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 돌아오라

좀처럼 보이지 않던 명태가 돌연 남북관계에 나타났다. 얼마 전 남북 평화협력 기원 평양공연에서 명태가 북한 관객들의 마음을 열었다. 굳어만 있었던 그들을 웃게 하였다. 가수 '강산에'가 고향이 함경도인 아버지를 생각해서 만든 <명태>를 불렀기 때문이었다.

명태의 맛을 알고 있는 같은 입맛을 가진 사람들. 긴 세월 불안하고 초조했으리라, 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았다. 언젠가는 서로 만날 것이라 믿었다. 명태가 그 춥고 험난한 바닷속을 헤쳐 왔듯, 그 어떤 외세의 풍랑에도 함께 풀어가야 할 숙명이 있기 때문이었다.

동해 바다에서 기쁜 소식이 전해 오고 있다.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우리의 명태가 고성 앞바다에 출현했다는 소식이다. 이 땅에도 평화의 물결이 일어 명태가 남과 북으로 힘차게 오고 가고, 우리도 자유롭게 남과 북으로 자유롭게 오가는 날이 빨리 실현되기를 기원해본다.

- <명태 돌아오라> 중에서 

김도희

1962년 경남 거창에서 출생하여 히로시마대학교 생물권과학연구과를 졸업 후 1997년 4월부터 국립목포해양대학교 환경생명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대학의 교수 문학 동인회와 신문 칼럼을 써오다 2016년 <한강문학> 수필 부문으로 등단, 2018년 5.18 전국휘호대회에 입선 서예가로 등단하였다. 현재 목요수필회, 광주문인협회 정회원으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수필집으로 <바람 소리 물소리> <자전거 타는 남자> <명태 돌아오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