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옷처럼 랄랄라

윤은영이 몸담아 살고 있는 세상은 요술의 세상이다. 요술은 우리의 마음을 현혹시키며 흐르게 하는 술수일진대 윤은영은 지독한 속임수에 걸려들어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괴리와 혼란의 블랙홀을 언어적 상상력으로 정리 정돈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도정에서 그의 진력은 매우 돌올한 것이며 신선한 광채를 빚어내고 있음이다.

또 우리가 무심했던 것, 일테면 자음의 기호에서 그간의 관념을 철저히 깨뜨려 버리고 새로운 경험의 세계로 편입시키는 작업은 윤은영의 새로운 시적 브랜드라 할 만하다. 그에게 있어서 한글의 기호는 소리의 기호가 아니라 삶의 양태를 표상하는 기호이며 이 기호가 던지는 의미를 그만의 특수한 시적 촉감으로 받아내어 제시하는 일은 매우 특별하다.

- 문효치(시인, 미네르바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