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있는 그대로 나를 받아들이고 애쓰지 않기.
‘딱 좋은’ 나만의 선과 거리를 찾아가는 것에 대하여.
인생은 호락호락하거나 쉽지 않다. 그러나 자신만의 시선과 태도를 가진다면 우리는 좀더 세상에 지지 않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에세이스트 황보름의 세 번째 책 『이 정도 거리가 딱 좋다』는 세상과 자신만의 편안한 거리를 찾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더 늦게 전에 결혼해야지.” “억지로라도 좀 웃어라.” “너 왜 이렇게 살이 쪘니?” “이거밖에 못하는 거야?” 살아가면서 종종 듣게 되는 선 넘는 말들. 한때는 누군가에게 사랑받기 위해 더 잘 보이려고 웃고, 더 좋아하는 척하고, 더 착한 척하고, 즐거운 척하며 살아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그녀는 사람들의 요구보다 내 마음부터 먼저 챙기게 된 사람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억지로 노력하지 않고,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나를 꾸미려 하지도 않는다. 가장 편한 서로의 거리를 찾아 적당히 거리를 두고 지내자 오히려 자신을 더 알아가게 됐다. 세상의 기준과 너무 가깝게 붙어 있다 보면 어느새 내 모습이 찌그러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녀는 삶이 쉽지 않다는 말을 자주 되뇌지만, 살아가는 것의 의미를 부지런히 찾아가며 자신만의 우아한 선을 완성해나가고자 한다. 우리를 잠 못 들게 만드는 고민―인간관계, 사랑, 결혼, 일, 현재와 미래―을 자신만의 거리에서 되돌아보는 그녀의 여백 가득한 태도는 의미를 잃어버린 우리에게 채도 높은 삶의 풍경을 보여준다.
“왜 나를 계속해서 바라보아야 할까?”
버려지고 잊혀질 뻔한 ‘나’를 줍는 사람.
남들로부터 ‘평범하다’보단 ‘특이하다, 까칠하다, 4차원’이란 소리를 더 많이 들었던 사람. 한 달쯤 방구석에 홀로 처박혀 있어도 크게 외로움을 느끼지 않으며, 세상을 좋게 좋게 보려는 사람에게 “좋게 볼 게 따로 있지!”라며 불편함을 선물하는 사람. 글을 쓰고 싶어 삼십대 중반에 대기업을 퇴사하고 자신의 선로를 과감히 바꾼 사람. 연애를 하지 않아도 자유로운 사람. 죽음이 삶에 건네주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 글로써 찰나의 순간을 영원의 순간으로 완성하는 사람. 그리고 그것에 뿌듯함을 느끼는 사람. 나이가 들어가며 계속해서 나를 발견해나가고 싶은 사람.
‘츤데레’처럼 자신을 예민하다, 까칠하다 말하지만 사실 누구보다 따뜻한 시선을 가진 저자. 그녀는 쓰지 않았으면 잊혔을 수많은 ‘나’를 상상하며, 지나칠 뻔한 삶의 조각들을 조심스레 하나하나 모아간다. 굉장히 개인적인 글이지만, 이 글이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가닿아 위로가 되길 바라며.
“사실 매일마다 하루치의 삶을 견디고 버티며 살아남기에도 벅찬데, 눈여겨보지 않으면 땅바닥에 흘리고 지나갔을 ‘나’까지 왜 잊지 말고 챙겨야 할까. 과자 부스러기 같은 ‘나’는 그냥 한데 모아 쓰레기통에 버려도 되는 것 아닐까. 이런 생각을 잠깐 해본 적도 있지만 그럼에도 나는 순간의 시공간 속으로 사라져버릴 ‘나’를 열심히 줍고 모으며 살아가기로 했다.”
_본문에서
복잡한 세상, 복잡한 마음.
지친 우리를 위로하는 한 사람의 담백한 문장들.
심신이 지친 사람들에겐 담백한 글이 참 좋고, 위로가 된다. 사람을 관찰하고 세상을 해석하길 좋아한다는 황보름의 글은 그런 점에서 참 특별하게 다가온다. 일, 사랑, 인간관계 등등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찾고 싶은 독자라면, 그녀가 적어내린 글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그녀의 담백한 문장들은 ‘무엇을 해야 될 것만 같은’ 삶에 지친 우리에게 따뜻하고 편안한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나는 이제 죽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엔 관성이 아닌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안다. 세상에 태어나 수십 년을 살아오며 이런저런 상처에 살갗이 쓸리고 때론 살점이 떨어져 나갔어도 끝까지 자기 인생을 내팽개치지 않았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도 안다. 이제 나는 버티는 것이 용기고, 인내하는 것이 용기며, 이 용기의 밑바탕엔 자기 자신과 타인을 향한 사랑이 있다는 걸 안다. 이런 모습들이 투박하게 드러나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도.
_본문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황보름
착하다, 평범하다 같은 말은 들어본 적 없다. 까칠하다, 특이하다, 예민하다 같은 말은 곧잘 듣는다. 자연스레 내 성격에 무슨 문제 있나 고민한 적도 있지만, 이제는 그냥 이게 나라고 받아들인 뒤 까칠하고 특이하고 예민한 나와 친하게 잘 지내고 있다.
이 세상은 소소하지만 친절한 행동과 마음들 덕분에 그나마 천천히 나빠지는 중이라며 자주 울컥한다. 그렇기에 작은 호의, 작은 예의, 작은 배려, 작은 공감 등등을 지켜보는 일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세상에 절망하려는 마음을 이 작은 것들이 지켜주기 때문이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고 LG전자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으며 서른 즈음 일찌감치 퇴사하고 ‘매일 읽고 매일 쓰며 운동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독서 에세이 『매일 읽겠습니다』, 운동 에세이 『난생처음 킥복싱』을 썼다.
목 차
프롤로그
1. 이 정도 거리가 딱 좋다
- 잘 보이려 하지 않는다
- ‘인싸’보단 ‘아싸’
- 이 정도 거리가 딱 좋다
- 어른스러운 어른은 되지 못했지만
- 누군가가 미워지면 내가 하는 일
- 그 사람을 오래 봐야 알겠다
2. 나에게 결혼은 짜장면 같은 것
- 밤에는 택시를 못 타서요
- 제 외모에 대해 말하지 말아주세요
-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운 옷차림
- 나에게 결혼은 짜장면 같은 것
- 연애를 하지 않아야 도달할 수 있는
- 탈브라는 진행 중
3. 긴 시간 속에서 우리 삶의 궤도는
- 내가 잘 살아가도록
- 우리에 관해 더 많이 알게 되었다
- 긴 시간 속에서 우리 삶의 궤도는
- ‘쉽지 않아’라는 말
- 높은 차원의 호불호
- 친구의 퇴사
4. 나는 매일매일 죽음을 생각할 거야
- 삶이 더없이 단순해지는 곳
- 치킨집 사장님의 미소
- 어설픈 채식주의자
- 나는 매일매일 죽음을 생각할 거야
- 누군가에게 마음을 쓰는 일
- 우선 하고 보는 사람
- 가끔씩이라도 서로의 내면을 보자고
- 서로 통한다는 건
- 섣불리 말하지 않기
- 진솔한 ‘라떼’ 타령가
- 선을 잘 그으며 살고 싶다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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