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춤판

값비싼 재료와 조미료를 넣지 않고, 오직 채소와 양념만으로 갈치와 대구의 고유한 맛을 살렸으니 이런 먹을거리라면 식도락가는 어디라도 찾아갈 것이다. 아들딸이 오면 갈치구이와 대구 매운탕을 끓이겠다니 요리 과정이 기대된다.

맛깔스런 생선요리하듯 수필을 쓴다면 애독자가 많을 것은 자명하다. 생선의 고유한 맛을 고려해 채소와 영양가가 듬뿍한 양념을 가미한 것은 수필 주제에 의미를 부여하고 구체화한 맥락으로 여겨진다. 신선한 채소에 양념을 곁들여 손맛으로 고유한 맛을 내는 것은 생선 나름대로의 자기화가 아닌가.

숟가락이 분주하다. 밥에 갈치 국물로 비벼 먹으니 밥 한 그릇으로는 모자란다. 조미료를 가미하지 않은 맑은 탕은 부드러운 살점이며 국물 맛이 일품이다. 순식간에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그릇이 비었따. 발려낸 가시에 혹 살이 붙었는지 눈여겨본다.

(생선요리하듯 수필을)

장날 우시장에서 동네 아저씨의 황소를 팔고 곡차 한잔을 걸치신 모양이시다. 석양이 뉘엿뉘엿 하는데 송아지를 데리고 오신다. 송아지가 울어대니 얼콰하신 아버님이 "둥기 당기 둥기 당기당" 송아지를 달래다 숲속 너럭바위 주위에서 판을 벌이신다. 잊을 수 없는 숲속의 춤판, 숲사랑 춤판이다. 마치 무성영화 같은 춤을 추셨다. 달빛이 손가락에 넘칠세라 고이 받으며 추셨다. 하늘을 향해 너울거리는 춤가락은 깊은 산속 적막을 즐기는 고승의 승무가 아니겠는가! 눈을 감으니 숲속의 온 나무가 환호하며 손뼉을 치고, 눈을 뜨니 초저녁 별빛이 더욱 빛난다.

 (숲속의 춤판에서) 

조철형

강릉 구정면 제비리 개화대 출생

제비초등학교 6학년 담임은 아동문학가 엄기원 선생님이셨고

강릉사범병설중학교 문예반에서 시인 원영동 선생님의 지도를 받음.

강릉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공학과 졸업 후
철강회사에서 35년간 재직하면서, 환경친화기업의 꿈을 이룸.

2011년 송정서예실에 입문하여 조창래 선생님의 저도를 받음

2017년 국민예술 행서 부문 우수상 수상, 2018년 서예 초대작가

2014년 창작수필 공모 당선작 '고드랫돌'로 등단, 창작수필문인회원

강릉가는길 '야와수업' 으로 등단, 강릉사랑 문인회 부회장

2016년 아동문학 등단, 2018년 아름다운글 수상, 아동문학운영위원. 

2017년 산림문학 등단, 2018년 산림문학상 수상, 고양문인회 회원.

저서 수필집 : <고윰나무의 꿈>(2018) <숲속의 춤판>(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