을 가두고 78
하느님도 모르시게 79
싸두 싸두 80
서랍 속, 꽃말들 81
님의 손대 83
님의 손대 2 84
미리 쓴 금혼식 자축시 85
몽마르트의 허기 86
12월의 매화 88

4부

중유 해후中有 邂逅 90
눈雪의 제의祭儀 91
구름 위의 영화관 93
벌충도圖 95
어머니 97
목격전수目激傳授 98
본제입납本第入納 99
을유乙酉 시월 100
아카식 레코드 - 바티칸 박물관에서 「피에타」를 보고 101
재개화再開花 102
서호西湖 103
연작 1의 8번 105
주황가슴 무덤새 106

해설화목과 헌신 앞에서박수빈 108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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