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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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김종필
출판사항학이사, 발행일:2020/07/15
형태사항p.111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58542399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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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술 마셨다고 눈 흘기지만
 아침이면 콩나물 해장국과 분홍 입술 내미는 여자
 먼 길을 떠나는 날에
 언제 오느냐고 묻지도 않고 지갑을 채워 놓는 여자
 사는 동안 잊지 않고
 미역국을 끓여 주며 미워 죽겠다 호들갑 떠는 여자
 아주 심심한 저물녘에
 늙지 마요 타박하며 얼굴 주름 살살 닦아주는 여자
 어쩌다 설거지해놓으면
 정말 착해요 하며 아들인 양 엉덩이 토닥이는 여자
 빈 통장인 줄 뻔히 아는데
 아직은 정말 괜찮다 능청스럽게 거짓말하는 여자
 눈물겹도록 슬픈 날에도
 왜 그래요 묻기보다 어떤 식으로든 웃겨주는 여자
-「무서운 여자」전문


 시집 『무서운 여자』는 초설 김종필 시인의 세 번째 작품집이다. 시집에는 생활에서 우러나오고 속에서 깊이 삭여져 나오는 인간미와 서정의 깊이가 있다. 여기에 가정, 직장, 사회 안팎으로 부딪치는 여러 상황 속에서 사랑하고 미워하고, 애쓰고 추스르는 내면을 깊이 파고들면서 이를 응축해 낸 시편들을 엮었다.
시집의 제목 ‘무서운 여자’는 시인이 아내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시인의 아내는 수록된 시편마다에서 읽을 수 있듯이 버려진 화초를 주워와 꽃을 피우게 하고, 꽃처럼 웃는 ‘순한 여자’다. 시인은 버려진 것에 대해 마음으로 아파하고 말로만 생색낼 뿐이지만, 그의 아내는 버려진 것을 보듬어 꽃을 피우게 하는 ‘착한 여자’다.
수록된 많은 시편들은 아내에 대한 눈물의 헌사다. 세상 모든 아내들의 울음을 불러냈을 법한 장면에서도 시인은 자아를 숨기거나 꾸미지 않는다. 그래서 시인의 아내와 이웃에 대한 연민과 사랑의 도저한 마음씀씀이는 읽는 이의 가슴을 따스하게 한다.


시집을 읽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초설 김종필의 시집 『무서운 여자』를 읽기 위해서는 바람, 햇살, 비, 눈, 꽃, 나무 등 살아온 만큼의 존재들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은 시인이 한 번쯤 눈을 맞추고. 입을 맞추고, 마음을 나눈 사랑이기 때문이다. 시인은 이들과 기쁨과 슬픔을 함께했다. 그래서 무엇 하나 버릴 수 없는 가없는 사랑이 이 시집을 이루고 있는 한 양태이다.
이 시집에서는 내용에 따라 형식 변화를 자유롭게 시도한다. 일정한 틀이 없다는 건 그 안의 주물도 제각기 다른 형상을 갖고 설렘을 줄 개연성이 크다는 말이다. 이처럼 시인의 언어와 그것을 통해 그리는 풍경은 일상에 깊이 뿌리 박혀 미묘한 생기와 긴장을 간직하게 한다. 그 생기와 긴장은 살아있는 것의 자유를 구가하는 데 소용되지 않고, 새장의 새처럼 존재의 자유를 잃지 않으려는 안간힘과 연결된다. 시집 무서운 여자』에서 시인이 간직한 연민과 사랑의 감정을 바탕으로 자기 삶에서 건져 올린 시편들이 물기를 털며 빛을 뿌리는 장면은 눈이 부신다. 이것이 김종필의 시가 우리에게 주는 힘이고 위로다.

작가 소개

김종필
1965년 대구에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시집 『어둔 밤에도 장승은 눕지 않는다』와 『쇳밥』이 있다.

 

목 차

1. 낯선 그림들
 기울지 않는 사랑/ 슬픈 축제/ 이제 기차는 오지 않아요/ 죽을죄/ 하얀 민들레/
효자손/ 철거/ 사월에 울겠다/ 하루를 더 살다/ 등/ 아버지 집/ 보리밥/
까마귀는 운다/ 아프다는 거/ 낫/ 구멍/ 재판을 앞두고/

2. 기억에 담다
 중년/ 마음이 아픈 이유/ 세상에 둘뿐/ 뿔/ 아무리 등 돌려도/ 비둘기처럼 날아서/
울면 더 아프다/ 듣고 싶은 말/ 콩깍지/ 성수/ 자매/ 무서운 여자/
낡은 사진 속 여자/ 착한 여자/ 두 여자/ 연리지/ 유효기간/

3. 아득한 사랑
 지우개/ 해후/ 너에게 다시/ 눈물 나는 사랑이 맑다/ 왼팔이 저릴 때/ 가슴/
이별을 기록하다/ 그대가 눈앞에/ 사랑은 없다/ 절벽에 핀 꽃/ 용기 없는 사랑/
감/ 세상 하나 더/ 오월에/ 암각화/ 사랑할수록/ 손목시계/

4. 말랑한 생각
 아가씨와 시/ 고독한 시간/ 마음은 풍선처럼/ 흥분을 깨물다/ 중독/ 꽃이 필 때는/
느닷없이 사랑이 온다/ 사람을 읽다/ 작아지고 있다/ 아, 가을이다/ 노름/ 환생/
사랑이란?/ 첫눈을 기다리는 새벽/ 봄바람 부는 저녁/ 안개 너머/ 거미/ 동무/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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