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만하냐고 묻는 짓은 바보 같은 일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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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강정미 외
출판사항이매진, 발행일:2021/02/26
형태사항p.188 46판:19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55311226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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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한 쪽에는 나를 닮은 그림책,
한 쪽에는 나를 담은 에세이
어른이 그림책을 읽었다. 혼자 읽다가 반지하 방에 모여 함께 읽었다. 딸, 아내, 엄마가 아니라 어깨 겯고 살아가는 이웃 시민으로 만났다. 하는 일도 여럿이고, 나이도 터울 지고, 말뜻도 헷갈리고, 좋아하는 작가도 제각각 다르지만, 그림책 읽는 마음은 같았다. 좋은 그림책 골라주고 이런저런 활동 꾸며내는 그림책 큐레이터를 상상했다. 협동조합을 꾸려 그림책 큐레이터를 키웠다.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장애인 작업장, 학교, 노동 현장, 지역 공헌 사업을 찾아 그림책으로 손 내밀고 손잡았다. ‘빵과그림책협동조합’과 그림책 선생님 ‘빵그니’들 이야기다.
코로나19에 짓눌린 일상의 틈바구니에서 그림책 큐레이터를 키우는 그림책 선생님들이 1년 동안 에세이를 썼다. 그림책 에세이지만 그림책에 관한 에세이는 아니다. 어린이가 읽는 그림책에 바치는 어른들의 판에 박힌 구애도 찾을 수 없다. 나를 닮은 그림책을 찾아 마음을 움직인 문장을 고르고, 라푼젤의 머리카락처럼 늘여 이야기 80편을 지었다. 자기만의 한 줄을 고르자 사사롭고 시시콜콜하고 옹졸하고 솔직한 글타래가 술술 풀렸다. 나를 담은 글을 원고지 4매에 꽉 채워 담았다. 한 쪽에는 나를 닮은 그림책에서 뽑은 문장이 보이고 한 쪽에는 나를 담은 에세이가 펼쳐지는 책, 빵과그림책협동조합이 기획하고 빵그니 열네 사람이 함께 쓴 《살 만하냐고 묻는 짓은 바보 같은 일일 거야》가 나왔다.


한 손에 빵 한 손에 그림책,
그림책 읽고 나를 쓰는 사람들
2016년 강서구 방화동 반지하 방에 모여 그림책을 읽던 사람들이 빵과그림책협동조합을 만들었다. 그림책이 좋아서 그림책으로 뭐든 하고 싶었다. 오전에는 아이들 학교 보낸 뒤 만나고, 저녁에는 식구들 밥 차려주고 나왔다. 지난 세기에 차별받고 억압당한 여성 노동자들이 외친 ‘빵과 장미’를 따라 빵그니들은 장미 대신 그림책을 들었다. 살아가려면 밥이든 빵이든 입에 들어가야 하니까, 괴롭고 허덕이는 마음도 따듯한 기운으로 채워야 했다. 빵그니들이 함께 책을 쓰고 싶어졌다. 그런 꿈을 꾸다가 눈으로 담고 마음으로 읽어낸 그림책에 담긴 문장들이 손에서 흘러나와 이야기꽃을 피웠다. 한 손에 빵을 들고 한 손에 그림책을 든 빵그니들이 솔직하고 담백하게 나를 담아낸 에세이 80편을 모았다.
거기에는 쉬는 시간만 되면 매점으로 내달린 ‘귀밑 2센치 똑단발’ 시절의 나(〈몽실이의 전설)〉, 가족들 몰래 화장실에서 맥주 캔 따는 나(〈핑계를 핑계 삼아〉), 아침마다 꿈 노트 채우는 나(〈꿈 노트〉), 엄마가 귀향하자 마흔 넘어 늦깎이 김치 독립을 고민하는 나(〈엄마의 새집〉), 무대 공포증 탓에 하늘이 내린 목소리로 마음껏 날아오르지 못한 나(〈하늘을 난다〉), 흐르는 세월을 붙잡아보려 천 개의 계단을 오르면서 천국의 계단을 상상하는 나(〈천국의 계단〉), 눈물 마를 날 없는 사회 초년생 시절 너무 울어 텅 비어버린 매미 허물에서 나를 보는 나(〈텅 비어버린〉), 한 땀 한 땀 바늘땀에서 곱고 화나고 즐겁고 외로운 나를 만나는 나(〈그래도 바느질한다〉)들이 있다. 다정한 말과 따뜻한 마음이 졸졸 흐르는 그림다방 지키는 빵그니(〈화요일의 그림다방〉), ‘건프라’에 빠진 재수생 아들에게 화내는 왕년의 인형 수집가(〈보고도 못 본 체〉), 닭이 된 병아리와 점박이 고양이 사진을 찍은 어린아이(〈동물 가족사진〉), 그 나이에 아직도 내가 궁금해 철학관 박사님을 찾은 50대(〈오후 3시 선생님〉), 삶이라는 미로에 갇혀 똑같은 길을 돌고 도는 여성(〈링반데룽〉), 아픈 부모를 돌보는 곧 아플 부모(〈아무렇지도 않게〉),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엄마(〈엄마와 죽음〉), 동백꽃 피는 4월 제주 걷는 친구들 따라 동백꽃 배지 달고 서울 걸으며 4?3을 이야기하는 우리(〈4월, 동백꽃〉)들도 있다.
“살 만해요?” 그림책을 핑계 삼아 이야기를 펼쳐놓은 ‘나’들은 ‘나들’에게 묻는다. 딱 부러지는 답을 바란 물음은 아닐 테지만, 눈으로 담고 마음으로 읽고 손으로 피운 에세이를 읽고 나면 빵그니들이 내미는 그림책을 펼치고 싶어진다. 그림책 펼치는 당신은 글 쓸 자격을 갖춘 사람이다. 그림책을 읽고, 세상을 그리고, 나를 쓰는 사람 말이다.  

작가 소개

강정미

바람을 품은 섬 제주에서 태어났다. 바람이 자유롭게 들고 나는 ‘트멍’이라는 이름을 짓고 빵과그림책협동조합에서 숨을 쉬듯이 그림책을 본다. 그림책으로 엮이는 사람들과 공간을 좋아하고, 상상 속의 ‘앤’을 자주 불러내어 오늘을 잘살고 싶다.

 

목 차

프롤로그 바보 같은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1 나는 그림책이 있어서 좋다
 흔하지 않은 자매 김숙자
 복수는 남의 것 최숙자
 컬러풀 그레이 춘심 변영이
 너 때문에 졌잖아! 임정은
 엄마와 죽음 김숙자
 애월리 동네 빵집 변영이
 제각집 순영이 최숙자
 프로 전학러 김숙자
 청소는 언제나 즐거워요 임정은
 호랑이 할머니 안영미
 똑똑이의 보따리 최숙자
 내가 결혼한 이유 윤혜린
 최고의 선물 김숙자
 가지 말라믄 가지 말라 강정미
 안녕, 귀신 최숙자
 죽음, 그리움 김숙자

2 그냥 텃밭에 배추를 심자고 해야겠다
 아무렇지도 않게 윤혜린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 강정미
 드림의 드럼 최숙자
 과랑과랑 변영이
 몽실이의 전설 안영미
 달콤, 쌉쌀, 매콤, 짭짤, 상큼한 세상 윤혜린
 삼 형제의 삼 천 원 변영이
 핑계를 핑계 삼아 김숙자
 스페인 팬티는 빨개 윤혜린
 영이야, 애썼다 변영이
 꿈 노트 임정은
 링반데룽 황동옥
 하나아, 두울, 셋! 윤혜린
 나이들면 다 그래? 강정미
 엄마의 새집 오영민
 엄마 꿈은 뭐였어? 윤혜린

3 텅 비어버릴 때까지
 하늘을 난다 김지영
 천국의 계단 최숙자
 지리산 반지원정대 김미지
 똥떡 말고 똥돼지 변영이
 친구 명신이 강정미
 달큼한 위로 김숙자
 나만의 여행에 표 달기 윤혜린
 그래도 바느질한다 강정미
 나는 〔 〕 배웁니다 김지영
 오후 3시 선생님 구경순
 마주보기 최숙자
 우산이 없어요? 윤혜린
 내가 제일 잘나가! 구경순
 우산 쓴 휠체어 전영선
 나의 를리외르 언니들 윤혜린
 텅 비어버린 이라일라

4 시계를 되돌리고 싶을 때가 있겠지
 하루 강정미
 우리 쫑이 최숙자
 동물 가족사진 이라일라
 시골집은 동물농장 김숙자
 이런 사무실 반려생물 이라일라
 굿 모닝, 왓슨 임정은
 아빠를 기다립니다 이라일라
 나무야, 사랑만 하면서 살아 황동옥
 작은 새 꺅꺅이 이라일라
 하늘 타령 임정은
 가끔은 생일 두 번 변영이
‘때문에’와 ‘덕분에’ 이라일라
 보고도 못 본 체 변영이
 박대가 어때서 임정은
 곡선이어서 다행이다 황동옥
 라일라와 귀여운 쥐 이라일라

5 살 만하냐고 묻는 짓은 바보 같은 일일 거야
 친구에게 최숙자
 그림책 여행 변영이
 침묵의 무게 오영민
 무례한 사람 때문에 열 받고 모노드라마로 푸는 중 임정은
 넝쿨아, 잘 지내 전영선
 경희, 현주, 숙자 김숙자
 포도알과 〈옥보단〉 임정은
 오른짝 장갑 이라일라
 화요일의 그림다방 임정은
 보고 싶습네다, 황성자 씨 윤혜린
 간식을 먹으러 온 책 친구 김미지
4월, 동백꽃 강정미
 선생님, 저 책 고파요! 변영이
 노란 대문집 반지하 강정미
 시가 아닌 시 최숙자
 앵두 맛 사탕 말고 짜장면 서태주

그림책 목록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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