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나의 평범함이 지겨울 때마다 기대고 싶은 인생 영화들
_ 현실에 발붙인 적당한 온도의 위로가 필요한 당신에게
‘이렇게 평범해도 괜찮을 걸까?’라는 생각에 울적해지는 날이 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누군가 나를 주인공으로 영화를 찍는다면 끝까지 보기 힘들 만큼 지루하고 결말도 그저 그런 망작이 나올 것만 같은 예감.
이런 기분이 들 때마다 자신을 닮은 영화 속 등장인물과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영화 대사들에 기대 위로받으며 자신을 지켜온 사람이 있다. 그녀는 영화를 통해 받은 위안을 나누고 싶은 마음을 담아 삶과 맞닿아있는 영화들과 자신의 이야기를 써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진심의 기록은 지극히 사적이지만 그래서 더 깊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영화 에세이가 되었다.
이왕 카메라를 멈출 수 없다면, 원 테이크, 원 컷, 라이브로 이 뻔하디뻔한 인생을 담아야 한다면, 반복되는 일상의 단조로운 관계 속에서 생겨나는 소중한 순간들을 차곡차곡 저장해두어야겠다. 당 떨어지는 평범한 날에 초콜릿처럼 하나씩 꺼내먹을 수 있게. _ 일상이라는 뻔한 클리셰 +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중에서
책 속에는 저자의 마음에 들어온 영화들과 등장인물의 대사가 담겨 있다. 그녀가 고른 영화들은 한결같다. 주인공보다 조연에게 더 마음이 쓰이거나, 여느 영화라면 절대 메인이 될 수 없는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가 대부분이다. 내가 누군가의 인생에 엑스트라 같은 기분이 드는 날 보면 좋을 영화들. 너무 평범해서 내가 안 보이나 싶은 마음이 들 때 꺼내보면 ‘모두의 인생이 특별하진 않으니 괜찮아요.’라고 나지막이 말해주는 영화들.
스스로가 보잘것없는 엑스트라처럼 느껴질 때, 나의 평범함이 지겨울 때, 보통명사로서의 삶이 초라하다고 느껴질 때마다 ‘나는 지금 평범하게 사는 임무를 수행 중이다. 나는 스파이 영화의 주인공이다’라고 주문을 왼다. _ 나에게도 평범하지 않은 능력 하나쯤 +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중에서
저자는 주인공이 어떤 고난을 겪어도 해피엔딩이든 새드엔딩이든 결말이 있는 영화처럼 어떤 일이든 끝이 있음을 믿는 사람이다. 책 속에는 그녀가 힘들 때마다 ‘지금 이 순간이 지나면 결말이 있을 거야.’라는 마음으로 영화와 책을 곁에 두고 현실을 건너온 단단함이 담겨 있다.
책장에 꽂힌, 아직 주인을 만나지 못한 책들을 매만지며 마음을 다잡는다. 책방의 실패로 내가 짊어져야 할 무게는 이 책의 무게, 딱 그만큼이다. 좋아하는 책을 이렇게나 많이 가질 수 있는 게 실패라면, 나는 나의 실패를 조금은 덜 두려워해도 되지 않을까? _ 망할 수 있는 권리 + <서칭 포 슈가맨> 중에서
인생의 길 위에서 좌표를 잃고 헤매고 있는 사람들에게 뜨겁지는 않아도 현실에 발붙인 적당한 온도로 은근하게 말을 걸어오는, 오래도록 곁에 두고 싶은 책이다.
작가 소개
가까운 길도 빙 돌아가거나 길을 찾는 데 꽤 많은 시간과 체력을 낭비할 정도로 방향에 약하다. 삶의 방향도 마찬가지. 그럴 때마다 내비게이션이 되어준 건 영화였다. 회사를 그만둘 때, 베를린으로 떠날 때, 다시 돌아와 책방 문을 열 때도, 영화는 내게 인생에 여러 갈래가 있다고 알려주었다. 물론 그 길엔 아스팔트 대신 자갈밭이 깔려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럼에도 계속 걸어갈 수 있었던 건 나처럼 평범하고 지질한, 영화 속 등장인물들 덕분이었다.
베를린에서 보낸 시간을 담은 에세이 『베를린 다이어리』와 유럽을 배경으로 한 영화의 촬영지를 기록한 영화 여행 에세이 『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을 썼다. 현재 영화와 책을 잇는 영화책방35mm를 운영하며,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영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목 차
추천의 글 서툴고 초라해도 삶의 어느 순간은 영화 같아서
PROLOGUE 그럼에도 내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를 위해
∥1관∥ 울면서 다시 일어날 용기
무리하지 않고, 오래오래 나약한 채로
“힘들어 죽겠는데 왜 참아야 돼요?” _ <걷기왕>
뭐가 나올지는 가봐야만 알 수 있으니까
“왠지 불안해지는 지점에서 2분 정도 더 참고 가면, 거기서 오른쪽입니다.” _ <안경>
불쑥 삐져나오는 보풀 같은 마음
“그럴 때는 미친 듯이 그릴 수밖에 없어. 계속 그리고 또 그려야지!” _ <마녀 배달부 키키>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작품을 만든다는 건 자신의 마음속을 계속 들여다보는 일이야.” _ <중쇄를 찍자!>
울면서 다시 일어날 용기
“왜요? 왜 위험을 무릅썼어요?”_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
∥2관∥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나에게도 평범하지 않은 능력 하나쯤
“평범하네. 진짜 스파이에 딱이야.”_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괜찮을까
“우리 각자는 살아갈 의미가 있는 존재야.” _ <앙>
내 인생의 맥거핀
“아주 가끔씩, 우리가 좋아하는 영화랑 지금 우리가 찍는 영화가 연결됐다고
생각될 때가 있어. 정말 아주 가끔이지만. 그게 그냥 좋으니까.”_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
냉침 밀크티 같은 사람
“슬픔아, 또 기억을 건드렸니?” _ <인사이드 아웃>
인생 전체는 미니멀하게, 취향은 맥시멀하게
“이게 정말로 내 삶에 가치가 있는 물건일지 생각하죠.”_ <미니멀리즘>
∥3관∥ 인생에도 치트키가 있다면
일상이라는 뻔한 클리셰
“계속 촬영할거야. 카메라는 안 멈춰!” _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인생에도 치트키가 있다면
“중요한 건 이 하드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지속할 수 있는 가다.” _ <원펀맨>
‘진짜 하고 싶은 일’이 그곳에 있을 리가
“댁들 같은 사람들이 뭐가 겁나 도망가요? 파리에 뭐가 있는데요?” _ <레볼루셔너리 로드>
이 열차의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몰라도
“잘못 탄 기차가 목적지에 데려다 준대요.” _ <런치 박스>
삶의 한가운데에서
“25번 사진은 내 최고의 작품이야. 삶의 정수가 담겨 있지.” _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4관∥ 거짓말쟁이의 해피엔딩
기억은 진정제일까, 독약일까
“기억은 일종의 약국이나 실험실과 유사하다. 아무렇게나 내민 손에 어떤 때는
진정제가, 때론 독약이 잡히기도 한다.” _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이름을 버리고 살 수 있을까
“레이디 버드, 제가 저한테 지어준 이름이에요.” _ <레이디 버드>
거짓말쟁이에게도 해피엔딩이 올까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입니다. 주인공은 행복해질 거예요.” _ <최악의 하루>
거기서 달리기를 멈추었으니까
“난 3년 2개월하고 14일 16시간을 달렸어요.” _ <포레스트 검프>
익숙해진다는 건
“New things get old.” _ <우리도 사랑일까>
단 하나의 기억만을 선택하는 일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기억은 무엇입니까?” _ <원더풀 라이프>
∥5관∥ 열심만으로는 안 되는 일
그 다리를 어떻게든 무사히 건너왔으니까
“우리 집은 왜 이렇게 콩가루일까.”_ <벌새>
‘어떤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마음
“아빠는 뭐가 되고 싶었어? 되고 싶은 사람이 됐어?” _ <태풍이 지나가고>
지는 게 확실한 팀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나 떠돌아다닌다고 너무 막말하는 거 아니야? 집이 없어도 생각과 취향은 있어.” _ <소공녀>
망할 수 있는 권리
“앨범이 실패한 것에 놀라셨나요?”
“놀랐냐고요? 음악 산업에서 보장된 성공은 없죠.” _ <서칭 포 슈가맨>
열심만으로는 안 되는 일
“저요. 사는 게 뭔지 진짜 궁금해졌어요. 그 안에 영화도 있어요.” _ <찬실이는 복도 많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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