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꽃향기를 걸어놓고

시인은 정형시로서의 시조형식을 정확하게 지키고 있다. 아울러 형식상 운율과 작품 내용이 음악처럼 잘 조화를 이루었다. 또한 시제(詩題)를 보면 인식의 대상이나 목적물 즉, 모든 소재들과 동떨어지지 않고 잘 어울린다. 시적 소재를 정확히 인식하고 예리하게 분석함으로써 시인의 시적 의식세계를 무리 없이 녹이는데 성공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이 시인은 모든 사물에 대한 관찰력과 분석력이 뛰어나다. 아울러 사물이나 상황을 시적으로 표현할 때, 플로베르(프랑스 소설가)의 ‘一物一語說’에 근거해 보면, 이 시인은 꼭 필요하고 적절한 언어를, 그리고 군더더기 없는 깔끔하고 정확한 시어를 선택하고 있다. 또 언어 감각과 시어 조직이 매우 뛰어나다. 아울러 작품 전체를 효율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언어적 구조가 무리 없이 탄탄하게 잘 짜여 있다. 그리고 표현기교도 무리한 채색이나 과장 없이 적절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상징과 비유로 개성적 서정적 정서를 형상화하는데 부족함이 없어, 작품의 내적 통일성과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첫째 「무화과 향기」 외 작품에서는 고향에 대한 짙은 향수와 떠난 님에의 애틋한 그리움이, 둘째 「별꽃향기를 걸어놓고」 외 작품에서는 어머니에 대한 깊은 정과 갈색 그리움을 노래했다. 셋째 「굴렁쇠」 등에선 멋스런 삶 즉, 진실한 자아의 모습을 찾아가는 길을, 넷째 「꽃비」 외 작품에서는 삶의 아픔과 고뇌를, 다섯째 「담쟁이덩굴」 등에선 부정 불의 및 덧없는 세월을 극복하고 인생의 필연을 꿰매가는 강한 의지적 삶을 노래했다. 모두가 한결같이 깊이 있고 격조가 있는 의지적 삶의 모습을 시적 진실의 세계로 톺아 올린 시인의 시적 역량이 돋보인 작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