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 않게 포옹

창작 과정을 통해, 페르소나에게 자아를 분화시키고 분리하여 무의식의 의식화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볼 수 있다. 자아 안에 의식하지 못한 것을 모형으로 인식하고 자신의 메시지를 듣고 자기 전체의 삶을 구현해 나가야 한다. 이러할 때 진정한 시의 세계가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시인은 시의 본질적 요소와 시의 도덕성의 자체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예로부터 시인은 뮤즈로부터 부여받은 능력을 바탕으로 영감을 얻어 활동하는 존재로 여겨져 왔다. 이제는 시인의 능력의 단계에서 벗어나 시인의 책임에 대하여 논해야 할 때가 왔다.

- 박혜숙 시인 시집 후기 중에서   

1부
 가족일기
 삼성연상기법
 거울본색
 거울속의 나
 경계에서 눕다
 공유된 시간의 덫
 관람
 그리움이 수평선일 때
 기둥의 구조
 기억이 담긴 버튼을 누르다
 너는 나의 바깥이다
 눈이 올 때마다 전화를
 다정한 압력
 눈꺼풀 속의 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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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략
.
 .
4부
 폐차장에서
 저 멀리 등대가 보일 때
 카센타 아내의 편지
 칼
 커피 재벌
 파도처럼 당신이 밀려오면
 폭염
 헤어짐의 방식
 정육점에서
 픽션을 위한 거짓말
 한 끼
 흔들리는 것들의 배후
 흔적의 척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