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동화작가이자 농업학교 선생이었던 미야자와 겐지
그의 삶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시로 녹아들다
미야자와 겐지의 작품은 그의 삶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어려서 자연 속을 뛰놀며 식물과 곤충 채집, 특히 광물 채집에 대한 관심을 크게 키웠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었다면 풍족한 삶을 이어갈 수 있었음에도 집을 나와 자신이 어린 시절 보았던 자연, 그 속에서 공생하던 동식물의 모습, 서로 한데 어우러진 평화로운 풍경을 『첼로 켜는 고슈』, 『도토리와 살쾡이』, 『사슴 춤의 기원』 등의 동화로 옮겼다.
『봄과 아수라』의 시에는 환상이 가득한 동화를 썼던 겐지의 동화작가로서의 세계관과 상상력이 발휘된 한편, 당시 하나마키 농업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그가 관심을 두었던 음악과 종교, 화학과 지질학과 기상학과 새로운 농업 기술 등이 그의 예술성과 결합하여 섬세하고 풍부한 어휘로 묘사되어 단어 하나하나 곱씹는 재미가 있다.
그 찬란한 공간/ 위쪽에는 미나리아재비가 피고/ (최상급 buttercup인데/ 버터보다는 유황과 꿀에 가깝습니다)/ 아래에는 토끼풀과 미나리가 자란다/ 양철 세공 잠자리가 허공을 날고/ 비는 후드득 소리를 낸다 _「휴식」중에서
바람과 편백나무의 이른 오후에/ 오다나카는 몸을 쭉 펴고/ 있는 힘껏 손을 뻗어/ 회색빛 고무공 빛의 표본을/ 미처 받지 못하고 툭 떨어뜨렸다 _「잔디밭」중에서
이 현상의 세계 속에서/ 미덥지 않은 그 성질이/ 이렇게 아름다운 이슬이 되거나/ 움츠러든 작은 참빗살나무를/ 다홍색에서 부드러운 달빛색으로/ 호화로운 직물처럼 물들이기도 합니다/ 이제 아까시나무도 뽑아냈으니/ 만족한 마음으로 곡괭이를 내려놓고/ 나는 기다리던 연인을 만나듯/ 여유롭게 웃으며 나무 밑으로 향하나/ 그것은 하나의 정염/ 이미 물빛 과거가 되었습니다 _「과거정염」중에서
특히 현실과 환상이 경계를 넘나들며 얽히고설키고, 산 것과 죽은 것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며 세상의 모든 존재들이 서로를 인식하고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봄과 아수라』 곳곳에 깔려 있다. 하나의 우주 속에서 모든 존재가 동등하며 나에게 녹아들기도 하고 또는 내가 녹아들기도 한다. 선명하게 반짝이는 자연의 모든 풍광이 고요한 눈으로 들어가 작가의 내면을 휘돌아 독특한 언어로 내뱉어진다. 그 과정에서 불교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겐지의 삶 또한 어우러졌을 것이다.
삶에서 죽음으로 그리고 다시 삶으로, 슬픔을 극복하고 새로운 봄을 맞이하다
행복하고 환상적인 그의 작품에도 현실에 대한 고민과 슬픔이 내재되어 있다. 당시 사회에 만연했던 제국주의 때문에 점차 인류애와 평화에 대한 목소리가 사라지는 일에 대한 고민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겐지 자신을 둘러싼 현실과 그에 따른 심경의 변화가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집을 떠나 동화 창작에 몰두하던 겐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 도시코의 병간호를 위해 고향에 돌아왔고, 농업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며 농민들의 가난한 삶과 고충을 피부로 느꼈다. 특히 그의 여동생, 도시의 죽음을 다룬 시에서 쓰리고 안타까운 그의 내면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새처럼 다람쥐처럼/ 너는 숲을 그리워했다/ 얼마나 내가 부러웠을까/ 아아 오늘 안으로 멀리 떠날 나의 누이여/ 너는 정말로 혼자서 갈 셈이니/ 나에게 같이 가자 부탁해다오/ 울며 내게 그리 말해다오
_「솔바늘」중에서
어째서 저기 저 두 마리 새는/ 저리도 구슬프게 우는 것일까/ 나를 구원할 힘을 잃었을 때/ 나의 누이도 함께 잃었다/ 그 슬픔 때문에 (...) 그 슬픔 때문에/ 정말이지 저 소리도 슬프게 들린다
_「흰 새」중에서
스물넷 나이에 스러진 여동생 도시를 떠올리는 겐지의 마음과 펜 끝에는 한없이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듯하다. 그 무거운 한숨을 이전처럼 덤덤하게 표현하려 해도 끝내 “무성통곡”처럼 터져 나오고 마는 것이다. 어쩌면 겐지는 그의 마음에 응어리졌던 슬픔을 여동생 도시가 죽고 나서야 비로소 터뜨릴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세상은 다시 흘러간다. 봄이 가고 겨울이 오는 것처럼, 화산 폭발로 죽어버린 땅에도 파릇한 새싹이 다시 돋아나는 것처럼 삶과 죽음은 반복되며 하나의 고리처럼 이어지니 도시의 죽음 또한 “과거의 정염, 물빛 과거”인 것이다.
겐지는 한국의 이중섭, 네덜란드의 반 고흐처럼 생전에는 인정받지 못했다. 지금에야 「은하철도 999」의 원작자로서 일본에서는 물론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지만, 살아 있는 동안 출간된 책은 동화 『주문이 많은 요리점』과 시집 『봄과 아수라』뿐이었고 글을 써서 받은 원고료 또한 5엔이 전부였다. 하지만 겐지는 죽기 직전까지도 글쓰기를 그만두지 않았고, 꾸준히 자신의 문체와 표현을 발전시키며 짧은 생애 동안 총 100여 편의 동화와 400여 편의 시를 남겼다. 그리고 사후 60년이 지난 지금은 세대를 불문하고 가장 많이 읽히고 사랑받는 작가로서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
작가 소개
저 : 미야자와 겐지
Kenji Miyajawa,みやざわ けんじ,宮澤 賢治
일본의 대표적인 동화 작가이자 시인이면서 농예과학자. 이와테 현 하나마키 시의 독실한 불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일본의 시조라 할 수 있는 단가를 짓기 시작한 겐지는 열여덟 살 무렵부터 동화를 지어 형제들에게 읽어 주었다고 한다. 1921년에는 무작정 도쿄로 상경하여 동화를 창작했는데, 겐지 동화의 초고는 대부분 이 시기에 씌어졌다. 이후 농업 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왕성한 창작 활동을 계속하였는데, 생명 존중 사상과 공생(共生)의 행복관을 담아내던 겐지의 동화들은 당시 주위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배타적이던 일본에서는 외면당한다. 결국 겐지의 동화는 끝내 빛을 보지 못하고, 37세라는 젊은 나이에 늑막염으로 생을 마친다.
그러나 사후 7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일본 열도는 '겐지 붐'이라고 할 만큼 열광적인 독자군이 형성되어 있으며, 그의 작품은 일본 교과서에 오랫동안 수록되어 정서적 영감을 불어넣을 만큼 수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는 겐지의 작품이 현대 사회에 대한 환멸감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대표작으로는 『쥐돌이 쳇』, 『주문 많은 음식점』, 『바람의 마타사부로』, 『은하 철도의 밤』, 『첼로 켜는 고슈』, 『카이로 단장』 『미야자와 겐지 전집 1,2』등이 있다.
역 : 정수윤
경희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방송 작가와 기업체 홍보실 사보 기자로 일하다가, 일본 대중 소설에 관심을 갖고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와세다대학교 대학원 문학연구과에 입학해 ‘에도가와 람포와 그로테스크 문학’을 주제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도쿄 야나카 마을의 옥탑방에서 지내던 당시, 함께 살던 모기, 거미, 바퀴벌레와 이름 모를 곤충들에게 영감을 얻어 《모기소녀》를 집필했다.
목 차
서 13
봄과 아수라
굴절률 21 / 구라카케산의 눈 22 / 일륜과 다이치 23 / 언덕의 현혹 24 / 카바이드 창고 26 / 코발트 산지 27 / 도둑 28 / 사랑과 열병 29 / 봄과 아수라 30 / 봄볕 저주 33 / 지새는달 34 / 골짜기 35 / 햇살과 건초 36 / 구름의 신호 37 / 풍경 38 / 습작 39 / 휴식 41 / 할미꽃 43 / 강가 44
진공용매
진공용매 49 / 장구벌레의 춤 61
고이와이 농장
고이와이 농장 69
그랜드 전신주
숲과 사상 103 / 안개와 성냥 104 / 잔디밭 105 / 창끝 같은 푸른 잎 106 / 보고 108 / 풍경 관찰관 109 / 이와테산 111 / 고원 112 / 인상 113 / 우아한 안개 114 / 열차 115 / 연리지 116 / 하라타이 검무 117 / 그랜드 전신주 120 / 숲의 기사 121 / 전선 수리공 122 / 나그네 123 / 대나무와 졸참나무 124 / 구리선 125 / 다키자와 들판 126
히가시이와테 화산
히가시이와테 화산 131 / 개 142 / 마사니엘로 144 / 다람쥐와 색연필 146
무성통곡
영결의 아침 153 / 솔바늘 156 / 무성통곡 158 / 바람숲 160 / 흰 새 163
오호츠크 만가
아오모리 만가 171 / 오호츠크 만가 184 / 사할린 철도 190 / 스즈야 평원 194 / 분화만(녹턴) 197
풍경과 오르골
불탐욕계 205 / 구름과 오리나무 207 / 종교풍 사랑 210 / 풍경과 오르골 212 / 바람이 기운다 216 / 스바루 219 / 네 번째 사다리꼴 221 / 화약과 지폐 224 / 과거정염 227 / 잇폰기 들판 229 / 용암류 231 / 이하토브 빙무 234 / 겨울과 은하 스테이션 235
비에도 지지 않고 241 / 별자리의 노래 243
옮긴이 말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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