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퇴사 후, 이리와 수진에게 쏟아진 선물 같은 일상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 기분인가요?
‘알람 끄기 좋은 날씨다’ ‘빨래방 가기 좋은 날씨다’, ‘택배 받기 좋은 날씨다’ ‘공항버스 타기 좋은 날씨다’ ‘속옷 고르기 좋은 날씨다’.
《퇴사하기 좋은 날씨다》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수진’이 동네 길냥이 ‘이리’와 만나 보내는 하루하루의 마음 날씨를 그림과 함께 엮어낸 일러스트 에세이다.
분주함과 치열함 속을 빠져나온 수진에게 쏟아진 선물 같은 일상들, 조금 까칠하지만 그런 수진 곁에서 묵묵히 그녀의 행복한 하루를 함께해주는 이리의 위로가 독자들의 마음 날씨를 천천히 ‘맑음’으로 바꿔줄 것이다.
오늘의 날씨 맑음 때때로 흐림
오늘의 마음 후련 때때로 불안
‘수진’은, 집은 있지만 늘 비어 있고, 부모에게는 늘 부재중인 딸이었다. 친구는 있지만 만나기 어렵고, 약속은 있지만 지키기 어려웠다. 그녀에게 날씨는 맑음, 흐림, 눈, 비.
퇴사한 다음 날, 알람이 울리기 전에 일어났다. “잠시 후 알람이 울릴 거야. 7년 하고도 9개월 하고도 3일 동안 그래왔으니까.” 그러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알람이 울리지 않기를 바랐다.
동네 길냥이 ‘이리’가 찾아왔다. 자리를 마련하고, 먹을 것을 내어주었다. 자지 않는다, 먹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몸만 직장을 떠나왔을 뿐, 마음은 여전히 분주함과 치열함 속에서 빠져나오질 못했다. 그녀도 자지 않는다. 먹지 않는다. 이리와 수진의 날씨는 여전히 맑음, 흐림, 눈, 비.
지금, 당신의 날씨는 어떤 기분인가요?
택배 받기 좋은 날씨입니다
어, 사람이 있네요?
퇴근하면 문 앞에 있던 택배 상자
처음으로 택배 기사님과 인사한다
네, 사람이 있습니다
_본문 중에서
7년 하고도 9개월 하고도 3일 만에 처음 만난 택배 아저씨. “어, 사람이 있네요?”라는 어색한 인사와 함께 건네준 택배 상자. “네, 사람이 있습니다”라고 답례한 수진에게 찾아온 오늘의 날씨. “택배 받기 좋은 날씨네요.” 이제 이리와 수진의 날씨는 일상에 존재하는 모든 기분들.
분주함과 치열함에서 완벽히 빠져나온 수진에게 일상의 모든 것들이 날씨가 되고, 기분이 되어 내리고, 날리고, 흩어진다. 갑자기 연락이 온 친구와 함께 ‘7번 국도 타기 좋은 날씨’를 만나고, ‘태어난 병원 찾아가기 좋은 날씨’와 ‘속옷 고르기 좋은 날씨’, ‘신발 끈 묶어주기 좋은 날씨’ 같은 유쾌하고도 엉뚱한, 그리고 때로는 그간 만나지 못했던 날씨들이 이어진다.
우리에게도 매순간, 저마다 다른 일상과 날씨가 찾아온다. 맑음과 흐림, 눈, 비 같은 정해진 일상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찾아가고, 바꿔가고, 맞이하는 다른 일상과 날씨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 이리와 수진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이렇게 묻고 싶을 것이다.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 기분인가요?”
작가 소개
지은이 : 이리
길음동 일대를 어슬렁거리며 다니는 고양이. 잠시 작가의 집에 기숙한 뒤로 사람들의 눈을 피해 글을 끄적거리고 있다.
지은이 : 수진
되는대로 살았다가 열심히 살았다가 양극 달리기를 좋아한다. 냥이들의 미간에서 정수리까지 이어지는 곡선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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