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향민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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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박기영
출판사항한티재, 발행일:2018/09/10
형태사항p.165 46판:20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97090921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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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무향민(無鄕民)이 그리는 평화의 지도
2대에 걸친 피난민들 삶의 애환과 꿈 그려

 박기영 시인의 신작 시집 『무향민의 노래』가 출간되었다. 평안남도 맹산을 고향으로 둔 시인의 아버지와 시인의 삶이 상징하는 역사와 자연의 생명력을 드러냈던 전작 시집 『맹산식당 옻순비빔밥』 이후 새롭게 쓴 시들을 모아 펴낸 이번 시집은 우리 사회에 가려져 있던 실향민 2세들의 비극적 삶을 형상화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시인에게 고향은 있어도 없는 곳이다. 이런 형용모순의 삶을 아프게 그려 낸 시 「원적지」 연작과 「무향민(無鄕民)」 등 47편의 신작시 수록. 그러나 이 시집은 회한만을 노래하고 있지는 않다. 오는 9월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종전 선언’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우리 모두의 바람, 분단극복과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기에 더욱 주목하게 된다. 『무향민의 노래』 출간과 더불어, 이 시들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형식의 시낭송극 〈맹산 박 포수의 망향가〉도 순회 상연을 앞두고 있다.

고향, 있어도 없는 곳
 형용모순의 삶 아프게 그려내

 이 시집은 발간 전부터 독자와 비평가들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문학평론가 염무웅은 기존의 ‘실향’이나 ‘탈향’과는 다른 개념으로서 ‘무향’이 문학작품에 등장한 것을 보고, “실향이나 탈향은 고향을 되찾을 가능성, 즉 귀향을 전제하는 데 비해 무향은 아예 그걸 부정한다는 점에서 더욱 절망적이고, 고향 없는 삶 또는 부모 없는 자식 같은 어떤 절대적 상태를 설정하는 것 같”다며, “‘무향’의 절대성과 ‘민’의 구체성 간에 불가피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는 충돌이 이번 시집에 어떻게 표현되어 있을지 궁금”하다는 기대를 페이스북에서 밝힌 바 있다.
시집의 발문을 쓴 박일환 시인은 “박기영 시인이 가슴에 새긴 금을 따라가는 게 이 시집을 읽는 기본 독법”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결코 쉬운 독법이 될 수 없으리란 건 시작부터 자명하다. 핏물 배인 금들을 따라가다 “사람이 평생 살아도 경험하지 못할 이야기”(「똥무덤」)들 앞에서 발목이 걸려 넘어지기 일쑤인 탓이다.”
박기영 시인에게 북쪽 고향은 있어도 없는 곳이다. 이런 형용모순의 삶을 아프게 그려 낸 시가 「원적지」 연작과 「무향민(無鄕民)」이다. 시인의 가슴에 새겨져 지워지지 않는 원적지 주소 ‘평안남도 맹산군 수정리 300번지’.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을 통해 “실향도 아니고 탈향도 아닌 무향이라는 말을 만들어 써야 하는 이들의 심정”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박일환 시인은 발문에서 “‘사람의 새끼들이래 모두 무향민이지’(「무향민-박영수 형님에게」 중)라는 말로 애써 체념을 지우고 현실을 수긍하면서, 새로 터 잡은 곳에서 어떻게든 삶을 이어가려는 안간힘을 떠올려본다. 수구초심이라는 말처럼 고향이란 누구나 마지막으로 돌아가기를 희구하는 곳으로, 최후의 의지처가 되어주어야 하는 곳이다. 하지만 그런 의지처조차 마음에 담을 수 없는 이들의 ‘세상 온갖 설움’을 누가 이해하고 풀어줄 것인가? 남북 당국은 이산가족을 자신들의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이용하기만 할 뿐이고, 그래서 시인은 ‘인질극’이라는 용어를 써가며(「이상한 인질극」 중) 남북 당국 모두를 질타한다.”

‘종전 선언’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회한과 평화에 대한 염원

 그러나 이 시집은 실향민의 회한만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오는 9월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종전 선언’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우리 모두의 바람, 분단극복과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기에 이 시집을 더욱 주목하게 된다. 어쩌면 『무향민의 노래』는 ‘종전 선언 이후’ 우리의 삶을 전망하기 위한 문학적 실천으로서 더욱 의미 있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 박일환 시인은 발문에서 이렇게 짚고 있다. “평화가 이 시대의 화두라고 할 때, 그게 단순히 철조망을 걷어내는 일로 국한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또한 정권 담당자들에게 모든 걸 맡겨 놓고 기다리기만 해서 될 일도 아니다. 우선 지금 여기서 평화를 가로막고 있는 현실적 조건들을 쳐내는 일에 눈감지 말아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박기영 시인의 발걸음이 사드 철회 투쟁을 하고 있는 성주 소성리로 향하고 있음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향후 박기영 시인의 작업이 어디로 향하고, 어떻게 확장될 것인가 하는 고민의 일단을 엿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느 인터뷰에서, 30년 동안 절필하다시피 했던 시를 다시 쓰게 된 계기가 세월호 참사였다고 한 얘기를 기억한다.”

시낭송극 〈맹산 박 포수의 망향가〉
 『무향민의 노래』 바탕으로 새로운 형식의 무대 실험

 박기영 시인의 시들을 바탕으로 정지창 문학평론가가 대본을 쓰고 김창우 교수(경북대)가 연출한 시낭송극 〈맹산 박 포수의 망향가〉가 오는 9월 28일(금) 오후 8시, 소극장 함세상(대구 남구 대명동, 전화 053-625-8251)에서 상연될 예정이라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8월 25일, 대구경북작가회의 2018 여름문학제에서 한 차례 시연되어 큰 호응을 불러일으킨 이 시낭송극은 김창우 교수, 조성진(마임이스트), 이송희(극단 이송희레퍼토리 대표), 박연희(극단 함세상 대표), 이길(극단 함세상 소속) 등 대구지역 중견 배우들이 출연한다. 민족상잔이라는 비극적 역사에 휘말려 피난살이를 하는 2대에 걸친 기구한 이야기와 그 후손들의 꿈을 담은 작품이라는 점 외에도, 시와 대중의 만남을 위한 새로운 시낭송 형식의 실험이라는 측면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공연은 대구를 시작으로 전국 순회 상연도 기획 중이다.
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이후, 9월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추진 등을 계기로 분단체제 극복과 평화체제로의 전환에 대한 염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민족의 명절 한가위가 다가오고 있다. 박기영 시집 『무향민의 노래』 출간과 시낭송극 〈맹산 박 포수의 망향가〉 공연이 더욱 뜻깊게 다가온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박기영  
1959년 충남 홍성 출생. 평안도 맹산 출신의 피난민 아버지와 경북 상주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충청도, 강원도 등지를 전전하다 대구에 정착해 성장기를 보냈다. 그 뒤에 함양 마천, 경기도 안산 등 여러 곳에 머물기도 했다. 1982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로 당선, 『우리 세대의 문학』 등에 작품을 발표했다. 장정일과의 2인 시집 『聖.아침』, 『숨은 사내』, 『맹산식당 옻순비빔밥』 등을 냈다. 2018년 현재 충북 옥천에서 옻 관련 연구와 새로운 농업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목 차

제1부 무향민의 노래
 제무시 / 도강기 1 / 도강기 2 / 도강기 3 / 도강기 4 / 도강기 5 / 묘봉에 뜬 달 / 원적지 1 / 원적지 2 / 원적지 3 / 원적지 4 / 원적지 5 / 강시전 / 푸른 다리의 추억

제2부 깊은 우물
 장갑에서 자다 / 만세 운동회 / 엄마 돼지 여섯 마리 / 단오제 / 깊은 우물 / 평화상회 1 / 평화상회 2 / 평화상회 3 / 평화상회 4 / 은어그물 / 뱀장어잡이 / 똥무덤 / 무향민

제3부 붉은 동치미
 금강산 가는 길 / 과자공장 방 씨 / 맹산 할머니 / 붉은 동치미 / 금강휴게소 타령 / 회령댁 / 페이스북 통일 / 평양에서 온 편지 / 부고 맹산인 방성환 졸 / 우리는 하나다 / 눈물에는 남북이 없다 / 분명 올 거야, 그날이 / 이상한 인질극 / 소성리에서 1 / 소성리에서 2 / 판문점 1 / 판문점 2 / 판문점 3 / 신무기 열전 / 볼음도 은행나무

 발문 - 박일환 149
시인의 말 165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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