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깊이 볼 수 있어 다행이야

"쉿, 그 안에 제가 있어요" 이 첫 행이야말로 <비밀 한잔>의 묘귀이다. 이 시는, 이미지를 끌고 가는 행간 묘사력이 특출하다. "처진 어깨"에 "노을 한자락"을 얹는다는 시적 표현과 함께, 기존 서정시에서 한 발짝 깊이 치고 들어간 형상화이다. 그리고 시인이 의도하였건 하지 않았건 "내게로 와요." 의 양행걸침은, 행간의 탈력을 주었다. <비밀 한잔>의 또 다른 매력은 '시적 호기심과 메타포'이다. 화자는 "비밀 요정"이란 말로 시상 의미를 전환한다. 은유는 무언가 숨겨진 비밀을 캐내고 싶은 강렬한 호기심을 촉발한다.

- 김동원(시인, 평론가)

전영귀
경북 성주 출생
2028년 영남문학 시 부문 신인상 수상
남명문학상(김해일보), 한국꽃문학상, 관광체험문학상 수상
대구문인협회, 영남문학예술인협회, 가톨릭문인협회, 남명문학, 신정문학 회원
섬시, 텃밭시학 동인

1부

 능소화
 별빛 편지
 바늘꽃
 킬힐
 젖어야 산다
 순장
 더 깊이 볼 수 있어 다행이야
 혀
 괴테 형 왜 그래
 봄날은 간다, 5절
打론
 비밀 한잔
 염습
 홑이불
 자라목

2부

 라텍스 베개
 스마트한 이별
 꼬리
 무심無心
야野한 뒷간 이야기
 측간
 그러니까, 모서리
 한 입만
 아코디어니스트
 물방울 화가
 달뜬 미용실
 오케스트라
 젖 고개
 두 별
 새 별

3부

 어떤 年
 詩한폭탄
 전설남과의 하룻밤
 몸신이라 불러다오
 흑산 홍어
 놈, 놈, 놈
 동거
 뜨개질
 신혼 방
 내부 고발자
 문희와 오희
 할미 벚나무
 맏딸
 앵벌이 꽃
 꽃문

4부

 플라맹고
 하회탈
 고스톱 판
 마비정 골목
 명자, 명자
 무궁화
 보랏빛 고해
 버들눈
 화가
 미투리
 코스모스
 백색소음
 맷돌
 네일아트 10번지
 오드리 될 뻔

 해설 느낌, 혹은 서정 그리기 - 김동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