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로 우리에게 알려진
칼 윌슨 베이커. 평범한 삶 속 일상의 아름다움을 문학적으로 형상화
칼 윌슨 베이커는 1900년대 초반, 미국 남부 텍사스의 남성중심 사회에서 명성을 얻었던 몇 안 되는 여성 시인 중 한 명이다. <문학의숲 영미시인선> 시리즈 첫 번째 시집으로 칼 윌슨 베이커의 시와 산문을 강수영의 번역을 통해 소개한다.
“평범한 것에 담긴 영적인 생명을 담아내는 것이 시의 민주주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베이커는 나무, 꽃, 새, 골목길, 호수 등 평범한 일상 속 마주하는 풍경들에서 비범함을 포착해내며 그 안에 깃든 영성, 그리고 인간이 궁극적으로 가야 하는 길에 대해 탐구하는 글을 썼다. 이 책은 시 한 편으로만 전해졌던 칼 윌슨 베이커의 시와 산문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 서정적이고 철학적 사유가 담긴 시와 산문
이 책에 실린 시는 예일대학출판부에서 출간한 대표 시집 두 권 『푸른 연기』『떨기나무』와 마지막 시집 『말 탄 몽상가』에서 선별했다. 1부에 수록된 20여 편의 시는 평범한 일상인이 겪게 되는 피곤함과 나날의 무게, 자유를 향한 염원을 담고 있다. 2부에 수록된 20여 편의 시는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특히 숲에서 경험하는 치유를 담고 있다. 3부에는 종교적 주제를 담고 있는 시 24편을 담았다. 문학적 탐색을 통해 베이커의 신앙심은 좀 더 인본주의적으로 바뀌었고 신비주의적이며 영적인 측면에 집중했다.
4부 5부의 산문은 산문집『낡은 동전』과 새에 관한 에세이집 『탱글우드의 새』에서 선별해서 수록했다. 산문은 알레고리적 우화 장르의 이야기로 삶의 지혜와 깨달음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새에 관해서 쓴 글에도 베이커의 특징인 일상생활에서 발견한 지혜와 통찰, 자연의 섭리와 치유력, 믿음을 담고 있다.
▶ 편견을 딛고 이루어낸 문학적 성취
「가정주부: 겨울 오후」,「명성의 욕망」등 베이커는 가정주부로서의 일상과 문학적 성취에 대한 욕망에 관해서 시를 쓰기도 했는데 당시의 보수적인 시대 상황 하에 두 가지를 다 해내고자 베이커의 노력이 부단했음을 알 수 있다. “칼 윌슨 베이커의 작가로서의 이력은 당시로서는 이례적이었다.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구축된 출판산업 구조는 시카고를 기점으로 서쪽 지역의 작가들, 특히 여성작가들에게 거의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이런 당시의 관행을 고려하면 칼의 성공은 암묵적 금기과 편견의 장벽을 넘어선 것으로 간주되었다. 69세에 마지막 책을 끝으로 건강문제로 더 이상 집필을 계속할 수 없게 될 때까지 그녀의 작품에는 유년과 청년기에 관한 내용, 특히 여성이 어려움을 딛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 여성에게 아내와 엄마의 역할 이외에 다른 일을 기대하지도 권하지도 않던 시대에 텍사스의 작은 마을에서 칼이 작가 생활을 지속하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보잘겂없는 존재라도 모든 인간은 아름다움을 향한 깊은 욕구를 갖고 있다고 그녀는 믿었다. 레이스 한 조각, 농장아낙의 치마에 달린 리본, 낡은 기름통에 담긴 꽃. 이런 것들은 바로 아름다움을 향한 인간적 열망을 표현한다고 생각했다.” 강수영 번역가가 베이커의 전기를 참고하여 정리한 「칼 윌슨 베이커(1878~1960)의 생애와 시 세계」는 마치 소설과도 같은 시인의 생애가 펼쳐져 작가와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칼 윌슨 베이커
미국의 아칸서스 주에서 태어나 텍사스 남부에서 자라고 교육받았다. 시인이자 수필가, 아동문학가이며 소설가로 세 권의 시집과 다수의 산문집, 그리고 소설을 출간했다. 시카고 대학을 비롯한 유수 대학에서 수학했고 남부감리교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스티븐 오스틴 주립교육대학 교수직을 역임했고 지역의 철학과 문학 협회 및 학회를 창설해서 이끌었으며 1931년 퓰리처상 시 부문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옮긴이 : 강수영
서울대 영문과 대학원, 뉴욕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정신분석을 비롯한 현대철학과 이론을 전문 번역해 왔다. 문학평론가이자 연구자로 시와 소설을 포함한 다수의 번역을 진행 중이고, 디아스포라 문학과 번역 이론을 연구하고 있다.
목 차
역자 서문
I. 고요한 사물처럼 사랑받고 싶다
오랜 슬픔의 다정한 얼굴
나날
별밤
곱게 나이 들고 싶다
여행길에 오르며
길에서 배운 지혜
떨기나무
아침의 노래
막다른 길
비바람 칠 때
가정주부: 겨울 오후
노상강도
아름다움의 무게
해질녘 한숨
언덕 계단
욕심 많은 유령
명성의 욕망
고요한 사물처럼 사랑받고 싶다
내 숨이 멈출 때
대안
II. 나무와 산책한 뒤 오늘 내 키가 조금 더 자랐다
빗속 소나무
한숨과 노래
나무가 건넨 말
비오는 날
호수 밑바닥 세상
시인을 위한 다락방
고요
불구자
뿌리와 꽃
온화한 헌사
겨울꽃
가을 단풍나무
비와 바람
부드러운 비
새 그림자
레시피
내게 행복이란
그림자 샘물
감사의 말
벗
III. 푸른 연기
푸른 연기
나무
흰 새
별
감옥
내 마음의 무게
창문
내 단순함에 미소 짓는 이에게
지빠귀
벌
어둡기 전 보름달
도깨비불
독단주의자
대답하는 법
연장
작은 시 세 편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이
허영심
고요한 곳에서 들려오는 노래
통과의례
겨울 어스름
다짐
우리
중년의 시인이 남긴 메모
IV. 낡은 동전
슬리퍼
구도자
끝
완벽한 아내
잘 길들인 진주
연고 안의 파리
다섯 번째 여행자
시인의 나날
상징
낙담한 이야기꾼
시인과 슬픈 노래
V. 탱글우드의 새
창가 간이식당
칼 윌슨 베이커의 생애와 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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