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코로나 시대 ‘빠름’과 ‘분노’의 세상 속에서 추구하는
‘느림’과 ‘위로’의 미학
배민 라이더, 쿠팡맨, 펀치 머신, 사우나실 등을 통해 코로나 시대의 속도와 분노의 문제를 관찰자의 시점에서 세밀하게 그려냈다
문화연구자인 주창윤 시인이 23년 동안의 침묵 끝에 세 번째 시집을 출간했다. 『안드로메다로 가는 배민 라이더』는 명징한 언어로 우리 사회 속도와 분노의 문제를 관찰자의 시점에서 세밀하게 그려냈다.
주창윤 시인은 코로나 시대 속도, 분노, 위로의 문제를 구체적인 언어로 다큐멘터리처럼 담아낸다. 제1부 <너무 늦었다 역으로 가는 쿠팡 트럭>에서는 배민 라이더, 쿠팡맨, 퀵서비스 맨이 보여주는 속도, 노동의 문제를 느림의 시선에서 그려냈다. 제2부 <펀치 머신 헐歇!>에서는 폭력과 분노의 세계를 견뎌야 하는 펀치 머신의 비애를, 제3부 <사우나 출애굽기>에서는 성(聖)과 속(俗)의 경계를 허무는 사우나실에서 구원과 위로의 문제를 담아냈다.
배민 라이더의 속도와 느림의 미학
주창윤 시인이 이번 시집에서 ‘배민 라이더’, ‘쿠팡맨’, 퀵서비스 맨’ 등에 주목한다. 코로나19 이후 확대된 초연결 시대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배달부의 삶이기 때문이다. 배민 라이더는 “이미 밤이 없는 행성을 지나/ 낮이 없는 행성으로 들어가는 중이었다”(「안드로메다로 가는 배민 라이더」중에서)에서처럼 낮과 밤 늦게까지 배달의 업무로 고생한다. 배민 라이더는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아내에게 집으로 돌아간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아내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나 지금 돌아가고 있다고./ 떠나는 길보다 돌아오는 길이 더 멀었다/ 나는 문자 메시지보다 빠르게/ 사랑하는 아내에게 달려가고 싶을 뿐이다/ 그렇게 질주해 온 일만 광년의 속도로.”(「안드로메다에서 오는 배민 라이더」중에서) 그러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너무 멀다. 결국 시인이 배달한 전언은 ‘기계인간 테레사가 “내 별이 그랬던 것처럼 당신 별도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는군요”’라는 디스토피아적 예언이다.
현대 사회의 가장 큰 병폐는 편리함에 있다. 과정과 절차가 생략되는 데에는 자본과 타인의 희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당한 가치교환 체계라 믿는 노동자와 수요자의 관계에서, 특히 배달 노동자들에게 강요되는 덕목은 바로 속도다. 수요자는 움직이지 않는다. 대신 ‘배민 라이더’나 ‘쿠팡맨’은 수요자의 속도마저 감당해야 한다. 「축지법을 쓰는 배민 라이더」의 탄생은 그래서 서글프다. 서글픈 속도의 세계로부터 시인은 「너무 늦었다 역으로 가는 쿠팡」에서 보듯, 느림의 미학을 추구한다.
너무 늦었다 역을 향해서
쿠팡 트럭은
천천히
천천히
가고 있다.
- 「너무 늦었다 역으로 가는 쿠팡 트럭」 중에서
폭력의 세계에서 견뎌야 하는 펀치 머신의 고통, 그리고 사랑
제2부 <펀치 머신 헐(歇)!>에서는 폭력의 세계를 견뎌야 하는 ‘펀치 머신’을 소환한다. “때로는 분노가 된 민주民主가 치고 갔고/ 애증이 된 사랑이 박치기를 했고/ 길 잃은 실업失業은 옆차기도”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불특정 다수만 우리를 치고 가는 게 아닌, 우리가 믿어왔던 진리로부터 자본을 잃는 순간 동전 한 닢으로 얻어맞기 위해 몸을 일으켜야 하는 존재가 된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깨달음조차도 사치이거나 무의미해진다. 따라서 선사(禪師)들의 공허함을 비판하면서 “헐歇!/깨달음을 포기하는 소리”(「펀치머신, 헐歇!」 중에서)가 의미심장하다.
시인은 청년세대의 분노와 아픔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노량진에는 아직도 “적수공권赤手空拳 삼포三抛 청년객들이/공력을 쌓기 위해/등짐 가득 비서?書들을 지고/일렬로 서 있는 문파들의 도장”(「노량 객잔 펀치 머신」중에서)이 있다. 현실에서 여전히 세계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오히려 점점 더 문학과 삶의 간극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시인이 분노와 고통 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랑이다.
길 위의 삶은 늘 아팠습니다.
폐에 물이 차올라 연못이 생겼습니다.
당신이 뿌린 꽃씨가 수련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함께 보낸 어제는 오늘하고도 영원
내가 사는 이유는 폐 속에서 당신이 피워낸 수련이 자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 「펀치 머신의 사랑」 전문
성(聖)과 속(俗)의 경계를 허무는 장소, 사우나실에서의 구원
고귀한 것과 미천한 것들이 자리를 바꾸고 위상이 변화할 수 있는 장소 중 하나가 바로 누구나 맨몸으로 만나는 ‘사우나실’이다. 시인이 제3부에서 ‘사우나실’을 무대로 구성한 것도 그러한 의도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사우나실은 누구나 알몸으로 만나는 곳이다. 이곳은 모두가 평등하게 만날 수 있는 안식처라는 인식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이 공간은 매우 한시적으로 우리에게 안식을 줄 뿐이다. 그뿐인가, “선지자를 따라/ 거세지는 미세 모래폭풍과 구름기둥 넘어/ 저 높이 사우나 산이 보였다./ 산상으로 통하는 계단을 밟고 옥상으로 올라가서/ 계명을 받았다./ “각자 도생해라”(「사우나 출애굽기」중에서)처럼 이 안식처 역시 우리에게 생존에 관한 메시지만을 전해준다.
적당한 수준의 고행과 쾌락을 통해 우리는 아주 잠깐 쉴 수 있는 것이다. 그마저도 “목욕 관리사 조씨는 횟집 주방장 같”고 우리는 고통 앞에서 “생선회 접시 위로 올라온 광어처럼”(「사우나실 광어」) 누워 있거나 ‘소금방 새우’처럼 ‘밖에서 누군가 부르스타 켜는 소리’(「소금방 새우」 )를 들으며 간신히 살아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마취에 가까운 이 깨달음을 우리는 외면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렇지 못할 것이다. 사우나는, 그리고 세계에 존재하는 주관들은 누군가에게는 너무 뜨거운 지옥일 것이고, 그마저도 없으면 세상을 견딜 수 없는 안식처이다.
작가 소개
제1부 너무 늦었다 역으로 가는 쿠팡 트럭
퀵서비스 맨의 비상/ 명왕성의 항변/ 세상의 가장자리/안드로메다로 가는 배민 라이더/ 안드로메다에서 오는 배민 라이더/ 쿠팡맨의 과로사/ 추석을 배달하는 퀵서비스 맨/ 우루사 한 알/ 축지법을 쓰는 배민 라이더/ 노아에게 가는 퀵서비스 맨/ 점성술사/ 퀵으로 보낸 은행잎/ 사랑의 원형이론/ 너무 늦었다 역으로 가는 쿠팡 트럭/ 경봉대선사의 서문은 어디 갔나?/ 워즈워스 집에 가다/ 블록 거울 속의 비둘기
제2부 펀치 머신, 헐歇!
펀치 머신의 비애/ 여름 한낮의 펀치 머신/ 펀치 머신, 격투기 선수처럼/ 펀치 머신, 헐歇!/ 노량 객잔의 펀치 머신/ 펀치 머신 복수극/ 포켓몬의 펀치 계수/ 펀치 머신 옆 철권/ 펀치 머신 부처/ 펀치 머신 꼽추 등 위로 내리는 눈/ 펀치 머신의 사랑
제3장 사우나 출애굽기
광야와 설산 사이의 사우나실/ 사우나 출애굽기/ 사우나 성지순례/ 사우나실 광어/ 소금방 새우/ 사우나실 담금질/ 사우나실 신생/ 사우나실 참선/ 사우나실로 가는 달마/ 열탕의 의미심장/ 냉탕의 입관/ 온탕의 유령진동증후군/ 습식 사우나실 올빼미들/ 사우나 사寺/ 사우나실 나비노인/ 사우나실 모래시계/ 쑥 사우나 동굴/ 사우나실에서 받는 면죄부/ 불가마 찜질방/ 그리운 은하수 목욕탕/ 사우나실 화장火葬
주창윤의 시세계:김건영
목 차
지은이 : 주창윤
2019년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언론영상학부 교수다.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고, 영국 글래스고대학교(University of Glasgow)의 영화와 텔레비전 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논문의 주제는 텔레비전 드라마의 해석학이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책임연구원, SBS 시청자위원, MBC 경영평가위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언어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평가위원, 『한국언론학보』 편집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1986년 『세계의 문학』 봄호를 통해 시단에 나왔으며, 시집으로는 『물 위를 걷는 자 물 밑을 걷는 자』, 『옷걸이에 걸린 羊』이 있다. 지금은 대중문화사와 영상 이론에 관심을 갖고 연구·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대중문화사 관련 저서로는 『세대문화』, 『한국 현대문화의 형성』, 『허기사회』, 『대한민국 컬처코드』 등이 있고, 영상 이론 관련 저서로는 『텔레비전 드라마: 장르, 미학, 해독』, 『영상 이미지의 구조』 등이 있다.
2005년 『텔레비전 드라마: 장르, 미학, 해독』으로 한국방송학회 학술상을, 2016년 『한국 현대문화의 형성』으로 한국언론학회 희관저술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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