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재치 속에 숨어 있는 숙연한 울림
2018년 《문예운동》으로 등단한 구판우 시인의 첫 시집 『꽃은 상처를 남기지 않는다』가 문학의전당 시인선 339로 출간되었다. 구판우 시인은 대상을 새롭게 발견하는 방식 중에서 ‘재치(위트)’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삶의 과정에서 길어 올린 그의 시적 재치는 어떤 한 대상의 숨겨진 면을 세심한 관찰을 통해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엉뚱한 다른 대상과 결합하거나 다른 맥락으로 언어를 비틀어서 읽는 이로 하여금 묘미를 느끼게 한다. 시도 얼마든지 재밌게 쓸 수 있다는 하나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요즘 세인들이 즐겨 쓰는 “자세히 보아야 ∽하다”라는 일상 어법은 시를 대상으로 사용해도 전혀 무리가 없다. 원래 시에서 나온 것이니 시를 읽는 데 적용해도 자연스러운 것은 당연지사. 그렇지만 이 어법을 함부로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 ‘자세히’ 보았는데, ‘∽하다’고 할 수 있을 만큼의 ‘발견’이나 ‘울림’을 끌어낼 수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구판우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시인이라 불러주는 당신이 있어/참말 고마웠다.”라고 소감을 밝힌다. 소박하면서도 지나치게 담백하고, 의미를 부여하자면 존재의 ‘호명―순응’처럼 여러 단계를 밟아 해명해야 할 짧지만 굵은 소회(所懷)라 할 수 있다. 아마, 첫 시집이라는 점과 시인의 성정(性情)이 뒤엉킨 결과가 아닐까 짐작한다. 그래서인지 『꽃은 상처를 남기지 않는다』는 표제가 함축하는 의미의 장(場) 안에서 구판우 시인의 여러 개성적인 특질들을 찾아볼 수 있다. 시인이 ‘신아(新芽)’라는 어휘를 통해 예감했듯이, 그 형질이 갖가지 새싹의 모습으로 시집 곳곳에 드러나 있다.
갈치 떼 뭍으로 다투어 왔나 봐
억센 가시 살 속까지
눈물 삭이고
핏빛, 저녁을 덧입는 콜라주
사내의 영혼을 들쑤셔 놓는 들녘은
칼부림의 전장
밟히고 허리 꺾여도 눈물 흘리지 않음
차갑고 매서운 삭풍에도 두렵지 않음
하얗게 하얗게 세어가도 좋음
끝닿지 않은 허공
앙상한 팔을 죄 흔들어도
훨훨 새의 자유를 쫓지 않음
건들바람으로 빚고 햇살로 구워낸 은비늘
파랑, 하늘을 수놓는 콜라주
신아(新芽)처럼 돋아나는 약속의 땅
하나의 몸뚱이로 무수한 팔 흔드는
― 「억새꽃」 전문
시인이 생각하는 시작(詩作)의 기본 문법에 대한 이해가 인용 작품에 잘 드러난다. 첫 연, “갈치 떼 뭍으로 다투어 왔나 봐”는 형식상 굳이 따지자면 시적 진술이지만, 비유를 바탕으로 한 변형된 은유라고 볼 수 있다. 시인의 눈이 포착한 형상이 ‘억새밭’을 ‘갈치 떼’로 치환한다. 물론 두 대상의 치환 가능성은 ‘은빛’이라는 데 있으며, 부차적으로는 독립된 개인이 아니라 ‘떼’, ‘군락’을 이룬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문제는 여기서 시인이 전개하는 시상(詩想)이 ‘억새’라는 식물성을 ‘갈치’라는 동물성으로 치환하는 데 있다. “사내의 영혼을 들쑤셔 놓는 들녘은/칼부림의 전장” 같은 표현은 ‘억새’를 ‘갈치’로 치환한 이후에야 전개할 수 있는 상상이다. 억새와 갈치라는 두 개의 상반된 사물에서 ‘칼’이라는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나아가 시적 화자는 억새(갈치) 떼가 “은비늘” 반짝이며 “파랑, 하늘”과 다투고 호응하는 모습에서 “신아(新芽)처럼 돋아나는 약속의 땅”을 발견한다. 이 작품은 시인이 결코 기성 시 문법에 게으르지 않았고, 그것을 도외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작은 사례일 뿐이다.
작가 소개
부경대학교 안전공학과를 졸업하고, 2018년 《문예운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경남문인협회, 경남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목 차
제1부
반달 13
어린 왕자를 기다리며 14
틸란드시아 16
억새꽃 18
잃어버린 의미 20
코리안 숏헤어 22
나목(裸木) 23
사과를 깎으며 24
풍등이 날다 26
마녀의 방 28
배꼽참외 30
까치밥 32
나는 바비인형과 논다 1 33
나는 바비인형과 논다 2 34
단죄 36
제2부
새를 부르는 여자 39
밥상의 처세술 40
햇빛 재단사 42
곰삭힘에 대하여 44
타워크레인 46
적석산을 오르며 47
Bye Bye 48
내 이름은 레커 50
루왁이라 쓰고 으악으로 읽는다 52
화강암 54
홍학 55
이삿날 56
점심 58
어떤 강의 겨울 60
담배 피우는 여자 62
제3부
데스마스크 65
식구가 늘었다 66
야자수 아래에서 68
내집증후군 70
눈물에 대하여 71
굿바이 미스터 김 72
신(新) 가계도 74
장미공원에서 76
제비꽃 77
한글 비석 78
고목 80
어머니 82
호박을 긁으며 83
지팡이로 살다 84
못걸이 86
그거 88
제4부
연필 91
역(驛)은 멀어지고 92
논고둥 94
꽃의 성향 96
사모론 97
주단 꽃 피고 98
돌담 고사리 100
달빛 클래식 102
해운대 촌국수 103
홋카이도는 알고 있다 104
한국전망대에서 106
십자가 목걸이 108
보호자 110
강둑에서 111
빙의 112
해설
고영(시인) 113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
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
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
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