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함께 카프카를 읽는다는 것은 이 지구의 불행에 대해 전체적으로 다시 질문하는 작업이었다. 이런저런 피로들이 파도 같았지만 그 질문들 때문에 낮은 어깨를 겯지 않을 수 없었다. 카프카의 고독과 소외를 따라가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의 문법은 읽을수록 낯설어졌다. 한 번씩은 두통을 앓았고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그 멀미에 자주 불안해졌다. 우리가 카프카를 읽는 게 아니라 카프카가 우리를 읽고 있음을 감지하면서야 카프카와 마주칠 수 있었다. 카프카는 그렇게 자신의 미로를 따라 우리에게 다가왔다. 가슴에 울리는 대로 써보는 작업은 카프카의 고뇌에 동참하는 심정이었고, 동시에 우리가 당면한 모든 불안에 하나의 응답일 수 있길 바랐다. 이 책은 카프카에 대한 우리의 사랑이다. 제각각 일곱 개의 시선으로 된 고백을 통해 이 절망의 시대에 카프카가 왜 절실한 고유명사인지를 증거하고 싶었다. 끝까지 자신의 영혼으로 응시하고자 했던 존재와 현실, 스스로 화살이 되어 꿰뚫고 싶었던 모순과 부조리, 그가 염려했던 삶과 꿈, 그가 걸어야만 했던 미로들. 그 환의 슬픔과 불안을 우리는 오래 품고 싶다.
― <서문> 중에서
작가 소개
노경자
부산대학교에서 왕실 한글편지 연구로 문학박사학위 취득, 활자와 노는 것을 좋아하며 가끔 멍 때리기를 즐긴다. 인생의 반 바퀴를 돌고서야 제대로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목 차
서문
우리를 읽고 있는 카프카의 눈빛
노경자
이방인과 공동체
문지방 너머
부모로, 어른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하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수경
나도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접속하고 통접하고 지속하라
카프카의 언어
탈주, 생성의 길
임영매
출구가 없는 미로
사라짐의 운명-카프카 ??실종자??
아버지의 초상
정광모
여신과 카프카
꿈과 카프카
권경희
실존의 그림자, 죄책감
카프카의 방
카프카의 인생미학
김덕아
카프카에게 보내는 편지
성 밖의 성
카프카를 읽으며 카프카를 만나다
김수우
<굴>, 고독과 불안이 엿듣는 소리의 미로
반정립과 구원으로서의 글쓰기
꿈, 허虛를 읽는 객관적인 창조자의 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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