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달이 계속 자란다고 생각 안 하지

고객평점
저자강민영
출판사항삶창, 발행일:2020/04/30
형태사항p.149 46판:20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66551200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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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바닥을 사유하는 시

 강민영 시인의 시는 단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말은 사물과 사건을 바라보는 눈이 서두르거나 외형만 좇지 않는다는 말과도 같다. 그래서 사물과 사건을 표현하는 언어가 적확하다. 그리고 명료하다. 동시에 사건과 사물을 포착하는 ‘순간’이 절묘하다. 예를 들어 「빙폭」을 읽어보면 그 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물의 뼈대가 되기 위해 빙폭은
 마지막까지 내리 꽂히는 물줄기가 필요하다
 성대 안쪽에서 우는 침묵
 침묵을 관통하는 건 결로된 벼락이다

-「빙폭」 부분

 마지막 4연인데, 얼어붙은 폭포에 대한 묘사가 탁월하다. 얼어붙은 표면 안쪽에는 아마 계속 물이 떨어지고 있을 것이다. 도리어 얾을 위해서도 떨어지는 물줄기가, 즉 “마지막까지 내리 꽂히는 물줄기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것을 시인은 “성대 안쪽에서 우는 침묵”이라고 말한다. 아마도 화자의 상태일지도 모른다. 얼어붙은 폭포를 통해 얻은 “침묵”을 끝까지 붙들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되고, 다른 이유로 화자가 침묵에 빠져들었을 수도 있다. 여기까지 붙잡고 있는 힘도 만만치 않지만, 마지막에 시인은 한 번 더 침묵에 대해서 말한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이 작품에서 “바닥”을 먼저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바람이 얼자 빙점은 바닥을 일으켜 세운다”)
어쩌면 시인이 말하는 “바닥”은 시인이(우리가) 처한 실존 조건을 상징하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구체적 외형을 입지 못했다 뿐이지, 다른 작품들에서 그것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중심을 잡는 것들」에서 “가끔은/ 뿌리가 뽑힐 듯이 흔들려야만/ 중심을 잡는 것들”을 말할 때도 주제어는 ‘중심을 잡는 것들’이지만 그보다 앞서 있으면서 그것을 조건 짓는 언어는 “뿌리가 뽑힐 듯”이다. 「울음의 경계」에서도 떠다니는 “숨을 곳이 필요한 울음”을 말한다. 이 작품에서는 해마저 “붉은 울음을 제 몸에 가둔” 존재다. 「폭염 속의 추위」에서도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남자를 통해서 그치지 않고 자라나는 “그늘”을 시인은 드러낸다. 어쨌든 강민영 시인의 이번 첫 시집은 ‘바닥을 사유하는 시’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를 살다

 페미니즘의 소용돌이가 그간의 남성과 이성애자 중심의 사고와 습속을 뒤흔들어놨다. 그 여파 때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강민영 시인도 여성이 꾸려가는 삶에 민감하다. 하지만 시인에게 여성의 삶은 가부장적 질서의 틈에서 꺾이지 않고 자라나는 풀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그 삶은 어머니를 통해서 표상된다.

어머니는 돋보기를 코에 걸치고
 남편과 아들 사이에 앉아 뜨개질 칸을 세고 또 센다
 아버지의 엉킨 어망을 푼다

 고집스레 꼬이고 꼬인 밧줄 가닥이
 어머니 손안에서 풀려나간다

-「물빛으로 뜨개질하는 방」 부분


 손바닥이 여자의 삶이었다
 오늘은 손바닥 하늘이 조용하다
 아이들이 제각각 떠난 뒤로도
 새는 여전히 남아 있다

-「손바닥 새점을 치는 여자」 부분

 이것은 물론 젠더의식을 표현하면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가족사를 기술하면서 부지불식간에 언어화되는데, 이것이 시인의 젠더의식 부재 때문은 당연히 아니다. 과거 기억을 통해서 현재를 비추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손바닥 새점을 치는 여자」의 마지막은 다음과 같다. “전신주에 어지럽게 엮인 줄은 잊으세요/ 손바닥 시간을 읽으세요/ 반짝이는 것들은 너무 짧아요”. 비록 현재가 너무 짧게 반짝이고 있다 하더라도 집중해야 하는 시간은 바로 현재다. 왜냐면 과거에 머물다 보면 현재는 금세 사라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가 금세 사라진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미래가 오지 않는다는 말도 된다. 과거에 얽매이면 현재도 단지 과거의 연장일 뿐이다. 그러면서도 시인은 과거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3부에 실린 작품들에서 과거를 계속 호출하는 것은 과거에 머물고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게 아니다. 부단히 과거를 말하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려는 어떤 태도에서 비롯된다. 그것은 긍정의 태도이며 미래를 향해 열려 있는 태도이다.

남은 숨은 아껴야 해요
 해와 비와 바람과 당신이 아껴둔 숨을 모아서
 언젠가 한번 터뜨리겠어요
 사방이 삭막해지면 나뭇가지 끝엔 소리로 뭉친 발자국이
 매달려요
 나는 그것을 열매라고 말해요

-「소리」 부분

 

작가 소개

강민영
서울 종로구에서 태어났다. 2007년에 수필 신인상 수상을, 2015년에 제14회『내일을 여는 작가』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시인, 수필가, 조형작가이며 저서는 서간집 『아들이 군대 갔다』가 있다. 다음 수필집과 전시회를 준비 중이며 2020년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목 차

시인의 말•5

제1부
 좋을 순간 • 12
모자 • 14
이야기와 꼬리 사이 • 16
중심을 잡는 것들 • 18
포식자의 등을 내리친다 • 20
빙폭 • 22
돌사막 • 24
울음의 경계 • 26
폭염 속의 추위 • 28
한쪽 귀 잘린 사람들 • 30
종이 • 32
아그배나무, 감탄 • 34
너를 그리다 • 36
침묵, 비에 젖다 • 38
겨울이 끝나서야 • 40
빈병 • 42
부에노스아이레스, 동경, 서울역 • 44
어나더 어스 • 46
폭군의 손목 • 48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소나타 2번 • 50
리와인드 • 52
초지 • 54
그래도 • 56
노블레스 오블리주 • 58

제2부
 하늘이 얼고 녹고, 또 꽃이 피지 않아도 • 62
날마다 헐거워지는 • 64
당신의 운명을 말해줄게요 • 66
도려낸다는 것은 • 68
악수할 때 필요한 것들 • 70
검은 눈동자 • 72
확대경 속 풍경 • 74
유행병 같은 것들 • 76
우리, 집 • 78
케이프 코드 해변 • 80
성城을 가진 별자리들 • 82
길은 숲이고 숲은 늪이다 • 84
백목련 • 86
그뿐, • 88
강변 어죽집 • 90
왕비의 샘 • 92
가물거리는 • 94
더듬더듬 1 • 95
허밍 • 96
소리 • 98
불통 • 100
가까스로 • 102

제3부
 그림자 버티기 • 106
손바닥 새점을 치는 여자 • 108
큐브를 맞춰가는 시간 • 110
동안 • 111
말라가는 어둠의 뼈 • 112
물빛으로 뜨개질하는 방 • 114
아침이 지운 것들 • 116
모르핀 풀어놓은 오후 • 117
더듬더듬 2 • 118
만년필, 나의 노트 • 119
소문 • 120
화전花煎 • 121
사탕 한 알 • 122
탈상 • 124
자목련 • 126
기록 • 128
지워지다 • 130
비 • 132

발문_다양한 제재의 층위에 가닿는 시선 |공광규 • 134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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