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나지 않아도 유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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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해이수
출판사항뮤진트리, 발행일:2021/03/23
형태사항p.219 46판:19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61110646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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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내 안의 산을 오르고 무한한 바다를 건너며
배우고 만나고 알게 된 것들.


등단 20년 만에 처음 펴낸 에세이에서 저자는 그동안 만났던 바다의 여러 얼굴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해이수의 글에는 바다와 산, 그리고 사람이 자주 등장한다. 그중에서 바다는, 망망대해이건 한 폭의 요가매트이건, 그에게 삶의 목표를 향한 여정이며 지향점을 알려주는 나침반이다. ‘소설 습작생’ 신분을 면하게 해준 당선 소식을 듣고는 당시 유학 중이던 시드니의 항구를 날이 저물도록 배회했고, 마흔으로 접어들어서도 3년째 붙들고 늘어진 장편소설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자 보길도의 바다에서 불구덩이 같은 속을 달랜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나는 이 바다에서 표류하고 있는가, 아니면 흘러가고 있는가?’


 “숨을 몰아쉬며 바위섬에 발을 딛고 올라섰을 때 나는 삶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걸 절감했다. 시각을 바꾸지 않으면 그 대상은 영원히 바뀌지 않으므로. 육지에서 이쪽을 보면 섬이지만 바다에서 육지를 보면 그곳 역시 거대한 섬에 지나지 않으므로. 그러고 보니 나는 바다에 있었고 이 세상은 바다에 뜬 섬이었다.” _ 39p


이 에세이의 제목과 통하는 「기억나지 않으나 상당히 유효한」 편에서는 미얀마 바간에 얽힌 에피소드를 이야기한다. 어느 해 몹시 더웠던 여름, 소설을 구상하던 저자는 “막연히 ‘관계의 기쁨과 고통, 그리고 그것이 지나간 자리’를 쓰고 싶었”고, 그 막연함이 번뇌를 일으키던 차에 불현듯 미얀마 바간이 떠올라 바로 그곳으로 떠난다. 구상하고 있던 소설의 적합한 무대라는 확신이 강하게 들었던 만큼 그곳에 서면 멋진 스토리가 달려들 것으로 기대했으나, 바간에 도착한 순간 환상은 깨지고 보이는 건 허공뿐이다.
하릴없이 닷새를 배회하다 결국 그곳의 바람과 풍경만을 가슴에 담고 돌아왔지만, 마침내 그곳에서의 시간은 작가의 가슴속에서 ‘기억나지 않으나 상당히 유효한’ 시간으로 살아나, 구상했던 소설에 동력을 제공한다.


“오로지 나는 힘쓰는 일 없이 힘을 썼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바간을 떠올리는 일은 행복했다. 쓸거리가 없으면 바간의 나무와 꽃과 강물과 구름을 썼다. 불어오고 나가는 바람처럼 그것들은 기억나지 않을 듯하면서도 전부 내 안에 있었다. 나는 소설을 쓰는 일 없이 소설을 썼다.” _ 66p


‘지은이의 말’에서 해이수는 “뭔가 부족해 여기저기를 헤매고 다녔다”고 하지만, 그의 글을 보면 ‘여행’은 그의 삶에서 뗄 수 없는 키워드임이 여실하다. 그는 어릴 적 숲에서 길을 잃어본 경험을 통해 ‘숲을 아는 것과 통과하는 것의 차이’를 일찍 배웠다고 했다. 결빙의 산정을 혼자 오르는 것과 좋은 작가라는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은 닮은꼴이라는 것도 온몸으로 깨우쳤다. 그래서 삶의 갈림길에서 확신이 필요할 때마다 그는 높은 산을 향해 떠난다. 그리고 ‘추운 곳에서 살아 움직이며 얼음처럼 빛나는 가장 높은 정신’에 관해 묻고 또 묻는다.


소설가 해이수에게 사람은 모두 ‘뇌관을 건드려주는 불꽃’이고 창조적 심지를 돋게 하는 자극제인 듯하다. 사람의 여러 얼굴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고, 사람이라는 수많은 강을 건너며 삶의 폭을 가늠한다. 이 책은 그렇게 이십여 년 동안 내면의 산을 오르고 무한한 바다를 건너며 배우고 만나고 알게 된 것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가 소개

해이수
200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캥거루가 있는 사막』 『젤리피쉬』 『엔드 바 텐드』, 장편소설 『눈의 경전』 『십번기十番棋』 『탑의 시간』 등이 있다. 심훈문학상, 한무숙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을 수상했다.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에 재직 중이다.

 

목 차

하나 바다의 여러 얼굴
11 거대한 곡선의 회항
18 미얀마 바닷가 마을에서
23 빛나는 수평선
27 한 폭의 바다
33 바다의 여러 얼굴
45 저 파도를 건너오는 새로운 적

둘 기억나지 않으나 상당히 유효한
55 수첩백서
61 기억나지 않으나 상당히 유효한
68 내 문학적 영혼의 멘토
76 I & island
 92 삼단 장애물
104 위대한 공포

셋 겨울 강을 건너는 그대에게
113 나의 ‘코레일 아티스트’에게
118 막 정들기 시작한 나의 ‘까칠한’ 벗에게
121 균형의 춤
126 겨울 강을 건너는 그대에게
132 마사이 마라에서
140 쿰부 히말라야에 다녀와서

넷 방울소리로 남은 겨울
151 희미한 초상
155 방울소리로 남은 겨울
158 공포와 대면하는 법
161 문턱을 넘지 못한 자의 시간
164 고도 3400미터의 달 바트
170 그 한마디를 묻지 못하여
173 이 도시가 가르쳐준 몇 가지

다섯 그를 이해하는 소소한 에피소드
181 비밀의 방
189 그를 이해하기 위한 몇 가지 소소한 에피소드
202 한 사람이 떠난 자리
209 스스로 등불이 되어 갈 뿐

218 지은이의 말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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