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거짓말

'나 이제 천년을 살아 / 청록으로 거듭나고 // 오백 년을 더 살아 / 백록이 된다면 // 실핏줄 / 한 오라기쯤 / 흰 피 돌지 않을까.' 라는 간절한 소망을 가진 윤현자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그의 다섯 번째 시집 <하얀 거짓말>의 방향성과 지향점을 단적으로 표출한다. 시력 25년의 중견 시인이 서 있는 세상은 여전히 허기를 욕망하고 있으니 그간 열심히 달려왔으나 여전히 쉬지 않고 달려야 한다는 확인에 다름 아닌 것이다. '한 장르만을 고집하여 온 사반세기 문학세계를 샘가에 웅크리고 앉아 샘물을 들여다보듯 속 깊이 관찰하고, 좀 더 내밀히 심도 있게 들여다보고자 이 시집을 엮는다'라는 심층의 말이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가 즐겨 다룬 소재들은 대부분 진득한 삶의 열정을 가졌다. 때로는 소소하게 때로는 당당하게 쉬지 않고 달려온 반복적 일상의 바퀴는 그만이 가진 감성의 색채를 껴안고 때로는 당당하게 때로는 한발 비켜선 채 세상과의 소통을 지향한다. 그의 시 세계에 자주 등장하는 길과 그리움, 그리고 상처, 순환에의 지향을 따라 확산과 재생산의 과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윤현자 시인의 내면 읽기와 세상 읽기로 점철된 이번 시조집은 '시조 한 수가 독자 누군가의 아픈 눈물을 닦아주고 따뜻한 위로가 되어 든든한 한 끼 마음의 양식이 되길 소망'하고 있다. 그의 웅숭깊은 고백은 타자와 함께한다는 거을 알 수 있으며 시편 곳곳에서 포용과 관조, 나눔과 귀 기울이기, 함께 어울리기, 끌어안고 위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추구하는 것은 크고 당당한 것이 아니다. 작고 소박하며 이타적인 덕목을 갖는다.

- 박지현(시인, 문학박사), <작품해설>에서  

윤현자

1960년 충북 청주 출생

1995년 중앙일보 신인문학상 등단

1995년 <시조문학> 추천 완료

2002년 시조집 <그래, 섬이 되어 보면> 출간

2003년 3인 공저 시조집 <차마, 그 붉은 입술로도> 출간
2007년 시조집 <다문다문 붉은 꽃잎> 출간

2014년 시조집 <마흔아홉 붉은 꽃잎> 불간

2018년 시조집 <광어면 어떻고 도다리면 어떠랴> 출간

2020년 시조집 <하얀 거짓말> 출간

충청북도 문화예술진흥기금(2002년, 2007년) 수혜

충북문화재단 문화예술육성지원금(2014년, 2018년) 수혜

충북문화재단 우수창작지원금(2020년) 수혜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 충북시조문학회장 역임, 뒷목문학회 사무국장, 포석문학회 감사, 나래시조시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