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새 혹은 쇄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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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박기동
출판사항달아실, 발행일:2018/04/27
형태사항p.115 46판:20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88710102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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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박기동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을 펴낸다. 시인의 말에서 박기동 시인은 스스로를 “어쩌다가 체육선생(교사, 조교, 강사, 교수)”으로 먹고 살았고, “한 평생 시인”으로 살았다 하면서 “굳이 어느 것이 본업이라 내세우기가 망설여지고, 민당해진다”고 한다. “작품을 일로써 삼지 않는 나 같은 시 건달”(「아주 가벼운 시 한 편, 아기들의 소리」이라고도 하고, “평생 쓴 것 가운데 / 쓸 만한 게 없다”(「쓸모없는 쓸모를 찾아」)고도 한다. 또 “나는 전업 시노동자다. / 나는 헛살았다. 나는 헛 살았다.”(「나도 헛살았다 ― 대놓고 표절하기」)며 자조하기도 한다.

모두 겸손의 말이다. 그는 천상천하유아독존 아니, 천상천하유시인존(天上天下唯詩人尊)이다. 그는 천상 시인이다. 그가 시인이 아니라면 도대체 누가 시인임을 내세울 수 있을까.


하루에 적어도 세 편
을 써야 한다고 다짐하는 시인들
모처럼 만난 김창균이를 통하여 이문재의 전화 당부를 엿듣는다.
동해의 파도를 향하여 이런 자기 다짐을 하는 이문재 시인의 안쓰러움을 엿보는 것이다.
열흘에 세 편
정도는 가당키나 했던가?
한창 젊을 적엔 나도 시인이었다. 누구 못지않은 시인이었다.
지금은 물론 아니다. 동인지에 낼 원고도 밀려서 포기할까, 사정할까
하루 열흘이 아니라 일 년에 세 편이라도 건져 올리면
그야말로 문단말석에서라도 시인이겠다.
- 「하루에 적어도 세 편」 전문


박기동 시인은 정년퇴직을 코앞에 둔 노년의 시인이지만 그의 시와 그의 시정신은 누구보다 젊고 누구보다 치열하다. 이번 시집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표제시 「노새 혹은 쇄빙선에 대하여」를 읽으면 누구든 수긍할 수밖에 없다. ‘시인’은 박기동 시인 스스로 언명하였듯이 그가 “평생 짊어지고 사는 멍에와 같은 것”이고 “끊임없이 깨고 나가야 하는 족쇄”이기다. 박기동 시인에게 있어 ‘시’ 혹은 ‘시인’은 “얼지 말아야 할 호수나 바다가 얼음판으로 뒤덮여 얼어버렸을 때, 이를 깨고 나가는 쇄빙선”과 같고, 미지의 길을 낼 때 앞장서야 하는 ‘이슬떨이’와도 같다. 그런 이유로 그의 시는 여전히 언제까지나 젊고 치열하다.

1. 쇄빙선에 대하여
누가 앞서서 쇄빙선이 되겠습니까? 운전이 미숙했을 때, 고속도로에서 버스를 따라가듯이 내 눈길 지지할 대상이 있다는 것이 마음속에서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지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갈 때, 처음 나선 이들을 ‘이슬떨이’라고 부른다지요. 쇄빙선은 말이 없습니다. ‘이슬떨이’들도 말이 없습니다. 묵묵하게 자기 일만 하는 거지요.
그러나 뒤따르는 여러 사람들에게, 몸으로 덕을 뿌립니다. 언제나 쇄빙선은 존재합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없을 것만 같아도 여전히 쇄빙선은 나타납니다. 무엇을 하더라도, 어디를 가더라도, 있을 것 같지 않더라도 어김없이 쇄빙선은 나타납니다. 나 말고 누가 내 운명의 쇄빙선이 될 수 있을까요?

2. 노새에 대하여
노새는 암말과 수탕나귀 사이에 태어납니다. 미국과 프랑스, 중국 등에서 많이 보인답니다. 후세는 대개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노새가 한 마리만 등장하는 게 아닙니다. 두 마리, 세 마리 혹은 여러 마리. 노새들이 여럿 모여 합창을 합니다. 노새들의 합창…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과 대비됩니다.

지난 겨울 소치올림픽 때 나는 노새 여럿을 보았습니다. 김연아, 이상화 그리고 안현수까지.
- 「노새 혹은 쇄빙선에 대하여」 전문

박기동 시인은 요즘 활(국궁) 배우기에 한창이다. 그러면서 그의 시가 활처럼 휘어진다. 그래서 그런가 그의 이번 시집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떤 경지가 보인다. 보통의 시인들이 말[言]을 지우기 위해 말[語]을 쓴다면, 박기동 시인은 말[語]을 지워서 더 큰 말[言]을 그리는 형국이다. 시위를 떠난 화살이 날아가는 형상이 그렇듯 그의 말은 직설(直說)을 피해 곡설(曲說)로 간다. 그러니 이번 시집을 읽는 독자들의 눈은 얼마나 즐겁고 황홀하겠는가. 詩가 화살(矢)이 되어 곡해(曲解)를 짓고 곡해 속에 말의 진경(眞景)이 펼쳐진다. 지워진 말들의 자취를 쫓는 것은 위태롭지만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요즘 활쏘기를 시작했습니다.
보기 보다는 어설프고 쉽지 않은 과정이지요.
활쏘기를 하나의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특히 차고 넘치는 것으로 생각되는 만작이라는
커브, 모서리가 있어요.
활터에서 배운 만작은 쏠 때마다 거쳐야 할 모서리지만
이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매번 쏠 때마다 마땅히 가득해야 하겠지만

사대에 올라서면
잊어버리는 게 골칩니다.
어디 한군데 신경을 모으다보면
다른 곳이 터져 버리거든요.
가득 찼다가 슬금슬금
나도 몰래 미끄러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전문적인 용어로 ‘뺏긴다’고 합니다.

뺏기고 바람 빠지는 건
정작 당사자는 모릅니다.
오로지 충만하고 팽팽해야 하는 상태,
나는 아직도 괜찮구나
(많이들 오해합니다.)
이대로 쏴 버리고 싶을 때
어느 순간, 이미 빠지기 시작합니다.
- 「만작滿酌」 전문


이번 시집을 엮으면서 결론적으로 ‘박기동類’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세상의 어떤 틀, 어떤 기준, 어떤 범주로 묶을 수 없는 오직 ‘박기동만의 서정’ 그런 뜻에서 ‘박기동류’라는 말을 만들고 싶었다. 먼 훗날 박기동류의 범주에 속할 무수한 속편들이 등장하리라.

시인의 말

어쩌다가 새삼스럽게, 커밍아웃을 하게 생겼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이번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노새 혹은 쇄빙선’은 꼭 4년 전에 썼다. 아니, 쓰여졌다. 맨 뒤에 해설 대신 붙어있는 논문에도 나오지만(논문을 쓰다가 시까지 쓰게 된 경우), 당시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중이었다. 러시아의 소치 올림픽이었다.

오늘이 평창올림픽 개막식 날이니까, 만 4년 만에 시집으로 엮는다. 그동안 체육선생(교사, 조교, 강사, 교수)으로 먹고 살다가 이제 세 학기 지나 정해진 날짜(定年)가 되면 퇴직한다.

나는 무얼 하며 남아야 하나. 그나마 아슬아슬하게 살았다. 애면글면 뭔가 쓰면서 살았으니, 시 몇 편 더 쓴다면 스스로 고맙겠다. 어쩌다가 체육선생, 한 평생 시인으로 살았다. 굳이 어느 것이 본업이라 내세우기가 망설여지고, 민망해진다.

2018년 2월 9일
박기동

 

작가 소개

저 : 박기동
1953년 강원도 명주군(현 강릉시) 왕산면에서 태어났으며 강릉고와 강원대학교 및 동 교육대학원(체육교육 전공)을 졸업했다. 1982년 『심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어부漁夫 김판수』, 『내 몸이 동굴이다』, 『다시, 벼랑길』, 『나는 아직도』 등이 있다. 현재 강원대학교 스포츠과학부 교수이다.  

 

목 차

시인의 말

1부. 활 배우겠습니다

활을 내다
만작
달마산 미황사
쏜살같이
활 배우겠습니다
마지막 애인
김진열
이발소에서 머리를 감을 때
꽃은 피고 지고
고소공포증
아주 가벼운 시 한편, 아기들의 소리
파일명 메모미모

2부. 나는 뱀띱니다

소리가 사라짐으로 소리가 드러나다
자신을 맷돌 삼아
물찻오름
나비
길이 길을 낸다
나는 뱀띱니다
선인장 꽃, 내 몸의 가시
다만 견디는 것을 생각한다
칠득이 들어온 날
만해마을, 퇴고
나무대학교
깨어남에 대하여
옛날 우체국

3부. 노새 혹은 쇄빙선에 대하여

콜 니드라이
박수근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법 1 ― 어느 건축가의 메모를 빌려
박수근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법 2 ― 갤러리 가운데 ‘나’
김덕남 화백 몰 소식
별을 오브제로 한 시
노새 혹은 쇄빙선에 대하여
인형이 운다
쓸모없는 쓸모를 찾아
만주라는 바다
물푸레나무 가지 하나
사소한 것으로 선생의 오늘과 내일을 말하고 드러낼 수 있을까? ― 정년定年을 맞이하는 용재庸齋 이병천 교수를 위하여
내 몸의 바코드
은비령을 넘다

4부. 대놓고 표절하기

복숭아나무 가지 하나가
서늘한 꽃
하루에 적어도 세 편
길 끝
만천리
유령 난초
산양
버섯
물이 물 되어

깨금발과 까치발 사이
대놓고 표절하기 ― 나도 헛살았다
대놓고 표절하기 ― 이제 그만 미치겠다

해설 | 박기동
체육특기자 두 학생의 구술생애사: 노새 혹은 쇄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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