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2009년 시사사로 등단한 김지율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내 이름은 구운몽>이 출간되었다. “종종 죽었다/ 살아나는 꿈을 꾼다”라는 「시인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시인은 우리의 삶에 존재하는 억압된 욕망을 누설하면서 표현의 한계와 금기를 넘어서고 있다. 그것은 “소녀”의 이름으로, “백지” 위에, 그리고 “구운몽”이 된 채로 나타난다. “나머지는/ 아무도 모르게 삼켰어// 말하지 마, 너만 알고 있어”(「소녀」)와 같이 비밀을 삼키는 행위와 “너”에게 그 비밀을 말로써 뱉는 행위가 대비되고 김지율 시인만의 독특한 발화가 시작된다. 이곳에서는 비밀을 소통해야지만 그 비밀이 유지될 수 있다. 이렇게 탄생한 역설적인 공동체를 시인은 ‘백지’라고 부른다. “죽는, 직관적으로, 피할 수, 느끼며, 가두고, 파고, 맹렬히, 두렵다는, 그러므로, 영원히, 되풀이”(「백지」)되는, 각각의 분절들이 연결되지 않은 현실 속에서 새로운 리듬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은 겉으로 보기에 모든 것이 체계적으로 잘 관계를 맺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항상 세계와 불화를 겪고 있으며, 그것은 내면 깊은 곳에서 파편화된 조각으로 부유한다. 시인은 이러한 진실을 마주하기 위해 현실의 장막을 모두 걷어낸 ‘백지’ 위에 서 있다. 그리고 새롭게 구성된 삶은 “구운몽”이 된다. “사람들”, “너”, 그리고 “나” 자신이 “나를 구운몽이라고 부”르는(「구운몽」) 것은 파편화된 ‘백지’의 삶을 타자와의 소통을 통해 ‘구운몽’으로 승화시켰기 때문이다. 즉 타자와 ‘나’, 모두의 호명을 통해 존재하는 ‘구운몽’이라는 공동체가 탄생하는 것이다.
작가 소개
김지율
1973년 진주에서 태어났다.
2009년 <시사사>로 등단했다.
2013년 서울문화재단창작지원금을 받았다.
경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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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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