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일기

유 시인의 시는 에스프레소 맛이다. 툭툭 던지듯 내뱉은 시어들이 타래로 엮인 시가 시선을 끌어들이고 입술에 닿아 입안을 적시는 향이 오래도록 가슴을 전율한다. 너풀대는 시인의 마음을 정제하고 또 정제하며 내린 커피의 원액처러 깔끔하게 정돈된 시가 읽으면 읽을수록 찰진 맛을 내어 되새김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긴 침묵의 더께를 젖히며 우리에게 찾아온 유재용 시인의 숲에 녹음이 지지 않는 시의 나무가 울울창창하여 지치고 힘든 이들에게 쉬어갈 수 있는 쉼터가 되기를 기대한다. 감상의 짜깁기로 시인의 넓은 시세계에 접근하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모두들 어우르지 못한 부분은 독자의 넓은 시안에 맡기며 "목숨 걸고 살아보지요 / 뒷산 개꽃 피고 지면 / 엎어질 인생 그래도 / 고개 꼿꼿이 세우고 / 잠시만 달디단 봄 햇살 아래 / 당당히 흔들려 보"겠다는 시인과 함께 '독새기'처럼 다시 일어나 한 걸음 더 떼어놓고 싶다. - 이영옥 시인

신촌 유재용 시인

2019년 1월 시화전(고창 문화의 전당)

2019년 3월 시집 <신촌 일기>

현. 대한고속 승무사원

서시

1부 신촌일기

2부 내 하늘

3부 꽃잎만 지더라

4부 빈 바다

발문 : 이영옥 / 에스프레소 한 모금 입에 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