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사전이라는 양식(糧食)
생을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는 기꺼운 양식(樣式)
“사전은, 말이 언제나 무섭고 말을 다루는 것이 가장 조심스러운, 그것이 삶 자체가 된 나에겐, 곁에 두어야만 하는 경전”이라고 시인은 말한다. 『한 글자 사전』은 기역(ㄱ)부터 히읗(ㅎ)까지 국어사전에 실린 순서대로 이어지는 한 글자들을 시인만의 정의로 풀어 썼다. 사전적 정의라기보다는 해당 글자를 화두로 삼은 산문적 정의다. 시인의 생생한 사전 속에는 다른 시선과 깊은 통찰과 뼈아픈 각성과 소소한 웃음과 선명한 위트가 가득하다. 사전이라는 형식을 통해 이 기꺼운 세계는 극명하게 빛을 발한다.
1. 이미 아름다웠던 것은 더 이상 아름다움이 될 수 없고, 아름다움이 될 수 없는 것이 기어이 아름다움이 되게 하는 일.
2. 성긴 말로 건져지지 않는 진실과 말로 하면 바스라져버릴 비밀들을 문장으로 건사하는 일.
3. 언어를 배반하는 언어가 가장 아름다운 언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일.
-「시」 242쪽에서
또한 단어 하나, 문장 한 구절, 쉼표 하나도 버릴 것 없이 신중하고 엄정하게 고르고 벼른 글자와 행간들에는 시인만이 꿰뚫는 날카로운 해석의 맛이 자리한다.
여자들은 환영받지 못한 여동생으로 태어나 여고생이 되었다가 여대생이 되고, 여급에서 여사원에서 여사장이, 여가수나 여의사나 여교사나 여교수나 여류 화가나 여류 작가로 산다. 남자들이 환영받는 남동생으로 태어나 고교생이 되었다가 대학생이 되고, 사원에서 사장이, 가수나 의사나 교사나 교수나 화가나 작가로 사는 동안에.
-「여」 266쪽에서
시인이 세상을 보는 방식과 태도에 관하여
“읽는 이가 자신만의 사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다다를 수 있기를”
이 시대에 “시인으로 산다는 건 비경제적 비사회적으로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소연 시인은 누구나 ‘시적인 삶’을 가꾸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일러준다. “탐을 내다 탐닉하게 되고, 탐닉하다 탐구하게 되고, 탐구하다 탐험하게”(「탐」) 되는 것. 모두 자신만의 이야기로 사전을 만들어가기를 원하는 시인의 진심은, 『마음사전』10년의 시간을 거쳐, 다시 『한 글자 사전』에 이름으로써 굳건해진다. 마침표는 마침표가 아니라 각자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쉼표임을 잘 아는 시인의 마음이 이 책에서 오롯하게 읽힌다.
이 『한 글자 사전』이 『마음사전』의 열 살 터울 자매가 되어주면 좋겠다. 자매 둘이서 무릎을 모으고 앉아 대화하는 장면을 상상해본다. 방바닥은 이제 막 따뜻해지기 시작했고 담요 한 장을 나누어 덮고 있다. 언니가 귤 하나를 까서 동생에게 내민다. 작은 방 안엔 두 자매가 내뱉은 한숨과 웃음과 고백 들이 연기처럼 가득 차 있다. 귤 향기와 함께. 둘은 어느 때보다 솔직하다. 속 얘기를 하염없이 꺼내놓는다. 때론 깔깔대며. 때론 어깨를 서로 다독여주며.
『마음사전』이 10년 동안 누군가에게 이 장면에 가까운 자매애를 선물해왔기를 감히 기대했다. 내가 먼저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실은 당신이 이야기를 하고 싶게 하는 작용이 되기를. 둘 사이에 이야기가 쌓여가기를. 속 깊은 자매애에 소용되기를. 『마음사전』을 쓸 때도 그랬지만, 부디 『한 글자 사전』도 읽는 이가 자신만의 사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다다를 수 있기를.
-‘책머리에’에서
작가 소개
저 : 김소연
시인.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7년 경주에서 목장집 큰딸로 태어났다. 천칭좌. B형. 인적을 찾아보기 힘든 동네에서 사람보다 소 등에 업혀서 자랐다. 그래서인지 눈이 소를 닮아 고장 난 조리개처럼 느리게, 열고 닫힌다. 그 후 무덤의 도시를 떠나 서울로 이주했다. 줄곧 망원동에서 살았는데 우기 때마다 입은 비 피해가 어린 정신에 우울의 물때를 남겼다. 매일 지각하였다. 시에 밑줄을 치게 되다. 선생과 불화하며 청소년기를 보내게 되었다. 마음과 몸이 분리되지 않고, 따라서 이 일 하며 동시에 저 일을 하는 건 불가능한 모노 스타일 라이프를 갖게 되었다. 하기 싫은 일은 죽어도 안 하는 강건한 정신의 소유자가 아니라, 하기 싫은 일은 하기도 전에 몸이 거부하는 이다. 실제로 그럴 땐 고열을 동반한 몸살에 시달릴 정도로, 몸과 마음의 완벽한 일원론적 합체를 이룬 변종이다. 그래서인지 마음에 관해서는 초능력에 가까운 신기를 보인다. 고양이처럼 마음의 결을 쓰다듬느라 보내는 하루가 아깝지 않고, 도무지 아무데도 관심 없는 개처럼 멍하니 하루를 보내는 데 천재적이다. 밥은 그렇다 치고 잠조차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몇 밤을 그냥 잊기도 한다. 몸에 좋은 음식에는 관심이 없고 아이스크림, 초콜릿, 커피를 주식처럼 복용한다. 게으르기 짝이 없고, 동시에 꼼꼼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녀는 카톨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였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3년 계간 '현대시사상' 겨울호에 「우리는 찬양한다」외 7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으며, 1996년 첫 시집 『극에 달하다』를, 1999년 장편동화 『오징어 섬의 어린 왕자』를, 2004년 그림책 『은행나무처럼』을 출간했다. 현재, '21세기ㆍ전망' 동인, 월간 '현대문학' 기획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고, 일산에서 어린이 도서관 ‘웃는책’을 운영하며 어린이 도서관 운동에 많은 시간을 쓰며 살고 있다.
첫 시집 『극에 달하다』를 낸 이후 10년 만에 두 번째 시집 『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를 최근에 가까스로 펴냈다. 마음의 경영이 이 생의 목표이므로 생활의 경영은 다음 생으로 미뤄놓고 있다. 이후의 시집으로는 『수학자의 아침』이있다.
목 차
ㄱ_ 개가 되고 싶어
ㄴ_ ‘너’의 총합
ㄷ_ 단 한 순간도
ㄹ_ 동그라미를 가리키는 말
ㅁ_ 멀리 있으니까
ㅂ_ 반만 생각하고 반만 말한다
ㅅ_ 새해 첫 하루
ㅇ_ 의외의 곳
ㅈ_ 잘 가
ㅊ_ 나의 창문들
ㅋ_ 코가 시큰하다는 것
ㅌ_ 밀 때가 아니라 당길 때
ㅍ_ 팔을 벌리면
ㅎ_ 회복할 수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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