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1970년대 문청 시절 이윤 시인과 동인 활동을 한 적이 있다. 시에 대한 지순한 열정 하나로 불타오르던 시기였다. 당시의 열정이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이 이어져 3년 전에 펴낸 첫 시집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 시집을 세상에 내놓는다. 오랫동안 시와 거리를 두고 살았던 시기에도 "아슬한 시간을 두 손으로 꽉 잡으며 무너지지 않겠다며 버티던"(무위암에서) 이윤 시인에게 시는 "너에게 쓴 내 마음이 / 일생이 되었"(시)듯 삶의 오롯한 표지였다. 이윤 시인은 세간의 편가에 연연하지 않고 평생 시와 함께하면서 문학적 삶을 살아왔다. 시는 그에게 삶의 동력이었고 따듯한 위안이었다. 시집에 수록된 여러 시편에서 그 자취들을 확인할 수 있는데 특히 삶과 존재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담긴 작품들에 독자의 시선이 오래 머물게 된다. 담백하게 펼쳐지는 서정과 시의 리듬은 "떨어지던 햇빛이 하얗게 깍여"(관찰일기) 나가는 현실에서도 "스스로 제 불길을 끌어안고"(늦가을 신어산)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길"(헤윰 길)로 진입한다. 그 길은 직선이 아닌 "곡선 길"(배려의 계단)로 시와 삶이 함께 나아가는 아름다운 행로이다. 시가 상식과 공유된 의미로부터의 일탈에서 시작되고, 익순한 것을 재생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이윤 시인은 누구보다 견실한 시의 사도이다. 앞으로 그는 미지의 새로운 지점을 향해 나아갈 터인데 그곳은 "눈빛마다 불이 붙는"(가을 역) 또 다른 시의 자리일 것이다.
- 홍일표(시인)
작가 소개
이윤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2011년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 신인상에 당선.
2017년에 시집 <무심코 나팔꽃>을 발간했다.
한국작가회의 경남작가회의
밀양문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현재 김해문인협회에서 편집장을 맡고 있다.
목 차
1부
배려의 계단 - 19
사라진 빛깔 - 20
미술 시간 1 - 21
미술 시간 2 - 22
미술 시간 3 - 23
은하사 꽃무릇 - 24
휜, 케이 씨 - 25
유월의 별 - 26
물도리동 연가 - 28
바람의 골목 - 30
강변에서 - 32
논골담길 - 33
버찌에 대한 고찰 - 34
죄罪 - 35
2부
대나무 - 39
감꽃 마당 - 40
안국사 - 42
다시, 무진이 - 44
새깃유홍초 - 46
감 씨 - 47
문화 골목 - 48
유채밭에서 - 50
순간瞬間 - 51
봄에 - 52
해천垓川에서 길을 찾다 - 53
시詩 - 56
꾀꼬리단풍 - 57
산물 - 58
3부
예감 - 61
혜윰 길 - 62
가야로515번길 - 64
늦가을 신어산 - 66
포인세티아 - 68
금시당 - 69
무위암에서 - 70
미술 시간 - 72
가을 역 - 74
공진문을 지나며 - 76
김태원 거리 - 77
권태 - 80
위양지 이팝나무 - 81
인간 띠, 아리아리랑 - 82
4부
엄마와 바다 - 85
송현이를 만나다 - 86
코로나 19 - 88
하얀 춤 - 89
테 - 90
모자 쓴 김해 - 91
지금은 피지 않는다 - 92
관찰 일기 - 94
전화 한 통화의 위력 - 95
백일초 영혼 - 96
백조와 백로 - 98
뉴질랜드에서 보낸 딸의 편지 - 99
‘옴’과 ‘훔’ - 100
무궁화 - 101
해설 / 박현솔(시인, 문학박사) -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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