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말이 단련된다’는 건, 보이는 것 이면의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
‘지금 여기’의 세계는 ‘지금이 아닌, 여기가 아닌’ 세계에 의해 성립된다
‘무엇을 말해도 몰라준다. 제멋대로 오해를 해서 기분을 상하게 한다. 이쪽의 주장은 전혀 들어주지 않는다. 말하면 말할수록 상대를 화나게 한다.’ 그런 일은 누구나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일이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포기하고, 침묵하고, 상대 앞에서 떠나버리게 된다. 그러나 그래도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상대와 무언가를 공유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 가령 그 상대가 자기 아이라면 어떨까?
이 책은 언어에 대해서 저자가 경험하고 그때마다 느낀 바를 쓴 18편의 ‘말이 단련되는 장소’에 관한 에세이다. 말이 단련되는 것은 대부분 말이 통하지 않는 장소에서다. 그것은 말이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는 경우다. 그때 사람은 비로소 언어의 불가사의한 성격에 대해 이리저리 생각해보고, 좌절을 반복하면서 언어에 생명을 불어넣게 된다. 즉 말이 단련되는 것이다.
‘말이 단련된다’? 말(馬)이 아닌 말(言語)을 어떻게 단련해? 단련된 말이란 어떤 말일까? 단련된 말이란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지만 흔해빠진 언어인데도 묵직한 무게가 느껴지고, 오래오래 마음속에 남아 있거나, 한마디 말 앞에서 멈춰 서고 그 말에 오버랩 되는 풍경에 특별한 의미가 느껴지는 그런 언어라고 저자는 말한다.
시인 랭보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재능이 있고, 나아가 그 보이지 않는 것을 다른 사람도 볼 수 있게 하는 마술사에 비유된다. 단련된 말이란 보이는 것 이면의 보이지 않는 것, 존재 이면의 부재, 충족 이면의 결여, 정확함 이면의 지체됨을 보이게 하는 말이다. 그리하여 ‘지금 여기’의 세계는 ‘지금이 아닌, 여기가 아닌’ 세계에 의해 성립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그러면 ‘말이 단련되는 장소’란 어떤 것일까? 말이 효과적으로 전달되는 상황? 상대가 그 말에 기분 좋게 반응하는 경우? 말이 통하는 동료들 간의 대화? 아니다. 말이 단련되는 장소는 말이 통하지 않고, 말이 무기력해지는 곳이다. 죽음을 앞둔 친구 앞에서, 생활환경이 완전히 다른 여성과의 결혼생활, 아직 말을 못하고 울어대는 아이 앞에서 말은 얼마나 무기력한가? 어디 그 뿐인가. 부모의 간병, 언어가 다른 외국인과의 대화, 연인의 부재, 절망적인 순간, 그 밖에도 애달픈 심정, 어머니라는 말, 단절된 삶 앞에서 할 말을 잃고 만다. 바로 이런 곳에서 말은 단련된다.
언어에 대해서 좌절하거나 상처 입은 경험을 가진 사람만이 도달하는 장소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 『소비를 그만두다』, 『고양이 마을로 돌아가다』의 저자, 일본의 실천적 지식인 히라카와 가쓰미는 경제성장의 한계성을 지적하며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소상인과 탈소비의 필요성을 피력하는 책을 주로 써 왔다. 그가 ‘조금 색다른 주제’로 그의 첫 번째 에세이 『말이 단련되는 장소』를 펴냈다. 이 책은 다이와쇼보 출판사 홈페이지에 연재했던 칼럼으로 ‘시’라는 소재를 통해 ‘말’에 대한 자신의 집착을 마음껏 풀어낸 글 모음집이다. 말’이 지시하고 있는 것의 의미에 대한 글이라기보다는 ‘말’이 감추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쓰려고 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내와도 요즘은 말다툼이 거의 없습니다. 서로 환갑을 넘어서며 모든 면에서 아귀가 맞아떨어졌는지도 모릅니다. 아니, 그 이상으로 서로가 조금씩 사랑으로부터 멀어지고 의무를 다하려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상대의 말 속에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생각하며 상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 것입니다. 말의 내용보다도 내면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언어에는 그것이 가리키는 의미와는 항상 좀 떨어진 곳에 정말로 전하고 싶은 내용이 감춰져 있습니다.” - 「언어의 불가사의한 성격」에서
저자는 ‘언어에 대한 완전한 깨달음은 언어에 대해서 좌절하거나 상처 입은 경험을 가진 사람만이 도달하는 장소’라는 것을 이해했다. 아버지 간병에 관한 저자의 책에 대해 “의무는 사랑보다 믿을 만하다”, “큰일보다 사소한 일이 소중하다”라고 한 세키카와 나쓰오의 서평에서 얻은 교훈이다. 즉, 언어가 끼어들 여지가 거의 없는 곳에서 중요한 것은 커다란 사상의 합의가 아니라 사소한 일에 대한 공감, 그리고 약간의 의무라는 것.
어쩌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것은 언어가 아닐 것이다. 언어가 개입되지 않아도 서로 통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사랑’일 수밖에 없다. 어떤 의미에서 언어가 계속 감추고 있는 것은 ‘사랑’일 것이기 때문이다.
말이 감추고 있는 것을 쓰려고 한 저자가 이 책에 감추고 있는 것
이 책에는 저자가 좋아하는 시가 인용되고 있다. 전후시대의 시인, 현대시인의 시가 주를 이루는데, 저자는 그 시들을 모티브로 해 그 시가 강조한 관념이나 풍경을 자신의 현실 속에 투영한다. 마치 그 시가 자신이 잊고 있던 시간이나 장소를 어딘가 깊숙한 곳에서 끄집어내어 자신이 시인으로 환생한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그리하여 그는 ‘지금이 아닌, 여기가 아닌’ 세계를 말하고, 학생운동가가 되어 저항의 눈빛을 시어로 정착하고, 귀환한 시베리아 억류자가 되어 절망을 말한다. 조센징 고린내를 외치던 소년이 울고 싶은 심정이 되어 만두를 게걸스럽게 먹고, 파란 눈 이방인이 되어 일본의 뒷골목과 땅 끝 해안선을 서성인다. W. H. 오든이 되었다가 오가타 겐이 되고, 사전편찬자가 되었다가 유언집행인이 된다. 그리고 말한다.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쓴다는 것이 당시의 ‘황지파’ 시인들에게 부과된 숙명 같은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들은 그것이 자신들의 의무이며, 그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젊은 나이에 어른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거기에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말이 감추고 있는 것을 쓰려고 한 저자가 이 책에 감추고 있는 것은 자신의 숙명 같은 거 아니었을까?
작가 소개
지은이 : 히라카와 가쓰미
1950년 도쿄 출생
도나리마치 카페 점주. 낭독, 대담을 중심으로 한 음성 콘텐츠 다운로드 사이트 ‘라디오 데이즈(Radio Days)’ 대표. 릿쿄 대학 객원교수. 와세다 대학 강사. 와세다 대학 이공학부 기계공학부 졸업 후, 우치다 다쓰루와 함께 번역회사 어번 트랜스레이션 설립. 1999년 실리콘밸리의 투자회사 비즈니스 카페 설립에 참여, CEO 역임.
주요 저서로는 『이행기적 혼란: 경제성장신화의 종말』,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 『소비를 그만두다』, 『고양이 마을로 돌아가다』, 『거꾸로 생각하라』, 『나를 닮은 사람』, 『주식회사라는 병』, 『글로벌리즘이라는 병』 등이 있다.
옮긴이 : 김윤숙
중앙대학교 경영대를 졸업하고 일본에 건너가 7년 동안 거주하였다. 2010년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후 광주에서 아동복지교사로 지역아동센터에 근무하며 번역 일을 병행하고 있다. 한국번역가협회와 일본(주)바벨 공동주최 ‘국제신인번역’ 장려상(일한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번역한 책으로 『다가올 민주주의』가 있다.
목 차
언어의 불가사의한 성격 : 말이 필요한 곳은 말이 통하지 않는 장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 말이 단련된다는 말의 뜻
‘애달픔’에 관하여 : 세월을 뛰어넘는 공시성
어머니에 대하여 : 가장 말하기 어려운 주제
침묵과 비등할 정도의 언어 : 침묵 어법
바보스러움을 사랑스럽게 보는 것 : 계획성 없는 사람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시간 : 자기책임론을 부정하며
증오의 장소, 회한의 시간 : 전철 안 배외주의적 광고를 보고
애국심과 자아의 욕구 : 국경을 초월한 문체
어리석음으로 가득 찬 세계에서 절망을 말하다 : 언어에 대한 회의
말이 기도가 될 때 : 고통의 연송기도
재잘거림과 속삭임 : 전쟁 전야의 고요함
거짓말 : 통제 장치로서의 꺼림칙한 감정
노래는 언어의 교환을 포기한 것 : 노래가 불길에 휩싸이다
시대가 인간을 추월하다 : 시간과 시대
언어의 시작과 끝 : 미생의 언어
언어는 자신의 부재를 원하고 있다 : 윤리 혹은 사랑
유언 집행인 :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듣다
에필로그 : 젊은 시절의 나에게 마침표를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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