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 편집장의 책소개
오직 사람의 길을 걸을 뿐이다
― 이바라기 노리코 시선집 『여자의 말』
1
문학과 문화 그리고 예술을 아우르는 종합문예지 월간 『태백』을 만들던 2017년 초의 일이다. 어느 날인가 『태백』의 발행인이기도 한 소설가 김현식 형과 소주를 마시던 중이었는데, 형이 문득 이바라기 노리코 이야기를 꺼냈다. 정확히는 이바라기 노리코의 시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 관한 이야기였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 우리나라는 전쟁에서 패했다 / 그런 바보 같은 일이 있을 수가 하고 / 블라우스의 소매를 걷어붙이고 비굴한 거리를 활보했다 // 내가 가장 예뻤을 때 / 라디오에서는 재즈가 흘러넘쳤다 / 금연(禁煙)을 깼을 때의 현기증을 느끼며 / 나는 이국(異國)의 감미로운 음악에 탐닉했다
―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부분
그때 이바라기라는 시인을 처음 알았다. 그와 그의 시가 무척 궁금해졌다. 월간 『태백』에 이바라기 노리코를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술에 취해 혹시라도 잊어버릴까 싶어 수첩에 메모를 해두었다. “이바라기 노리코 연재할 것.”
2
이바라기 노리코에 관한 글을 누구에게 청탁할 것인가. 이바라기 노리코와 그의 시에 정통한 사람을 수소문했다.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그런 사람이 없었다. 인터넷을 검색한 끝에 마침내 한 사람을 찾아냈다. 성혜경 교수. 그는 이바라기 노리코에 관한 꽤 많은 논문을 발표했는데, 서울여대 일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그의 사무실로 무작정 전화를 걸었다.
“월간 태백을 만들고 있는 박제영 편집장입니다. 이바라기 노리코에 관한 글을 태백에 연재하고 싶어서 연락드렸습니다. 찾아뵙고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이바라기 노리코의 삶과 문학」이라는 주제로 성혜경 교수께서 월간 『태백』에 글을 연재하게 된 배경이다. 성혜경 교수의 글은 2017년 4월호부터 2018년 5월호까지 연재되었는데, 연재를 시작할 당시 나는 한 가지 더 부탁을 드렸었다. 이바라기 노리코 번역 시집이 아직 국내에 없는데, 이참에 선생님께서 번역한 이바라기 노리코 시선집을 내고 싶다고. 그러니까 이번 이바라기 노리코 시선집은 처음 기획한 때부터 따지면 꼬박 2년 만에 나온 셈이다.
3
이번 이바라기 노리코 시선집 『여자의 말』에는 총 85편의 시와 수필 2편이 실렸다. 이라바기 노리코가 생전에 냈던 여덟 권의 시집(『대화』, 『보이지 않는 배달부』, 『진혼가』, 『인명시집』, 『자신의 감수성 정도는』, 『촌지』, 『식탁에 커피향 흐르고』, 『기대지 않고』)과 유고시집 『세월』에서 성혜경 교수께서 81편을 엄선하였고, 시집 미수록 작품으로 ‘「혼자일 때 생기발랄」, 「12월의 노래」, 「호수」, 「행방불명의 시간」’ 등 4편을 더하였다. 수필 2편은 이바라기 노리코의 수필집 『한글로의 여행』에 수록된 작품이다.
처음 기획했을 때보다 시선집이 좀 더 두꺼워졌다. 성혜경 교수께서 중국인 강제 징용 문제를 다룬 장시(서사시) 「류리엔렌의 이야기」와 수필 2편을 추가한 까닭이다. 그런 까닭에 편집하는 데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렸고, 어려움도 조금 있었지만, 막상 결과물을 놓고 보니 잘 되었다는 생각이다. 이바라기 노리코의 시 세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 그 깊이를 더할 수 있게 되었고, 2편의 수필은 이바라기에게 있어 한국은 어떤 나라인지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교과서에 실려 일본 사람들에게 윤동주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던 이바라기 노리코의 수필 「윤동주」는 한국 사람이라면 꼭 읽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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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내게 이바라기 노리코는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쓴 일본 시인이었고, 한국과 한국어를 사랑하였으며 윤동주를 일본에 알린 시인일 뿐이었다. 정작 그의 시와 그의 시 세계에 관하여는 전혀 알지 못했다.
이번 시선집을 편집하면서, 그의 시편들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그가 단지 유명한(?) 시인이 아니라 아니 오히려 그러한 허명을 거부한 진짜 시인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는 보편적 인류애에 근거하여 세상을 바라보았다. 그에 따라 일본인이면서 일본의 제국주의를 비판하였고, 타자에 대한 애정과 연민을 시로 풀고 있다.
성혜경 교수는 옮긴이의 말에서 이바라기 노리코를 이렇게 평가한다.
“이바라기의 시에는 사회와 논단에 대한 날카로운 비평 정신과 폭넓은 사회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이바라기 시의 참신함과 독자성은 여성 시인으로서 입지를 관철하면서도 종래의 ‘여성성’에 안주하거나 그 틀에 사로잡히는 일 없이 오히려 이를 과감하게 깨며 새로운 지평을 열어간 점에 있다.”
“이바라기는 누구나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시를 쓰려고 노력하였고,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갈망하였다.”
“이바라기는 지성인으로서의 양심을 저버리는 일 없이 늘 깨어 있는 눈으로 현실을 바라보며 일본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아마 이번 시선집을 읽은 독자라면 누구나 동감하고 공감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누구든 이바라기 노리코라는 시인을 좋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단지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어를 사랑한 시인이라서가 아니라, 단지 윤동주를 일본에 알리고 윤동주를 사랑한 시인이라서가 아니라, 그의 시가 담아내고 있는 보편적 철학과 사상이 전하는 울림이 크고 깊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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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이번 시선집이 나오기까지 성혜경 교수의 노력이 얼마나 컸는지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시편들을 선정하는 것에서부터 문장은 물론 단어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바라기 노리코에 대한 성혜경 교수의 애정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었다. 성혜경 교수의 각고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번 시선집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시선집을 기획하고 편집한 사람으로서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바라기 노리코 선생도 분명 기뻐하실 것이다.
■ 달아실출판사는…
달아실은 달의 계곡(月谷)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입니다. “달아실출판사”는 인문 예술 문화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종합출판사입니다. 어둠을 비추는 달빛 같은 책을 만들겠습니다. 달빛이 천 개의 강을 비추듯, 책으로 세상을 비추겠습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바라기 노리코
본명 미우라 노리코, 1926년 6월 12일~2006년 2월 17일.
일본의 시인, 수필가, 동화작가, 각본가.
오사카에서 태어났으며 아이치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쿄의 제국여자전문학교로 진학했다. 전쟁 중 공습을 피해 다니다 패전 후 희곡을 쓰기로 결심한다. 희곡, 동화, 라디오 각본 등을 쓰다 결혼 후 필명을 이바라기 노리코라고 짓고 잡지 <시학>에 시를 투고하며 시인으로 활동했다. 1953년 다니카와 슌타로 등 작품 성향이 비슷한 시인들과 시 동인지 <노(櫂)>를 창간하고 1955년 첫 시집 <대화>를 발표했다. 「6월」,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자기 감수성 정도는」 등 대표작으로 전후 일본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보이지 않는 배달부>, <진혼가>, <기대지 않고> 등 총 아홉 권의 시집을 남겼다. 남편이 세상을 뜬 이듬해인 1976년부터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으며 한글과 한국을 접하며 쓴 에세이 <한글로의 여행>이 있다. 만년에는 시를 쓰는 한편, 한국현대시 번역에 꾸준히 매진했으며 1991년, 번역시집 <한국현대시선>으로 요미우리문학상(번역부문)을 수상, 한국시를 일본에 알렸다. 2006년 2월 17일, 향년 80세에 도쿄에 있는 자택에서 별세했다. 30년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그리며 쓴 시 39편이 들어 있는 ‘Y의 상자’가 서재에서 발견되었다. 유고시집 <세월>을 끝으로 이 세상과 작별했다.
옮긴이 : 성혜경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東京)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비교문학비교문화전공). 저서로『西洋の夢幻能』(河出書房新社 1999),『異國への憧憬と祖國への回歸』(공저, 明治書院 2000),『비교문학자가 본 일본, 일본인』(공저, 현대문학 2005), 『번역과 문학의 지평』(공저, 박문사 2015) 등이 있으며, 역서로 이우환 시집 『멈춰서서』(현대문학 2004)가 있다. 일본의 고전연극인 노(能)를 비교문학적 시각에서 연구한 저서『西洋の夢幻能』로 산토리 학예상, 일본비교문학회상을 수상하였다. 도쿄대학 교양학부 조수, 니혼(日本)대학 국제관계학부 조교수를 거쳐 2019년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목 차
1부. 여자의 말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더 강하게
악수
낙오자
여자아이 행진곡
여자의 말
호수
대학을 나온 사모님
화낼 때와 용서할 때
임금님의 귀
어린 소녀가 생각한 것
바다를 가까이
혼자일 때 생기발랄
바보 같은 노래
나의 카메라
오오토코를 위한 자장가
12월의 노래
헤아리다
처녀들
2부. 사해파정
영혼
네부카와의 바다
대화
모르는 것이
한 번 본 것
나무 열매
사해파정(四海波靜)
계보
없었다
피
히나부리 노래
기대지 않고
3부. 자신의 감수성 정도는
자신의 감수정 정도는
유월
학교, 저 불가사의한 장소
도미
보이지 않는 배달부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와 같은 날
살아 있는 것?죽어 있는 것
형제
발자국
지천명(知天命)
행방불명의 시간
어떤 존재
시대에 뒤처진 사람
방
벚꽃
두 번 다시는
물음
나무는 여행을 좋아해
학
웃어봐
4부. 연가
단 한 사람
역
썰매
샘
길모퉁이
점령
연가
짐승 같은
꿈
밤의 정원
서둘러야 해요
세월
옛 노래
5부. 시슈(詩集)와 시슈(刺繡)
방문
왁자지껄한 와중에
듣는 힘
저 녀석
감정의 말라깽이
꽃 게릴라
눈동자
기억에 남는
사행시
시슈(詩集)와 시슈(刺繡)
두 명의 미장이
6부. 이웃나라 말의 숲
장 폴 사르트르에게
칠석
얼굴
고마(高麗) 마을
다카마쓰 고분
반복의 노래
이웃나라 말의 숲
총독부에 다녀오마
그 사람이 사는 나라
7부. 류리엔렌의 이야기
이바라기 노리코의 수필 2편
윤동주
망우리
발문_‘구름의 연기’ 또는 인연 앞에서 / 강은교 시인
옮긴이의 말_한국과 한글과 시인 윤동주를 사랑한 일본의 여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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