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다나베 세이코의 ‘아포리즘 인생 철학’
노년의 소설가가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은 사람들을 격려하는 법
어느 편집자가 다나베 세이코에게 아포리즘을 쓰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아포리즘을 하나라도 더 많이 기억하는 건 중요해요. 실제로 무슨 일로 맥을 못 추고 있을 때, 주변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해 준다면야 좋겠지만, 힘들 때 꼭 누군가가 위로해 주리라는 보장이 없잖아요. 그럴 때 이런 말을 기억하고 있으면 스스로 일어날 힘이 생기지요. 나는 젊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격려하는 방법은 다양하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_‘옮긴이의 말’에서(210쪽)
소설가 다나베 세이코는 연애소설의 대가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서른 넘어 함박눈》 《아주 사적인 시간》 등 주로 여성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들을 써왔다. 다나베 세이코가 연애소설을 많이 쓰긴 했지만 소설 외에도 에세이를 정력적으로 썼고, 《겐지 이야기》를 현대어로 풀어내는 등 고전문학 번역에서 평전 집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특히 장르 불문하고 남녀 습성에 대한 집요한 통찰과 폭넓은 지성을 유머러스한 문체로 승화하는 데 뛰어나다.
1928년생인 이 노년의 작가는 한창 젊을 때부터 “아포리즘 없는 연애소설은 김빠진 맥주”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소설뿐만 아니라 글을 쓸 때마다 새로운 아포리즘 혹은 그에 버금가는 경구를 만들기 위해 기를 썼다고 한다. 왜냐하면 좋은 아포리즘은 사람을 “미소 짓게 하고 웃음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다나베 세이코가 라로슈푸코의 《잠언과 성찰》 같은 책에 심취해 있었던 것도 그런 이유다.
다나베 세이코는 《인생은 설렁설렁》에서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 진한 수다를 늘어놓은 끝에 느낀 ‘상념’들을 아포리즘으로 표현한다. 결혼, 가정, 남녀관계, 일, 그리고 어른이 된다는 것, 늙는다는 것 등에 대해 자기만의 연륜으로 자유롭게 생각하고, 절묘한 언어로 풀어낸다. 다나베 세이코 스타일의 ‘인생 철학’이랄까. 《인생은 설렁설렁》은 그가 여든을 앞두고 집필한 글들로 채워진 만큼 인생에 대한 진솔한 깨달음이 담겨 있다.
왠지 나는 평생 무사태평한 사람이라서 나이를 자각하거나 경계하는 법을 모른 채 살았다. 이것만 봐도 나는 아직 어른이 아니다. (……) 철부지 어린 시절 그대로 나이만 먹은 노파가 되었다. 머리도 인격도 제대로 단련돼 있지 않다. 인덕을 쌓아야 한다는 건 알지만 어쩌다 보니 나이만 먹고 속은 텅 빈 쭉정이가 되었다. 세상에는 이런 ‘노인’도 있는 것이다. (……) 나로서는 딱히 비장함도 없고, 그저 날마다 좋은 날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다.
_〈늙으면〉에서(64~65쪽)
“인생은 설렁설렁 사는 거야. 아등바등하다가 제한 시간 끝나 버려요.”
자연의 순리에 따라 어깨 힘 빼고, 느슨하고 헐렁하게, 적당히
예전에 나는 “인생은 설렁설렁 사는 것”이라는 문장을 쓴 적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꽤 인생적 완력이 요구되는 행위다. 말하자면 이는 노년 인생의 마음가짐이다. 중년, 초로가 되면 ‘그럭저럭’ 어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_〈어른의 정도〉에서(173쪽)
다나베 세이코는 아포리즘을 통해 지혜와 성찰을 주려는 게 아니라, 마치 입속에 사탕 하나를 넣고 이리저리 굴리듯 세상사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놓는다. 읽는 이가 거기에 공감하고 미소 지을 수 있다면 그만인 것이다. 이를테면,
“달관이란, 마음속으로 ‘인생이 다 그런 거지’라고 중얼거리는 것이다.”_〈달관〉
“좋은 남자란 귀염성 있는 남자다.”_〈좋은 남자〉
“냄새나는 것에는 뚜껑을. 그것이 가정의 행복이다.”_〈가정의 운영〉
“돋보기와 지팡이만 있다면 늙는 것도 무섭지 않다. 노화는 나쁜 게 아니다.”_〈늙으면〉
“남자는 개와 비슷하다. 덩치는 산만 해서 자리만 차지하는 데 비해, 속은 어리광쟁이라서 챙겨 주지 않으면 외로워하고 딸꾹질을 한다.”_〈남자와 개〉
“호색한은 남자든 여자든 즐거운 인생을 산다.”_〈어른의 사랑〉
“결혼은 외교다. 즉, 상술과 모략이 난무한다.”_〈결혼은 외교〉
“여자는 내가 반한 남자는 잊어도, 나에게 반한 남자는 잊지 못한다.”_〈반하다〉
“하나씩 버리는 것에 인생의 묘미가 있고 버리는 시기에도 그 묘미가 있다.”_〈버리다〉
“부부 사이는 되도록 늦게 ‘정신’이 드는 편이 낫다.”_〈남과 살다〉
“속마음을 들킨다는 건 슬픈 일이다. 상대방에게 많은 걸 바라서는 안 된다는 걸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_〈속마음〉
“되도록 화내지 마라. 화를 내면 인생의 저금이 줄어든다.”_〈프로 인간〉
위와 같은 구절은 거창하지도 않고 언뜻 과격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그 안의 의미를 들여다보면 유머와 해학이 넘치고, 세상과 인간을 향한 작가의 다정함이 느껴진다.
다나베 세이코는 인간은 이 세상에 객으로 왔다가 객으로 가는 존재라고 말한다. 그래서 다들 피곤하게 산다고. 인생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적당히 즐겁게 사는 법’을 알아가야 한다는 게 이 노작가의 인생관이다. 그래야 진정한 ‘프로 인간’이라는 것.
다나베 세이코는 이 책을 집필할 당시 일흔을 훌쩍 넘긴 상태였고, 책을 쓰는 중에 남편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냈다. 작가는 남편을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처럼 친한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변함없이 삶을 이어간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탓하지 않고 어설픈 동정을 바라지 않는 태도로 말이다. 결국 작가는 ‘그저 하고 싶은 걸 하고, 하고 싶은 말을 하며, 자연의 순리에 따라 설렁설렁 살자’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것이 다나베 세이코 인생의 가장 핵심적인 아포리즘이다.
다나베 세이코의 말들은 삶의 무게에 짓눌려 허둥지둥하는 우리를 미소 짓게 한다. 그건 노년의 소설가가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은 사람들을 격려하는 방법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다나베 세이코
일본 문단을 대표하는 소설가, 수필가. 1928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그곳을 근거지로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1958년 《꽃사냥》으로 데뷔했고, 1964년 《감상여행》으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그 후 여자의 마음을 확 사로잡는 연애소설을 중심으로 작품 세계를 만들어 갔다. 소설 외에도 사회풍자적 에세이를 정력적으로 썼으며, 《겐지 이야기》를 현대어로 풀어내는 등 고전문학 번역에서 평전 집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국내에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서른 넘어 함박눈》 《딸기를 으깨며》 《아주 사적인 시간》 《감상여행》 《침대의 목적》 《고독한 밤의 코코아》와 같은 소설과 《여자는 허벅지》 《하기 힘든 아내》 《주부의 휴가》 《하루하루가 안녕이면, 땡큐》 등의 엣이가 소개되었다.
옮긴이 : 조찬희
고려대학교 대학원 중일어문학과에서 일본문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출판사에서 일본 도서를 한국에 소개하는 일을 했고, 현재는 일본어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여자는 허벅지》 《주부의 휴가》 《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 《어른의 맛》 《손때 묻은 나의 부엌》 《침대의 목적》 《아내와 함께한 마지막 열흘》 《사실은 외로워서 그랬던 거야》 등이 있다.
목 차
011 금속피로
029 달관
028 좋은 남자
036 가정의 운영
045 품위
055 미워할 수 없는 남자
063 늙으면
072 남자와 개
081 두 마음
090 어른의 사랑
099 피는 물보다 묽다
108 그럼
117 결혼은 외교
126 궁극의 가련함
132 반하다
141 우정과 사랑
150 버리다
158 남과 살다
166 어른의 정도
174 속마음
182 그렇구나
191 프로 인간
199 이별
208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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